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는 숙주세포의 핵 속에 있는 핵산(DNA 혹은 RNA)의 복제 장치를 이용해서 자기와 똑같은 개체를 수없이 많이 복제한다. 이때 숙주세포가 갖는 많은 기능이 활성화되지 못하게 되므로 우리 면역계가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숙주세포를 죽인다. 그리고 바이러스에 공격당한 숙주세포가 지나치게 많으면 바이러스 질환이 나타난다.
박테리아와 같은 세균은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1개가 2개로 자기 복제하며 분열하지만 바이러스는 숙주세포에 기생하기 때문에 빠르게 자기와 똑같은 개체를 만든다. 이처럼 바이러스의 분열이 세균의 분열보다 훨씬 빠르지만, 여러분의 이해를 돕기 위해 바이러스가 매시간 분열하면서 2배씩 늘어난다고 가정해보자. 1개의 바이러스로 시작하여 하루가 지나면 몇 개로 늘어날까?
즉, 1시간이 지나면 2개, 2시간이 지나면 4개, 3시간이 지나면 8개와 같이 증가할 것이고, 하루는 24시간이므로 1개의 바이러스는 하룻밤 만에 224=16,777,216개가 된다.
실생활에서 발견할 수 있는 지수함수 예시
실생활에서 이처럼 2배씩 증가하는 간단한 예는 수타면과 꿀타래이다. 수타면을 만들려면 밀가루 반죽을 길게 늘여 반으로 접고 다시 늘려 반으로 접기를 반복한다. 그러면 면발의 수는 차례로 1, 2, 4, 8, 16 등으로 늘어나게 된다. 그래서 맛있는 수타면을 만들기 위해 10번의 늘리기를 반복했다면 면발의 수는 210=1024가 된다.
이제 2배씩 늘어나는 상황을 a배씩 늘어나는 경우로 생각을 넓혀보자. 만일 어떤 바이러스가 매시간 분열하며 a배 늘어난다면 x시간이 지난 후에 바이러스는 ax개가 된다. 이때, a가 1이 아닌 양수이면 실수 x에 대하여 ax의 값은 하나로 정해진다.
따라서 에 ax를 대응시키면 y=ax은 x의 함수이다. 이 함수를 a를 밑으로 하는 지수함수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지수함수 y=ax (a>0,a≠1)의 그래프는 a의 값이 1보다 큰 경우와 0과 1 사이일 경우에 따라서 다음과 같다.
일반적으로 지수함수는 y=b×ax꼴로 쓸 수 있고 인구증가, 복리 이자, 방사능 감소, 박테리아의 분열, 혈중알콜농도의 측정 등 사회와 자연의 수학적 모델에서 매우 빈번하게 발생한다. 여기서 간단하게 지수함수를 활용한 뉴턴의 냉각법칙과 인구증가 예측에 대하여 알아볼 것인데, 이때 특별한 수 ‘e’이 필요하다.
e의 출생의 비밀과 특성은 약간 난해하므로 지금은 자세히 소개하지는 않겠지만, 자연 현상이나 사회 현상을 수학으로 표현할 때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이 특히 e를 밑으로 하는 지수함수 y=ex와 y=e-x=1/ex 임을 기억하기 바란다.
뉴턴의 냉각법칙에 숨은 지수함수 형태
▲ 물체의 온도 변화가 시간에 대한 지수함수의 형태로 변하는 ‘뉴턴의 냉각법칙’
뉴턴의 냉각법칙은 물체가 냉각되는 속도는 물체와 주변부의 온도차에 비례한다는 법칙을 보여준다.
TV나 모니터 등의 가전제품도 작동을 하다 보면 열이 발생하는데, 이러한 온도는 가전제품의 전원을 끈 후에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계속 낮아지지 않고, 처음에는 빠르게 식다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주변 온도에 가까워지면 미열의 상태가 상당 시간 유지된다. 뉴턴은 물체의 온도 변화가 시간에 대한 지수함수의 형태로 변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는데, 이를 ‘뉴턴의 냉각법칙’이라고 한다. 디스플레이 공학에서는 디스플레이 작동 시 발생하는 열을 제어하기 위해 냉각장치의 운전조건을 고려하며 뉴턴의 냉각법칙을 활용하기도 한다.
뉴턴의 냉각법칙에 의하면 어떤 물체의 처음 온도를 T0℃, 주위의 온도를 TS℃라고 할 때, 식기 시작한지 t분이 지난 뒤의 온도 f(t)℃는 다음과 같다.
지수함수와 통계를 활용해 인구 수를 예측하는 방법
이제 지수함수와 통계를 활용해 인구 수를 예측하는 예를 들어보자.
