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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로 49년간 우리나라의 여름 기온은 꾸준히 상승해왔다는 사실, 알고 계시나요? 올해 폭염 기록도 지난해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고 하는데요. 2022년 7월 평균기온은 24.0~25.2℃, 8월 평균기온은 24.6~25.6℃로 전망되며 평년보다 높을 가능성은 50%에 달합니다. 해수면 온도도 평년보다 1.5℃ 이상 높아졌다고 해요.

이런 온도 변화는 농어업과 식품뿐만 아니라, 가전제품 등 계절상품을 판매하는 마케팅, 1분 1초를 다투는 스포츠 세계에서도 큰 영향력을 끼친다고 합니다. 1℃에 좌우되는 온도의 세계, 온도가 다양한 분야에서 어떤 나비 효과를 일으키는지 알아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1에 좌지우지되는 스포츠 기록

다양한 실외 스포츠 경기에서도 온도는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테니스 선수 로저 페더러, 앤디 로딕 등은 기온에 따라 라켓의 스트링 텐션을 달리하는데요, 테니스 스트링의 경우 기온이 올라갈수록 강성은 낮아지고 연성이 증가합니다. 즉 여름에는 스트링이 연해지고 잘 늘어나는 것이죠. 겨울은 이와 반대인데요, 여름보다 줄의 텐션을 느슨하게 해야 합니다.

실외에서 최소 2시간 넘게 달려야 하는 풀코스 마라톤(42.195km)은 어떨까요? 2021년 8월 초, 최고기온이 34℃에 달하는 폭염 속에서 2020 도쿄올림픽 마라톤 경기가 일본 삿포로에서 치러졌는데요. 여자부 88명 중 15명이 더위로 인해 탈진, 레이스를 포기했고 남자부에서는 106명 중 무려 30명이 경기를 포기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남자부 경기에서 2시간 8분 38초의 기록으로 골인한 킵초게가 우승했으나 자신이 보유한 2시간 1분 39초의 세계 기록과는 약 7분이나 차이가 났습니다. 당시 마라톤을 해설한 이의수 위원은 “장거리 선수들이 최적의 기록을 내기 위한 기온은 10~15℃ 정도인데, 삿포로 날씨는 너무 더워 신기록이 나오긴 매우 어렵다”라며 기온이 마라톤 경기에 미치는 막대한 영향력을 언급했습니다.

반면 온도가 다소 올라가면 기록이 좋아지는 스포츠도 있습니다. 미국의 골프전문지 <골프다이제스트>가 발표한 실험 결과에 따르면 차갑게 언 골프공은 따뜻한 골프공에 비해 거리가 평균 10.3야드나 줄어든다는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영하 12℃에서 친 골프공이 229m(250 야드)를 날아간다면, 43℃에서 같은 힘으로 공을 치면 238m(260 야드)를 날아갑니다. 기온 때문에 9m(10 야드)의 차이가 생기는데요. 기온이 높아지면 공기의 밀도가 낮아지고 그만큼 공기저항이 줄어듭니다. 온도가 올라갈수록 공 내부의 반발력이 더 향상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비거리가 증대되는 원리입니다.

온도에 따라 잘 팔리는 음료와 아이스크림도 다르다

상품의 수요가 급격히 변하는 시점의 기온을 ‘임계온도’라고 부르는데요, 이 임계온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산업이 바로 식품 분야입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 따르면 시원한 음료를 찾게 되는 온도 기준은 25℃로, 기온이 25℃를 넘으면 1℃ 오를 때마다 콜라 매출이 15%씩 증가하며, 사이다의 경우 10% 증가합니다. 이온 음료 같은 스포츠음료는 25℃ 기준으로 2℃가 오를 때마다 매출이 8% 증가합니다. 반면 유제품의 경우 20℃ 기준으로 1℃가 상승할 때마다 매출이 8% 감소합니다.  

이처럼 여름철 기온에 따라 인기 있는 제품 형태가 다르다는 점에 착안해 식품 업계는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음료수였던 제품이 빙과류로 탈바꿈하거나 콘 아이스크림 제품을 바 형태로 출시하는 등 하나의 아이스크림을 종류별로 출시하며 여름 시장을 공략하는데요, 기온에 따라 잘 팔리는 아이스크림 종류별 온도는 아래와 같습니다.

한편, 영국에서는 2021년 온도를 활용한 독특한 광고가 큰 이슈를 끈 적이 있었는데요. 한 와인 업체가 온도에 민감한 와인의 특성을 바탕으로 기온에 따라 광고 문구가 바뀌는 온도센서 탑재 디지털 광고를 띄우기도 했습니다.

