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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진하던 빛이 물체에 닿아 되돌아 나오는 현상을 ‘빛의 반사’라고 정의한다. 한편, 빛이 서로 다른 물질의 경계면에서 진행 방향이 꺾이는 현상을 ‘빛의 굴절’이라고 한다. ‘빛의 반사’는 ‘거울’에서, ‘빛의 굴절’은 ‘렌즈’를 통과하면서 일어나게 된다. 잘 찾아보면 우리 생활 곳곳에 빛의 반사와 굴절의 원리를 경험할 수 있는 물건들이 대단히 많다. 아침에 일어나서 세수를 하기 위해 욕실에 가면 세면대 위에는 좌우가 반대로 보이는 평면거울이 내 모습을 반사하여 보여준다. 그리고 아침밥을 먹기 위한 식탁에 놓여있는 숟가락은 볼록 거울 겸 오목거울이 된다. 오늘은 생활 속에서 만나는 빛의 반사와 굴절의 원리를 알아보도록 하자.


볼록거울과 오목거울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 국자의 볼록한 면으로 본 모습(좌) – 볼록거울로는 항상 작고 똑바로 된 상만 보인다. 국자의 오목한 면으로 본 모습(우) – 먼 거리에서 오목거울을 보면 거꾸로 된 상을 볼 수 있다.

숟가락의 바깥쪽 볼록한 면을 보자. 그러면 자신의 상반신 전체와 주변의 물건들이 모두 보이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볼록거울을 통해서 보면 항상 실제보다 작고 똑바로 되어있는 상들만 보여 범위를 넓게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볼록거울은 자동차의 사이드미러와 상점의 도난방지 거울로 활용된다. 볼록거울에선 거꾸로 된 상은 절대로 볼 수가 없다. 만약 볼록거울로 거꾸로 된 상이 보인다면 자동차의 사이드미러로 절대 활용될 수 없을 것이다. 상상해보자. 운전을 하다 뒤를 확인하기 위해 사이드미러를 보았는데 세상이 뒤집어져 보인다면, 바로 교통사고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 자동차의 사이드미러는 볼록거울이다. 항상 더 작은 상을 보여주기에 ‘사물이 거울에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 있음’이라고 적혀 있다.

이제 숟가락을 안쪽 오목한 면으로 비추어 보자. 자신이 거꾸로 서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오래 사용한 숟가락은 표면이 많이 긁혀 난반사가 일어나기 때문에 거울처럼 사용하기는 힘들다. 만약 구입한지 얼마 안 된 새 숟가락이라면 더 잘 보이는데, 숟가락을 좀 더 가까이 가져와보면 다시 상이 바로 서면서 돋보기처럼 더 큰 상을 볼 수 있다. 만약 반짝거리는 새 국자가 있다면 숟가락보다 더 크고 멋진 상을 관찰할 수 있다. 오목거울에서 이렇게 확대된 상을 볼 수 있기 때문에 화장대의 거울로 사용된다.

▲ 평면거울과 오목거울의 차이 – 왼쪽의 평면거울은 같은 크기의 상을 관찰할 수 있지만, 오목거울을 근거리에서 보게 되면 확대된 모습을 보게 된다.


빛을 모으는 거울은 ‘오목거울’, ‘빛을 모으는 렌즈는 ‘볼록렌즈’이다?

▲ 손전등과 자동차의 헤드라이트 내부에는 빛을 모아주는 오목거울이 사용된다.

빛을 모아 어두운 곳을 밝게 비치는 자동차의 헤드라이트와 손전등의 LED 등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빛을 모을 수 있는 오목거울로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오목거울이 빛을 모으다니? 볼록거울이 빛을 모으는 것 아닌가 하고 생각하시는 분이 있으실 수 있다. 지금 설명하고 있는 것은 거울이지, 렌즈가 아니다. 렌즈 중에선 볼록렌즈가 빛을 모으지만, 거울 중에선 오목거울이 빛을 모은다. 독자 여러분도 초등학교 때, 돋보기로 햇빛을 모아서 검은 종이를 태우는 실험을 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돋보기가 햇빛을 모을 수 있는 이유는 볼록렌즈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정리해보자면, 빛을 모으는 렌즈는 볼록렌즈, 그리고 빛을 모으는 거울은 오목거울이다.

