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선을 거치며 우리 사회의 중요한 화두로 대두된 '4차 산업혁명'. 4차 산업혁명의 기반이 되는 인공지능기술은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 이미 우리의 삶 깊숙이 들어와 있습니다. 유무선 센서, 로봇, 자율자동차, 드론 등 다른 첨단 기술과 결합해 여러 분야에서 자동화, 무인화, 지능화를 앞당기고 있죠.

그런데 이 인공지능기술의 부상으로 함께 주목 받고 있는 '키워드'가 있습니다. 평소에는 존재를 드러내지 않고 숨어 있다 필요할 때 나타나 사용자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기술, '캄테크'가 바로 그것입니다.

 

조용한 기술 경쟁의 시작

'캄테크(Calm-Tech)'란 조용하다는 의미의 단어 '캄(Calm)'에 기술을 뜻하는 '테크(Tech)'가 합쳐진 합성어입니다. 1995년 마크 와이저와 존 실리 브라운의 ‘디자인 캄 테크놀로지’라는 논문에서 처음 사용한 말입니다. 어렵게 생각할 것 없이 어두운 현관이나 복도에 들어설 때 자동으로 불이 켜지는 센서등이 바로 캄테크의 예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인공지능, 로봇, IOT 등 공상과학 영화 속의 미래 기술들이 눈 앞에서 현실이 되는 시대, 역설적이게도 화려한 기술이 아닌 ‘조용한 기술’, 캄테크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새로운 기술과 새로운 제품들이 쏟아졌다 또 금세 사라지는 기술 경쟁의 시대, 오래도록 살아남아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는 기술은 '경쟁을 위한 기술'이 아니라 조용히 인간을 배려하는 기술이기 때문입니다.

캄테크가 추구하는 세 가지 가치를 보면 그 의미를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캄테크는 먼저 사용자의 주의와 관심을 끌지 않도록 하는 ‘무자각성’을 추구합니다. 이용자가 인식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상황과 대상에 적합한 편의를 제공하는 것이 캄테크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실과 가상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또 다른 방향으로 확산되는 '확장성'도 필요합니다. 지난해 출시 직후 전세계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게임 '포켓몬고'처럼 현실과 가상을 굳이 구분하지 않으면서 새로운 재미와 가치,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것이 바로 캄테크가 지향하는 확장성입니다.

세 번째 가치는 '융합서비스'로 제3의 서비스와 융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합니다. 삼성전자의 패밀리 허브 냉장고는 IoT 기술과 접목해 단순히 식재료를 보관하는 가전으로의 기능뿐만 아니라 가족간의 커뮤니케이션, 쇼핑, 엔터테인먼트 등의 서비스까지 제공합니다. 집 밖에서도 스마트폰을 통해 냉장고 내부를 볼 수 있고 21.5형 크기의 디스플레이로 레시피를 검색할 수도 있습니다. 또 부족한 식자재는 바로 온라인 쇼핑으로 주문이 가능합니다.

 

무자각성, 확장성, 융합서비스를 통한 가치 창출

캄테크는 이미 우리 생활에 깊숙이 파고들어,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사이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고 있습니다.<트렌드코리아 2017>라는 책은 캄테크가 우리의 생활에 적용되고 있는 다양한 사례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미국 MIT 랜덤홀 기숙사의 화장실은 인터넷으로 연결돼 있어 화장실 사용 상태를 언제 어디서나 확인할 수 있다고 합니다. 학교 측은 기숙사 세탁기와 건조기에도 동일한 센서 기술을 적용해 학생들의 편의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반려견이나 반려묘를 키우는 이들이 탐낼 만한 제품들도 있습니다. 주인이 외출한 사이 정해진 시간에 맞춰 물과 먹이를 주는 고양이 급식기와 반려견의 체온을 측정해 주인의 스마트폰으로 전송해주는 개목걸이가 바로 그 예입니다.

 

일상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킬 캄테크

제4차 산업혁명을 위시한 기술의 발전에 점점 가속도가 붙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는 인공지능이 있고 더불어 인식 센서, 사물인터넷 기술의 발전 역시 가속화될 것입니다. 그리고 자연스레 캄테크의 적용 영역도 점차 넓어지게 될 것입니다.

스마트폰을 가지고 카페에 들어가면 사용자의 위치와 생활 패턴을 분석해 자동으로 카페 멤버십 앱을 구동시키는 등 소소한 시도와 서비스로부터 시작해 우리의 생활 전반을 혁신적으로 바꿔놓을 캄테크. 미래가 기다려지는 이유입니다.

 

※이 칼럼은 해당 필진의 개인적 소견이며 삼성디스플레이의 입장이나 전략을 담고 있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