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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족 퀀텀닷 개발한 삼성
배완기 성균관대 나노공학과 교수는 "현재 퀀텀닷 연구에서 카드뮴으로 대표되는 12족 원소를 16족 원소와 합성(2-6족 퀀텀닷)하는 방식은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며 "대부분 13족 원소를 15족 원소와 합성(3-5족 퀀텀닷)하는 연구를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퀀텀닷의 장점을 살리는 데 가장 적합한 원재료였던 카드뮴을 다른 물질로 대체하는 게 말처럼 쉽지는 않다. 인듐으로 대표되는 13족 원소에 15족 원소를 합치면 합성하는 과정과 결과물의 성능 모두에서 문제가 나타난다.
우선 3-5족 퀀텀닷은 2-6족 퀀텀닷보다 합성하기 어렵다. 2-6족이 결합하는 힘보다 3-5족의 결합력이 약하기 때문이다. 배 교수는 “3-5족 퀀텀닷을 합성하기 위해 화학 반응이 더 잘 일어나도록 반응성이 높은 물질을 추가하거나 더 높은 온도에서 합성해야 한다”며 “반응성이 높다는 건 곧 폭발 위험성이 높다는 뜻이기도 해서 산업 현장에서 적용하려면 더 까다로운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퀀텀닷의 성능 역시 3-5족 퀀텀닷이 떨어진다. 여기서 퀀텀닷의 성능이란 디스플레이와 바이오이미징 분야에서는 색 순도와 열 안정성 등을, 태양전지에서는 광전환 효율을 말한다.
▲ 2-6족과 3-5족
최초로 합성에 성공한 퀀텀닷의 코어는 12족에 속한 카드뮴을 16족의 셀레늄과 합성해 만들었으나, 최근에는 인체에 유해하지 않은 13족의 인듐에 15족 원소인 인(P)이나 비소(AS)를 합성한다. 다만 인듐 기반 퀀텀닷은 카드뮴 기반 퀀텀닷보다 결합력이 떨어져 합성하기도 어렵고 성능, 특히 안정성(수명)이 떨어진다.
정소희 성균관대 에너지과학과 교수는 “카드뮴이나 납 같은 중금속이 경금속인 인듐보다 빛을 흡수하는 능력이 더 뛰어나다”며 “현재 납으로 만든 퀀텀닷 태양전지의 최고효율이 16.6%인 반면, 3-5족 퀀텀닷으로 만든 태양전지는 10%를 넘지 못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3-5족 퀀텀닷이 이런 문제점을 뛰어넘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퀀텀닷의 표면을 ‘잘’ 조절하는 것이다. 퀀텀닷의 기본구조는 가운데 핵심물질(코어)을 두고 그 핵심물질을 껍질(쉘)로 감싼 뒤, 그 바깥에 리간드라는 물질을 부착한다. 특히 리간드는 금속원자에 전자쌍을 제공하는 화합물로, 퀀텀닷에서는 열이나 습기와 같은 외부 환경으로부터 코어를 보호하는 동시에 광전 효율도 높이는 역할을 한다.
▲ 퀀텀닷의 기본 구조
퀀텀닷의 주된 기능은 중심에 있는 코어가 담당하지만, 크기가 나노미터 단위로 매우 작아서 표면 특성을 조절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한두 개 층의 쉘로 감싸고 리간드를 결합해 표면을 안정화 시키는 동시에 성능을 향상시킨다.
퀀텀닷은 크기가 매우 작은 만큼 입자의 특성은 표면의 특성, 즉 리간드에 의해 크게 좌우된다. 정 교수는 “퀀텀닷은 입자의 50% 이상이 표면”이라며 “현재 대부분의 퀀텀닷 연구가 리간드를 통해 표면을 안정화하기 위한 연구라고 봐도 무방하다”라고 말했다. 결국 리간드에 퀀텀닷의 성패가 달린 셈이다.
▲ 퀀텀닷 성능 결정 짓는 리간드
리간드는 열이나 습기와 같은 외부 환경으로부터 코어를 보호하며 발광 효율 등의 성능을 높이는 중요한 역할을한다. 단 리간드가 부여하는 특성뿐만 아니라 리간드의 개수와 길이,코어와 리간드의 결합력, 리간드 합성 방법 등에 따라 퀀텀닷 전체 특성이 크게 달라지므로 최적의 리간드를 찾기 위한 연구가 계속되고 있다. 그림에서 녹색은 대표적인 리간드들이다.
적당한 리간드를 찾으면 되지만, 사실 그 리간드를 찾는 일도 만만치 않다. 리간드가 될 수 있는 화합물은 구성도, 구조도 굉장히 다양하다. 그중에서 핵심물질과 잘 결합하며, 퀀텀닷의 안정화와 성능 향상에 꼭 들어맞는 화합물을 찾는 건 마치 백사장에서 바늘 찾기나 다름없다.
모두가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하던 2014년 말, 삼성은 3-5족 퀀텀닷인 인화인듐(InP)을 사용한 TV를 개발했다고 전 세계에 발표했다. 이는 최초의 친환경 퀀텀닷 TV의 탄생이었다.
배 교수는 “3-5족 퀀텀닷의 표면을 조절하는 것은 현재도 매우 어려운 기술”이라며 “삼성에서 퀀텀닷 TV가 나온 지 5년이 지난 지금까지 3-5족 퀀텀닷을 개발하고 싶은 중국이 제대로 된 결과물을 선보이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초의 친환경 퀀텀닷 TV를 선보인 삼성의 연구팀은 2019년 11월 또 하나의 큰 성과를 발표했다. 2014년에 개발한 퀀텀닷은 단순히 다른 광원에서 나온 빛을 받아 다른 색으로 바꿔주는 컬러필터의 역할을 했다면, 이번에는 직접 전류를 받아 원하는 색깔의 빛을 바로 내는 자발광 퀀텀닷을 개발한 것이다. 더불어 이것을 디스플레이에 응용했을 때 충분히 안정적인 수명을 유지한다는 사실까지 입증했다.
기존의 퀀텀닷 응용 소자가 빛을 흡수하는 퀀텀닷의 특성만 활용했다면, 이번 퀀텀닷은 전류를 흡수해야 하는 더 고난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연구팀은 리간드를 더 짧게 만들어 퀀텀닷 내로 전류가 주입되는 속도를 개선하는 동시에 쉘을 결함 없이 대칭 구조로 균일하고 두껍게 성장시켜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하는 기술을 도입했다.
정 교수는 “모든 산업이 친환경을 추구하고 있는 만큼 퀀텀닷 역시 기술적으로 어렵더라도 친환경 소재로 전환하는 게 당연하다”며 “퀀텀닷은 크기를 달리하면 물질의 특성이 바뀌는 장점 덕분에 친환경으로 전환해도 기존의 효율을 다시 따라잡는 것이 다른 산업보다 유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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