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계 측정값 같아도 색 종류·채도에 따라 느껴지는 밝기 달라
□ 삼성 QD-OLED, 색재현력 우수해 체감휘도 측면서 월등
□ "체감휘도, 전자제품을 만들고 고르는 기준을 바꿔놓을 것"
삼성디스플레이가 고안한 새로운 '밝기 측정법'이 국제표준으로 채택됐다. 업계에 새로운 표준이 만들어짐에 따라 화면 밝기가 중요한 TV나 모니터 구매 시 휘도계로 측정한 밝기가 아닌 소비자들이 실제 눈으로 느끼는 '체감휘도'가 새로운 화질의 기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업계 최초로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이하 SEMI)에 제안한 체감휘도 (eXperienced Color Range, XCR) 측정법이 최근 국제 표준으로 정식 제정됐다고 20일 밝혔다. SEMI는 전세계 2500여 개 반도체·디스플레이 기업이 참여하는 산업 단체로, 관련 국제 표준을 심의∙제정하는 기관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고안해낸 '체감휘도 측정법'은 휘도값이 같을 경우 색재현력이 우수한 디스플레이가 훨씬 더 밝아보이는 현상을 '체감휘도'라는 개념으로 설명하고 이를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게 표준화한 화질 평가법이다.
*색재현력: 인간이 눈으로 구별할 수 있는 색 중에서 TV, 모니터, 카메라 등이 표현할 수 있는 색의 범위를 나타내는 지표로 디스플레이의 화질을 가늠하는 주요 스펙
과거 디스플레이의 밝기 성능은 단순히 '휘도(Luminance)'로만 설명할 수 있었다. 디스플레이의 밝기가 촛불 1개로 일정 면적을 비출 때의 단위 밝기(1니트)보다 몇 배 밝은지 계산하는 방법이다.
문제는, 휘도계로 측정한 두 화면의 휘도 값이 같더라도 실제 사람의 눈으로 봤을 때에는 분명한 차이가 느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사람이 느끼는 밝기에는 휘도뿐만 아니라 색상의 종류와 채도(색의 맑고 탁한 정도)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인데, 기존의 휘도 측정법은 이 같은 현상을 반영하지 못했다.
*헬름홀츠-콜라우슈(H-K) 효과: 휘도가 같더라도 채도가 높아질수록 더 밝아 보이는 시지각적 효과. 독일의 물리학자 헬름홀츠와(Hermann Ludwig Ferdinand von Helmholtz)와 콜라우슈(Friedrich W. Georg Kohlrausch)에 의해 최초로 밝혀짐.
실제 지난 2022년 미국 로체스터 공과대학 '먼셀 색채 과학 연구소(Munsell Color Science Lab)'는 채도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시지각 차이에 대한 연구를 수행했다. 그 결과, 휘도만으로 표현하던 기존의 밝기보다는 채도와 색의 종류를 고려해 수치화한 체감 휘도가 사람의 시각 체계 특성을 더 잘 반영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QD-OLED 사업을 본격화한 지난 2020년부터 체감휘도 측정법 표준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QD-OLED는 기존의 대형 디스플레이가 컬러 필터로 색을 구현하는 것과 달리 청색 OLED에서 나오는 강한 빛에너지를 퀀텀닷 소자와 융합해 다채로운 컬러를 표현해내는데, 퀀텀닷은 아주 순도 높고 정확한 색을 표현할 수 있는 발광 물질이다. 실제 삼성디스플레이가 올해 선보인 '23년형 QD-OLED는 현존하는 OLED 디스플레이 중 가장 체감휘도가 높은 것으로 측정됐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체감휘도 측정법은 디스플레이를 설계, 개발, 평가하는 과정뿐만 아니라 전자제품을 만들고 고르는 기준도 바꿔놓을 것"이라며 "소비자들은 앞으로 객관적인 정보를 통해 체감휘도가 높은 제품을 선택함으로써 실제 시청환경에서 월등히 향상된 밝기 성능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삼성디스플레이의 초대형 77형 TV용 QD-OLED
▲ 삼성디스플레이의 초대형 77형 TV용 QD-OL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