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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것은 어떤 과정을 거치는걸까?

아침에 일어나서 눈을 뜨는 순간 광원으로부터 공기를 지나 우리 눈 속으로 들어온 빛은 투명하고 탱글탱글한 볼록렌즈인 수정체에서 ‘굴절이 일어나면서 망막에 상이 맺히게 된다이때부터 잠자리에 들 때까지 눈을 깜빡거리는 순간을 제외하고는 하루 종일 빛의 ‘굴절을 경험하게 되는 셈이다필자가 며칠 전 구매한 갤럭시S20 울트라는 선명한 OLED 화면이 인상적인데이 화면에서 나온 빛 역시 매질이 달라질 때마다 ‘굴절하면서 나의 망막에 도달하게 된다이로 인해 망막의 시각세포가 흥분하면 그 흥분을 시각 신경이 전달하게 되어, 마침내는 대뇌의 시각령에서 시각이 성립되게 된다우리가 ‘본다(,see)’ 라는 것을 과학적으로 표현하면 이러한 과정을 거치게 되는 것이다.

▲ 소의 눈에 있는 수정체빛이 수정체를 지나면서 굴절하기 때문에 확대된 글자를 보게 된다

 

다른 매질을 만나면 꺾이는 빛

빛이 한 매질에서 다른 매질로 진행할 때 그 경계면에서 진행 방향이 꺾이는 현상을 ‘굴절이라고 한다매질에 대한 정의를 보면, ‘매질(medium)’ ‘파동에 의한 요동을 이곳에서 저곳으로 전달해 주는 매개체이다빛이 공기를 통과할 땐 공기가 매질이 되고빛이 물속을 지나갈 땐 물이 바로 매질이 된다.

굴절 현상은 빛이 각각의 매질을 통과하는 속도가 다르기 때문에 일어나는데공기 속을 지나갈 때 빛의 속도는 투명한 유리를 통과할 때보다 더 빠르다두 매질에서 빛의 속도 차이가 크면 클수록 더 많이 굴절하게 된다진공을 지나가던 빛이 다른 매질을 만나면 얼마나 많이 꺾이는지 그 정도를 ‘굴절률로 표시한다각 매질에서의 굴절률을 보면진공에서 빛의 속도가 가장 빠르기 때문에 이때의 굴절률을 1로 둔다굴절률이 클수록 그 매질을 통과할 때 빛의 속도가 더 느리다모스굳기계 10번으로 가장 단단한 광물인 다이아몬드(금강석)의 굴절률은 2.4로 대단히 높은 것을 알 수 있는데빛이 진공을 지나갈 때에 비해 더 천천히 지나가게 된다.

 

굴절률이 다양한 유리일반유리 vs 내열유리의 굴절률

▲진공에서 각 매질로 빛이 진행할 때의 굴절률

진공공기다이아몬드의 경우 값이 정해져 있지만유리의 경우 일반 유리나 내열유리강화유리 등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에 1.4~1.7로 표기된다오랜 시간 가열을 해야 하는 실험을 할 때는 내열성이 없는 일반 유리로 제조된 시험관을 이용하면 가열 도중에 유리시험관은 파열된다 

일반 유리컵에 끓인 뜨거운 물을 따르면 뜨거운 물과 접촉한 안쪽 유리의 표면은 바깥쪽 부분에 비해 더 급격하게 열팽창을 하게 된다일반 유리로 제조된 컵에 뜨거운 물을 부으면 유리컵에 금이 가면서 물이 새어 나오다가 컵이 두 쪽으로 갈라지는 현상이 바로 팽창 정도의 차이에 의해 일어나는 현상이다.

하지만 최근에 우리가 부엌에서 사용하는 유리컵이나 유리그릇은 전자레인지에 가열해도 끄떡없는 내열성을 가진 용기들이 많다내열 유리는 열 팽창률이 작은 유리로 온도의 급변에 견딜 수 있는 유리이다즉 차가운 컵에 막 끓인 물을 갑자기 붓더라도 안쪽과 바깥쪽의 팽창 정도의 차이가 크지 않아 열에 견딜 수 있다는 것이다.

