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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은 끊임없이 생동하는 유기체와 같다. 기술은 성장과 도태를 반복하고, 시장이 기술을 수용하는 양상도 언제나 변화무쌍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술이 인류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고, 기술을 이용해 사회적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기술의 흐름을 면밀히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가 매년 10대 기술을 발표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올해는 지난 3월에 발전 속도가 빠르고 시장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큰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의 속성을 지닌 10가지 미래 기술을 선정해 발표했다. 이런 기술들을 함께 살펴보면서 인류가 어느 방향으로 기술적 진보를 이루고 있는지, 그리고 기술은 인류를 어떻게 발전시킬 지를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글. MIT Technology Review 편집팀

[MIT 테크놀로지 리뷰 선정 10대 미래기술]

1.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A pill for covid)

2. 실용적인 핵융합로 (fusion reactor)

3. 비밀번호를 대체하는 새로운 인증기술 (The End of Passwords)

4. 단백질 구조 예측용 AI (AI for Protein Folding)

5. 지분증명 (Proof of Stake)

6. 오래 지속되는 그리드 배터리 (Long-lasting Grid Batteries)

7. 인공지능을 위한 합성 데이터 (Synthetic Data for AI)

8. 말라리아 백신 (Malaria Vaccine)

9. 탄소 제거 공장 (Carbon Removal Factory)

10. 코로나 변이 추적 (Covid Variant Tracking)

10대 기술 관전 포인트

10대 기술 속에는 몇 가지 관전 포인트가 있다. 우선, AI의 응용 범위가 확대된다는 점. AI는 최근 테크 트렌드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테마로, 이번 10대 기술에도 중요한 항목으로 포함되었다. AI는 이미 많은 분야에 적용되고 있지만 현실에서는 여러 어려움이 있는데, 특히 데이터 부족으로 인해 AI의 이점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데이터 생성 및 합성 기술처럼 한계가 많은 현업에서 AI 적용 가능성을 높여주는 기술이 무엇보다 의미 있는 기술로 인정받게 될 것이라는 점을 눈여겨보아야 한다. 여기에 생명공학, 헬스케어 등 AI의 이점이 뚜렷하게 나타나는 분야에서는 시장의 관심과 자본 투자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또 하나는 코로나19로 인해 우리 사회의 피로도가 높아진 가운데 기술은 이런 상황을 완화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거듭하고 있다는 점이다. 무차별적으로 확산되는 전염 상황을 좀 더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술, 코로나 감염자가 보다 손쉽게 치료와 예방할 수 있는 기술, 백신에 대한 우려를 줄여줄 수 있는 대체재 개발 등에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술 리더들이 큰 관심을 갖고 있다.

팬데믹이 불러온 사회적 손실을 경험하면서 ‘넥스트 팬데믹’에 대한 경계심 역시 커지고 있다. 그런 맥락에서 제2의 코로나를 불러올 수 있는 기후변화는 인류가 우려의 눈으로 지켜보는 테마다. 10대 기술에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기술들이 대거 포함된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오염물질의 생성을 줄여주는 기술, 무공해 생산을 가능하게 하는 제조시설 등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창의적 기술들이 분야를 막론하고 테크 트렌드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는 일찍이 인류의 문명이 ‘도전과 응전의 역사’를 반복한다고 말한 바 있다. 다양한 어려움에 처해 도전을 받았을 때, 응전을 잘 한 문명은 살아남고 그렇지 못한 문명은 소멸된다. 기술의 본질은 바로 인류가 도전에 직면했을 때 이를 해결할 응전의 도구라는 점이다. 2022년 10대 미래기술도 바로 이와 같은 ‘기술적 응전’의 산물임을 염두에 두고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1.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

▲ 출처: 팍스로비드 홈페이지

화이자가 새로 선보인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는 최신 변종을 포함하여 코로나19 바이러스로부터 인류를 효과적이고 광범위하게 보호해 준다. 현재 다른 제약회사들도 이와 유사한 신약 개발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런 치료제와 백신이야말로 전 세계가 마침내 팬데믹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길을 열어줄지도 모른다.

2. 실용적인 핵융합로

새로운 핵융합 기술은 핵융합 에너지를 매우 저렴하면서도 항상 사용할 수 있고 탄소 배출물도 없는 에너지원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는 중이다. 이 분야의 발전 추이를 지켜보면서 2030년대 초 즈음에는 민간 기업의 주도 하에 핵융합 발전을 통한 전력 공급이 현실화될 것으로 내다보는 이들이 많다. 제프 베이조스, 빌 게이츠 등 실리콘밸리의 억만장자들이 깨끗하면서도 효율적인, 새로운 핵융합 에너지의 특성에 주목하고 상용화가 멀지 않았다는 판단과 함께 투자에 나서면서 긍정적인 시장 전망을 이끌고 있다.