<기온에 따라 문구가 바뀌도록 만든 디지털 광고>

▲ ‘맹렬한 폭염’, ‘으스스 추운’, ‘태양이 떴다’, ‘쇼비뇽이 떴다(마실 시간)’, ‘지독할 정도로 상쾌한’

기술발전과 함께 진화하는 온도 시장

식품업계 외에 다른 산업에서도 온도는 중요한 마케팅 툴로 자리매김했는데요. 롯데홈쇼핑은 2020년부터 온도 및 날씨를 현명하게 활용하기 위해 한국IBM과 손을 잡았습니다. 롯데홈쇼핑은 6~7개월 단위로 하루 최고, 최저, 평균 기온 및 강수량에 대한 IBM의 예측값을 활용해 수요 예측 모델을 함께 구현한 것이죠. 온도에 영향을 받는 상품군을 도출해 장기적인 매출 변화를 예측하고,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방송을 기획하면 매출 증진과 운영 비용 절감이 가능해진다고 합니다.

이처럼 온도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날씨 예측 및 온도 관련 시장이 크게 성장했습니다. 한국기상산업기술원은 세계적으로 날씨 예측 및 온도 관련 시장이 2021년 3조 7,579억 원(30억 8,528만 달러)에서 2028년 7조 1,071억 원(58억 3,504만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호주의 ‘웨더 인텔리전스(Weather Intelligence)’는 기상 정보로 위험을 관리하는 도구를 제공하는 회사인데요. 대표 상품은 바로 ‘히트 X(HeatX)’라는 열 위험 예측 서비스입니다. 온도에 따라 열 관리 계획 및 완화 전략을 구축하고, 직원들이 열 위험을 피해서 효율적으로 작업할 수 있게끔 자동화된 온도 관리 시스템을 통해 온도의 영향력을 컨트롤하고 있습니다.

온도에 ‘예민 보스’ LCD (Liquid Crystal Display)

다시 온도의 영향력으로 돌아가서, 디스플레이 업계 역시 온도에 민감한 분야 중 하나였습니다. 우리는 시각 정보를 출력하는 전자기기류를 디스플레이라고 일컫는데요. 특히 LCD 디스플레이는 특성상 온도에 민감한 편입니다. LCD의 경우 온도가 낮을 때 반응 속도가 현저히 느려지곤 하는데요. 이는 액정(Liquid Crystal)을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고체와 액체의 중간 형태인 액정은 일정한 온도 범위에서만 액정의 성질을 나타냅니다. 온도가 높으면 액체의 성질을 보이고, 낮으면 고체의 성질을 띠게 됩니다. 고체의 성질을 띨 때, 액정의 점성이 높아졌다고 표현하는데요.  

▲ 특정 온도와 기압 등의 세기 변수를 기준으로 물질의 상 사이의 평형상태를 나타낸 도표. 특정한 상태에서 물질이 어떤 상을 가지게 되는지를 나타낸다.

액정이 회전하며 빛을 조절해야 LCD 화면상에 원하는 이미지가 표현되는데, 낮은 온도 때문에 액정의 점성이 높아지면 반응이 느려지고 이는 화면의 반응까지 느려지게 만듭니다. 또 온도가 낮아지면 굴절률이 변해 화면의 색 재현력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반대로 액정이 고열에 노출되면 열화 되어 디스플레이 자체에 결함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반면, 극한의 추위를 견디는 디스플레이가 있다?

이처럼 디스플레이 기술에서도 온도는 극복해야 할 중요한 변수 중 하나인데요. OLED 디스플레이는 LCD와 달리 액정을 사용하지 않고 스스로 빛을 내는 방식이기 때문에, 화면이 반응하는 시간인 응답속도가 훨씬 빠를 뿐만 아니라, 낮은 기온에서도 응답속도의 저하가 적습니다. 특히 화면을 접었다 펼칠 수 있어 최근 큰 관심을 받고 있는 폴더블 OLED 디스플레이는 영하 20도에서 3만 번 접는 실험을 견뎌낼 정도로 강한 내구성을 보여줬죠.

내가 마시는 음료의 종류부터 보고 있는 스마트폰 화면까지, 온도가 지금 내 주변을 둘러싼 환경과 생활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상상해 본다면 무더운 올여름을 조금은 더 재미있게 보낼 수 있지 않을까요?

※이 칼럼은 해당필진의 개인적 소견이며 삼성디스플레이뉴스룸의 입장이나 전략을 담고 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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