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텐션~ 고우! 환상의 호흡, 우리가 간다!

촬영 협조_ 충주조정체험학교 (www.cjrowingschool.kr)

(좌측부터) 박경진·배종만·소용섭 사원

 

바람을 가르며 물 위로 날아갈 듯 미끄러지는 날렵한 선체, 그 위에서 한 몸처럼 움직이는 노. 땀과 눈물로 하나 되는 뜨거운 순간을 체험하기 위해 Module개발2팀의 찰떡궁합 박경진·배종만·소용섭 사원이 조정 체험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젖 먹던 힘을 다해 노를 저어볼까나~

연일 쏟아지는 폭우에 행여 체험 당일에도 큰 비가 쏟아지진 않을까, 사실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런데 도전자들의 운이 충만한 것인지 충주조정체험학교에는 딱 좋을 정도의 햇살과 바람이 내리고 있었다.

“와~ 날씨 대박이죠? 비 오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빨리 타보고 싶어요.”

조정 체험을 버텨낼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여리여리한 몸의 박경진 사원이 백지장처럼 뽀얗고 새하얀 얼굴에 미소를 띄우며 살짝 격양된 톤으로 인사를 건넨다. 그 사이 미리 일러둔 대로 모자와 운동화, 가벼운 활동복으로 갈아입고 나타난 두 사나이 배종만·소용섭 사원.

“으~ 떨려! 어제도 셋이 조정 체험 얘기만 했거든요. 얼마나 기대가 컸으면 비가 내려도 도전해보자고 결의했을 정도예요. 예전에 <무한도전>에서 체험하는 걸 보고 저도 꼭 해보고 싶었거든요. 사나이로 태어나 한번쯤은 그런 뜨거움을 맛봐야 하지 않을까요?”

한창 연습 중인 조정 선수들을 매우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배종만사원. 떨리는 마음을 추스르지 못하고 연신 싱글벙글이다.

“저것 봐! 속도가 어마어마하네~ 노 젓는 것도 딱딱 맞고, 우리도 저렇게 할 수 있을까?”

“할 수 있어! 일단 우리 두 남자만 믿으라고~ 배의 모터 역할은 톡톡히 해줄게. OK?”

각오를 단단히 다진 듯 눈부신 열의를 보이는 소용섭 사원. 나머지 두사람도 그의 각오에 힘을 더하듯 “OK!”를 힘차게 외친다. 팀 분위기 좋고, 컨디션도 100% 충전.

이제 남은 건 물길을 헤쳐 전진하는 것뿐. 우리도 외쳐보자. 무한~~~ 도전! 조정 체험에 심장이 바운스~ 바운스~

“반갑습니다. 전 조정 국가대표 선수이자 여러분의 코치 이진숙 팀장입니다. 간단한 조정 기술을 숙지한 뒤 ‘로잉머신’을 체험하고 실전에 들어가도록 할게요.”

큰 키에 까무잡잡한 근육질 몸매, 날카로운 선글라스까지. 풍기는 포스가 예사롭지 않은 그녀의 등장에 다들 긴장한 듯 눈동자가 흔들리고, 입은 바싹바싹 마른다. 마른침을 삼키며 서로 조용히 눈빛만 주고받는 사우들.

“다들 각오는 단단히 다지고 왔죠? 조정은 힘보다는 팀워크와 밸런스가 중요합니다. 여러분의 팀워크가 깨지면 앞으로 나가는 건 고사하고 노가 서로 엉켜 배가 순식간에 뒤집히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으니 명심하세요.”

배가 뒤집힐 수도 있다는 말에 바짝 긴장한 표정으로 이진숙 코치가 틀어준 경기 영상을 주시하는 사우들. 마치 한 사람이 노를 젓듯 선수 모두 하나가 되어 빠른 속도로 물살을 가르는가 싶더니 초를 다투는 시간안에 모든 팀이 결승점에 골인한다.

“보셨죠? 조정은 뱃놀이를 하는 게 아닙니다. 팔과 허리를 쫙 펴고, 저렇게 앞사람과 호흡을 맞춰서 다리로 움직이는 거예요. 자, 그럼 로잉머신 체험장에서 가상훈련을 해보도록 할게요.”

코치의 안내에 따라 다소 흥분된 모습으로 자리를 옮기는 세 사람. 누구랄 것도 없이 거의 뛰어가다시피 빠른 걸음으로 체험장에 도달한다.

“반갑습니다. 여러분의 훈련 코치 최덕원입니다. 대부분 조정이 팔의 근력을 이용하는 운동인 줄 알지만 아닙니다. 조정은 첫째 밸런스, 둘째 팀워크, 셋째는 파워예요. 이를 위해 기본적인 자세와 감각을 유지할 수 있는 훈련을 하겠습니다.”

넘치는 의욕을 앞세우며 ‘에르고미터’라는 실내 조정 훈련 기구에 착석하는데, 그 모습이 가관이다. 핸들을 잡은 상태에서 다리로 밀고 허리를 젖히고 팔로 당기는 동작과, 반대로 팔을 펴고 허리를 숙이고 무릎을 접는 동작이 부드럽게 이어지도록 노를 저어야 하는데, 생각대로 몸이 따라주지 않아 결국 웃음이 터지고 만다.

“팔을 구부리면 뱃놀이가 될 수 있으니 절대 수평을 유지해야 해요. 안 그러면 노가 너무 깊이 빠져서 호흡이 깨질 수가 있거든요. 자, 이제 남자 500m, 여자 300m로 놓고 기록을 재어볼게요. 훈련된 선수들은 보통 500m를 1분 초반대에 들어오는데요. 여러분은 몇 분 안에 갈 수 있는지 보겠습니다. 어텐션~ 고우!”

