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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순수 민간 관광객이 다녀올 수 있는 우주 관광의 길이 열린다는 보도를 접했다. 대기권밖으로 나가 지구와 우주를 볼 수 있다니 상상만으로도 짜릿하다.

‘대기권’의 정확한 정의는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공기의 층’으로 이 대기권의 높이는 해수면을 기준으로 약 1,000km 정도가 된다. 물론, 희박하게나마 공기가 약 1,000km까지 존재하는 것이고, 사실 75%의 공기는 지표에서 15km 높이까지의 공간에 머물러 있다. 우리는 공기의 무게가 바람에 날리는 깃털보다도 더 가벼운 것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것은 우리가 지구를 떠나 보지 않아서 지구의 공기가 사실은 우리를 엄청나게 큰 압력으로 누르고 있다는 점을 느끼지 못할 뿐이다. 사실 우리는 공기로 가득 찬 바다에서 헤엄치듯 지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면 도대체 얼마나 큰 기압이 우리를 누르고 있는지 독자 여러분들께서 실감하실 수 있도록 어마어마한 기압의 힘에 대해 알려드리도록 하겠다.


1643년, 수은을 이용해 최초로 기압 측정을 한 토리첼리

높이 올라갈수록 우리를 누르는 지구 대기압은 감소하게 된다. 1기압은 지구 해수면 근처에서 측정한 대기압이 기준이므로, 정말 해발고도가 높은 고원지대에 살거나 혹은 아주 높은 산으로 올라가는 경우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경우 약 1기압의 대기압이 우리를 누르고 있다. 그러면 과연 1기압은 어느 정도의 압력일까? 이 궁금함을 해결해 준 과학자는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제자였던 에반젤리스타 토리첼리이다.

▲ 에반젤리스타 토리첼리의 초상화

토리첼리는 1643년 수은을 이용해 최초로 대기압을 측정했는데, 378년 전 실험인 것을 생각하면 발상이 참으로 기발했다. 그는 수은을 가득 채운 유리관을 수은을 가득 채운 수조에 거꾸로 세워서 측정했는데(수은의 위험성이 알려지기 전), 이 실험을 통해 지구 대기압과 76cm의 수은(Hg) 기둥의 압력이 같다는 것을 증명해냈다.

수은 기둥의 길이는 유리관을 기울이거나 유리관의 굵기를 달리해도 동일했다. 이 대기압 측정 실험과정에서 거꾸로 넣은 유리관의 위쪽 부분에는 수은이 가득 차 있다가 아래로 밀려 내려가며 빈 공간이 생기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이것은 인류가 역사상 최초로 만든 ‘진공’이다! ‘자연은 진공 상태를 싫어해서 무엇으로든 빈 공간을 채우려고 한다. 따라서 자연에는 진공이 존재할 수 없다’라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장을 믿고 있었던 때이므로, 진공 상태가 만들어졌다는 것 또한 인류 최초로 달에 발자국을 남긴 것 같은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76cm 수은기둥의 압력은 10m 물기둥의 압력에 해당한다. 그리고 또한 힘/면적인 압력 단위로 표현하면 1,013hPa(헥토파스칼), 즉 101,300N/m2 된다. 101,300N/m2는 그러면 어느 정도의 파워일까? 필자처럼 질량이 40kg인 사람이 1m2의 면적에 무려 260명 정도가 올라가 있는 압력이 된다. 당연히 가로세로 1m의 좁은 공간에 260명이 쌓여있는 것을 상상해보면 얼마나 큰 압력인지 알 수 있다.


만약 화성으로 갔는데, 우주복이 손상된다면?

아직은 인류가 도달하지 못한 곳이지만, 만약 지구보다 기압이 현저하게 낮은 화성으로 가면 어떤 일이 생기게 될까? 2084년 인류가 화성으로 자유롭게 여행하는 미래 세상을 배경으로 한 영화 [토탈리콜 (Total Recall, 1990)]에는, 화성으로 간 주인공(아놀드 슈워제네거)의 우주복이 손상되면서 화성의 희박한 공기에 노출되니까 눈과 혀 등 얼굴이 마구 부풀어 오르는 장면이 나온다.

