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전편 바로가기 : [퀀텀닷 완전정복] 제5화 차세대 기술–① 돌돌 말고 몸에 붙이고! 자체발광 퀀텀닷
카드뮴 안 쓰는 친환경 자발광 퀀텀닷 개발 치열
자발광 퀀텀닷은 이미 개발돼있다. 2014년 중국 저장대 연구팀이 적색 자발광 퀀텀닷에서 최고 효율(20.5%)을 달성했고, 2015년 미국 퀀텀닷 개발업체인 나노포토니카는 녹색 자발광 퀀텀닷에서 최고 효율(21.0%)을 기록했다. 여기서 말하는 발광 효율은 퀀텀닷이 받아들이는 전기 에너지 대비 뿜어져 나오는 빛 에너지의 양을 뜻한다.
하지만 현재 이들 자발광 퀀텀닷이 디스플레이에 사용되지는 않고 있다. 이들 모두 셀렌화카드뮴(CdSe)으로 만든 퀀텀닷이기 때문이다. 카드뮴은 퀀텀닷이 처음 발견될 때부터 주요 재료로 사용한 물질이지만, 인체에 발암물질로 작용할 가능성이 알려지면서 더 이상 디스플레이에 쓰지 않는다. 2013년 일본의 전자업체 소니가 카드뮴을 사용한 퀀텀닷 TV를 출시했지만, 이런 이유로 1년 만에 시장에서 철수했다.
결국 자발광 퀀텀닷 개발은 원점으로 돌아왔다. 세계적으로 카드뮴을 쓰지 않은 친환경 자발광 퀀텀닷을 만들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카드뮴 대신 사용할 주 재료 물질로는 인화인듐(InP)이 가장 유력한, 그리고 거의 유일한 후보로 꼽히고 있지만, 카드뮴을 사용할 때보다 효율이 낮다.
양 교수는 “환경에 유해하지 않은 물질이어야 하고, 나노미터 단위로 작게 만들 수 있어야 하며, 디스플레이에 사용하기 위해 가시광선 영역의 빛을 내는 등의 조건을 동시에 만족하는 물질은 매우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자들은 인화인듐을 활용해 디스플레이의 삼원색인 적색, 녹색, 청색을 하나씩 차근차근 구현하고 있다. 2019년 삼성은 자발광 퀀텀닷으로 디스플레이에 사용할 수 있는 적색 소자를 개발하는 데 성공해 국제 학술지 ‘네이처’ 11월 27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적색 소자의 발광 효율은 이전에 예상한 자발광 퀀텀닷의 이론적 수치에 가까운 21.4%에 도달했다.
녹색과 청색 소자는 적색 소자보다 만들기가 더 어렵다. 적색 소자보다 녹색 소자가, 그리고 녹색 소자보다 청색 소자의 크기가 더 작기 때문이다. 크기가 작을수록 온도나 습도 등 외부 환경과 맞닿는 입자 표면의 비중이 커지면서 입자 자체가 불안정해진다. 입자가 불안정하다는 것은 곧, 입자가 금방 손상돼 수명이 짧다는 뜻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녹색과 청색 소자를 개발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하다. 채희엽 성균관대 화학공학/고분자공학부 교수는 인화인듐을 활용해 발광 효율이 약 10%에 이르는 녹색 소자를 개발해 영국 왕립화학회가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케미컬 커뮤니케이션스(ChemComm)’ 2019년 10월 16일자에 발표했다. 양 교수는 “청색 소자의 경우 인듐으로는 높은 효율을 구현하기 어려워 텔루륨화아연(ZnTe)이라는 물질로 대체하는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올해 4월 양희선 홍익대 신소재공학과 교수는 텔루륨화아연으로 자발광하는 퀀텀닷 소자의 효율을 약 9.5%로 끌어올려 미국화학회(ACS)가 발행하는 에너지 분야 국제 학술지인 ‘ACS 에너지 레터스’에 발표했다. 자발광 퀀텀닷 개발은 세 가지 색 소자의 발광 효율을 모두 20%대로 끌어올리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세 가지 색 소자가 모두 함께 있을 때도, 그리고 실험실이 아닌 공장에서 만든 디스플레이에도 그만큼의 발광 효율을 내게 하는 게 목표다.
더불어 디스플레이에는 퀀텀닷 입자만 있는 게 아니라 그 퀀텀닷을 전극, 전자 수송층 등의 여러 물질이 둘러싸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물질들이 새로이 개발된 퀀텀닷과 전기화학적으로 잘 어울리면서도 얇거나 잘 휘어야 플렉시블과 웨어러블 디스플레이를 구현할 수 있다.
퀀텀닷 광센서로 당뇨병 감시
자발광 퀀텀닷이 개발되면 디스플레이뿐만 아니라 광센서, 레이저, 위조 방지 등 여러 분야에서도 획기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대표적으로 광센서의 경우 매우 얇게 만들어 웨어러블 형태로도 제조할 수 있다. 가령 당뇨병 환자의 약 4분의 1은 합병증으로 혈액순환 장애를 겪으면서 손가락과 발가락 끝이 괴사하며 검게 변하는 당뇨성 창상을 앓는다. 하지만 자신의 손발이 괴사하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기 어려워 절단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25%에 이른다. 병원에 가도 정확한 검사를 위해서는 바늘을 꽂아 피를 뽑는 침습형 검진을 받아야 한다.
▲ 2017년 삼성에서 퀀텀닷을 이용해 당뇨병 환자의 혈액순환 상태를 알 수 있는 장치를 선보였다. 지금은 피를 뽑는 침습적 방식으로 검사가 이뤄지지만, 이 장치가 상용화되면 장치를 손가락에 끼우기만 하면 환자 개인이 간편하게 자신의 건강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혈액의 색 변화를 정확하게 감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얇게 만들어 손가락과 발가락에 감쌀 수 있기 때문에 굳이 주삿바늘을 사용하지 않고도 증상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라며 “이 연구를 통해 퀀텀닷을 활용한 미래 기술의 가능성을 확인했으며, 실제로 구현 되기 위해서는 자발광 퀀텀닷의 개발이 선행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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