슉, 슉, 슉~ 속도가 빨라질수록 기구에서 새어나오는 바람 소리는 거세지고, 사우들의 거친 숨 소리와 신음 소리도 여기저기서 쏟아져나온다. 이게 뭐야, 포기할까 싶던 그때, 어디선가 나타난 이진숙 코치가 “사나이가 그것밖에 힘을 못 써? 더더더더더~”라며 매서운 눈빛과 불같은목소리로 몰아붙이기 시작한다.

“으~~~악!!!!!!!”

한계점을 찍는 외마디 비명과 함께 가장 먼저 배종만 사원이 1분 44.3초의 기록을 갱신. 혹독하게 소리치던 이진숙 코치와 최덕원 코치가 “선수 못지않게 아주 잘했다”며 칭찬세례를 퍼붓는다.

뒤이어 박경진 사원이 300m 1분 35.9초, 소용섭 사원이 2분으로 세 사람 모두 완주 성공! 고작 1, 2분의 짧은 시간이지만 그들이 뿜어낸 에너지로 체험장 안은 금세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찬다.

“아, 이거 배 타기도 전에 죽을 거 같아. 다리 떨리는 거 봐.”

땀으로 범벅된 소용섭 사원이 에르고미터에서 내리자마자 후들거리는 두 다리를 주체하지 못하고 비틀비틀~ 벌써 이러면 어쩌나. 이제 정말 실전인데! 뜨거운 순간을 함께한 동기여, 영원하라!

터질 듯 뛰는 가슴. 그 콩닥거림이 옆에 있는 사람에게 들릴 정도로 흥분을 감추지 못한 채 코치의 지시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여 배를 머리 위에 이고 물가로 이동한다. 이 시간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그 무거운 배를 이고 가면서도 발걸음만은 탄금호에서 불어오는 바람만큼이나 경쾌하고 가벼워 보인다.

“배에는 방향을 움직이는 콕스를 포함해 총 다섯 명이 탑니다. 노의 손잡이를 핸들, 물속에 들어가는 끝부분을 블레이드라고 하며, 노를 젓는 것을 로잉, 노를 저을 때 물속으로 넣는 동작을 캐치, 물 밖으로 빼는 동작은 피니시라고 하죠. 여기까지가 기본 상식. 자, 이제 배에 탑승!”

“악~!” 한 사람의 엉덩이가 겨우 들어갈 만큼 폭이 좁은 배 위에 올라타자 살짝만 움직여도 강하게 흔들거려 자칫 잘못 하다간 물에 퐁당 빠질 것 같이 위태로운 상황에 다들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간신히 정신을 무장한 뒤 노를 잡고 동승한 코치의 구령에 맞춰 움직여보는데….

“어, 움직인다! 움직여~ 우리 이제 잘 맞춰보자!”

어설프지만 호흡을 맞추자 신기하게도 배가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한다. 흥분을 감추지 못한 배종만 사원이 움직임에 더욱 박차를 가해본다. 그러자 온몸으로 묵직하게 전달되는 물의 저항, 그리고 붕 뜨는 느낌까지.

“용섭아, 우리 삼성디스플레이 대표 조정팀 하나 창단해볼까? 너무 잘 맞는 거 같아!”

“오, 좋~지! 이 리듬 살려서 멈추지 말고 계속 가보자.”

어느새 조정의 매력에 푹 빠져버린 두 남자. 호흡도 척척 맞아 시간이 갈수록 물결을 가르는 속도도 빨라지고 더욱 날렵하게 앞을 향해 전진한다. 바로 그때, “어어~~ 조심해!” 탁탁 부딪히는 소리가 나더니 배가 심하게 기우뚱한다. 2번에 앉아 있던 박경진 사원과 3번에 앉아 있던 소용섭 사원의 노가 서로 뒤엉켜버린 것.

“에휴~ 십년감수했네! 물에 그대로 빠지는 줄 알았어.”

“괜찮아? 미안, 다리가 너무 아파서 순간 노를 놓쳤어.”

대략 200m 정도를 그것도 남자 두 명의 페이스에 맞춰 박경진 사원이 쉬지 않고 달렸으니 그럴 만도 할 터. 하지만 그럼에도 꽤 괜찮은 호흡으로 오랜 시간 잘 맞췄다며 최 코치가 사우들을 다독인다.

“조금 천천히 앞 사람 보고 잘 맞춰서 다시 해볼게요. 집중하고, 어텐션, 고우~!”

하늘 높이 출발 신호가 메아리치자 잠시 주춤하던 세 사람의 하모니가 다시 물결친다. 무더운 날씨와 첫 도전임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위하는 마음으로 발휘된 완벽한 팀워크.

“이거 봐. 손에 물집이 다 잡혔어. 힘들긴 해도 뭔가 함께 해냈다는 성취감이 정말 큰 거 같아. 왠지 모를 뜨거움이 마~구 치솟는 느낌이랄까? 너네도 느꼈지?”

“응응! 우리의 빛나는 팀워크, 사무실에서도 더 힘차게 발휘해보자고. Module개발2팀의 위풍당당한 전진을 위해!”

배에서 내리자마자 소용섭 사원이 손에 잡힌 영광의 상처를 보이며 끈끈한 팀워크를 재확인하자 옳다구나, 그의 어깨를 감싸 안는 배종만·박경진 사원. 조정 체험을 마친 뒤 다소 지치고 힘들어 보였지만, 누구 하나 말 없이 뒷정리까지 말끔하게 하는 모습에서 더욱 끈끈한 우애가 느껴진다. 이 열정 그대로 오랜 시간이 지나도 최고의 파트너로 남기를. 삼성디스플레이,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