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앰비언트 컴퓨팅은  사용자가 특별히 의식하거나 조작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환경 속에 이미 녹아든 컴퓨팅을 의미한다. 90년대 처음 등장했던 유비쿼터스와 유사한 개념이다. 유비쿼터스는 ‘신은 어디에나 계신다’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 유비쿼터스(Ubiquitous)에서 따온 말로 보이지는 않지만 어디에나 컴퓨터가 존재하는 환경을 말한다. 앰비언트 인텔리전스는 이렇게 세상이 컴퓨터로 바뀐 환경에서 자연스럽게 사람의 생활을 돕는 존재다. 이들은 전기를 켜듯 컴퓨터를 사용하는 방법을 찾는다.

이렇게 유비쿼터스한 하드웨어 기반에서 앰비언트 인텔리전스 소프트웨어에 의해 관리/지원되는 컴퓨터 사용 환경을 앰비언트 컴퓨팅이라 부른다. 개념을 세 가지로 나눠보면 ① 모든 곳에 컴퓨터가 내장되고 ② 이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어서 ③ 사용자가 자연스럽게 어디서나 컴퓨터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사용자 경험 측면으로 나눠볼 수 있다.


왜 앰비언트 컴퓨팅일까?

▲앰비언트 컴퓨팅 기술을 보여줄 수 있는 세계 최초의 무인 매장, ‘아마존 고’ (출처: 아마존 유튜브)

그런데 왜 앰비언트(Ambient)라는 단어가 앞에 붙었을까? 앰비언트는 ‘주변의(환경)’ 또는 ‘잔잔한’ 같은 뜻으로 ‘분위기’라고 생각하면 적당할 듯하다. 앰비언트 컴퓨팅이 원하는 사용 환경이 그런 모습이다. 존재는 하지만 눈에 띄지 않는. 하지만 있다는 것이 느껴져서, 원한다면 언제든 컴퓨터를 쓸 수 있는. 쓰는 방법은 마치 날 때부터 알고 있었다는 듯 자연스럽길 원한다. 좋은 도구는 쓰는 법을 되새기지 않아도 쓸 수 있어야 하는 법이니까.

어떻게 보면 운전이나 젓가락질과 비슷하다. 처음에는 분명 배워야 한다. 배우는 게 쉽지는 않겠지만 어렵지도 않다. 나중엔 이럴 땐 이렇게 해야 한다는 의식 없이 자연스럽게, 몸이 기억해서 행동하게 된다. 앰비언트 컴퓨팅도 사용자와 그런 부드러운 관계를 원한다. 요즘 아이들이 아무 생각 없이 화면을 보면 터치해서 반응을 보려는 것과 같다고나 할까. 사용자가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불편함을, 모든 마찰을 지우는 게 앰비언트 컴퓨팅의 목표다.

음악을 듣고 싶다? 블루투스 스피커를 향해 ‘조용한 크리스마스 캐롤 틀어 줄래?’하고 말하면 된다. 이미 스마트키를 장착한 차량은 운전자가 가까이 가면 저절로 문이 열린다. 무인 가게 아마존 고 스토어에서 보여준 것처럼, 가게에서 필요한 물건을 집어 들고 그냥 걸어 나오면 계산이 끝난다. 날이 추우면 침대를 따뜻하게 데워 놓고, 걷다가 가게 간판을 뚫어지게 쳐다보면 인기 메뉴와 별점이 표시된다. 앰비언트 컴퓨팅의 세상에서는, 세상이 사용자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다르게 보면 앰비언트 컴퓨팅은 컴퓨터가 적극적으로 사용자를 감지하고 환경을 관리하는 상황이기도 하다. 수동적으로 명령을 기다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상황을 파악해 그것에 맞게 반응한다는 뜻이다. 오래전부터 얘기된 홈오토메이션이나 스마트홈, 사물인터넷 같은 개념을 비롯해, 인공 지능과 빅데이터, 움직임 추적, 컴퓨터 비전 같은 기술, 웨어러블, 증강 현실과 AR 글라스, AI 스피커 같은 기기까지 앰비언트 컴퓨팅을 이루는 요소가 된다.


인공 지능, 앰비언트 컴퓨팅을 되살리다

룬샷(LoonShots)이란 말처럼, 처음에 말도 안 되는 것처럼 보이는 아이디어가 거대한 혁신을 끌어내기도 하지만, 그냥 되지 못할 꿈으로 남는 경우가 더 많다. 앰비언트 컴퓨팅도 마찬가지다. 90년대 후반 인터넷 보급과 함께 제시된 이 개념은 지나치게 앞서 나간 탓일까, 그동안 제대로 조명 받지 못하고 잠들어 있었다. 스스로 작동하는 많은 가전제품이 나왔지만, 그 제품들이 서로 제대로 묶인 적은 드물다.

