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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성과 완성도가 우수한 영화가 흥행에 실패했을 때 우리는 흔히 ‘저주받은 걸작’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데요.

지금으로부터 15년 전인 1995년 8월 북미 시장에 출시된 닌텐도의 3D 게임기
‘버추얼 보이(Virtual Boy)’에 대해서도 그와 같은 표현을 사용할 수 있겠습니다.

‘버추얼 보이’는 헤드셋을 낀 양쪽 눈에 서로 다른 상을 주사(走査)함으로써 입체감을
만드는,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양안시차를 활용한 게임기였는데요.

<출처 : Wikipedia>

이 획기적인 기술을 사용한 게임기는, 그러나 미국과 일본 시장에서 판매에 부진을
면치 못하고 출시 이듬해인 1996년 생산이 중단되기에 이릅니다.

그 이유는 우선 32비트 그래픽 프로세서를 탑재했다고는 믿어지지 않는 저해상도의
그래픽 탓이 가장 컸습니다. 잡지에 게임 스크린샷을 올리기도 어려울 정도로
단순하고 조악해 보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당시로서는 초고가인 180달러선
무엇보다도 소프트웨어도 실감나는 3D 효과를 체험하기엔 턱없이 부족했지요. 그저
약간의 입체감을 부여하는 수준이었습니다.

아래는 미국에서 방영된 ‘버추얼 보이’의 TV 광고인데요. 광고 중 게임 화면을 보시면
그래픽의 수준이 어느 정도였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닌텐도는 미국 비디오 체인점인 블록버스터를 통해 ‘버추얼 보이’를 대여하는 쪽으로
마케팅을 전개하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이 게임기를 원치 않자
대리점에서도 보관하길 꺼려하는 타에 1996년 봄에는 39달러라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재고정리가 되었습니다.

닌텐도, 슈퍼 닌텐도, 게임보이 등으로 한참 잘 나가던 닌텐도에게는 쓰라린 실패가
아닐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1980년대 십자 키패드 개발, 이후 슈퍼 마리오 랜드와
같은 빅히트 게임의 디자이너로서 ‘버추얼 보이’의 개발을 맡았던 요코이 군페이가
닌텐도와 결별하게 되는 직접적인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지요.

‘버추얼 보이’는 전 세계적으로 77만대가 팔리는 데 그쳤습니다. 그러나 진가는
그 이후 드러났습니다. 이 게임기의 획기적인 기술과 재미를 알아차린 미국의
게임 마니아들이 제품을 수집하면서 때늦은 성공을 거두게 된 것이지요. ‘버추얼 낚시
(virtual Fishing), V테트리스(V-Tetris) 등 일본 시장에서만 출시된 게임이 미국의
게임기 수집가들 사이에서 흔히 발견될 수 있게 되었지요.

닌텐도는 2011년 3월경 안경 없이도 3D 화면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닌텐도 3DS’로
3D 시장에 재도전합니다. 15년 전의 경험을 바탕으로 닌텐도의 3D 사업을 어떻게 전개해
나갈지 주목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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