 

세상에는 우연히도 굴절률이 같은 물질들이 존재한다.

대체로 매질이 달라지면 굴절률도 달라지는데우연히 굴절률이 똑같은 물질이 있다.

필자가 실험할 때 사용하는 내열유리 시험관은 부침개나 튀김을 만들 때 사용하는 콩기름(식용유)과 굴절률이 똑같다두 매질 모두 굴절률이 1.4~1.5 정도 되는 것이다빛이 콩기름을 통과할 때와 내열유리 시험관을 통과할 때 속도가 완전히 같다는 의미이기도 하다이렇게 콩기름과 굴절률이 똑같은 시험관이 있으면 과학이지만 마술 같은 실험을 할 수 있다.

 ▲왼쪽 비커에 가득 찬 콩기름을 내열 유리 시험관이 든 오른쪽 비커 속에 부어 보면 깨진 조각들이 마술처럼 사라진다

비커에 물과 콩기름을 부어두면 서로 섞이지 않고 콩기름이 위에 뜨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간장에 참기름을 부어놓을 때도 볼 수 있는 현상이듯 물은 극성 물질이고 콩기름은 비극성 물질이기 때문에 서로 섞이지 않는다는 것과 밀도가 콩기름이 물보다 작기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제 물+콩기름 비커에 콩기름을 미리 부어 놓은 내열유리 시험관을 넣어보면 놀라운 일이 일어난다물에 잠긴 부분에서는 내열유리 시험관의 모습이 보이지만 콩기름에 잠긴 부분에서는 시험관이 마술처럼 사라졌다하지만 마술이 아니라 바로 굴절률이 같기 때문에 나타난 과학적인 현상이다반면 콩기름과 굴절률이 같지 않은 일반 유리 시험관의 경우 콩기름이 들어있는 상태로 콩기름 속에 퐁당 넣어보면 시험관의 윤곽이 뚜렷하게 보인다.

▲아래쪽 물에 잠긴 부분에서는 내열유리 시험관이 보이지만위쪽의 콩기름에 잠긴 부분에서는 내열유리 시험관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굴절률이 같으면 사라진다!

▲주전자의 입구를 콩기름에 넣었을 때 사라져 보인다.

내열유리라고 해도 제품에 따라 내열성 차이나 밀도가 달라서, 빛이 통과할 때 속도가 달라진다내열유리 제품에 따라서 굴절률 역시 차이가 있다.

콩기름과 굴절률이 같으면 마술처럼 사라지는 내열유리가 있다는 걸 안 순간, 필자는 부엌을 다 뒤져서 내열유리 용기에 모조리 콩기름을 담아 보았다마침내 몇 개를 찾을 수 있었는데그 중 하나가 가스레인지의 불꽃 위에 바로 올려놓아도 될 정도로 내열성이 강한 유리 주전자였다이 유리 주전자의 입구 부분을 콩기름에 넣어 보면 콩기름에 잠긴 부분은 사라지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굴절률이 서로 다른 두 매질의 경계면에서는 빛의 반사와 굴절이 동시에 일어나게 된다.

그런데, 굴절률이 같은 매질 속에 잠긴 물체는 왜 보이지 않는걸까?

빛이 진행하다가 속도가 다른 매질을 만나면 두 매질의 경계면에서 빛의 일부는 반사하고, 일부는 굴절하게 된다. 이 때 매질의 경계면에서 반사된 빛이 우리 눈에 들어오면서, 우리는 그 물질의 존재를 알게된다. 하지만 굴절률이 같은 매질 속에 잠긴 물체의 경우 각 매질을 통과하는 빛의 속도가 동일해, 두 매질의 경계면에서 이러한 반사와 굴절이 전혀 일어나지 않고 그대로 투과하게 된다. 이른바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완전 투명체’가 된 셈이다.

이러한 굴절률의 원리를 이용하면 해리포터에 나오는 투명망토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그런데 실제로 투명망토를 개발하려면 먼저, 공기와 굴절률이 동일한 망토를 만들어야 한다.