▲ 빛을 모아주는 ‘오목거울’ – 오른쪽의 레이저 광원에서 빛이 나가 왼쪽의 오목거울면에서 반사된 후 초점에 빛이 모이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 빛을 모아주는 ‘볼록렌즈’ – 오른쪽의 레이저 광원에서 빛이 나가 중간의 볼록렌즈를 통과하면서 굴절되어 초점에 빛이 모이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반대로 볼록거울에 반사된 빛과 오목렌즈를 통과한 빛이 퍼지게 되는데, 이 또한 레이저 광선을 이용하면 관찰할 수 있다.

▲ 빛을 퍼뜨리는 ‘볼록거울’ – 오른쪽의 레이저 광원에서 빛이 나가 왼쪽의 볼록거울 면에서 반사된 후 빛이 퍼지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 빛을 퍼뜨리는 ‘오목렌즈’ – 오른쪽의 레이저 광원에서 빛이 나가 중간의 오목렌즈를 통과하면서 굴절되어 빛이 퍼지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영화에서도 오목거울과 볼록거울의 차이를 보여주는 장면이 있다. ‘번지점프를 하다’에 남자 주인공은 식당에 앉아 숟가락의 오목한 면을 보며 “이렇게 보면 거꾸로 보이는데”, 숟가락의 볼록한 면을 보며 “이렇게 하면 똑바로 보인다 알아?”라는 말을 한다. 이 장면은 숟가락을 이용한 볼록거울과 오목거울의 차이점을 확실하게 설명하는 과학적인 장면이다. 그런데 이때, 여자 주인공이 “어, 정말 그러네! 이것도 볼록렌즈, 오목렌즈 그런 건가?”하고 대답한다. 하지만 이 대답은 ‘렌즈’와 ‘거울’을 착각하고 말한 것이다. 금속 소재의 반짝이는 숟가락은 빛을 굴절시키는 ‘렌즈’가 아닌 빛을 반사하는 ‘거울’임을 다시 한번 명심하자.


빛이 꺾일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빛은 꺾일 수밖에 없는, 즉 굴절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빛은 다른 매질을 만나면 굴절하게 되는데 빛이 공기 중을 통과할 땐 공기가 매질이고 물속을 지나갈 땐 물이 매질이 된다. 요즘의 첨단 분수대들은 물속에 조명 장치가 있어서 멋진 광경을 연출하기도 한다. 분수대 속의 조명 장치에서 나온 빛은 물을 지나 공기 중으로 빛이 빠져나오는데, 이때 물과 공기가 바로 매질이다. 그리고 이렇게 물에서 공기로 빠져나오는 경우 매질이 달라지면서 빛이 굴절하게 된다.

그러면 먼저 빛이 공기에서 물로 들어갈 때 어떤 일이 생기는지 살펴보자.

▲ 빛이 공기에서 물로 들어가면서 굴절하는 모습. 공기 → 물 : 입사각 > 굴절각

레이저 광선을 이용해서 실험해보면 굴절되는 모습을 정확하게 볼 수 있다. 그리고 입사각에 비해 굴절각이 줄어드는 것도 관찰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빛이 굴절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하러 가는 최단 코스(좌)와 빛이 공기를 지나 물속에서 굴절되는 모습(우)

그림과 같이 육지의 (가)지점에 있던 필자가 바다의 (나)지점에 있는 필자의 남편을 구하러 가려고 한다. 어느 길로 갈 때가 가장 빠를까? 정답은 ③번이다. 이른바 최단직선 거리는 ②번이고, 가장 거리상으로 짧다. 하지만 필자는 ‘인어’가 아니므로 육지에서 뛰는 것이 바다에서 수영하는 것보다 더 빠르다. 즉 육지에서 뛰는 거리가 바다에서 수영하는 거리보다 긴 ③번 길로 갈 때 필자는 남편에게 가장 빨리 갈 수 있다.

