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만 보면 알 수 있다! 얼굴 인식 기술, 어디까지 가능한가?

페이스북에 새로운 놀이가 퍼지고 있다. ‘The 10-Year Challenge’란 태그를 가진 이 놀이의 규칙은 간단하다. 10년 전 자신의 사진과 지금 내 모습을 찍은 사진을 붙여서 올리는 것이 전부이다. 이 놀이를 통해 자신이 더 멋있어졌거나, 어른이 되었거나, 여전히 젊음을 간직하고 있다는 사실을 자랑할 수 있다.

과연 이것은 그냥 놀이일까? 와이어드에 실린 케이트 오넬의 칼럼에 따르면 페이스북이 나이에 따라 변하는 얼굴 인식(안면 인식)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사진을 수집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진실은 알 수 없지만 하나는 확실하다. 안면 인식 기술은 우리가 알아채지 못하는 사이에 이미 널리 퍼졌으며, 앞으로 더 많이 쓰일 가능성이 높다.

 

얼굴을 통해 정보를 파악하는 기술

얼굴 인식 기술은 사진이나 동영상, 생물의 얼굴에서 정보를 파악하는 기술을 말한다. 최근에 출시된 갤럭시 노트9, 아이폰 XS와 같은 프리미엄급 스마트폰들은 대부분 안면인식 기능을 장착해 보안을 강화하고 있다.

얼굴 인식 기술은 다른 신원 인식 방법과는 다르게 직접 인식 장치에 접촉하지 않아, 이용자들의 거부감이 적다. 주로 데이터베이스와 비교해 신원을 확인하는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얼굴만 보면 알 수 있다! 얼굴 인식 기술, 어디까지 가능한가?

얼굴 인식 기술은 구글과 페이스북, 아마존 등이 뛰어난 기술력을 갖고 있지만, 최근에는 중국 기업들이 수많은 실증 테스트를 이용해 데이터를 확보하고 기술력을 높이고 있다. 2018년 미국국가표준기술연구소(NIST)에서 주관한 ‘얼굴인식 알고리즘 테스트(FRVT)’에서 상위 5개 알고리즘을 만든 회사가 모두 중국 기업이었을 정도다.

 

1. 보안/감시 분야

가장 많이 쓰이는 분야는 역시 보안/감시 분야로 일부 공항이나 카지노, 경기장 등에서 사용되고 있다. 건물 출입구에 설치해 출입자를 통제하기도 하고, 범죄 용의자를 찾아서 체포하는 등 공공 안전 분야에서도 쓰이고 있다.

상용화 초기에는 상황에 따라 얼굴인식 능력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지만, 중국의 얼굴인식기술 기업 ‘이투’가 2018년에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오탐지율은 백만 분의 일 정도로 99% 이상 인식 정확도를 보여주고 있다.

이 기술을 가장 많이 쓰는 나라는 중국이다. 2017년 안면인식 보안 시스템을 구축한 상하이는 3개월 동안 567명의 범인을 검거했으며, 칭다오 맥주 축제에서는 범죄 용의자 22명이 잡히기도 했다. 2018년에는 한 가수의 콘서트에서 8명의 범죄자를 체포하는 일도 생겼다. 센젠에선 신호등 앞에 설치된 감시 카메라를 이용해 신호위반자를 적발하고, 자동으로 적발 사실을 문자 메시지로 위반한 사람에게 보낸다. 현재 중국은 ‘톈왕(天網)’이란 이름으로 중국 전역에 안면 인식이 탑재된 감시 카메라를 설치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 중국 안면인식 보안 시스템, ‘톈왕’ (출처: South China Morning Post)

앞서 말한 시스템을 중국은 남미 지역 국가들에게 수출하기 시작했다. 말레이시아 경찰도 얼굴 인식이 가능한 바디캠을 도입했다. 미국에선 2004년부터 지문과 얼굴 인증을 이용한 보안 시스템을 공항과 주요 항만에 설치해 운영하고 있으며, 뉴욕에선 주요 다리와 터널에 설치되어 운전자 얼굴을 인식한다. 영국에는 이미 300만 대 이상의 감시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고, 이 중 일부는 ‘자동얼굴인식시스템(AFS)‘을 쓰고 있다.

 

2. 신원 확인 분야

다음으로 많이 쓰이는 분야는 신원 확인이다. 이미 한국 정부청사 등에서 이런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 애플이 ’페이스 ID’를 통한 인증 방법을 제시한 이후, 스마트폰 잠금 해제 용도로 많이 쓰이기에 일반인에게도 익숙하다.

▲ 워싱턴 델레스 국제공항, 스마트 얼굴인식 시스템 (출처: WKTV USA)

특히 출입국 심사 분야에서 신원 확인용으로 많이 쓰이고 있다. 미국 국토안보부(DHS)는 여행자의 신원을 확인하는 서비스를 만들고 있으며, 상하이 홍차오 공항 국내선에서는 안면인식 무인 출입 심사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인천공항과 베이징 신공항에서도 안면인식만으로 출입국 심사를 마치는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ATM 기기 얼굴인식 시스템 (출처: 한국 MS)▲ ATM 기기 얼굴인식 시스템 (출처: 한국 MS)

중국 HSBC 은행에선 안면인식만으로 계좌 개설이 가능한 앱을 내놓기도 했고, 중국 농업 은행 등 50여 개 은행에선 안면 인식으로 돈을 뽑을 수 있는 ATM 기기도 도입하고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대학, 중국 베이징 사범 대학 등 많은 대학에선 얼굴 인식 기술을 이용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무인 편의점이나 알리페이 같은 간편 결제 서비스를 이용할 때 안면인식을 통해 결제하는 서비스도 중국에선 이미 제공되고 있다. 심지어 로봇 강아지 ‘아이보’도 안면인식 기술을 이용해 주인을 알아본다.

 

3. 그 외 활용 분야

개인정보를 지운 상태에서도 얼굴 인식은 다양한 용도로 사용된다. 카메라가 얼굴을 추적할 수 있기 때문에 연령 및 성별, 감정 상태를 구별할 수 있다. 콘텐츠 제작자들이 시사회를 하며 관람객들의 얼굴을 분석, 영화에 대한 예상 반응을 검토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예다. 자판기가 고객 얼굴을 확인해 물건을 권유하거나, 상점에 드나드는 고객의 성별과 연령을 확인해 통계 리포트를 작성하는 실험이 이뤄지기도 했다. 지금도 대형 점포에서 얼굴 인식을 통해 고객을 추적하며 동선을 확인하는 곳도 있다.

 

적당한 타협점이 필요한 ‘얼굴인식 기술’

우리는 이미 안면인식 카메라가 넘치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 노트북과 스마트폰 암호를 얼굴로 대신하고, 내 얼굴을 찍어 만든 아바타로 이모티콘을 보낸다. 가상 메이크업 앱을 이용해 화장하거나 머리색을 바꿔 보기도 한다.

얼굴만 보면 알 수 있다! 얼굴 인식 기술, 어디까지 가능한가?

프라이버시와 감시는 언제나 동전의 양면과 같다. 안면인식을 통해 편리한 점도 매우 많겠지만 개인의 생활 및 정보가 외부로 유출되는 것에 대해서는 불편하다고 말하는 이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미래에는 편리함과 불편함의 사이에서, 적당한 타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해 본다.

 

※이 칼럼은 해당 필진의 개인적 소견이며 삼성디스플레이 뉴스룸의 입장이나 전략을 담고 있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