위쪽 표는 1900년 이후 세계 인구를 나타낸 것이다. 이 표의 자료로부터 수학적 모델링을 통하여 인구증가에 관한 지수함수를 구하면 P=(1436.53) x (1.01395)t 이다. 즉, 일반적인 지수함수 y=b×ax 에서 b=1436.53이고, a=1.01395이며, t=0은 1900년에 해당한다. 이 지수함수를 이용하여 2020년 인구를 예측하려면 함수의 식에 t=120을 대입하여 P=(1436.53) x (1.01395)120 ≈7574(백만)을 얻을 수 있다.
즉, 2020년에 인구수가 약 75억 7천 4백만 명 정도가 될 것으로 예측할 수 있는데, 실제로 올해 지구에 사는 인구수는 약 77억 9천 5백만 명이라고 하니 비교적 잘 예측했다고 할 수 있다. 이 지수함수를 이용하여 2050년과 2100년의 인구수를 예측하면 각각 다음과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2050년: t=150 일 때 P≈44,476이므로 약 114억 7천 6백만 명이고 2100년: t=200일 때, P≈22,492이므로 약 229억 4천 2백만 명이다. 2100년이 되면 놀랍게도 지금보다 약 3배 많은 인구가 지구에 살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과연 이것이 사실일까?
개체 수를 예측하는 다양한 방법
▲ 맬서스가 제안한 인구 증가 모델인 ‘지수 성장모형’
영국의 경제학자 맬서스에 따르면, 현재의 인구를 P0, 인구증가율을 r, 어느 한 시점 t에서의 인구를 P(t)라 하면 P(t)=P0ert이라는 것이다. 이런 인구 모형을 맬서스의 ‘지수 성장모형’ 이라고 한다.
▲ 맬서스의 인구 중가 모델을 수정한 ‘로지스틱(logistic) 모형’
하지만 일반적인 인구 모형에서 인구가 적은 초창기에는 인구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식량, 거주, 공간, 다른 천연자원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성장이 제한된다. 이런 점을 고려하여 벨기에의 수학자 페르훌스트(Pierre F. Verhulst, 1804~1849)는 맬서스의 인구 증가 모델을 ‘로지스틱(logistic) 모형’으로 수정하였다.
이 모형에서 알 수 있는 것은 초기에는 인구수가 급격하게 증가하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완만하게 증가하여 인구수가 일정하게 유지된다는 것이다. 이런 특성은 자연 현상이나 사회 현상에서 실제로 나타난다. 이를테면 일정한 공간에 토끼를 번식시키면 처음에는 기하급수적으로 개체 수가 늘어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개체 수가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한다.
인구수, 바이러스 수, 동물의 개체 수를 예측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예를 들어 과거 인구가 거의 동일하게 증가하거나 감소하여 미래에도 같은 추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한다면, 기준 연도의 인구를 바탕으로 시간 단위당 평균 증가율을 이용하면 시간에 따른 인구 변화는 일직선의 그래프로 나타날 것이다. 이를 ‘선형모형’이라고 한다.
만일 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면 그래프는 앞에서 소개한 ‘지수 성장모형’이 되고, 어떤 제약을 받게 되면 인구증가 그래프는 ‘로지스틱 모형’이 된다. 로지스틱 모형은 처음에 인구가 완만하게 증가하다가 어느 시점을 지나면 급격하게 증가하다가 다시 완만하게 증가하는 S자 모양이다.
보통 동식물의 성장과 미생물 개체 수 증가 그리고 COVID-19 누적 확진자 수 등에서 볼 수 있다. 그러나 다양한 요인으로 어떤 상한선 이상이 되면 그 성장 속도가 떨어지게 되면서 그래프는 위로 볼록한 형태가 되는데, 이 경우를 ‘수정된 지수 성장모형’이라고 한다. 그리고 수정된 지수성장모형은 로그함수의 그래프이다.
지금까지 알아본 것처럼 인구수 및 바이러스 감염자의 수 증가, 가전제품 작동 온도 등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지수함수와 로그함수를 알아야 한다. COVID-19로 매일매일 스트레스를 받는 요즘, 바이러스 확진자 예측을 이해하기 위해 수학을 알아야 하며, 또한 언택트 시대에 우리에게 유용한 정보와 즐거움을 가져다주는 디스플레이 제품 성능을 예측하고 개선하기 위해서도 수학이 필요하다. 수학을 통해 우리의 삶이 즐겁고 더욱 건강해질 것이란 확신과 믿음을 가져본다.
※ 이 칼럼은 해당 필진의 개인적 소견이며 삼성디스플레이 뉴스룸의 입장이나 전략을 담고 있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