31년 전에 제작된 영화 속 한 장면이지만 과학적인 근거가 있다. 일단 원래 우리 몸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터져나가는 힘이 있다. 평소에는 우리 몸에서 밖으로 터져나가려는 힘과 지구의 대기압이 같기 때문에, 평형상태에서 현재의 우리 모습을 유지하고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지구 대기압의 1/100 밖에 안 되는 화성에서 몸을 보호해주던 우주복이 손상되면, 화성의 기압보다 우리 몸에서 밖으로 터져나가려는 힘이 더 커지니까, 마치 영화 주인공처럼 몸이 마구 부풀어 오르게 되는 것이다. 지구 대기압이 우리를 눌러주지 않으면 우리 몸은 계속 공기를 불어 넣는 풍선처럼 터지게 된다.


화성에 가지 않아도 화성과 같은 환경을 만들어 실험을 할 수 있다?!

▲ 공기를 빼내기 전 모습(좌) : 지구 대기압이 누르고 있기 때문에 현재는 토끼 풍선의 부피가 작은 상태. 공기를 빼내는 모습(우) : 대기압이 줄어들어 토끼 풍선이 부풀어 오른 모습

화성에 가지 않아도 화성과 같이 기압이 낮은 환경을 진공 용기와 같은 간단한 실험 장치로 만들 수 있다. 공기를 조금만 불어 넣은 조그마한 풍선을 진공 용기 속에 넣고 공기를 빼내면, 매우 크게 부풀어 오르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풍선 속 공기는 기체 상태이고, 기체의 부피는 압력과 비례한다는 ‘보일 법칙’을 눈으로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실험이다.

▲ 보일 법칙 : 온도가 일정할 때 기체의 부피는 압력과 반비례한다. 즉 눌러주면 기체의 부피는 더욱 줄어든다.

기체들은 입자들 사이가 멀리 떨어져 있는데 압력이 가해지면 입자들 사이가 가까워지면서 부피가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반대로 압력이 줄어들면 부피가 커지게 된다. 평소에는 지구 대기압에 의해 풍선이 힘을 받는 상태였는데, 공기를 빼내고 있는 진공 용기 속에서는 마치 화성에 간 것처럼 기압이 낮아지니까 풍선 부피가 커진 것이다.

▲ 왼쪽은 공기를 빼내기 전 우리가 평소에 볼 수 있는 초코파이다. 오른쪽은 공기를 빼낸 후 기압이 사라진 뒤 사방으로 터져 나온 초코파이.

토끼 풍선 말고도 우리가 즐겨 먹는 과자 초코파이로도 기압 실험을 할 수 있다. 이 초코파이 속 부드럽고 폭신폭신한 마쉬멜로의 비밀은 바로 공기인데 아이스크림이 얼음처럼 딱딱하지 않고 부드러운 것도 역시 공기가 들어 있어서 그렇다. 이 마시멜로 속에 들어 있는 수많은 작은 기포들은 진공 용기 속 낮은 기압 상태에서는 마구마구 부피가 늘어나게 된다. 그래서 빵들 사이를 뚫고 터져 나오면서 이른바 ‘분노의 초코파이’로 변신한다!


접착제 없이 고정하는 흡착판 역시 기압의 원리를 이용한 것!

자동차 유리창이나 욕실 거울에 작은 장식품이나 칫솔 통 등을 부착할 때는 흡착판(빨판, 혹은 압착 고무)을 이용한다. 마치 접착제를 바른 듯이 잘 고정이 되는데, 이것 역시 지구 대기압을 이용한 것이다. 기압은 위, 아래, 옆 등 사방에서 즉 모든 방향에서 작용한다. 그러므로 위에서만 찍어누르는 것이 아니라 옆으로도 당연히 압력을 가할 수 있다. 흡착판을 부착시킬 때는 손에 힘을 주어 안쪽의 공기를 빼내기 때문에 진공 상태가 되게 되고, 지구의 대기가 101,300N/m2의 압력으로 흡착판 바깥쪽을 꽉꽉 눌러주니까 여러 가지 물품을 부착시켜놓을 수 있는 것이다.

▲ 흡착판에 매달린 토끼 인형(좌)과 유리창을 기어오르는 장난감 로봇(우) 모두 지구의 대기가 열심히 흡착판을 누르고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유리창 위를 기어 올라갈 수 있는 흡착판 로봇도 개발이 되었는데, 전지의 전기에너지로 흡착판을 눌러 공기를 빼어내면서 올라가게 된다. 원래는 장난감 용도였지만, 최근에는 유리창을 닦는 로봇으로 발전해 생활에 편리함을 주기도 한다.


