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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21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는 모두가 숨을 죽이고 지켜보던 순간이 있었다. 바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2)’가 우주를 향해 힘차게 솟아오르는 순간이었다. 제작, 시험 및 발사 운영까지 전 과정을 순수 우리 기술로 만든 최초의 우주 발사체인 누리호는 고도 700km에 성공적으로 도달하며 대한민국을 세계 7번째 실용위성 발사국으로 만들었다. 비록 최종 목표에는 도달하지 못했지만, 누리호는 앞으로 미래 우주 강국의 꿈을 실현시켜 줄 소중한 자산이 됐다. 12년에 걸친 연구, 37만 개의 부품과 300여 기업의 축적된 기술과 노하우로 만들어진 누리호에 적용된 핵심 과학 원리는 무엇일까? 바로 우리가 초등학교 때 용수철 저울을 잡아당기며 배웠던 뉴턴의 운동 법칙 중 제3법칙인 ‘작용·반작용의 법칙’이다.

▲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발사의 순간! (출처: YTN news)


뉴턴의 제3운동 법칙, 작용·반작용의 법칙이란?

‘누리호(KSLV-2)’에는 한국형 우주발사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우주발사체란 우주인, 인공위성, 우주망원경, 우주정거장 등 다양한 탑재물을 싣고 우주로 발사되는 로켓(Rocket) 또는 로켓 발사 관련 플랫폼 및 발사 관련 기술 등을 총칭하는 말이다. 여기서 로켓은 우주 공간을 비행할 수 있는 비행체를 뜻하며, 뉴턴이 발견한 운동 법칙 중 제3법칙인 작용·반작용의 법칙을 기본 원리로 개발된다. 아이작 뉴턴이 누구인가. 사과나무 아래서 그 유명한 만유인력 법칙과 3가지 운동 법칙을 발견하며 근대 과학을 태동시킨 천재 과학자다. 뉴턴은 로켓 발사의 기본 원리가 되는 ‘작용·반작용의 법칙’을 무려 300여 년 전에 발견했다. 작용·반작용의 법칙은 ‘모든 작용에는 크기가 같고 방향이 반대인 반작용이 항상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 법칙은 초등학교 과학 시간에 배운 용수철 저울 실험을 통해 간단히 알 수 있다. 용수철 저울 실험은 두 개의 용수철 저울을 마주 보게 연결해 같은 힘을 가했을 때 일어나는 현상을 측정하는 실험이다. 저울을 양쪽으로 잡아당기면 두 용수철 저울은 같은 눈금을 가리킨다. 용수철 저울은 어떤 물체가 힘을 받게 되면 그 물체에 힘을 작용한 다른 물체가 존재하고 그 물체 역시 같은 크기의 힘을 반대 방향으로 받는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우주 상공을 날아오르는 로켓의 힘, 추력에 이 법칙이?

로켓의 발사 원리도 이와 같다. 초등학교 과학경연대회 때 많이 만드는 페트병 로켓을 상상해보자. 페트병으로 만들어진 로켓의 상단은 고압의 공기와 물로 채워져 있다. 페트병 로켓이 날아가기 위해서는 물을 내뿜는 힘을 이용해야 한다. 페트병 로켓은 우주 로켓과는 달리 연소 가스 대신 물을 분출하는데 이때 생기는 반작용의 힘으로 하늘로 솟구쳐 오른다.

누리호도 이와 같은 원리로 우주 상공을 날아올랐다. 로켓을 발사할 때 로켓 안의 연소실에서 만든 고온고압의 기체가 뒤로 뿜어져 나온다. 로켓은 고압 기체의 힘에 반대되는 반작용의 힘으로 추력(thrust, 推力)을 얻어 우주로 날아가게 되는 것이다. 추력은 로켓을 발사시키는 힘을 말하며, 공기저항이 많은 지상보다 진공 상태의 우주 공간에서 더 커진다. 로켓은 반작용으로 생기는 추력으로 날아올라 목표 지점에 안착하게 된다.


