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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을 껍질로 싸고 리간드 붙여 완성
크기에 따라 다른 색을 낼 수 있다는 점은 발광 반도체에서는 획기적인 특징이었다. 특정 색을 만들기 위해 새로운 소재를 일일이 찾아다닐 필요 없이, 한 종류의 소재로 만든 반도체라고 해도 크기만 조절하면 붉은색부터 푸른색까지 모든 색깔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능성 때문에 퀀텀닷 연구는 1990년대 활발히 진행됐다. 1993년에는 처음으로 퀀텀닷의 크기를 세밀히 조절할 수 있는 제조법인 ‘콜로이드 합성법’이 개발됐다.
기본적인 합성법은 매우 간단하다. 반도체 소재로 흔히 사용되는 12족 원소(아연, 카드뮴 등)와 16족 원소(황, 셀레늄 등)를 한 데 섞어 열을 가하면 된다. 물론 이 두 종류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입자의 표면을 안정화하는 부가적인 물질들이 필요하다. 입자의 크기가 작아질수록 입자 표면의 영향은 커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한 변의 길이가 10cm인 정육면체는 부피와 겉넓이의 비가 10:6이지만, 한 변의 길이가 1cm인 정육면체는 그 비율이 1:6으로 크기가 작을수록 겉면의 비중이 크게 뛴다. 즉, 퀀텀닷은 입자 표면이 퀀텀닷 전체의 특성을 결정짓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퀀텀닷은 중심 물질(핵)을 껍질(쉘)로 싸고, 껍질에 다시 추가로 리간드[1]를 부착한 구조로 만들어 전기적·광학적 특성을 손상하지 않고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만든다.
배 교수는 “어떤 종류의 리간드를 어떤 구조로 부착하는지가 퀀텀닷의 기능에 매우 중요하다”며 “리간드뿐만 아니라 온도와 반응시간 등을 세밀히 조절해야 원하는 크기, 원하는 수명의 퀀텀닷을 제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기본 재료로 12족 원소와 16족 원소가 아닌 13족 원소(갈륨, 인듐 등)와 15족 원소(인, 비소 등)를 사용하는 방법이 개발되고 있다. 12족 원소인 카드뮴이 심각한 환경 오염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배 교수는 “12족과 16족 원소는 이온 결합을 이루며 쉽게 합쳐지지만, 13족과 15족 원소는 공유 결합을 이뤄야하기 때문에 화합물을 만들기가 더 어렵다”며 “반응성이 높은 원소를 쓰거나 입자를 손상하지 않는 선에서 반응 온도를 높이는 등 새로운 합성법을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2019년 11월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연구팀은 13족 원소와 15족 원소로 디스플레이에 적용할 수 있을 만큼 높은 효율과 안정된 수명을 가진 퀀텀닷을 개발해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게재했다. doi: 10.1038/s41586-019-1771-5
연구팀은 13족 원소인 인듐(In)과 15족 원소인 인(P)을 합성해 핵을 만들었으며, 셀렌화아연(ZnSe)과 황화아연(ZnS)으로 만든 이중 쉘을 덮었다. 배 교수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국내 대학과 기관에서 진행하고 있는 퀀텀닷 연구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지난 20년간 국내 나노기술에 꾸준히 투자가 이어져 온 덕분”이라고 말했다.
[1] 리간드 : 중심 원자(대부분 금속원소) 주위에 배위결합된 분자 혹은 원자. 배위결합은 두 원자가 공유 결합을 할 때 한쪽 원자에서만 전자를 제공하는 결합을 일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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