빛도 이와 마찬가지로 무조건 빨리 가려고 하는 성질이 있는데 매질이 달라지면 빛의 속도에 차이가 난다. 빛은 공기에서보다 물에서의 속도가 더 느리다. 때문에 두 매질의 경계면에서 굴절되면서 ③번 코스로 지나가게 된다. 그리고 바닥에서 다시 반사된 빛이 물을 지나 공기로 다시 나올 때도 같은 ③번 코스로 나오게 된다. 공기에서 물로 들어갈 때뿐 아니라 물에서 공기로 다시 나오더라도 공기와 물에서의 빛의 속도 차이는 여전히 같기 때문이다.


생활 속 빛의 굴절 현상

그러면 이러한 빛의 굴절 현상 때문에 생활 속에서 어떠한 일들을 관찰하게 되는지 알아보자. 아래의 사진을 보면 색연필이 꺾여 보이는데, 물에 잠겨 있는 부분은 떠올라 보인다. 같은 원리로 물속에 있는 물고기 또한 실제 위치보다 더 떠올라 보인다.

▲물속에 잠긴 부분이 꺾여 보이는 색연필(좌)과 빛의 굴절 때문에 떠올라 보이는 물고기(우)

그런데 빛이 공기를 지나 물로 진입하면서 굴절하는 코스와는 반대로, 왜 색연필은 떠올라 보일까? 그 이유는 우리는 사실 ‘눈’이 아니라 ‘뇌’로 보기 때문이다. 빛이 수정체를 지나 망막의 시각세포를 흥분시키면 그 흥분을 시각 신경이 대뇌로 전달한다. 그리고 대뇌의 시각령에서 시각이 성립하게 된다. 즉 착시 현상은 대뇌에서 판단을 하므로 발생하는 것이다.

위 오른쪽 그림을 보면 빛이 공기에서 물로 들어가면서 굴절한 코스 그대로 물고기에서 반사되어 나온 빛이 다시 물을 지나 공기로 나오게 된다. 이렇게 물에서 공기로 빛이 나올 때도 똑같이 굴절해서 우리 눈으로 들어오게 된다. 이때, 빛을 인지하는 우리의 뇌는 빛이 직진해서 온 것으로 착각을 하는 것이다. 그 결과 실제 물고기가 있는 위치보다 더 위쪽에 물고기가 있는 것으로 여기게 되고 결국 실제 위치보다 떠 보이는 물고기가 되는 셈이다.

▲ 안 보이던 동전이 빛의 굴절로 인해 보이게 되는 현상

한편, 위 사진처럼 컵에 동전을 넣고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물을 부으면 동전이 보이에 되는 실험으로도 빛의 굴절 현상을 관찰할 수 있다. 간단하지만 빛의 굴절 현상에 대해 확실히 알 수 있는 실험이다. 공기와 물의 경계면에서 빛이 굴절하였기 때문에 보이지 않던 동전도 실제 위치보다 더 위로 떠올라 보이므로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영화 ‘캐스트 어웨이’를 봤다면 무인도에서 떨어진 주인공이 창으로 물고기를 잡으려 애를 쓰던 장면을 기억할 것이다. 만약 주인공이 빛의 굴절에 대한 이해가 있었다면 눈에 보이는 물고기의 위치보다 더 아래쪽을 겨냥해서 물고기를 훨씬 수월하게 잡았을 것이다.

살면서 무인도에 표류하게 되는 일이 생기는 경우는 극히 드물겠지만 만약 무인도에 표류하게 되더라도 걱정하지 말자. 빛의 굴절을 이해하고 있는 우리는 적어도 ‘캐스트 어웨이’의 주인공보다 더 정확하게 물고기에게 작살을 던질 수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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