로켓 반작용의 힘은 ‘치올콥스키 로켓 방정식’으로 구현

이처럼 로켓이 반작용인 ‘추력’을 얻기 위해서는 ‘치올콥스키 로켓 방정식(Tsiolkovsky’s rocket equation)’이라 불리는 로켓 공학의 기본 공식이 적용된다. 우주공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러시아의 로켓 과학자 콘스탄틴 치올콥스키가 만든 이 로켓 방정식은 중력이나 공기 저항 등의 외력이 없는 상태에서, 일정한 속도로 연료를 분사한다고 가정한다. 이 공식에 따르면 연료를 분사하는 속력(u)이 빠를수록 로켓의 최종 속력(vf)이 빨라진다. 작용·반작용 법칙에 의해 로켓이 연료(가스)를 분사하는 힘만큼, 분사된 연료(가스)도 로켓을 같은 힘으로 밀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로켓의 속력을 크게 하기 위해서는 로켓의 초기 질량(mi)이 크거나, 다단계 로켓을 만들어 최종 질량(mf)을 작게 해야 한다.

이와 같은 로켓 방정식을 기반으로 러시아의 과학자 코롤료프가 개발한 클러스터링(Clustering) 기술이 더해지면 로켓의 추력이 완성된다. 클러스터링 기술은 엔진을 정교하게 통제해 탑재된 엔진이 동시에 같은 추력을 얻게 하는 고난도 핵심기술이다. 누리호는 이번 발사 실험에서 4개의 엔진이 마치 하나의 엔진처럼 작동되는 클러스터링 기술과 로켓 고공 점화 등 고난도 핵심기술을 완벽하게 구현해냈다.


2천여년 전 로켓 발사의 실마리가 생겼다?

우주 탐사를 위해 쏘아 올리는 로켓 뿐만 아니라 여행을 하기 위한 우주선 발사에도 로켓과 같은 반작용의 법칙이 적용된다. 최근 제프 베이조스의 블루 오리진과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 등의 글로벌 민간 우주기업들은 올해 민간인이 탑승한 우주선을 발사하는데 연달아 성공하며 대중 우주여행의 가능성을 세계에 알렸다. 지금의 결과는 수천 년 동안 많은 과학자의 발견과 발명, 실패와 성공이 오가는 실험을 통해 인고의 경험치가 쌓인 덕분이다.

▲ 아르키타스가 발명한 추진 비행 장치, The pigeon (출처: archytastech.org)

인류가 로켓 발사의 기본이 되는 추력을 생각해낸 것은 2천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리스의 철학자 아르키타스는 증기 등 공기 분출의 힘으로 작동하는 새 모양의 장치를 만들었다. 로켓의 추진력을 이용한 최초의 사례로 꼽힌다. 몇백 년 후 고대 알렉산드리아의 헤로가 발명한 증기 엔진은 보다 정교한 로켓 추진의 기본 원리가 사용됐다. 헤로 엔진은 불에 가열된 구체가 분출된 증기로 인해 빠르게 회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구체는 분출하는 가스와는 반대로 빨리 회전하게 된다. 반작용의 힘이 적용된 것이다. 그저 장난감처럼 보이던 이 물체는 훗날 우리가 우주여행을 할 수 있는 추력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알고 보면 더 재미있다! 운동 경기에 숨겨진 작용·반작용의 법칙

사실 우리는 잘 의식하지 못하지만 작용·반작용은 우리 실생활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스포츠 경기를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지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대회 때 “영미!! 영미!!”로 유명해진 종목 컬링(Curling)에도 작용·반작용의 법칙이 숨어있다. 컬링은 얼음 위에서 화강암으로 만들어진 컬링 스톤(Curling Stone)을 움직여 표적(원 중심)에 상대방 스톤보다 가까이 가도록 하는 경기다. 선수들은 서로 동그란 표적의 중심을 차지하기 위해 빙판을 쓸고 닦으며 상대방 스톤을 밀어낼 방향과 속도를 조절한다. 상대방 스톤을 향해 던지면 스톤은 서로를 밀어내면서 자리를 잡는다. 어떤 물체에 힘이 작용할 때 작용과 반작용의 힘이 발생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구와 달 사이에 존재하는 과학 법칙은? 

