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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디스플레이 뉴스룸은 영화 칼럼니스트 ‘듀나’와 함께 영화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디스플레이 이야기를 담아보고자 합니다. 첫 번째 이야기는 시대를 앞서간 SF 명작,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와 [에일리언] 입니다.

 

1968년에 그려낸 2001년의 디스플레이,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이 글을 읽는 독자들 대부분은 스탠리 큐브릭의 걸작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를 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의 속편인 피터 하이암즈의 [2010: 스페이스 오디세이]를 본 독자들은 몇이나 될까? 별로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큐브릭의 영화와는 달리 접근성이 심하게 떨어지는 작품이다. 나 역시 두 번 밖에 보지 못했다. 비디오 대여점 시절에 한 번, 얼마 전에 새로 나온 [스페이스 오디세이] 전집에 실린 소개글을 쓰기 위해 한 번.

그런데 두 영화를 보면 신기한 게 있다. [2001]의 전자제품들은 지금 봐도 현대적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나중에 만들어졌고 더 미래를 배경으로 한 영화인 [2010]의 전자제품들은 오래 전에 유행에 뒤진 구닥다리들이다. 도대체 왜 그런가? 왜 몇 년 전까지 HD 텔레비전을 보고 태블릿을 활용하던 사람들이 왜 갑자기 브라운관으로 돌아갔는가?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디스커버리호의 내부 모습
(이미지 출처: www.facebook.com/2001ASpaceOdysseyFilm)

그건 7,80년대의 유행 때문이었다. 60년대까지만 해도 영화 속에서 진짜 텔레비전 화면이 나오는 일은 별로 없었다. 해상도가 나쁘고 프레임 속도가 달라서 깜박였기 때문이다. 영화 속에 나오는 텔레비전 화면은 대부분 화면 합성이나 프로젝션을 통해 만들어졌다.

SF 영화의 최첨단 기계라면 더욱 그래야 했다. 하지만 70년대 말부터는 사실적인 묘사를 위해 화면을 담는 것이 당연시되기 시작했다. 당시엔 그것이 쿨하고 미래적인 묘사였다. 물론 화면이 깜빡이지 않게 담는 기술도 발전했고.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디스커버리호의 내부 모습
(이미지 출처: www.facebook.com/2001ASpaceOdysseyFilm)

그러니까 이렇게 된다. 스탠리 큐브릭은 필름 프로젝션을 통해서 미래의 HD 화질 디스플레이를 모방했다. 필름은 원래부터 고해상도이기 때문에 그것들은 우리 눈엔 정상적인 디지털 HD 화면처럼 보인다.(아주 자세히 보면 필름의 손상이 보이기도 한다지만) 하지만 속편에서 하이암스가 사용한 동시대의 모니터들은 개봉 이후 필연적으로 낡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반대의 예로 아직 제대로 보급되지 않은 HD 텔레비전을 가져와 근미래의 분위기를 내는 작품들도 있다. 이 경우, 그 노력은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묻혀버린다. 브라이언 싱어의 [엑스맨]을 보면 술집 장면에 낡은 16:9 화면비의 HD 텔레비전이 나오는데, 지금은 전혀 눈에 뜨이지 않지만 당시에는 근미래 묘사였다. 보급형 HD 텔레비전이 낡을 수 있을 만큼의 미래인 셈이다!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트레일러 영상

 

구관이 명관, 영화 [에일리언 1, 2]

리들리 스콧의 [에일리언]을 보자. 항성간 여행이 가능하고 인공중력이 당연시되는 먼 미래의 우주선이 배경이다. 지금 관객들은 영화에 나오는 우주선 노스트로모의 기계 디자인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하지만 주인공들이 우주선 컴퓨터 ‘마더’와 의논하기 위해 컴퓨터 실로 들어가면 키들거리는 웃음을 참을 수가 없다.

반짝이는 전구들이 벽에 잔뜩 달려있고 배가 볼록한 브라운관이 벽에 붙어있는 이 공간은 70년대의 평범한 사람들이 상상한 미래 컴퓨터에 대한 이미지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고 정말 심각하게 낡았다. 하지만 70년대 관객들에게 그 이미지는 지극히 현대적이고 사실적이었다.

