퀀텀닷은 누가 개발했을까요? 퀀텀닷은 어떤 소재이고 우리에게 어떤 미래를 가져올까요? 삼성디스플레이가 세계 최초 퀀텀닷 TV인 SUHD TV 출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친환경 퀀텀닷 소재 전문가 삼성전자 장은주 마스터를 직접 만나고 왔습니다. 베일에 쌓인 퀀텀닷의 개발 스토리부터 미래 전망까지 우리 일상 속으로 한걸음 성큼 다가온 퀀텀닷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어보겠습니다.

 

 

장은주 마스터님 반갑습니다! 독자들에게 퀀텀닷 전문가로 소개했는데 간략히 맡고 계시는 업무에 대해 알려주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삼성전자 기술원에서 친환경 퀀텀닷 소재 연구개발을 맡고 있는 장은주 마스터입니다. 지난해 세계 최초로 출시된 삼성의 퀀텀닷 TV인 SUHDTV에 들어간 비 카드뮴 계 퀀텀닷 시트를 개발했고 현재 다양한 퀀텀닷 소재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SUHD에 들어간 퀀텀닷 시트라고 하고 생소한 분들이 많으실 거 같은데 정확히 어떤 개념인가요?

기존 LCD 디스플레이는 광원 역할을 하는 LED백라이트의 빛이 컬러필터를 통과하며 색을 구현하는 구조인데 SUHD TV는 백라이트에  퀀텀닷 이라는 나노 소재를 사용한 시트를 사용해 디스플레이 색 재현성을 기존대비 20%이상 높인 제품입니다.

 

최근 디스플레이의 색재현성이 해상도 못지않게 많은 주목 받고 있는 상황인데 20%의 개선은 획기적인 진보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렇다면 퀀텀닷은 무엇이고 마스터님은 어떤 계기로 퀀텀닷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셨나요?

저는 화학공학 전공으로 박사 후 과정을 마치고 2000년 삼성 종합기술원에 입사했습니다. 당시 학계에 나노붐이 일면서 카본나노튜브(CNT) 같은 새로운 소재들이 주목 받기 시작했습니다. 퀀텀닷도 대표적인 나노 소재의 한 종류로 관심을 받고 있던 시기였고요.

퀀텀닷이란 수나노 미터의 초 미세 반도체 입자인데 입자의 크기에 따라 순도 높은 다양한 빛을 내는 특성이 있습니다.  당시 삼성 종합기술원은 10년 앞을 내다보고 다양한 기초과학에 대한 선행투자를 진행하던 시기였고 저는 퀀텀닷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보고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2000년 이라면 벌써 15년 넘게 퀀텀닷 연구에 매진 하신 건데요. 중간에 수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 

당시 퀀텀닷 연구는 '불모지' 라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 상황이었습니다. 미국의 몇몇 교수들이 연구실에서 소규모로 연구를 시작한 시기였어요. 협력을 하고 싶어도 기술을 이해하는 업체나 대학이 많지 않았고, 소재 역시 소량의 샘플 정도만 구할 수 있는 상황이라 저희가 직접 합성해서 연구를 할 정도였습니다.  초기에는 성과도 잘 나오지 않았습니다. 단기간에 사업화는 힘들 거라는 인식도 많았고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매 순간이 고민의 연속이었어요.

 

당시 퀀텀닷에 대한 학계나 업계의 시각은 어땠나요?

대부분의 나노 기술에 대한 평가가 100에 20은 모든 문제를 해결 할 수 있을 거라고 했고 80은 거품이라고 했습니다. 과연 실제 성과로 이어질까 하는 우려가 많았던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관심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에요.

 

어떻게 이러한 우려들을 감수하고 꾸준히 연구에 매진할 수 있었나요?

조직의 전폭적인 지원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겁니다. 1인 과제로 시작된 이 연구를 회사는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봐 줬습니다. 잠재력이 예상되면, 당장의 성과가 없더라도 10년후를 기대하며 지원해줬습니다. 퀀텀닷 이라는 소재가 확실한 강점을 가진 소재이고 중간중간 의미 있는 성과들이 나왔던 점도 중단 없이 연구에 매진할 수 있었던 중요한 이유입니다.

 

퀀텀닷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퀀텀닷의 가장 큰 강점은 소재의 재현성 입니다. 대량생산이 되려면 균일하게 제어가 되야 하는데 퀀텀닷은 신뢰성 있고 안정적인 특성으로 대량생산이 용이합니다. 높은 색 순도도 큰 장점 중 하나입니다.

 

퀀텀닷의 색재현성은 어느 정도 수준인가요?

최근 색재현성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지표가  DCI(Digital Cinema Initiative: 디지털 시네마 색 표준)인데요 이는 영화관의 화질을 TV에서 본다는 의미입니다. 기존 TV제품들이 DCI 75%의 색재현성을 가지는데 반해 퀀텀닷은 현재는 97%의 색 재현성을 구현합니다. 실제로 퀀텀닷 디스플레이의 색재현성을 평가하다 보면 매우 순수한 색역을 나타내고 있음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퀀텀닷 디스플레이 개발은 삼성에 있어서 어떤 의미를 가진다고 평가하십니까?

우리가 핵심기술을 가지고 개발의 전 영역을 완성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습니다.

내부에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경험하며 한계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는 점도 큰 자산이 될 수 있습니다.

 

향후 퀀텀닷 디스플레이는 어떤 방향으로 진화하게 될까요?

퀀텀닷 디스플레이는 현재의 디스플레이의 한계를 극복하는 매우 훌륭한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임이 확실합니다. 무궁무진한 가능성으로 가지고 더 다양한 폼팩터로 적용되어갈 것으로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