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발광으로 최고의 스마트폰 화질을 구현하는 디스플레이 OLED. 이 OLED 제조 기술의 핵심은 바로 자체 발광하는 유기물질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하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지난 시간까지 OLED(Organic Light-Emitting Diode)의 핵심 제조공정 중 '봉지(Encapsulation)'의 개념과 세부 공정에 대해 톺아보았습니다. '봉지' 공정이란 OLED 패널이 외부의 영향을 받지 않고 오랫동안 사용될 수 있도록 마감을 하는 단계로 이 과정이 부실하면 그동안 만든 OLED 패널이 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합니다.
이번 시간에는 봉지 공법 중에 플렉시블(Flexible) OLED 패널을 만들기 위한 특별한 봉지 공정인 '박막봉지(TFE;Thin Film Encapsulation)'를 소개하겠습니다. 소개에 앞서 먼저 지난 시간까지 공부한 OLED 봉지 공정을 되짚어 보겠습니다. 봉지 공정은 크게 4가지 단계로 나누어집니다.
① Cell Seal Glass 제작
② 원장 Glass Seal 도포
③ Glass 합착
④ Laser Sealing
위 과정에서 ① ~ ③번 단계를 보면 반복해서 사용되는 단어가 보입니다. 바로 'Glass' 입니다. 일반적인 OLED(Rigid) 패널은 Glass를 기판으로 사용하며 봉지를 위한 재료도 마찬가지로 Glass를 사용합니다. 플렉시블 OLED와 달리 애초에 유연하게 구부릴 필요가 없으므로 패널의 위 아래가 모두 Glass 라고 해도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플렉시블은 말 그대로 유연해야 하므로 패널에 Glass 소재를 사용할 수가 없습니다. Glass를 얇게 가공해 조금 휠 수는 있지만 플렉시블이라는 이름을 붙이기에는 부족합니다. 따라서 플렉시블 OLED 제작을 위해서는 기판도 PI(폴리이미드)라 불리는 유연한 소재를 사용하며 봉지도 Glass가 아닌 유연성을 갖도록 제작돼야 합니다.
유연하게 구부릴 수 있으면서도, OLED 유기물 층에 공기와 수분의 침투를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바로 박막봉지(TFE;Thin Film Encapsulation) 방식입니다.
언뜻 보기에는 일반 Rigid OLED의 봉지와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그럼 단면도를 한번 볼까요?
일반 Rigid OLED는 각 Cell마다 테두리에 Frit Sealing이 있는 반면, 박막봉지는 그림과 같이 윗 부분과 옆 부분이 동일한 소재로 봉지가 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별도의 소재로 덮고 막는 것이 아니라, 증착 단계까지 끝난 패널에 박막봉지 소재를 성막(막을 입힘)하기 때문에 일종의 일체형 봉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유연하게 구부릴 수 있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만들기 위해 이에 적합한 소재를 얇게 성막하는 방식으로 봉지를 구성하는 것입니다.
박막봉지의 단면도를 확대해 보면 박막봉지는 다시 또 여러개의 층으로 구성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일반 OLED가 Glass를 이용해 단일층으로 덮는 것과 다르게, 박막봉지는 무기막/유기막의 다층 구조로 패널을 덮어줍니다. 이렇게 무기막/유기막을 번갈아 성막함으로써 공기와 수분의 침투 경로를 길게 해 발광층까지 도달하지 못하게 합니다.
그렇다면 무기막/유기막을 번갈아 성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상적으로는 단일층으로 얇게 봉지를 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두께가 얇아지고 재료가 적게 투입될 뿐만 아니라, 공정도 단순해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무기막이 수분과 공기의 침투를 훌륭하게 막아내는 특성을 지녀 봉지로 쓰기에 적합한 반면, 소재 특성상 파티클(작은 먼지)이 존재하고 이러한 파티클 때문에 핀홀이라고 불리는 일종의 구멍이 생겨 이 경로를 통해 공기와 수분이 침투하게 됩니다. 따라서 현재는 무기막을 2개 이상 성막해야 침투를 막을 수 있습니다.
그럼 유기막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유기막은 기본적으로 내부가 성긴 물질입니다. 그래서 물분자보다 빈공간이 더 크기 때문에 유기막은 침투를 막는 역할로 사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유기막은 먼저 사용된 무기막 위에서 파티클을 둘러 싸 평탄화를 하고, 두번째 무기막을 성막할 때 잘 안착하도록 돕는 역할을 합니다.
오늘은 플렉시블 OLED 제작에 사용되는 박막봉지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오늘 간단히 소개해 드린 PI(폴리이미드)의 개념과 함께 플렉시블 OLED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서 함께 이야기 나눠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