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 2018'의 최대 화두는 5G였다. 올해 MWC는 하드웨어 전시회에서 기술 박람회로 탈바꿈한 모습이었다. 굴지의 IT 기업들은 현재진행형 사업에 대한 설명 대신 인공지능(AI), Big Data, 초연결 사회에서 자신들의 가능성을 강조하며 관람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스마트폰, 카메라를 다시 생각하다

▲'MWC 2018'에서 공개된 갤럭시S9(이미지 출처 : 삼성전자)

대화면 풀스크린 트렌드는 2017년에 이어 올해도 이어졌다. 그러나 올해 MWC에서 관심이 집중된 스마트폰의 핵심 변화 포인트는 카메라였다. 삼성전자 갤럭시S9과 Sony 엑스페리아 XZ2는 이미지센서 기능에 중점을 둔 고속 연사 카메라를 채용했다. Mediatek, Mantis Vision, Sony 등은 애플의 iPhoneX에 이어 안면인식 기능을 채용하려는 제조사들을 타깃으로 3D 센싱 모듈 기술을 소개했다. Huawei는 이번 MWC에서 공개하지 않았지만 3월 중에 듀얼 카메라를 넘어 트리플 카메라를 채택한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출시를 암시했다. 지난해 고화질 대화면 디스플레이 채용에 열을 올렸던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올해 카메라의 기능 개선에 집중한 모습이었다.

 

한 단계 더 진화한 3D 카메라와 디스플레이 지문인식 기술

▲이스라엘 기업 Mantis Vision의 3D 카메라

스마트폰 부품 중에서는 3D 카메라와 디스플레이 지문인식(Fingerprint on Display, FOD)이 가장 눈에 띄었다.

특히 3D 카메라는 입력장치의 미래로 부상했다. 지난 'CES 2018'에서 Intel과 Sony는 각각 3D 카메라의 거리 감지를 이용해 자동회피 드론과 강아지 로봇을 선보였다. 이번 MWC 에서는 이스라엘 기업인 Mantis Vision이 다수의 카메라들과 센서를 이용해 대화면 TV에 실시간으로 3D 동영상 촬영을 시현했다. 지금까지의 카메라가 색상 정보 인식에 국한됐다면 미래의 카메라는 색상에 거리 정보까지 더한 3D 기술을 구현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갖기에 충분했다.

Sony, Intel, Google, Qualcomm 등은 이미 수년 전부터 3D 카메라 개발에 매진해왔다. iPhoneX가 지난해 안면인식 기능을 공개하며 3D 센싱 모듈을 선보였지만 이는 기술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 수년 내 AR, 동작인식, Area Scanning, 3D Mapping 등이 가능한 카메라가 등장해,'3D 디스플레이'라는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낼 것으로 보인다.

▲VIVO의 디스플레이 지문인식 기술(출처:VIVO 홈페이지)

최근 스마트폰의 지문인식 모듈은 대화면 디스플레이의 채용으로 후면에 채택되는 추세다. 하지만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소비자들의 편의성을 위해 전면 디스플레이에 지문인식 구현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시장 니즈에 맞춰 지문인식 업체들은 한 단계 더 발전된 디스플레이 지문인식 기술을 선보였다. 이미 VIVO와 상용화를 시작한 Synaptics에 이어 Egistech과 Goodix도 고객사를 확보해 양산을 시작했다고 언급했다. 센서 기업들은 디스플레이 지문인식 시장의 개화를 중화권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채용 확대에 비추어 상반기로 예상하고 있다. 스마트폰 보안 역시 디스플레이 지문인식 기술의 발전과 함께 좀 더 다중적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안면과 홍채인식 채용이 늘고 있지만 지문인식을 완전히 대체하기보다는 복합적으로 구현될 것이다.

