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한국의 맛 우리가 체험하러 왔다! 스베틀라나 라니나 · 올가 에고로바 · 옥사나 샤미리안 · 잔나 예르메코바 책임

분석기술그룹 박정화 · 박만재

 

한국살이 평균 5년 이상! 매일 김치에 쌀밥을 먹는 게 주식이 된 분석기술그룹 미녀 4인방과 이들을 케어해주러 함께 나선 박정화·박만재 책임. 맛만 봐선 모른다. 요리 비법까지 제대로 전수받아 가겠다며 ‘한국의 집’에 찾아온 여섯 사우가 전하는 한국의 맛 사랑에 퐁당 빠져보자. 풍요로운 한가위에 느끼는 한국인의 정은 덤으로 가져가세요!

서울 한복판 높다란 빌딩숲에 둘러싸인 채 고고한 자세로 멋스러운 기품을 뿜어내는 전통가옥. 이곳이 오늘 여섯 사우가 체험하게 될 ‘한국의 집’이다. 흔하게 마주칠 수 있는 풍경이 아니기에 한옥의 아름다움을 눈에 담기 바쁜 그들. 한국인인 박정화·박만재 사원조차도 “Beautiful!”을 연발하며 입을 다물 줄 모른다.

“항아리가 아주 많이 있네. 뭐가 들었나봐.”

“한국 사람들은 독 안에 김치랑 간장, 고추장을 넣고 오랜 시간 숙성시켜. 그러면 더 맛있어진다고 그랬어.”

잔나가 담벼락 옆에 놓인 장독대에 관심을 보이자 올가가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한국의 ‘독’ 문화에 대해 설명한다. 한국음식 좋아한다더니 문화까지 깊이 있게 알고 있는 올가. 한국 사람 다 됐네! 옆에서 관심 있게 듣고 있던 라니나가 독 안에 든 내용물 확인을 위해 뚜껑을 열자 시원하고 매콤한 물김치가 ‘짠’ 하고 등장한다.

이에 “와 ~!” 감탄사를 연발하는 그들. 동시에 배꼽시계가 요동친다. 정확하게 12시를 가리키고 있는 시계.

“너무 배고프다. 우리 빨리 가서 불고기 만들어 먹어요!”

“요리는 자신 있고?”

“에이~ 다섯 여인이 있는데 무슨 걱정이람! 여러분만 믿겠습니다!”

유일한 청일점 박만재 책임의 손에 떠밀려 한국의 집 내에 있는 요리 체험실로 이동하는 그들. 모두 주부는 아니지만 오래된 자취생활로 웬만한 요리에는 베테랑이 된 그녀들이다. 과연 손에서 어떤 맛이 탄생할까?

우리는 한식 스타일~!

“김치다! 여기서 만드는 건가봐. 시작도 안 했는데 벌써 침이 고여.”

테이블 위에 가지런히 놓인 재료를 보고 자동적으로 앞에 모여든 사우들.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일사분란하게 앞치마를 동여매고 요리준비를 마친다.

“어서 오세요. 저는 여러분에게 김치와 불고기 요리를 전수해줄 한식 요리강사 정영미입니다. 점심시간이라 배 많이 고프죠? 빨리 만들어서 맛있게 먹어봐요. 한국의 김치는 배추김치, 파김치, 무김치 등 그 종류만도 200여 가지가 넘어요."

"또 김장문화는 한국에만 존재하는 고유의 문화라 곧 유네스코에도 등재될 자랑스러운 음식이죠. 그러니 김치 담그는 법을 제대로 배워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주세요. 그럼 가장 먼저 무를 채썰어볼게요.”

선생님 말에 따라 모두 칼질을 시작하는데 어디 한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니다. 그중에서도 빛나는 칼질을 발휘한 뒤 팔짱 끼고 여유를 보이는 올가 책임. 요리에는 별 관심이 없다는 듯 무심한 표정으로 일관했는데 알고 보니 오랜 자취생활로 요리에는 도가 텄기에 이 정도는 식은 죽 먹기였던 것. 간단하게 만들어 먹는 요리는 기본이고, 불고기도 할 줄 안단다.

“예전에 올가 집에 가서 불고기를 먹어봤는데, 너무 맛있었어요. 한국식당에서 먹었던 거랑 똑같은 맛이 날 정도로.”

그 사이 채썰기를 마친 라니나가 입에 침이 마르도록 그녀의 요리를 칭찬하고 나선다. “이따 기대할게, 올가~”라는 선생님과 동료들의 말에 애꿎은 파와 부추, 미나리만 만지작거리는 그녀. 꽤 부담스러운가 보다.

“요리 대가는 다르네. 맞아요. 다음은 파, 부추, 미나리를 마음 내키는 대로 먹기 좋게 송송 썰면 돼요. 그것들을 다 썰고 나면 채를 썬 무까지 그릇에 담고 고춧가루, 마늘, 배즙, 생강, 젓갈 등의 각종 양념을 넣고 버무리는 거예요. 이런 재료들이 배추에 함께 들어가 발효되면 그게 바로 여러분이 먹는 김치랍니다.”

“김치에 이렇게 많은 재료가 들어가는구나. 예전에 동생이 한국에 놀러왔을 때 갈비탕이랑 김치가 너무 맛있다고 했거든요. 이번에 오면 직접 만들어줘야겠어요.”