진정한 앰비언트 컴퓨팅이 가능해진 것은 인공지능의 발전 덕분이다. 스마트폰이 널리 보급되면서 모바일 프로세서와 센서의 성능이 좋아지고, 가격이 내려간 것이 핵심 요인이다. 네트워크 속도가 빨라지고 클라우드 서버가 널리 쓰이면서, 부족한 개별 단말기 성능을 해결할 방법이 나왔다. 이에 지능형 가상 비서가 등장하고, 아마존 에코 같은 AI 스피커가 출시되었으며, 구글은 아예 AI 퍼스트를 선언하면서 인공 지능을 활용한 컴퓨팅 환경에 다가가기 시작한다.

음성 중심 사용자 인터페이스, 인공 지능, 엄청나게 늘어난 센서, 서로 연결되는 지능형 가전 등이 향하는 목적지는 어디일까? 바로 앰비언트 컴퓨팅이다. 어디에나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하지만 아무 때나 원하면 컴퓨터를 쓸 수 있는 환경. 개별 기술이 확산하는 형태는 다르지만 그들이 모일 곳은 눈에 보인다. 실제로 유명 IT 저널리스트 월트 모스버그는 지난 2017년 5월, 자신의 은퇴를 알리는 글을 쓰면서 지금 개발되고 있는 주요 기술들이 결국 컴퓨터가 안 보이게 사라진 앰비언트 컴퓨팅으로 가게 될 거라고 얘기하기도 했다.


아직 여전한 한계

지금 얘기되고 있는 앰비언트 컴퓨팅은 초기에 얘기했던 모습과는 조금 다르다. 사용자의 목소리를 알아듣고 일을 처리하는 AI 가상 비서 서비스를 기반으로, AI 스피커 및 웨어러블 기기를 전면에 배치한 형태다. 아마존 에코나 에코 쇼 같은 가전, 삼성 갤럭시에 탑재된 빅스비, 구글 네스트 같은 장치를 이용해 명령을 듣고, 앱 실행이나 웹 검색 같은 동작을 하거나, 여러 스마트 가전제품을 제어하는 형태다.

편해 보이지만 편하지 않다. 여전히 사용자가 명령을 외워야 하고, 편안한 대화를 나눌 수 없으며, 자사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한계도 있다. 컴퓨터가 상황을 인지하고, 학습한 사용자의 습관 같은 맥락을 고려해서 스스로 알아서 서비스를 제공하지도 않는다.  아직은 음악을 듣거나 날씨 같은 간단한 정보를 확인하거나, 운전할 때 대신 스마트폰을 제어해 주는 정도로 쓰일 뿐이다.


잊혔던 꿈, 앰비언트 컴퓨팅의 미래는?

▲손가락에 끼우는 인공지능 비서, 아마존 ‘에코 루프’ (출처:CNET Korea 유튜브)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도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카카오 미니 링크 같은 작고 저렴한 보급형 제품을 더 많이 출시해서 일단 부담 없이 써보게 하려는 시도가 가장 많다. 많이 보급되고 있는 히어러블, 그러니까 블루투스 이어폰에는 AI 기능을 호출할 수 있는 기능이 빠짐없이 들어가 있다. 아마존 에코 루프는 음성을 인식할 수 있는 반지 형태 기기다. 이케아는 더 다양한 가구에 스마트 기능을 넣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 구글 ‘네스트 허브’ (출처: Google Nest 유튜브)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환영받는 대안은 디스플레이의 부활이다. 가장 인기 좋은 스마트 스피커는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에코 쇼’나 ‘구글 네스트 허브’ 같은 스마트 디스플레이 장치다. 구글이 인수한 노스에서 개발했던 포칼스(Focals)는, 안경 렌즈에 스마트폰에서 받은 다양한 정보를 보여주는 AR 안경이었다. 예전에는 자연스럽지 않다고 생각했던 화면을 통한 상호작용이 이제 디스플레이를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쓸 수 있는 환경으로 바뀌면서 가장 친숙하고 쓰기 쉬운 인터페이스가 되고 있다.

많은 어려움에 부딪히고 있지만 예나 지금이나 좀 더 편하게 컴퓨터를 쓸 수 있게 하겠다는 목표는 달라지지 않았다. 너무 많은 사물을 자동화하는 것은 필요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지만, 사실 자동화된 대부분의 스마트 기기는 우리가 인식하지 못한다. 목표를 정해주면 알아서 처리하기 때문이다. 인구가 고령화되고 챙겨야 할 일이 점점 많아지는 세상에서 편하게 쓸 수 있고, 나 대신 알아서 챙겨주는 컴퓨팅 환경은 결국 올 수밖에 없다. 인터넷이 끊어지면 답답해서 살 수 없게 된 것처럼 말이다.

※이 칼럼은 해당 필진의 개인적 소견이며 삼성디스플레이 뉴스룸의 입장이나 전략을 담고 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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