▲MWC 2018 전시회장에 마련된 Intel 부스

 

초연결 사회로 가는 핵심 Key, 5G

이번 'MWC 2018'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5G’였다. 과거 MWC가 신규 스마트폰의 하드웨어를 공개하는 전시장이었던 반면 'MWC 2018'은 기술 박람회로 변모해 있었다. 국내와 중국의 제조사들이 하드웨어 제품 소개에 집중하는 사이 Intel, Qualcomm, Dell, NEC 등은 5G 관련 플랫폼, 시스템, 솔루션 보안 등의 소프트웨어를 소개하면서 미래 IT 사회의 방향성과 그 변화의 흐름에서 자사의 가능성을 소개하는 데 집중했다.

▲MWC 2018에서 5G 기술을 시연한 Qualcomm

특히 Qualcomm은 5G와 4G 환경에서 고화질 동영상을 전송해 대화면 TV에 재생했다. 단순한 동영상 재생만으로 5G 기술의 우월함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가 목표하는 초연결사회는 일상생활의 모든 것이 시스템에 연결되고, 산업용 기기와 공장이 무선으로 가동되며, 자율 주행 차량이 거리를 활보하는 사회다. 이러한 시스템을 빅데이터화해 인공지능으로 구현하기 위해서 5G는 IT 산업이 반드시 나아가야 하는 방향인 것이다. 5G의 도입은 IT 제품과 부품의 저변 확대를 유발할 것이고 이는 곧 IT 산업의 성장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

▲Huawei가 공개한 5G 제품 라인업

다만, 우려도 없지 않다. 미래 IT 산업에서는 소프트웨어 기술이 수혜를 과점할 수도 있다. 상대적으로 하드웨어에 치중하고 있는 한국과 중국의 IT 기업들은 5G 환경에서 하드웨어 기업의 방향성을 충분히 제시하지 못했다. 상대적으로 Huawei만이 5G 칩셋 등 5G 제품 라인업 전시에 공을 들였다.

중화권 업체들과의 경쟁 심화도 예상된다. 지금까지 IT 제조업 분야에서 국내 기업들은 미국과 일본 회사들을 밀어내고 프리미엄 시장 내 지배력을 확고히 해왔다. 5G는 분명 국내 업체들에게 성장의 기회이지만 동시에 후발주자인 중화권 기업들에게는 성장을 넘어 한국 기업들을 추격 또는 추월할 기회인 것이다.

▲MWC 2018 현장에서 갤럭시 S9 시연중인 관람객(이미지 출처 : 삼성전자 뉴스룸)

현재 국내 IT 기업들은 글로벌 하드웨어 시장 내 주도권을 가지고 있다. 휴대폰과 TV, 가전에서는 프리미엄 시장을 석권했고, 메모리, OLED, 모듈 부품 산업에서도 압도적인 경쟁력을 보유 중이다. 2018년에도 한국 기업들은 글로벌 IT 트렌드를 선도할 것이다. 메모리 산업의 성장이 예상되고, TV는 8K와 QLED, OLED로 시장을 주도할 것이다. 또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Flexible OLED와 카메라 등의 부품 기술력을 바탕으로 점유율을 유지할 것이다. IT는 성장 산업이고 IT 하드웨어 분야에서 1위인 국내 기업들 역시 성장을 지속할 것이다.

그러나 안도할 수 없다. 글로벌 기업들은 미래사회를 대비해 소프트웨어 분야를 선점 중이다. 중국 기업들이 선전(Shenzhen)과 같은 수천 개의 창업공간에서 탄탄한 부품 서플라이 체인을 바탕으로 한국을 뛰어넘기 위해 혁신 중인 만큼 IT 산업의 경쟁은 갈수록 심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이 지금의 시장 경쟁력을 지켜가기 위해선 5G로 모든 것이 연결되고 인공지능(AI), Big Data, 초연결 사회로 설명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한 치열한 고민과 준비가 필요하다.

특히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제품에서 새로운 모바일 폼팩터를 창조할 폴더블 디스플레이의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 대형 제품에서는 OLED를 뛰어넘는 차세대 QLED의 출시가 더 늦어져서는 안된다. 미래 산업에서도 IT 트렌드를 선도할 삼성디스플레이를 기대한다.

 칼럼은 해당 필진의 개인적 소견이며 삼성디스플레이 뉴스룸의 입장이나 전략을 담고 있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