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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월 전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BlackRock)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가 주요 기업 CEO들에게 보낸 연례 서한이 화제가 되었다. 해당 서한에서는 기후 변화 리스크와 ESG를 투자 결정의 핵심 요소로 반영한다고 밝혔다. 블랙록은 “환경, 사회, 거버넌스 요소를 살핌으로써 경영에 대한 필수적인 인사이트를 효과적으로 얻을 수 있고, 이를 통해 기업의 장기 전망도 가능하다”라고 말하며, 전통적인 투자방식과 ESG 인사이트를 결합한 지속가능한 투자전략을 수행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유럽연합(EU)도 ESG 공시, 분류체계 등에 대한 규제를 도입하고 대부분의 유럽 지역 금융 회사뿐만 아니라 유럽에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비EU 금융회사에도 적용키로 하는 등 ESG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국내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 3월, 여야 국회의원 58명과 기업·금융기관·ESG 관련 전문기관 등 128개 기관이 참여한 ‘국회 ESG 포럼’ 발족식 및 기념 세미나를 개최하여 ‘ESG가 산업 경쟁력을 한 차원 상승시킬 중요한 기회’라는 인식을 공유하는 등 최근 국내외에서 ESG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ESG 개념은 언제, 어디서 유래된 것일까?

최근 1~2년 사이, 공공기관을 비롯한 많은 기업들이 ESG 경영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ESG가 무엇이길래 이처럼 기업과 정부 그리고 학계와 시민사회에서도 관심을 가질까?

ESG는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거버넌스(Governance)를 의미하는 것으로, 투자자들이 기업의 재무적인 정보뿐만 아니라 비재무적인 정보, 즉 ESG 요소를 고려하여 투자해야 한다는 개념에서 시작되었다.

많은 이들이 ESG는 2006년 4월,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당시 제7대 UN 사무총장이던 코피아난과 주요 연기금의 기관장이 함께 유엔 책임투자원칙(UN PRI)을 선언하며 유명해진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사실 이보다 2년 앞선 2004년 유엔 글로벌콤팩트와 IFC(International Finance Corporation), 스위스 정부가 공동으로 발의한 이니셔티브인 ‘Who Cares Wins(누가 이기는가)’에서 공식적으로 사용되었다.

당해 6월 유엔 글로벌 콤팩트는 20개 대형 금융기관과 함께 “기업들의 성공적인 경영을 위해서, 특히 주주들의 가치를 증가시키기 위해서 기업의 환경적인(E), 사회적인(S) 그리고 거버넌스(G) 측면의 이슈를 관리해야 한다”고 밝히며 ESG라는 단어가 언급된 것이다. 투자자가 환경, 사회, 거버넌스와 같은 ESG를 통합적으로 고려하여 투자하는 것이 건강한 투자 시장을 만들 수 있고, 우리 사회가 더 좋아질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후 2006년 유엔책임투자원칙(UN PRI)의 선언을 통해 이루어진 투자자의 의무와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6가지 원칙과 함께 ESG 투자 개념이 본격화되었다.


대세가 된 경영 패러다임, ‘ESG 경영’

이러한 변화는 왜 생긴 것일까?

EU는 2019년 ‘그린 딜’ 선언을 통해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강조하였고,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정부 당시 탈퇴한 파리기후협약에 재가입하며 청정 에너지를 위한 예산 투입과 함께 2050년 탄소 배출 넷 제로(net zero)를 발표했다. 또한 미국의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BTR)은 2019년 8월 연례 회의를 통해, “주주들의 이익 극대화가 기업이 존재하는 목적의 전부가 아니며, 이제는 임직원, 협력회사, 지역사회 등 ‘기업의 이해관계자 모두’를 만족시켜야 한다”는 내용에 서명했는데, 이는 기존의 ‘주주 자본주의’에서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강조하는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로의 전환을 선언한 것이기도 하다.

기업들은 더 이상 환경, 사회, 거버넌스와 같은 이슈가 재무적인 가치보다 덜하지 않다는 것에 동의하기에 이르렀다. 지난 3월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에너지 효율 개선, 유해 물질 저감 등 환경 개선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고, 많은 청소년들이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사회적 책임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고 말하며 환경과 사회에 대한 책임을 강조했다. 이 외에도 많은 기업이 ESG 전담조직을 만들고, 이사회 내에 관련 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ESG 경영을 위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의 ESG 경영 또한 활발하다. 구글은, ‘사람들이 지구를 위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을 개발한다’며 2030년까지 탄소 중립을 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기후변화에 대해 적극적으로 행동하고 있다. 실제로 구글은 100% 재생에너지만 사용하는 첫 번째 기업이 되었다. 그리고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2천만 유로를 기부하여 환경 관련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외, 글로벌 IT 컨설팅 업체 IBM도 AI 기반 인사이트를 제공하여 농업 생태계를 위해 더 좋은 품질의 식품과 지속 가능성을 지원하는 활동 등 ESG 경영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해야만 하는 것으로 진화하는 ESG, 전 세계의 움직임은?