흡착판을 더 단단하고 오래 부착하고 싶다면? 샤를 법칙을 활용하라!

그런데 자다가 갑자기 우르르 쾅 소리가 나서 놀라서 일어나보면, 지구 대기압의 힘을 빌어 욕실 거울에 부착시켰던 칫솔 통이 중력의 영향을 받아 낙하했기에 난 소음 임을 알게 될 때가 있다. 고무나 실리콘 재질의 흡착판은 자체인 복원력을 가지고 있어서, 다시 원래 모양으로 돌아가면서 조금이라도 공기가 들어가게 되면 힘의 균형이 깨지게 된다. 조금이라도 더 흡착판을 단단하게 또 더 오래 부착시키고 싶다면 샤를 법칙을 이용하자!

일단 먼저 흡착판 표면의 먼지나 이물질은 깨끗하게 제거하는 것은 기본, 그다음 드라이어를 이용해서 흡착판을 10초 정도 짧은 시간 동안 데워주면 된다. 고무나 실리콘 재질의 흡착판은 훨씬 말랑말랑해지고, 또 그사이의 공기는 살짝 뜨거워지면서 공기의 부피가 늘어난 상태이다. 그 다음에 빠른 동작으로 흡착판을 부착해야 한다. 이때 주의사항은 흡착판을 붙이면서 자꾸 움직이거나 하지 않고, 딱 한방에 바로 꾹 눌러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온도가 다시 떨어지면서 기체의 부피는 감소하게 되고, 흡착판 안쪽 기압은 더욱 낮아지게 되므로 더 단단하게 부착할 수 있다. 온도와 기체의 부피는 비례한다는 샤를 법칙을 일상생활에 적용한 예가 될 수 있겠다.

▲ 샤를 법칙 : 압력이 일정할 때, 기체의 부피는 온도와 비례한다. 즉 뜨거워지면 기체의 부피는 늘어난다.


지구 대기압을 이용하면 장롱도 더 넓게 이용 가능하다!

지구의 대기압을 잘 이용하면 우리 생활을 좀 더 편리하게 할 수 있는데. 장롱 속에 이불이 더 들어가지 않을 때 진공 팩을 이용하는 방법이 그중 하나다. 진공청소기를 이용하여 이불의 솜 사이에 있던 공기를 빼내면, 지구 대기압이 역시 열심히 눌러 주기 때문에 이불 부피를 현저하게 줄일 수 있다.

▲ 부피가 큰 이불을 진공 팩에 담은 후 공기를 빼면 부피를 크게 줄일 수 있다.


내가 하면 절대 안 열리는 잼 뚜껑! 지구 대기압이랑 연관이 있다?

가끔 주스 병이나 잼 뚜껑을 열기 위해 아무리 힘을 주어도 안 열릴 때가 있다. 그 원인은 바로 지구 대기압 때문이다. 특히 과일주스나 잼은 멸균을 위해 뜨겁게 가열하여, 뜨거운 상태 그대로 병에 담게 된다. 시간이 지나 주스나 잼이 식으면 병 속의 빈 공간에 가득 차 있던 수증기가 액화하면서 물방울이 된다. 이때 병 속의 기압은 순식간에 확 낮아지게 된다. 그 결과 상대적으로 높아진 지구의 대기압이 병을 꽉 눌러주게 되는 것이다. 과일주스 병뚜껑을 열 때 “뿅!!” 하는 사운드는 바로 병 속의 낮은 기압과 상대적으로 높은 지구의 대기압이 같아지는 순간 발생하는 소리인 것이다.

안 열리는 잼 뚜껑을 열기 위한 몇 가지 방법이 있다, 첫 단계는 젖은 수건으로 병뚜껑을 감싸거나 혹은 고무장갑을 끼고 열어보는 것이다. 마찰력을 증가시키는 방법인데, 이 방법만으로 극복되는 경우도 꽤 많다. 그런데도 안 열린다고요?

그럼 2단계 실시! 요즘에는 회전 지레의 원리를 이용해서 병뚜껑을 쉽게 열 수 있는 도구들도 큰 마트나 인터넷 쇼핑몰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다. 움직이는 거리가 길어지면 그만큼 적은 힘으로도 병뚜껑을 여는 것이 가능하다. 병뚜껑을 감싸고 돌리면 바깥쪽에서 돌아가는 거리가 길어지기 때문에, 작은 힘으로 가능하다. 그래도 안 열려요? 꽉 잠겼어요?

