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 암벽에 가득 박힌 알록달록한 홀드들 사이를 한 남자가 오릅니다. 홀드를 쥔 손과 디딘 다리는 다부지기 그지없습니다. 이마에 송골송골 땀이 맺히지만, 목표를 향해 가는 그의 움직임에는 거침이 없습니다. SDC On The Stage 제3화의 주인공은 실내 암벽에서 벽을 타는 남자, 박형근 프로! 지금 바로 그의 이야기를 만나보겠습니다.


나만의 길을 찾는 ‘볼더링 클라이밍’을 통해 성취감을 느끼다

운동을 사랑하는 남자, 박형근 프로는 삼성디스플레이에 입사하며 동호회를 통해 클라이밍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전진하는 이 스포츠와 사랑에 빠졌다고 합니다.

‘스포츠 클라이밍’은 2018년 아시안게임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기도 할 만큼 인기를 끌고 있는 스포츠입니다. 스포츠 클라이밍에는 세 가지 종목이 있습니다. 허리에 줄을 매달고 높은 벽을 오르는 ‘리드’, 15미터의 수직 벽을 더 빨리 오르는 선수가 이기는 방식의 ‘스피드’, 줄을 매달지 않고 1~3층 정도의 벽을 오르는 ‘볼더링’이 그것입니다. 이 중 박형근 프로가 빠져 있는 종목은 바로 ‘볼더링’. 그는 볼더링 클라이밍의 매력을 ‘스스로 답을 찾는 과정’에 있다고 설명합니다. 볼더링(bouldering)은 이름 그대로 볼더(boulder), 즉 바위를 오르는 암벽 등반의 하나라고 볼 수 있는데, 시작점부터 어떤 홀드를 잡고 이동해서 도착할지 스스로 풀어나가야 합니다.

“스타트(시작지점)와 탑(도착지점)은 지정되어 있지만, 그 과정은 스스로 찾아 나가야 하는 것인 볼더링 클라이밍의 매력인 것 같아요. 저는 팔이 길고 신체 탄력성이 좋아서 그 부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어요. 반면에 여성분들은 남성에 비해 보통 근력이 조금 부족하지만 유연하고 무게중심이 낮아서 유리한 점도 있죠. 유연성이나 순발력 등 내 신체 장점을 활용해서 나만의 길을 찾는 과정에서 큰 성취감을 느껴요.”


사내 동호회를 통해 이어온 스포츠 라이프!

2017년에 삼성디스플레이에 입사한 박형근 프로는 현재 디스플레이 연구소 제품연구팀에서 근무합니다. 제품연구팀에서는 우리가 상상하는 새로운 디스플레이 기술을 현실화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박형근 프로가 클라이밍 동호회에 가입한 것은 2018년의 일이었습니다. 당시 사내에서 1인 1 동호회를 권장하는 분위기였는데, 마침 동기의 권유로 자연스럽게 동호회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평소 클라이밍에 관심은 있었지만 한 번도 경험해 본 적은 없었거든요. 그런데 운영진이 초보자들에게 직접 강습을 해주어서 편하게 배울 수 있었어요. 게다가 저렴한 비용으로 한 달간 시설을 이용할 수 있어서 경제적이기도 했어요. 동호회를 통해서 편하게 즐길 수 있었죠.”

그는 주변에 클라이밍의 매력을 전파하는 데도 열심입니다. 박형근 프로의 추천으로 클라이밍을 시작한 삼성디스플레이 동기들도 다수 있다고 합니다. 사실 박형근 프로의 운동 사랑은 그 역사가 오래되었습니다. 그는 2011년부터 소아암 환우 돕기 마라톤에 참가한 이후 매년 한 해도 빼놓지 않고 이 의미 깊은 대회에 참가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하루 정도는 이웃을 위해 달려보자’는 의미로 시작한 마라톤이었지만 해가 거듭될수록 달리기의 매력에도 빠져들었습니다. 원하는 만큼 자유롭게 달리다 보면 가슴이 탁 트이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매년 5월이 되면 개최되는 이 마라톤을 위해 박형근 프로는 1월이 되면 하루에 5km, 한 달에 100km 정도를 달리고 몸을 만들며 연습에 열중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입사 이후에도 박형근 프로의 마라톤 사랑은 계속되었습니다. 매년 1~2월이 되면 아산 신정호 주변을 달리며 몸을 만들었습니다.


운동이란 취미를 통해 얻는 값진 경험들

마라톤과 클라이밍 같은 스포츠는 그의 생활의 큰 활력소이기도 합니다. 특히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수행하는 볼더링 클라이밍은 책임감과 집중도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 그의 설명입니다. “운동에 집중해서 땀을 흘리다 보면 머릿속을 하얗게 비울 수 있어요. 그렇게 한바탕 땀을 흘리고 나면 홀가분한 마음이 들어 리프레쉬가 되고 업무에 더욱 집중할 수 있지요.”

처음 동호회 생활을 시작할 때만 해도 주변 회원들은 ‘사회생활을 같이 하는 동료들’이었지만 이제는 ‘운동을 함께 즐기는 친구들’이 되었습니다. 평일에 만나 운동하는 것뿐 아니라 주말이 되면 함께 부산, 대구, 순천, 인천 등 전국의 암장을 찾아 ‘원정’을 떠나기도 합니다.

“암장이 지역마다 그 컨셉이 달라요. 클라이밍에 빠진 사람들에게는 이 ‘원정’이 큰 재미 중 하나입니다. 저 역시 동료들과 여러 지역의 암장을 찾아다니는 재미에 푹 빠져 있습니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주춤한 상태지만 앞으로 더 다양한 암장을 경험해 보고 싶어요.” 박형근 프로의 ‘원정’은 국내외를 가리지 않습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휴가를 활용해 파리, 로마, 도쿄 등 해외의 암장을 방문했고, ‘운동하는 사람들’의 공감대를 형성하며 외국인들과 교류를 나눴습니다.

박형근 프로에게 삼성디스플레이가 ‘평생직장’이라면 클라이밍은 ‘평생 스포츠’라고 합니다. 그의 목표는 앞으로 ‘30년 근속’을 달성하고, 프로젝트를 리딩해 새로운 디스플레이를 세상에 내놓는 것입니다. 더불어 취미에서도 남다른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볼더링 클라이밍의 성지라고 할 수 있는 프랑스의 퐁텐블로 숲과 태국 끄라비, 일본 오기쿠보 등 클라이머들 사이에서 이름난 명소들로 투어를 떠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목표를 향해 그는 오늘도 전진하는 것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