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는 지구 면적의 약 70%를 차지하는 생태의 보고로 에메랄드빛인 듯 푸른빛인 듯 모를 신비로운 색깔을 띠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의 이기심으로 온갖 화학물질과 오물, 쓰레기가 바다로 유입되면서 점점 기능을 상실하고 아름다운 푸른빛을 잃어가고 있는데요. 5월 31일 바다의 날을 맞이해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바다에 대한 다양한 모습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태초의 바다는 1000년 동안 내린 빗물이었다
 

 

지구가 처음 생겨난 45억 년 전, 미세한 행성들이 지구 위로 수없이 떨어지면서 지구는 점점 커지고 있었습니다. 크기가 커질수록 빠르게 충돌하며 고온, 고압의 상태가 된 지구 표면에선 수증기와 이산화탄소가 가득 쌓여 지구의 대기를 이루었죠. 공기 중의 수증기는 시간이 흐르자, 물이 되어 비로 내렸는데요. 그 비는 300℃에 달하는 뜨거운 비였을 것이라고 합니다. 당시 1,300℃ 정도로 펄펄 끓었던 지구 표면은 비로 인해 점점 식어갔는데, 그 비는 무려 1000년이나 계속 내렸다고 추측됩니다. 이로 인해 상대적으로 낮은 지표면에 빗물이 고여 태초의 바다가 생겨났다고 하죠. 이처럼 바다는 증발했다가 다시 생겨났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물론 이 이야기는 바다의 탄생을 둘러싼 많은 가설 중 하나이지만요.

 

2. 바닷물이 파란 건 빛의 파장 때문이다
 

 

바닷물을 유리병에 담으면 그저 투명할 뿐입니다. 그래서 바닷물은 하늘의 파란색이 반사되어 푸르게 보인다는 말도 있죠. 하지만 그것은 오해입니다. 바닷물의 색깔을 결정하는 건 바로 빛입니다. 햇빛은 일곱 가지 무지개색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색마다 파장이 각각 달라요. 붉은빛은 파장이 길어 물에 빠르게 흡수되어 버리고 파장이 짧은 푸른색은 가장 늦게 흡수되어 바닷물을 통과합니다. 통과한 푸른빛이 물 분자에 부딪혀 우리 눈에 파랗게 보이는 것이죠. 같은 원리로 얕은 바다가 초록빛이나 노란빛을 띄는 건 파란색을 미처 다 흡수하지 못했기 때문이며 아주 깊은 바다가 암흑과도 같은 건 파란색마저 흡수해 버려 빛이 없는 상태가 되어서입니다.

 

3. 바닷물을 마시면 죽음에 이를 수도 있다
 

 

간혹 난파선이 표류하는 재난 영화에서 목이 마른 누군가가 바닷물을 벌컥벌컥 마셨다가 죽음에 이르는 장면이 등장하곤 합니다. 이는 탈수증상 때문인데요. 사람이 먹을 수 있는 바닷물은 전체의 1%도 되지 않습니다. 인체는 늘 0.9% 정도의 염류농도를 유지해야 하는데 바닷물의 염류농도는 약 3%로 인체의 세포액보다 진합니다. 바닷물을 마시고 염류를 제거하려면 이보다 더 많은 양의 소변을 배출해야 하는데 신장은 겨우 2%의 염류만을 배출할 수 있어요. 때문에 바닷물을 마시면 수분이 빠져나가 탈수 증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만일 바닷물 1리터를 마셨다면 이를 희석하기 위해 물 1.5리터를 마셔야 합니다.


한편 염분은 바닷물 1kg에 녹아 있는 염류의 양을 g으로 나타내고 있는데요. 백분율이 아닌 천분율(‰, 퍼밀)로 표기합니다. 바닷물의 염분은 대개 35‰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유럽 발트해의 염분은 6.8‰로 마시면 오히려 수분 보충이 된다고 해요. 그런가 하면 요르단과 이스라엘 사이의 사해는 염분이 무려 300‰로, 한국의 간장과도 같은 정도라고 합니다.

 

4. 바다는 숲보다 탄소를 더 많이 흡수한다
 

 

바다는 대기 중에 있는 열을 흡수해 지구의 기온을 조절하고,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저장하기도 합니다. 특히 심해층은 지구에서 가장 큰 탄소 저장고로 지상보다 50배 이상 많은 탄소를 저장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구 생명체의 약 80%가 서식하는 바다에서는 해양생물이 탄소 순환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요. 식물성 플랑크톤부터 고래 같은 대형어까지 다양한 먹이사슬을 거쳐 탄소를 심해로 이동시킵니다. 지난 20년간 바다는 인간이 배출한 이산화탄소의 25%가량을 흡수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인간의 무분별한 어업 활동은 탄소 저장고로서 바다의 역할을 위협하고 있어요. 특히 바다의 64%는 공해(公海)로서, 그중 1.2%만이 기후 위기와 남획 등으로부터 보호받아 왔는데요. 때문에 여러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은 환경 보호구역을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해 왔습니다. 그러던 중 지난 3월, 유엔(UN) 회원국들은 ‘해양생물다양성 보전협약’ 제5차 비상 회의에서 2030년까지 전 세계 바다의 30%를 보호구역으로 지정하는 데 합의해 해양 환경이 보다 개선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5. 바다의 환류 주변에 거대한 쓰레기 섬이 있다
 

 

대기나 바다에서 발생하는 대규모 소용돌이 현상을 '환류'라고 합니다. 환류는 바람, 조석, 염도와 온도차로 움직이는 해류가 지속적으로 회전하면서 형성되는데요. 바다에는 대표적으로 북태평양 환류, 북대서양 환류, 인도양 환류, 남태평양 환류, 남대서양 환류가 있습니다. 그중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는 북태평양 환류 주변에는 대규모 쓰레기 섬이 있어요. 이곳에는 무려 8만 톤의 플라스틱 폐기물들이 떠다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태평양 거대 쓰레기 지대(Great Pacific Garbage Patch)라 불리는 이것은, 전 세계에서 바다로 흘러 들어간 플라스틱 쓰레기들이 해류를 따라 이동하다가 해류가 모이는 중심 부근에 모여 쓰레기 섬을 형성한 것입니다. 2011년에는 우리나라 면적의 절반 정도로 추정됐지만 2018년경에는 한반도의 7배 크기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해양 생물들에게 끼치는 피해도 막대하다고 볼 수 있는데요. 코에 빨대가 낀 바다거북, 40kg짜리 플라스틱이 위장 속에서 발견된 고래 등이 보도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과 경각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바다의 아름다운 푸른빛을 지키기 위해선 모두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오랜 시간 동안 우리 인류를 지켜주고 아낌없이 내어준 바다에게, 이젠 우리가 되돌려주어야 할 때입니다. 건강하고 깨끗한 바다를 만들기 위해 일회용품을 줄여가는 작은 노력으로나마, ‘바다의 날’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