맛있는 음식, 좋은 장소를 보면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고 싶은 생각이 드는데, 지금 라니나 책임의 마음이 그러한가 보다. 사랑하는 동생에게 손수 만든 김치를 선사하겠다며 또랑또랑하고 진지한 눈빛으로 참여하는 라니나 책임. 그녀의 동생이 김치 맛의 감동을 또 한 번 느껴볼 수 있기를 살며시 기대해본다.

일사천리로 척척 진행되는 김치 만들기. 양념을 넣고 버무린 새빨간 김치속을 마무리 짓고, 이어지는 단계는 배추에 속을 채우는 일이다.

“김치는 발효되면서 유산균이 생겨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겨울철에는 비타민 공급원이 되기도 하죠. 그러니 속을 꽉꽉 잘 채워 넣되 터지지 않게 마무리하는 게 중요해요.”

선생님의 손이 움직이는 대로 똑같이 따라하는 여섯 사람. 배춧 잎 사이사이 속을 고루 채워 넣고 반으로 접은 뒤 마지막 한 장 남은 잎으로 돌돌 말아 마무리한다. 행여나 옆구리로 양념이 다 터져 나올까 아기 다루듯 조심조심.

“매일 먹는 김치지만 그렇게 무수히 많은 종류가 있다는 것도, 많은 영양소가 듬뿍 담긴 음식이라는 것도 처음 알았어요.”

주부 9단 박정화 사원도 새롭게 알게 된 김치의 매력에 푹 빠진 듯하다. 단언컨대 한국음식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매력이 넘치는 음식이 아닐까. 배꼽시계가 다음 요리를 더욱 재촉한다. 불고기야, 기다려!

우리가 맛있게 구워줄게~ 김치·불고기보다 더 진한 동료 사랑! 디어 코가 빠지게 기다리던 불고기를 만들 시간. 얼마나 배가 고팠으면 미리 재워둔 고기가 등장하자 당장이라도 먹을 것처럼 매섭게 달려드는 사우들.

“많이 기다리셨어요. 여러분의 빠른 시식을 위해 양파와 부추, 갖은 양념을 미리 재워놓았답니다. 프라이팬에 넣고 국물이 자글자글해질때까지 졸이면 돼요.”

가장 먼저 국자를 집어드는 올가. 그리고 그녀의 불고기 맛을 보았던 잔나가 옆에서 보조가 되겠다며 나머지 프라이팬 앞에 서서 요리를 시작한다. 고기가 달궈지며 냄새가 서서히 올라오자 마른침만 꿀꺽 삼켜대는 사우들.

요리시간 내내 시크한 표정으로 일관하던 옥사나도 불고기 냄새에 자극받고선 어느새 엄마에게 보채는 천덕꾸러기처럼 “빨리빨리”를 외친다.

“지금 너희들 마을잔치 때 부엌에 달라붙는 아이들 같아. 카자흐스탄은 한국의 설이나 추석처럼 큰 명절을 3월에 지내거든. 어릴 적에 맛있는 음식 얻어먹겠다며 동생들이랑 부엌에 찰싹 달라붙어 있다가 걸리적거린다고 많이 혼나기도 했는데, 지금 딱 그 모양새야.”

잔나의 고향 이야기에 빠진 사이 드디어 불고기도 완성! 드디어 허기진 배를 달랠 수 있게 됐다.

“오, 너무 맛있어! 불고기는 정말 최고의 음식인 것 같아. 오늘 집에가서 우리 딸에게도 해줘야지”라며 김치에 불고기를 싸서 한 입 크게 벌려 먹는 잔나. 역시 한국을 좋아하는 만큼 음식도 제대로 먹을 줄아네! 얼마나 배가 고팠으면 다들 순식간에 두 그릇을 뚝딱 해치운다.

“여러분, 소화도 시킬 겸 한복 입고 수라간 체험 해볼래요?” 한복이라는 소리에 입으로는 불고기를 우걱우걱 씹으며 손으로 오케이를 외치는 그녀들.

“와, 너무 예쁘다. 인형 같아!”

한복 입은 그녀들의 모습을 처음 본 박정화·박만재 책임. 함께 근무할 때는 몰랐는데, 새롭게 느껴지나 보다. 칭찬에 들떠 아이들처럼 좋아하는 그들을 데리고 박정화·박만재 책임이 수라간으로 향한다.

한국인이지만 그 둘도 처음 보는 궁중 수라간의 모습. 장난기가 발동한 박만재 책임은 키를 머리에 쓰고 오줌싸개에 대한 설명을 펼친다. 그러자 모두의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사무실에서는 업무적으로 만날 일이 많기 때문에 서로 딱딱한 모습만 보였는데, 오늘 처음으로 서로의 새로운 모습을 알게 됐어요."

"올가는 주변 사람을 잘 챙기는 따뜻한 사람이고, 옥사나는 관심 없는 듯 차가운 표정이지만 한복 입고 좋아하며 이리저리 사진 찍으러 돌아다니는 걸 보고 감수성이 풍부하다는 걸 느꼈죠. 라니나와 잔나는 조용한 성격인 줄 알았는데 장난기 넘치는 친구들이라는 걸 알게 됐고요.”

파트너가 된 지 1년. 서로를 알기에는 너무 짧은 시간이었기에 오늘 비로소 진짜 동료가 된 그들이다. 한국 문화를 사랑하고 삼성디스플레이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앞으로 더 많은 동료애를 쌓아가기를. 더불어 추석 명절도 잘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