▲영화 [에일리언](이미지 출처: www.movie.naver.com)

몇 년 뒤에 나온 [에일리언 2]에 나오는 전자기기들은 그보다 더 발전했고 잘 묘사되었으며 더 역동적이다. 하지만 그건 여전히 브라운관이 달린 과거의 기계들이다. 제임스 카메론은 80년대 최첨단 기계들을 최대한 활용해서 근미래 분위기의 테크놀로지를 그리는 데에 성공했는데, 그게 진짜 근미래라면 좋겠지만 몇백년 뒤의 미래라면 결국 뒤쳐지기 마련이다.

미래 배경의 SF가 대부분 그렇지만 [에일리언 2]도 80년대 영화임을 염두에 두고 봐야 하는 영화이다. 참, 이 영화에서 디스플레이의 깜빡임을 어떻게 해결했냐고? 영국에서 찍어서 모니터가 모두 PAL 타입이었는데, 여기에 속도를 맞추기 위해 필름을 1초에 25 프레임으로 맞추어 돌렸다고 한다. 그 때문에 모니터가 나오는 장면에선 배우들의 움직임이 아주 약간 느려진다고 하는데, 눈치챈 사람들이 있는지 모르겠다.

▲영화 [프로메테우스]의 프로메테우스호의 내부 모습(이미지 출처: www.movie.naver.com)

3, 4편을 거쳐 리들리 스콧이 프리퀄인 [프로메테우스]를 만들면서 모든 게 정말 이상해져버린다. [프로메테우스]는 [에일리언]보다 과거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우주선 프로메테우스는 노스트로모보다 구식이다. 그런데 어떻게 영화 속에 나오는 기계들은 노스트로모보다 몇 배 더 신식인 것이다.

다른 기계들은 솔직히 잘 모르겠다. 하지만 디스플레이 장치들은 확실하게 티가 난다. 안드로이드인 데이빗이 벽 하나를 가득 채운 화면으로 [아라비아의 로렌스]를 보는 장면을 보라. 압도적인 고해상도로 지구의 바깥 풍경을 그대로 흉내내는 선실을 보라.

▲영화 [프로메티우스]의 홀로그램 디스플레이 모습(이미지 출처: www.movie.naver.com)

어쩔 수 없는 일이었을 것이다. 그들도 이런 시대착오가 신경 쓰였을 것이다. 하지만 21세기초에 SF를 만드는 사람들은 시리즈의 일관성만큼이나 지금의 관객들도 고려해야 한다. [에일리언]에 맞추어 테크놀로지를 그보다 과거로 설정했다면 영화는 진짜로 이상해졌을 것이다. [프로메테우스]는 어쩔 수 없는 타협의 결과이다. 여기에 교훈을 덧붙인다면 다음과 같다. “고전 SF 영화의 프리퀄이나 속편은 될 수 있는 한 만들지 말자.”

▲영화 [프로메테우스] 오피셜 트레일러 영상

 

과유불급, 영화 [스타 워즈: 깨어난 포스]와 [스타 워즈: 로그 원]

하지만 이를 정공법으로 해결한 영화들이 있다. 최근에 나온 두 편의 [스타 워즈] 영화들, 그러니까 [깨어난 포스]와 [로그 원]이 그렇다. [스타 워즈]의 디스플레이 기계들은 당시엔 최첨단이었다. 당시 초창기 컴퓨터 그래픽도 잔뜩 써서 70년대 관객들에겐 엄청 미래적으로 보였다. 하지만 초록선으로 그려진 그 소박한 컴퓨터 그래픽은 요새 관객들은 그냥 귀엽게 본다. 자, 그럼 오리지널 3부작 이후와 직전을 그린 이 영화들은 엑스윙과 밀레니엄 팔콘의 내부 기기들을 어떻게 그려야 할 것인가?

▲영화 [스타워즈:깨어난포스](이미지 출처: www.movie.naver.com)

정답을 말한다면 두 영화들은 내부 기기를 바꾸지 않았다. 엑스 윙과 밀레니엄 팔콘은 여전히 오리지널 3부작에 나왔던 구닥다리 디스플레이를 보여준다. [에일리언]에선 불가능했던 것이 어떻게 새 [스타 워즈] 영화에선 가능했을까? 그건 [스타 워즈]의 세계가 우리의 세계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않은 독립적인 우주이기 때문이다. 의식이 있는 로봇을 만들 수 있으면서 디스플레이 기기는 그렇게 구식이라니 이상하긴 하지만 광선검이나 포스는 말이 되던가?

▲영화 [스타 워즈: 깨어난 포스]의 광선검 결투 모습(이미지 출처: www.starwars.com)

※이 칼럼은 해당 필진의 개인적 소견이며 삼성디스플레이 뉴스룸의 입장이나 전략을 담고 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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