작용과 반작용의 힘은 지구를 떠나 우주 공간에서도 적용된다. 우리가 지상에서 보는 달의 모양은 달과 지구 사이에 존재하는 작용·반작용의 법칙으로 생긴다. 만유인력의 법칙에 따르면 지구와 달은 서로 같은 힘으로 끌어당긴다. 이때 지구가 달을 잡아당기는 힘이 ‘작용’이고 달이 지구를 당기는 힘이 ‘반작용’이다. 지구는 달을 끌어당기고 달도 같은 크기의 힘으로 지구를 끌어당기기 때문에 우리가 지상에서 다양한 달의 모습을 관측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달과 지구 사이의 작용·반작용의 힘이 달을 지구에서 조금씩 멀어지게 하고 있다. 달이 점점 지구에서 멀어지는 것은 달이 지구를 당기는 힘으로 생기는 조석 현상 때문이다. 현재 지구의 자전 속도는 밀물과 썰물 때문에 생기는 해저 바닥과의 마찰로 인해 조금씩 느려지고 있다. 지구의 자전 속도가 느려지면 그 반작용으로 달은 지구와 멀어지게 된다. 아주 먼 미래가 되면 우리가 가끔 관측할 수 있는 커다란 슈퍼문을 볼 수 없다. 멀어진 거리만큼 작아진 달의 형상만을 보게 되기 때문이다.

▲ 지구와 달 사이의 만유인력 또한 작용·반작용의 법칙이다. (출처: EBS 컬렉션 – 사이언스)


우리가 이용하는 탑승 수단에도 작용·반작용의 법칙이 있다고?

우리가 이동하기 위해 탑승하는 다양한 운송 수단에도 이 법칙이 적용된다. 가령 물살을 가르며 시원하게 질주하는 보트를 상상해보자. 프로펠러가 돌아가는 보트에도 작용·반작용의 법칙이 적용된다. 보트의 프로펠러가 수면을 뒤로 밀어내는 힘에 수면이 반응하는 반작용의 힘이 보트를 앞으로 밀어 올리며 이런 시원한 광경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하늘을 나는 비행기도 마찬가지다. 비행기가 하늘을 날기 위해서는 4가지 힘이 균형을 이루며 작용해야 한다. 엔진에 의해 앞으로 나아가는 추(진)력, 비행기를 하늘 위로 밀어 올리는 양력, 자체 무게에 의한 중력, 공기 마찰에 의한 항력이 그것이다. 이중 양력이 생기기 위해서는 작용과 반작용의 힘이 필요하다. 비행기가 이륙하기 위해 돌아가는 제트 엔진과 프로펠러는 고온 고압의 가스를 분출하면서 공기를 뒤로 밀어낸다. 비행기는 이때 생기는 반작용의 힘(추력)으로 앞으로 나아가게 되는 것이다.


작은 자연현상의 단서에서 시작한 우주를 향한 꿈 

작용과 반작용은 우리의 일상에서, 지구에서 그리고 우주에서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다. 만약 우리 세계에 반작용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 물체에는 어떤 힘도 작용하지 않게 된다. 그런 세상은 상상조차 하기 힘들다. 공을 바닥에 튕겨도 공은 튀어 올라오지 않는다. 비행기도 뜰 수 없고 자동차 바퀴도 굴러가지 않을 것이다. 이 세상의 모든 질서가 망가질 것이다.

작용과 반작용의 법칙은 밝혀졌지만, 아직 인류는 자연과 우주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 많지 않다. 하지만 300여 년 전 뉴턴이 자연과 우주의 비밀을 발견한 것처럼 인류는 조금씩 그 비밀을 파헤치며 로켓을 연구하고 있다. 수많은 실패를 거듭한 끝에 비행기를 하늘로 날아오르게 했던 라이트 형제처럼 실패과 성공을 오가며 우리도 언젠가 우주를 향한 꿈을 실현할 것이다.


※ 이 칼럼은 해당 필진의 개인적 소견이며 삼성디스플레이 뉴스룸의 입장이나 전략을 담고 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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