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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초반 휴대용 IT기기 시장에서는 PDA(Personal Digital Assistants)가 시장을 제패할 선두주자로 지목받았습니다.

2010년 현재는 스마트폰과 아울러 애플의 아이패드(iPAD)로 대표되는 타블렛PC, 즉 스마트북이 시장 트렌드를 주도할 차세대 주자로 주목받고 있는데요. 애플에 이어 주요 업체들이 스마트북을 준비하거나 출시를 예정하면서 IT기기 시장의 경쟁은 스마트북으로 전선이 확대될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사용자 입장에서 ‘좋은 스마트북’의 조건을 꼽아 보자면,

1) 무게가 가볍고
2) 전력 소비량이 적으며
3) 실내에서든 실외에서든 글과 그림을 쉽게 볼 수 있으며
4)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글을 입력하고
5) 손쉽게 출력해 다른 사람에게 전달할 수 있는 것

등을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만약 이러한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궁극의 스마트북’이 이미 나와 있다면?
바로 ‘종이 수첩(다이어리)’가 아닐까 합니다. ^^

최근 삼성경제연구소(www.seri.org)에서는 ‘비즈니스의 새로운 기회, SLOW’라는 보고서를 내고 ‘슬로 비즈니스(Slow Business)’의 대표적 사례로 몰스킨(Moleskin) 다이어리를 들었습니다.

몰스킨은 1800년대 프랑스 투르 지역의 한 작은 공장에서 생산해 파리 등의 문구점을 통해 판매한 수첩입니다. 부드러운 검정색 표지에 부드럽게 페이지를 잡아주는 밴드, 내장된 포켓은 빈센트 반 고흐, 피카소, 헤밍웨이, 요절한 여행 작가 브루스 채트윈 등 천재적인 예술가들이 영감을 자유롭게 기록하고 구체화하는 ‘아이디어의 산파’ 역할을 해 왔습니다.

1986년 프랑스 투르의 공장이 문을 닫은 뒤 몰스킨은 10여 년간 생산이 중단되었는데요, 1997년 이탈리아 밀라토의 한 출판업자가 생산을 다시 시작했다고 합니다.
디지털에 익숙한 사람일수록 아날로그 필기구를 애용하고,
디지털 세상과 아날로그적인 삶은 충돌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 착안한 것이라고 합니다.

몰스킨은 문구점이 아닌 서점에서 판매되고, 국제표준도서번호까지 부여된 ‘한 권의 책’으로 전 세계 디지털 업계 종사자들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몰스킨은 ‘디지털 지식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연 매출 700억원을 올리고 있다고 하네요.

신기술 출현 속도가 빨라지고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느림의 가치를 통해 삶의 속도를 늦추고 정신적 여유를 찾으려는 욕구가 확산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신사업을 기획할 때에도 ‘더 느린 것’, ‘옛것’의 가치를 재점검해야 한다는 것을 몰스킨의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는데요.

몰스킨은 지난달 아마존의 전자책 킨들(Kindle)용 케이스 겸 노트를 출시해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융합을 꾀하기 시작했습니다. 커버 안에는 기기를 보호할 수 있도록 스웨이드
가죽을 덧대었고, 생각이 떠오르면 곧바로 메모할 수 있도록 종이 페이지를 넣었습니다.


몰스킨의 Kindle Cover : a new analog-digital hybrid
언제 어디서나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시대의 도래는,
재택근무제와 플렉서블 타임제(출퇴근 시간 자율화)를 확산시키고 스마트폰과 스마트북 등의 모바일 인터넷 기기 수요를 폭발적으로 증가시킬 것이라 기대됩니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이 다시 아날로그의 가치를 부활시키는 것, 이렇게 돌고 도는 현상이 바로 21세기를 ‘디지로그 시대’라고 칭하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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