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발광으로 최고의 화질을 구현하는 디스플레이 OLED. OLED는 뛰어난 화질과 얇은 두께, 그리고 가벼운 무게로 모바일 디스플레이의 주류로 자리잡았습니다. 하지만 OLED의 더 큰 매력은 바로 화면을 유연하게 구부릴 수 있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구현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LCD 등 기존의 디스플레이는 자유자재로 휘어지거나 접거나 둘둘 말거나 심지어는 섬유처럼 늘어나는 스트레처블 기능을 구현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오늘은 현재 사용되는 플렉시블 OLED 기술의 원리와 플렉시블 OLED 디스플레이의 종류를 소개해 드립니다.
먼저 플렉시블 OLED가 기존의 평평한 OLED와 어떻게 다른지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전통적인 OLED(Organic Light-Emitting Diode)는 일명 리지드(Rigid; 딱딱한) OLED라고 부릅니다. 딱딱한 이유는 디스플레이의 하부 기판과 보호 역할을 하는 봉지 재료가 유리이기 때문입니다. 유리는 디스플레이 공정에서 오랜 기간동안 사용되었기 때문에 신뢰성이 높은 반면, 플렉시블과 같은 유연성은 거의 없습니다. 스마트폰과 같은 모바일 기기의 형태를 자유롭게 구현하려는 일명 폼 팩터(Form factor) 혁신은 리지드 OLED로는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플렉시블 OLED는 유리 대신 어떤 소재를 사용해서 유연성을 확보했을까요? 지금부터 그 비밀을 풀어보겠습니다.
리지드 OLED가 유리를 쓰는 공정은 크게 2가지입니다. 앞서 언급한 유리 기판과 유리 봉지죠. 플렉시블 OLED는 유기 기판 대신 하부기판에는 PI(폴리이미드)를 사용하고, 유리 봉지 대신 얇은 필름인 TFE(Thin Film Encapsulation : 박막봉지)를 활용합니다.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존 유리를 사용한 부분보다 최대 수십분의 1까지 얇게 만들 수 있고 무게도 훨씬 가벼워집니다.
유리 기판을 대신할 폴리이미드(PI)
PI는 일종의 플라스틱 소재로 유연성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열에 강해 유리처럼 그 위에 TFT와 유기물층을 쌓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기판을 유연하게 만드는 첫 단추입니다.
하지만 PI는 애초에 액체 형태입니다. TFT, 증착 등 디스플레이를 만드는 기판으로 쓰기 위해서는 공정초반부에 캐리어 글래스라고 불리는 유리기판 위에 PI물질을 우선 바른 뒤 굳힙니다.
다음으로 리지드 OLED와 유사한 TFT와 증착, 봉지 공정을 거친 뒤 레이저를 이용해 캐리어 글래스를 떼어냅니다. 이 과정을 Glass Laser Lift-off라고 부르며, 건축에 비유하자면 거푸집을 만들어 놓고 나중에 떼어내는 개념과 유사합니다.
유리 봉지를 대신할 박막봉지(TFE)
PI와 함께 플렉시블 OLED를 구현할 수 있는 또 하나의 핵심기술은 TFE입니다. TFE는 지난 '톺아보기 OLED 봉지 Part.3'에서 자세히 다루었습니다만, 간단히 다시 소개를 하겠습니다.
기존 리지드 OLED의 경우에는 유리를 사용해 유기물층 상단에 봉지를 구현했습니다. 공기와 습기를 막아주는 가장 일반적이면서도 강력한 방법이지만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로는 부적합한 소재이기에, 기능은 유지하면서도 유연성을 구현할 방법이 필요합니다. TFE는 유기물층 위에 무기막/유기막을 번걸아 적층하며 외부로부터의 오염물질 침투를 막는 기술입니다. 무기막은 침투를 막아주지만 1개만으로는 핀홀(Pinhole)이라 불리는 취약부분이 존재하므로 여러겹을 겹쳐야 하는데, 무기막은 특성상 표면이 고르지 못하기 때문에 그 사이에 유기막을 삽입해 무기막이 안정적으로 쌓이도록 도와줍니다.
PI부터 TFT(박막트랜지스터), 유기물 EV(증착), TFE 공정까지 모두 완료되면 비로소 플렉시블 OLED 디스플레이가 완성됩니다. 이 패널은 각 모바일 제조사가 원하는 형태로 자유롭게 활용하게 됩니다. 갤럭시노트8을 비롯한 최신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엣지 디자인의 스마트폰에도 이러한 플렉시블 OLED가 적용되었습니다. 제품 디자인 감성이 한 층 높아져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플렉시블 OLED의 현재와 미래
디스플레이가 구부러질 수 있다면 어떤 모양으로 구현해 볼 수 있을까요? 현재는 아래 그림과 같은 모양이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의 대표적인 예시입니다
먼저 가장 기본적인 특성을 구현한 예로 언브레이커블(unbreakable) 디스플레이가 있습니다. 플렉시블 OLED는 유리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원천적으로 깨지지 않는다는 개념입니다. 그리고 디스플레이를 완만하게 구부리면 커브드(Curved) 디스플레이가 되고, 양쪽 끝만 살짝 구부리면 벤디드(Bended) 디스플레이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엣지(edge) 형태의 스마트폰 디스플레이가 이러한 벤디드 형태입니다. 여기까지가 상용화 된 단계이고, 앞으로 모습을 드러낼 형태는 업계에서 크게 3가지로 예상합니다.
먼저 지갑처럼 접을 수 있는 폴더블(Foldable) 디스플레이입니다. 사용하지 않을 때는 접어서 작게 만들어 휴대성을 높이고, 사용할 때는 넓게 펼쳐서 대화면을 구현할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다음으로 일명 두루마리 디스플레이라고 불리는 롤러블(Rollable) 디스플레이가 있습니다. 마치 신문을 돌돌 말았다가 펼쳐 보거나 커텐의 일종인 롤스크린처럼 평소에는 위로 감아 올렸다가 화면이 필요할 때 감겼던 스크린이 펼쳐 내려오는 것 처럼 유사한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섬유처럼 잡아 당기거나 누르면 화면이 늘어나는 스트레처블(Stretchable) 디스플레이도 있습니다. 웨어러블이나 패션용 소재처럼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Youtube 영상 - 삼성디스플레이 SID 2017 스트레처블 OLED]
* 스트레처블 OLED를 상부와 측면부에서 동시에 촬영해 합성
오늘은 플렉시블 OLED의 기술 원리와 미래의 모습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앞으로는 다양한 제품에서 활용되고 있는 LCD 기술의 원리와 진화에 대해 차례로 살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