▲ 잘 열리지 않는 잼 뚜껑을 열기 위해 먼저 젖은 수건으로 감싸서 열어보거나 지레 원리를 응용한 도구를 사용해보자. 그래도 안 열린다면 뚜껑을 뚫어 버리면 뚜껑이 쉽게 열리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제 마지막 단계! 송곳으로 병뚜껑을 조금 뚫어주는 것이다! 아주 작은 구멍만 있어도 공기는 충분히 주입될 수 있고, 그러면 병 안쪽의 기압과 바깥쪽의 기압이 같아지면서, 정말 허무할 정도로 쉽게 뚜껑이 열리게 된다. 누가 이렇게 꽉 잠가 놓았어?? 엉엉 울면서 뚜껑을 돌렸는데, 범인은 바로 ‘지구 대기압’이었던 것이다. 다시 밀봉해야 해서 뚫는 것이 절대 싫은 독자 분이 있다면, 한 가지 더 해볼 만한 과학적인 방법을 말씀드릴 수 있다. 병을 거꾸로 들어 금속 소재의 병뚜껑만 뜨거운 물에 잠깐 담가 두어 금속의 열팽창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종이로 물을 막을 수 있다? 기압의 힘을 빌린 환상의 마술쇼!

병 속에 물을 가득 채우고 얇은 종이 1장을 덮은 다음 병을 거꾸로 세우면 물이 바로 쏟아질 것 같지만 전혀 1방울도 새어 나오지 않는다. 바로 지구의 대기압이 종이 뚜껑을 받쳐주고 있기 때문!! 이 실험을 통해 지구의 대기압이 위에서 찍어누르는 방향으로만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방향에서 작용한다는 것도 다시 한번 실감할 수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살짝 젖게 되는 받침 종이 속으로 이쑤시개를 밀어 넣어보면 쑥 들어간다!! 필자의 신기록은 11개의 이쑤시개를 넣은 것이다.

▲ 얇은 종이 1장으로도 병 속의 물이 쏟아지지 않게 막을 수 있다. 게다가 여러 개의 이쑤시개가 통과해도 물은 쏟아지지 않는다.

받침 종이에 이쑤시개가 통과한 구멍이 여기저기 뚫렸는데도 물이 쏟아지지 않는 마술쇼를 보여줄 수 있는데, 과학적인 이유가 있다. 병 속의 넣은 물은 물 분자끼리 뭉치려는 힘, 즉 응집력이 대단히 강하다는 특징이 있다. 그래서 종이에 구멍이 여러 개가 생기더라도 작은 구멍은 서로 뭉친 물 분자들이 꽉 막고 있어서 생각처럼 물이 막 새지 않는다. 지구 대기압과 물 분자의 응집력을 함께 여줄 수 있는 마술쇼인 것이다!

늘 공기 속에서 헤엄치며 살고 있기에, 평소에 느끼지 못하던 대기압에 대해 칼럼을 통해 다시 한번 상기해 보길 바란다. 그리고 이 글을 마무리하면서, 혹시 독자 여러분 중에 우주에서 맨몸으로 노출되면 그 순간 바로 즉사하게 되는 것으로 예상하시는 분이 있을까 하여 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에서 1997년 발표한 자료에 대해 잠깐 소개하도록 하겠다.

우주에서 진공 상태에 맨몸으로 노출된다고 하더라도 바로 즉시 기절하거나 몸이 폭발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는데, 산소를 운반하는 혈액이 있고, 또 피부로 보호되고 있기에, 찰나의 시간이기는 하지만 아주 잠깐은 버틸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1965년 진공 상태에서 훈련하고 있던 우주인의 우주복이 찢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는데, 15초 동안 진공에 노출됐으나 의식을 잃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만약 조금이라도 더 긴 시간 노출된다면 정말 위험하다.

우주의 자외선 강도는 매우 높아서 태양에 의해 화상을 입게 되고, 각종 조직이 부풀어 오르는 데다, 산소 부족으로 기절까지 하게 되므로 결국 1~2분 정도 노출되면 사망하게 된다고 한다. 바로 즉사하는 것만 피할 수 있을 뿐 결국은 사망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터지지 않도록 잘 눌러주고 있는, 우리의 생명을 지켜주는 대기압의 존재, 새삼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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