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대문호이자 색채심리 전문가인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는 그의 저서 '색채론(Theory of Colours)'에서 노랑이 가장 강한 강도를 지니고 있으며 주황, 빨강, 초록, 파랑 그리고 마지막으로 보라의 순으로 강도를 가진다고 했다. 색상에 강도(Intensity)가 있다는 말이 잘 이해되지 않는 이들도 있겠지만, 색상(Color)마다 각각의 색상 강도(Color intensity)를 가진다는 연구는 17-18세기부터 시작됐다. 이 개념은 색채 상호작용이나 색채 조화론에도 주요 요인으로 작용할 만큼 색상이 가진 중요한 특성 중 하나다.

▲ 흑백과 컬러 이미지의 대비. 컬러 이미지가 더 많은 정보를 전달하며 동시에 더 긍정적 화질로 인식되는 경향이 강하다.

색상 자체가 힘을 지닌다는 것은 우리가 무엇인가를 보고 판단할 때 컬러가 큰 영향 끼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흰색, 회색, 검은색처럼 무채색 이미지보다는 색상을 지닌 이미지가 계절 등 더 많은 정보를 전달하며 화질(Image quality)면에서도 더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 마련이다.

특히 한 이미지에 더 많은 색이 포함될수록 이미지의 화질이 좋다고 느낄 가능성이 매우 높은데, 이는 우리가 기억을 하는 방식과도 연관이 있다. 우리가 무엇을 더 잘 기억하기 위해 실제 색보다 더 진하게 기억을 하려는 방법을 택하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가 색상을 지닌 이미지를 더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을 뒷받침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이미지가 담고 있는 색상이 가진 강도(힘)는 화질 인식에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고 볼 수 있다. 더 나아가 색상 간의 상호작용이 강한 이미지일수록 높은 대비를 보이기 때문에 보는 사람은 더 좋은 화질을 느끼게 된다.

▲ 동일 휘도(광원에서 방출되는 빛의 강도)의 이미지들이지만 색의 순도가 높을수록 더 밝게 인식한다. 위 그림에서 맨 좌측의 Grey 25%의 경우 "Color Strength" 글자가 잘 보이지 않지만, 나머지 세 가지처럼 색상을 지닐 수록 해당 글자가 더 밝고 뚜렷하게 잘 보이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각 색상이 가지는 힘은 밝기에도 영향을 미친다. 색채 자극이 동일한 휘도(Luminance)를 갖더라도 색상마다 다른 밝기(Brightness)를 갖는데, [1]실제로 측정한 휘도 보다 밝아 보이는 현상은 특히 색상의 순도가 높을수록 강하게 나타난다. 즉, 각 색상의 순도가 높을수록 강한 힘을 갖는 것이다.


[1] 삼성디스플레이의 QD-OLED는 동일 휘도에서 다른 패널 기술과 비교했을 때 한층 더 밝게 느껴지는데 이러한 현상을 체감휘도(XCR, eXperienced Color Range)라고 일컬음

▲ 인간의 눈으로 볼 수 있는 가시광선의 색 공간(색역). QD-OLED가 표현하는 범위가 더 넓음을 알 수 있다.

이미지를 표현하는 전자 장치인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도 실제 자연의 색을 최대한 실감 나게 구현하기 위해 화질 향상을 위한 하드웨어/소프트웨어 개발에 힘을 쓰고 있다. 그중 색역(색채 구현 범위)을 넓히기 위한 노력은 최근 QD-OLED 기술의 개발로 더욱 진일보했다.

▲ 디스플레이의 R, G, B 스펙트럼 비교. R, G, B 색상별 고유의 파장만 뾰족하게 구분해 표현할수록 색순도가 높아진다.

QD-OLED는 색의 삼원색인 R(빨강), G(초록), B(파랑) 각 픽셀의 색순도가 상당히 높아, 주변 색과 섞이는 혼색 현상이 줄어들어 더 진한 빨강, 더 진한 초록, 더 진한 파랑을 표현할 수 있다. 순수하고 정확한 색을 표현할 수 있기 때문에 디스플레이의 색역이 기존 디스플레이 보다 훨씬 넓어졌다. 색역이 넓어진 덕에 그동안 표현하기 힘들었던 자연의 색을 더 많이 보여줄 뿐 아니라 높은 색순도로 인해 더 진한 표현이 가능해져 채도도 높아진다. 앞서 설명했듯이 높은 순도를 가진 색상들은 더 강한 힘을 갖게 되므로 같은 휘도에서도 더 밝게 보이는 효과까지 QD-OLED를 통해 느낄 수 있는 것이다.

▲ QD-OLED와 다른 패널 기술의 화질 차이. QD-OLED는 기존 패널 기술에서 표현하지 못했던 부분을 더 진하게, 밝게, 선명하게 표현한다.

진한 정도가 높은 색은 흰색과 검은색의 무채색에서 더 멀리 떨어져 있고 더 강한 인상을 주는 색이다. 우리는 이 인상을 'Color strength'라고 일컫고 이는 QD-OLED 디스플레이가 보여주는 '밝은 색', '진한 색'은 ‘Bright', ‘Vivid' 인상에 부합한다. 밝고 진한 색으로 이루어진 이미지의 인상은 통합적으로 ‘선명한(Clear)’한 인상을 주고 선명도를 높인다.

▲ QD-OLED의 넓어진 색역을 통해 어두운 장면부터 밝은 장면까지 더 선명하고 자연스러운 화질을 느낄 수 있다.

먼저 높은 'Color strength'를 가진 색의 경우 동일한 밝기 측정값의 무채색보다 '밝은' 것으로 보인다. 쉽게 설명하자면, 흑백톤 보다 흐린 빨강이 더 밝아 보이고, 흐린 빨강보다 진한 빨강이 더 밝아 보인다는 뜻이다. 따라서 색역의 확장은 실제 물체의 밝은 하이라이트부터 어두운 그림자까지 더 넓은 범위의 색채를 보여줄 수 있기 때문에 더 선명하고, 더 깊고, 더 생생한 화질을 빚어낸다.

Color strength의 특징이 효과적으로 활용된 QD-OLED는 밝은 곳은 더 밝게, 어두운 곳은 더 어둡게, 즉 디테일한 표현이 가능하다. 더 넓은 색 영역과 높은 색순도로 더 강한 Color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QD-OLED를 통해 이제까지 보지 못했던 더욱 깊고 생생한 화질을 경험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칼럼은 해당 필진의 개인적 소견이며 삼성디스플레이뉴스룸의 입장이나 전략을 담고 있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