최근 ESG가 크게 주목받고 있지만 사실 기업이 환경과 사회, 거버넌스를 중요시해야 한다는 것은 CSR 또는 지속가능경영이라는 이름으로 1970년대부터 계속 이어져 왔다. 변화가 있다면 인식의 차이다. 예전에는 기업이 하면 좋은 것으로 치부되었으나, 이제는 해야 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금융위원회는 2025년부터 자산 2조 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의 경우 ESG를 의무적으로 공시해야 함을 예고했고, 2030년 이후에는 공시의무를 전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로 확대한다고 공지했다. 이에 앞서 작년 11월에는 국민연금도 ESG를 고려한 투자 비율을 전체 포트폴리오의 50% 이상으로 하겠다고 발표했다. 사실 이러한 ESG 공시에 대한 흐름은 유럽에서 먼저 시작되었다.

유럽연합(EU)은 2017년, 500인 이상 기업에 대해 ESG 관련 정보공개를 의무화했다. 즉 EU 내에서 기업을 운영하거나 EU 내 기업과 거래를 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ESG 관련 정보를 공개해야 하고 응하지 않을 경우 불리한 조치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 2018년부터는 유럽 기업에 적용되던 비재무 정보 공개지침(NFRD)을 확대했다. 얼마 전에는 본 지침을 개편하여 2025년부터는 모든 상장사로 공개 의무 범위를 더 넓히고, 지난 3월에는 공시 의무 대상을 연기금에서 은행·보험·자산운용사 등 금융회사로 확대하였다.

영국도 작년 11월, 모든 상장기업에 대한 ESG 정보 공시를 의무화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장 올해부터 대형 연기금에 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 공개 협의체(TCFD)에 따른 ESG 현황 보고를 주문한 상태로, 만약 이행하지 않으면 최대 5만 파운드(약 78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할 계획이다. 홍콩 또한 지속가능한 금융의 중심지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2025년까지 홍콩 내 금융회사와 상장 기업들이 TCFD 기준에 맞춰 정보를 공개하는 결정을 했다.

이처럼 ESG는 국내뿐 아니라 유럽 및 아시아 각국에서 강조되고 있으며, 미국도 최근 환경 이슈를 중심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다.


위기를 기회로! ESG는 새로운 기회다!

(출처: responsiblebusiness.org)

ESG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 기업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어떤 기업에는 ESG가 새로운 장애물이 될 수 있고, 어떤 기업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2월 ‘RBA(Responsible Business Alliance, 책임감 있는 산업 연합)’에 가입했다고 밝혔다. RBA는 2004년 결성되어 현재는 전자, 소매, 자동차 등 160여 개의 글로벌 기업들이 가입되어 있고 이들의 매출액은 5조 달러가 넘으며 직접 고용되어 있는 직원도 600만 명에 이르는 등 영향력이 매우 크다. RBA에 가입한 기업들은 최소 1차 협력회사 대상으로 RBA가 요구하는 행동 강령을 요구해야 하는데 이러한 RBA의 요구 사항을 준수해야 하는 기업은 전 세계 120개 이상 국가의 수천 개 기업이 해당하며 이곳에서 일하는 근로자는 350만 명 이상인 것으로 파악된다.

RBA는 해당 기업뿐만 아니라 공급망 전반에 걸쳐 인권과 노동, 기업윤리, 환경, 안전보건 그리고 경영시스템 등 5개 분야에 대한 수준 높은 관리를 요구하고 있으며, 실제로 이러한 기준을 얼마나 잘 준수하고 있는지 기업 스스로 자가점검 및 제3자 검증을 할 것을 권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이번에 RBA에 가입하며, 국내법과 규범을 준수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글로벌 비즈니스를 위해 필요한 엄격한 행동규범을 준수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ESG 경영 강화를 위해 ‘지속가능경영 사무국’을 신설하고 전 사업부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체계적인 ESG 경영을 추진하기 위해 기후변화, 자원 순환, 지속 가능한 제품, 상생협력, 지역사회 등 5개 중점 추진영역에 대한 중장기 목표를 정립하기도 했다.

이처럼 ESG 경영은 해야만 하는 숙제를 넘어서, 기업을 튼튼하게 만드는 건강검진의 역할을 하는 기회이기도 하다. 사회와 환경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고, 기업 자체의 영속 가능성을 확인하는 주요 지표가 되기 때문이다. ESG 경영을 통해 기업들은 기업의 비재무적인 리스크를 미리 점검하고 관리할 수 있다.


ESG 뉴노멀 시대,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현시대는 투자자와 기업에게 ESG라는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환경과 사회와 거버넌스와 같은 요구는 예전부터 있었지만 지금은 요구수준이 과거와는 다르고, 기업이 체감하는 정도도 상당한 차이가 있다.

따라서 기업은 ESG 경영을 통해 글로벌 사회에서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경제적, 사회적, 환경적 가치를 창출하여 더 나은 환경과 세상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각 기업의 상황과 수준에 맞는 ESG 경영 전략을 수립하고 하나씩, 제대로 실행하여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 현재의 임직원과 사회 구성원뿐만 아니라 훗날 미래세대에게도 떳떳한 기업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 이 칼럼은 해당 필진의 개인적 소견이며 삼성디스플레이 뉴스룸의 입장이나 전략을 담고 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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