3. 비밀번호의 종말

지난 수십 년 동안 우리가 온라인에서 일을 하기 위해선 비밀번호가 필요했다. 하지만 가까운 미래에 우리는 새로운 형태의 인증 방법들을 사용해 비밀번호에서 영원히 벗어날 수 있을 전망이다. 전문가가 아닌 일반 소비자들도 비밀번호 대신 이메일로 보내온 링크나 푸시 알림, 생체인식 스캔을 사용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방법들은 모두 비밀번호보다 더 간단하고 안전한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4. 단백질 구조(protein folding) 예측용 AI

우리 몸이 하는 거의 모든 일은 단백질을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단백질이 접히는 방식에 따라 우리 몸의 활동이 결정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하지만 단백질 구조를 알아내는 데는 더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 그런데 알파폴드2라는 인공지능이 이 오랜 생물학적 수수께끼를 해결함으로써 광범위한 질병 치료제가 실현될 가능성이 열렸다. 지난해 국제과학학술지 사이언스는 수많은 연구와 실험을 제치고, 알파폴드2를 한 해 최고의 과학 성과로 선정했다. 알파폴드2는 인류 역사상 가장 정확하게 단백질 구조를 규명해 내고 있다.

5. 지분증명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는 거래를 검증하는데 상당한 연산력이 요구되기 때문에 엄청난 양의 전기를 사용한다. 그런데 지분증명은 그렇게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고도 거래를 검증해 줄 수 있다. 이더리움은 올해 이 시스템으로 전환해서 에너지 사용량을 99.95% 줄일 계획이다. 현재 암호화폐 기술은 얼마나 환경친화적인 기술로 거듭날 것이냐, 여부가 가장 큰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지분증명: 지분증명(PoS, Proof of Stake)이란 해당 암호화폐를 보유하고 있는 지분율에 비례하여 의사결정 권한을 주는 합의 알고리즘이다. 주주총회에서 주식 지분율에 비례하여 의사결정 권한을 가지는 것과 유사하다. 지분증명은 작업증명(PoW) 방식 암호화폐의 문제점으로 거론되는 막대한 에너지 및 리소스 소모를 해결한다. 별도의 채굴기가 필요 없이 코인을 보유하고 있으면 기본적인 자격이 충족된다. 자신이 가진 코인 지분에 따라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

6. 오래 지속되는 그리드 배터리

우리는 현재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재생 에너지와 재생 가능한 전력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해가 지거나 바람이 멈추면 어떻게 될까? 전력망 운영자는 이런 경우를 대비해 전기를 저장할 방법이 필요하다. 태양 및 풍력발전에서 얻어지는 에너지를 상당 기간 저장할 수 있는 그리드 배터리는 둥글고 거대한 케이크용 팬(Cake Pan) 형태의 액체금속 배터리(Liquid Metal Battery)이다. 전력을 저장하기 위한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른 전력망용 배터리가 최근 이 분야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7. 인공지능을 위한 합성 데이터

AI를 훈련시키려면 방대한 양의 데이터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 데이터가 엉망이거나, 실제 세계의 편견을 반영하거나, 포함된 정보가 프라이버시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그러자 몇몇 기업들이 나서서 이러한 문제들을 피하기 위해 합성 데이터를 만들어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합성 데이터가 완벽하지는 않지만 AI를 훈련시키는 더 나은 방법으로 조명받고 있다. 가상의 합성 데이터를 통해 양질의 교육을 받은 AI는 더 나은 지성을 갖출 수 있게 될까?

*합성 데이터: 합성데이터는 사람들의 행동과 거래에 관한 ‘실제 데이터’가 아니라, 실제의 현상이나 사건에 근거하지 않고,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생성되는 가상의 데이터다. 개인정보보호와 비용 면에서 우월할 뿐 아니라 인간 특유의 편견을 피할 수 있는 등 여러 면에서 AI 학습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8. 말라리아 백신

아직도 매년 6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말라리아로 목숨을 잃고 있다. 문제는 그들 중 대부분이 5세 미만의 어린이라는 점인데, 최근 세계보건기구(WHO)가 승인한 새로운 말라리아 백신이 매년 수십만 명의 생명을 구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 백신은 과학사의 관점에서도 놀라운 지점을 갖고 있는데, 바로 세계 최초의 기생충 감염을 막는 백신이라는 점이다.

9. 탄소 제거 공장

탄소 배출 감축은 기후변화를 완화하기 위한 핵심적인 과정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지금의 기후 위기를 극복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 유엔의 설명이다. 재앙에 가까운 미래의 온난화를 피하기 위해서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것은 물론,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도 함께 제거해야 한다. 이 작업을 하기 위해 한 민간기업에서 만든 세계 최대의 탄소 제거 공장이 최근 아이슬란드에서 문을 열었다. 이 공장은 연간 4,000톤 규모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지하 현무암에 영구 저장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와 같은 탄소 포집, 저장 기술을 통해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1%인 3억 톤을 감축하는 게 이들 기업의 목표다.

10. 코로나 변이 추적

코로나19 팬데믹이 발발하자 인류는 유전자 염기서열을 연구하는 데 전례 없는 투자를 감행함으로써 이 위기를 벗어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와 동시에 팬데믹에 대한 모니터링 능력을 대폭 강화하고 있는 것도 전 세계적인 추세다. 이처럼 뛰어난 감시 능력을 발판으로 과학자들은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을 추적하고 새로운 변종을 신속하게 발견해 경고하고, 좀 더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인공지능, 코로나19, 기후변화라는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미래기술은 그 어느 때보다 혁신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오늘 소개한 미래기술을 통해 여러 기술 분야의 혁신적인 변화를 미리 경험함으로써 근 시일 내 우리에게 가져올 수 있는 영향을 가늠해 보는 시간이 되었기를 바란다.

※ 이 칼럼은 해당 필진의 개인적 소견이며 삼성디스플레이 뉴스룸의 입장이나 전략을 담고 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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