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역학(動力學, Dynamics)은 지난편에서 설명한 정역학과 달리 물체에 작용하는 힘과 운동의 관계를 다루는 역학이며, 주로 강체에 대한 내용을 다룹니다. 그럼 이제부터 동역학을 살펴보겠습니다.

* 강체란? 힘을 받았을 때 변형되지 않는 단단한 물체

 

운동과 힘의 관계

영국의 천재 학자 아이작 뉴턴은 물체의 운동(motion)과 힘(force)의 관계를 깔끔하게 정리했습니다. 에프 이퀄 엠 에이(F = m a ). 우리말로 번역하면 ‘물체는 가해지는 힘에 비례해서 가속을 받는다’ 입니다.

중세 시대가 지나고 르네상스 시대가 열리면서, 자연의 원리를 과학적으로 탐구할 수 있게 되자, 뉴턴은 일반화된 자연의 원리를 찾아냅니다. 천체의 움직임이나 사과가 떨어지는 현상은 모두 물체 간 작용하는 힘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을 간파하고, 만유인력이라는 자연의 원리를 찾아낸 것입니다.

뉴턴이 중력을 설명하기 위해 그린 포탄의 궤적 그림은 이를 상징적으로 잘 보여주며, 인류가 만들어낸 지적 이미지 중에서 최고의 것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 포탄의 궤적을 설명하는 뉴턴의 사고실험

높은 산 위에서 대포를 수평 방향으로 쏜다고 상상해 봅니다. 이처럼 머릿속에서 상상으로 수행하는 실험을 사고실험(thought experiment)이라 합니다. 문제를 단순화하기 위해 일단 공기저항은 무시합니다. 발사된 포탄은 포물선을 그리며 땅으로 떨어집니다. 포탄의 발사속도가 클수록 포탄은 멀리 날아갑니다. 직선으로 날아가면 지구가 둥글기 때문에 지면에서 거리가 점점 멀어집니다. 만약 속도가 매우 빨라서 낙하하는 만큼 지면에서 멀어진다면 지면까지 거리는 줄어들지 않습니다. 따라서 포탄은 지면에 닿지 않고 지구를 계속 돌게 됩니다. 즉 지구를 공전하면서 영원히 낙하하는 상태가 유지됩니다. 뉴턴은 이와 같은 사고실험을 통해서 달이나 위성도 같은 중력이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설명했습니다.

 

기하학과 대수학을 연결하는 ‘좌표’

우리는 물체의 운동을 설명하기 위해 흔히 좌표를 이용합니다. 좌표는 기하학적으로 그려지는 3차원 위치 정보를 숫자로 표현해줍니다. 즉 좌표라는 것은 기하학과 대수학을 연결하는 개념으로 데카르트의 큰 업적 중 하나입니다. 가장 잘 알려진 x-y좌표가 ‘Cartesian 좌표’이며 데카르트(Descartes)의 이름에서 따온 말입니다.

시간에 따른 위치 좌표의 변화율을 속도라 하며, 시간당 속도변화를 가속도라 합니다. 이렇게 힘을 고려하지 않은 상태에서 단지 물체의 위치나 궤적 또는 속도, 가속도를 다루는 분야를 운동학(kinematics)이라 하며, 여기에 힘을 연관시킨 것이 동역학이 됩니다.

물체의 운동을 기술할 때 고정된 점을 기준으로 하는 절대좌표계가 있습니다. 하지만 대상 물체와 함께 이동하는 상대좌표계를 이용하는 것이 편리할 때가 많습니다. 상대속도란 절대속도에서 좌표계의 이동속도를 뺀 값입니다. 실생활에서 예를 든다면 달리는 열차의 관점에서 볼 때 빗방울이 차창에 비스듬히 떨어지는 속도가 상대속도입니다.

▲ 차창 위 빗방물의 상대속도

절대속도는 엄밀히 말하면 우주에 절대적으로 고정된 점을 기준으로 한 속도입니다. 하지만 보통은 지구를 기준으로 해서 절대속도를 나타냅니다. 그런데 지구는 우주 속에서 자전·공전을 하며 운동하기 때문에 우리가 절대속도라고 하는 것이 절대적인 절대속도는 아니고 지구를 중심으로 하는 상대적인 절대속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절대라는 것이 절대적이 아니라 모든 것은 서로 상대적이라는 말을 가볍게 쓴 것입니다. 지구상에서 보면 고정된 것도 지구가 자전·공전을 하므로 엄청난 속도로 우주 속을 날아다니는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빗방울을 절대속도로 봤을 때 아래로 떨어진다고 위에서 말했지만, 이것은 지구를 기준으로 했을 때 이야기입니다. 태양을 기준으로 하면 지구상에서 떨어지는 빗방울 속도는 전혀 다르게 나타납니다.

헬스장에 가면 여러 가지 상대운동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내 몸의 위치는 고정한 채 바닥 면을 반대 방향으로 돌리는 러닝머신은 지구 위에서 내 몸의 상대위치를 변화시키는 운동장 달리기와 똑같은 운동을 하도록 해줍니다. 또한 팔굽혀 펴기로 지구 중력에 대해 내 몸의 위치에너지를 변화시키는 대신 팔운동 기계를 사용해 몸은 고정한 채 두 팔로 역기의 위치에너지를 변화시킴으로써 똑같은 운동 효과가 나도록 해줍니다.

▲ 상대운동(출처: 공학으로 세상을 말한다)

 

힘의 불균형은 물체의 가속도

정역학이나 동역학 해석을 위해서는 관심의 대상이 되는 물체를 분리한 자유물체도(free body diagram)를 이용합니다. 정역학에서는 힘의 총합이 영이 되지만, 동역학에서는 힘의 불균형이 물체의 가속도(a)로 나타납니다. 모멘트(또는 토크)의 불균형은 물체의 각가속도(α)로 나타납니다. 즉 힘은 선형운동을 만들고 모멘트는 회전운동을 만듭니다. 이때 질량(m)은 선형운동에 대한 관성(움직임을 계속 유지하려는 정도)으로 작용하며, 관성모멘트(I)는 회전운동에 대한 관성으로 작용합니다.

힘과 모멘트가 동시에 작용하는 경우에는 선형운동과 회전운동이 중첩되어 다양한 운동을 만들어냅니다. 롤러코스터를 타면 중력, 추진력, 원심력 등 여러 가지 힘이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이들 힘과 모멘트의 조합에 따라서 복잡한 3차원 방향의 가속도와 각가속도가 결정됩니다. 머릿속에 자유물체도를 그려놓고 작용하는 힘과 모멘트를 생각하면서 곧 전개될 급격한 가속 운동을 예측한다면 더욱 짜릿한 전율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 롤러코스터의 운동과 힘

동역학은 천체 운동에 관심을 가지면서 별과 달의 움직임을 과학적으로 설명하기 위해서 시작된 고전 물리학의 시초라 할 수 있습니다. 하늘에는 하늘의 법칙이 있고 땅에는 땅의 법칙이 따로 있다고 생각하던 사람들에게 뉴턴은 지상계의 운동이나 천상계의 운동이 모두 같은 하나의 동역학 법칙으로 설명된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이처럼 동역학은 움직이는 모든 것의 원리를 설명할 수 있습니다. 공학의 기본 이론을 설명하는 ‘쉽게 알아보는 공학이야기’ 다음 편도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