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현진 프로의 손이 건반을 경쾌하게 훑고 지나갈 때마다 어린아이가 손장난을 치는 듯한 경쾌한 음률이 공간을 채웁니다. 카를 뵘의 <The Fountain>, 드뷔시의 <Children's Corner>를 연주하는 이는 바로 SDC On The Stage 제5화의 주인공인 손현진 프로. 그녀는 운동, 음악, 외국어 등 수많은 취미를 가진 ‘취미 부자’로, 피아노는 그녀의 첫 취미이자 가장 친한 친구 같은 존재입니다.


나의 첫 취미, 피아노

누구에게나 처음은 특별한 법입니다. CAE팀에서 근무 중인 손현진 프로의 첫 취미는 ‘피아노 연주’였습니다. “다섯 살 때의 일이었는데 제가 뻐꾸기 왈츠를 귀로만 한 번 듣고 집에 있는 피아노로 바로 따라 쳤어요. 음감이 있다는 걸 알고 학원에 다니게 되었죠. 11살 때까지 학원을 다녔는데, 이후로도 집에서 꾸준히 연습했어요.”

음감이 뛰어난 손현진 프로는 귀로 듣고 노래를 따라 부르거나 피아노로 연주하는 것을 즐깁니다. “가장 좋아하는 곡”을 묻는 질문에도 “귀로 듣고 치는 곡”이라고 대답할 정도입니다. 그래서인지 곡의 리듬과 규칙, 일정한 패턴을 읽고 훈련하는 것에 흥미를 느꼈다고 합니다. 새로운 곡을 접하고 익히는 과정에서 즐거움을 느낀 것이었죠. 대학생이 된 이후에는 스스로 아르바이트를 해서 전문 피아니스트에게 일주일에 한 번씩 레슨을 받았고, 3년 정도 교회에서 반주를 하기도 했습니다.

“피아노는 ‘소통이 잘되는 친구’ 같은 존재예요. 청소년기에는 힘들거나 외로울 때마다 피아노를 치면서 기분을 달래고는 했거든요. 사실 입사 이후 오피스텔로 이사를 오면서 소음 문제로 연습을 중단해서 좀 아쉬웠거든요. 그런데 얼마 전에 건물 지하 1층에 연습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다시 연습을 시작했어요. 옛 친구를 다시 만난 기분이죠.”


취미’가 가져다 준 소중한 경험들

2017년 6월, 삼성디스플레이에 입사한 손현진 프로는 현재 연구개발 부서인 CAE팀에서 화질 관련 시뮬레이션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제품을 만들 때 필요한 수많은 공정을 시뮬레이션해서 실제 샘플을 도출하고 최적의 결과를 찾는 것이 그녀의 역할입니다.

디스플레이 전문가로서 최적∙최고의 화질을 도출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손현진 프로는 필라테스, 수영 같은 운동에서부터 외국어, 피아노, 노래 같은 음악까지 다양한 장르의 취미를 가진 ‘취미 부자’ 이기도 합니다. 특히 다양한 언어를 배우고 있는 것이 눈에 띄는데 현재 영어, 이탈리아, 독일어, 스웨덴어를 배웠고, 앞으로 북유럽어를 마스터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대학생 때 미국으로 6개월 정도 공부를 하러 갔는데 다양한 국적의 친구를 사귀었어요. 그때 만났던 친구가 22명 정도 되는데 출신 국가가 8개 정도 되었어요. 그런데 다들 기본적으로 몇 개 국어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외국어 공부를 시작했는데, 여행 갔을 때 그 나라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지고 친구들과 소통하기도 수월해지고 여러모로 좋은 것 같아요.”

다양한 취미는 손현진 프로에게 더 넓은 세계를 경험할 수 있게 해주기도 합니다. 이전에 외국 여행을 다닐 때는 거리에서 피아노를 연주하거나 현지인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며 특별한 추억을 만들었습니다. 이외에도 그녀는 2019년, 삼성디스플레이 경영현황 설명회에서 연주를 담당한 것을 기억에 남는 일로 꼽았습니다.

“원래 다른 동기에게 제안이 왔었는데, 그 친구가 준비 기간이 짧아서 저에게 기회를 넘겨주었어요. 제가 베토벤 소나타 3번을 연주해보고 싶었는데, 다행히 그 곡을 연주해도 된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렇게 강당에 나가서 몇백 명의 직원들 앞에서 연주를 하게 되었는데, 평소에 하기 힘든 신기한 경험이었죠.”


더 다양한 방법으로 세상을 보고 배우다

손현진 프로는 ‘내가 잘하는 것’과 ‘내가 좋아하는 것’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회사생활을 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든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스스로에 대해 파악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활동을 경험해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저는 수영하는 것이나 음악 하는 것 모두 원리가 같다고 생각해요. 둘 다 리듬을 타야 더 잘 되거든요. 건반에 얼마나 힘을 주느냐에 따라 연주가 달라지듯이 수영할 때도 물을 얼마만큼의 힘으로 밀어 내느냐에 따라서 속도가 달라지고요. 그렇게 넓혀 나가다 보면 결국 뭔가를 배우는 것이나 연구하는 것 또한 같은 원리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세상을 더 다양한 방법으로 보는 방법을 취미를 통해서도 배우는 것 같아요.”

그렇다면 ‘취미 부자’ 손현진 프로가 가장 추천하고 싶은 취미활동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명상’입니다. 내가 온전히 ‘나’로서 잘 살기 위해서는 명상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 그녀의 생각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도 명상을 하면 차분해짐과 동시에 스스로 ‘중심’을 잡는 데 큰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런 손현진 프로가 현재 가장 배우고 싶은 취미는 ‘옷 수선’이라고 합니다. 맞지 않아서 못 입는 옷들이 많은데, 스스로 수선해볼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업무적으로도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계획을 세워둔 상태입니다. “최근에 업무적으로 학습계획을 세웠어요. 프로그래밍 언어부터 광학적 지식 관련으로 지식을 더 쌓고 싶어서요. 저에게 부족한 부분을 채워 나간다면 차차 더 완벽한 디스플레이 전문가로서 자리 잡을 수 있겠죠?”

취미와 일, 그 무엇 하나 놓치고 싶지 않은 손현진 프로. 앞으로도 호기심이 생기는 것은 무엇이든 배워보고, 도전하고 그런 경험을 통해서 자신을 완성해 나가겠다는 모습에서 스스로의 삶을 개척해나가는 당당함이 느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