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서를 작성할 때 단어의 사용보다 띄어쓰기로 고민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글을 잘 쓰는 사람에게도 띄어쓰기는 헛갈리기 쉬운데요.

잘못된 띄어쓰기는 문서 작성 시엔 절대 보이지 않다가 브리핑하거나 보고할 때

꼭 눈에 띄어 우리를 더욱 당혹케합니다.

올바른 띄어쓰기 사용으로 진정한 문서 달인이 되어보세요~! ^^


글_서강대학교 글쓰기센터 김남미 연구교수

 

◆ '한번'과 '한 번'의 차이 ◆

‘한번’과 ‘한 번’은 다른 말입니다.

‘한 번’은 ‘one time’의 의미를 가진 말로 두 번, 세 번, 네 번과 짝을 이루는 말이죠.

하지만 ‘한번’은 ‘일단’이나 ‘어떤 기회’의 의미로 쓰입니다.

이 경우에 ‘두 번’ ‘세 번’으로 바꾸어 말이 되는지 안 되는지를 확인하고 결과를 반영하면 됩니다.

한번 쏟아진 물은 되돌릴 수 없다.

한번 시도해봄 직하다.

한 번만 더 실패하면 네 번째다.

 

◆  ‘안’과 ‘못’의 띄어쓰기 법칙 ◆

• 서류작성을 못 했다.(능력 부정) vs 서류작성을 안 했다.(의지 부정)

문장의 내용을 부정하는 ‘안’과 ‘못’은 뒷말과 띄우는 것이 원칙.

‘안 하다’의 경우는 이런 원칙에 예외가 거의 없지만

‘못 하다’는 반드시 붙여 써야 하는 예가 두 가지 있습니다.

이해하기 쉽도록 긴 부정문과 짧은 부정문으로 비교해볼까요?

짧은 부정문은 ‘안’이나 ‘못’이 동사나 형용사 앞에 오는 부정문이고,

긴 부정문은 ‘~지 않다’ ‘~지 못하다’로 표현하는 부정문입니다.

이 경우 긴 부정문으로 쓰이면 반드시 붙여 써야 합니다.

• 서류작성을 못 했다. vs 서류작성을 하지 못했다.

즉 ‘~지 못하다’의 구성은 항상 붙여 써야 하는 거죠.

아래와 같은 상황은 어떨까요?

• 그 날은 노래방에 사람이 너무 많아 노래를 못 했다.

• 어릴 적부터 노래를 못했다.

첫 번째 ‘못 했다’는 노래를 ‘하지 못한 것’을 표현하는 짧은 부정문이고,

두 번째 ‘못했다’는 노래 실력이 떨어진다는 의미죠.

이때 능력이 없어 못 하는 것은 붙여 써야 합니다.

그럼 세 번째 원칙은?

• 시간이 없어 애써 준비한 자료를 못 썼다.

• 그렇다고 거짓말을 하면 못쓴다.

앞 문장의 ‘못 쓰다’는 사용하지 못했다는 의미지만 뒤 문장의 ‘못쓰다’는

‘바람직하지 않다’의 의미입니다. 후자의 경우는 붙여 써야 하는 거죠.

 

숫자 표기 띄어쓰기 법칙 ◆  단위 명사인 ‘원()’ 의 경우 ‘만 원’ ‘10,000 원’과 같이 띄우는 것이 원칙입니다.

하지만 아라비아 숫자 뒤에서는 ‘10,000원’ 같이 붙이는 것도 허용합니다.

하지만 어떤 표시를 선택하든 문서 내에서 일관성은 지켜줘야 합니다.

‘원대’에 붙은 ‘대’는 어떤 수를 넘어서 대강의 범위를 가리키는 말로 접사니 붙여야 합니다.

위의 법칙이 너무 헛갈린다고요? 그러면 아래 세 가지만 꼭 기억하세요.

 

❶ 띄어쓰기의 오류 유형을 익혀라

띄어쓰기를 잘하려면 자신이 주로 틀리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두는 것이 좋습니다.

자신의 문서에서는 이상하게도 잘 안 보인다면 동료에게 띄어쓰기만 체크해달라고 요청하세요.

그 결과를 목록으로 작성해두면 띄어쓰기 오류를 점차 줄일 수 있답니다.

❷ 띄어쓰기의 원리를 익혀라

‘한복판’과 같이 '한(one)'과 '복판(center)'이 결합하여

새로운 의미인 '한 가운데(mid-center)'를 나타내는 단어는 붙입니다.

‘결재하다’는 어떨까요? ‘결재를 하다’의 준말로 생각해서 ‘결재 하다’로 잘못 쓰는 경우가 많은데,

‘-하다’는 명사에 붙여서 동사나 형용사를 만들어내는 역할을 하는 접사랍니다.

그러니 붙여 쓴다는 것 꼭 기억하세요.

❸ 문서 내의 일관성을 지켜라

문서 작성 시 가장 중요한 것은 문서 내의 일관성이랍니다.

만일 ‘현황분석’이라는 말을 붙이기로 했다면 그 문서 속의 현황분석은 모두 붙여 써야 합니다.

알아둡시다! 의존명사와 조사의 띄어쓰기 구분

• 과장님은 과장님대로 원칙이 있다. (조사)

• 과장님이 하시는 대로 하면 된다. (의존명사)

• 명칭을 일일이 외워둬야 할 만큼 중요하다. (의존명사)

그만큼 중요한 일은 많지 않다. (부사)

• 섣불리 대응하기보다 시장의 추이를 살피는 것이 낫다. (조사)

보다 빨리, 보다 힘차게 (부사)

• 그래서 잠이 오지 않았나 보다. (동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