또한 그 망토는 완전히 투명하기 때문에, 무언가를 감출 수 없는 상태이다. 따라서 우리 몸의 모든 조직이 공기와 굴절률이 동일하면서 투명해져야 한다. 적혈구의 경우 붉은 색인 이유는 헤모글로빈 속의 철 성분이 산화된 상태이기 때문에 무색이 되면 산소운반이 불가능하다. 결국 공기와 굴절률이 똑같은 투명 망토를 만든다 하더라도, 현대의 과학기술로 살아있는 인간을 투명하게 만들 수가 없다는 얘기이다.

 

형광물질은 자외선 등 아래에서 빛난다!

앞서 굴절률이 같으면 사라지는 마술 같은 과학을 보았다.

이제는 맨눈으로는 볼 수 없었던 것을 나타나게 하는 실험을 해보려고 한다 . ‘블랙라이트‘는 자외선 조명등이라 할 수 있다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형광등도 자외선을 발생시키지만형광등 안쪽에 있는 형광물질이 이 자외선 자극으로 인해 가시광선으로 변환되어 방출된다.

▲블랙라이트를 비춰보면 화려하게 빛나는 만 원권 앞면과 뒷면 위조지폐 방지 역할을 하는 형광띠를 살펴볼 수 있다.

블랙라이트는 일반 형광등과 달리 안쪽에 형광물질이 있지 않은 상태로자외선은 통과되고 가시광선은 차단시키는 필터가 있다자외선이 주로 방출되기 때문에 이 블랙라이트에 형광물질이 묻어 있는 것을 가까이 가져다 대면, 형광물질이 밝게 빛나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사람 눈은 자외선은 볼 수 없지만가시광선은 볼 수 있다자외선은 가시광선보다 투과력이 더 크다가시광선은 피부 아래까지 투과되지 않지만자외선은 피부 아래까지 투과되어 멜라닌 색소세포를 자극해서 피부를 검게 타게 만든다만약 우리가 자외선을 볼 수 있다면 피부 아랫 부분도 어느 정도까지는 투명하게 볼 수 있을 것이다.

형광물질은 이렇게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자외선을 흡수한 다음에 우리가 볼 수 있는 가시광선으로 방출한다그래서 블랙라이트를 활용하면 눈으로 보이지 않던 화려한 형광의 세계를 볼 수 있다이를 이용하면 아주 멋있는 공연을 할 수도 있다.

검은 옷을 입고형광증백염료로 염색된 흰 장갑을 낀 상태에서 블랙라이트를 비추면 파르스름하게 빛나는 손만 둥둥 떠다니는 모습을 연출 할 수 있다.

암석의 종류 중에는 천연형광물질을 함유하고 있는 것도 있고위조지폐 감별을 위해 돈에도 형광프린트를 한다그래서 블랙라이트를 지폐에 비추어 보면 눈으로 보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화려한 형광 지폐를 볼 수 있다.

 

일부 세제와 휴지에는 형광증백제가 함유되어 있다.

형광증백제’의 발암 가능성피부 자극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다는 등의 유해성 논란 때문에 최근에는 함유량을 줄이고 있지만, 우리가 사용하는 일부 세제 속에도 형광증백제가 포함되어 있다세제 속 형광증백제는 태양의 자외선을 흡수한 다음 약간 파란 색깔이 나는 가시광선을 방출한다파란빛이 더해지면 흰색의 와이셔츠나 티셔츠가 더 하얗고 깨끗하게 보이게된다.

▲왼쪽은 천연펄프를 이용한 무형광 휴지오른쪽은 형광증백제가 포함된 재생휴지이다.

육안으로는 둘 다 하얗게 보이지만블랙라이트 조명 아래에서는 오른쪽 재생휴지만이 파랗게 빛난다.

또한화장지 중에서도 화장실용 두루마리 휴지 중 일부는 천연 펄프가 아닌 재생 펄프를 원료로 해서 제조하는데하얗게 보이기 위해 형광증백제를 다량 사용한다육안으로는 둘 다 하얗게 보이지만 블랙라이트 조명 아래에서 천연펄프를 사용한 휴지는 보이지 않고, 형광증백제가 들어간 재생휴지만 파랗게 빛나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시중의 각종 휴지를 대상으로 블랙라이트를 일일이 비추어 확인해 보니형광증백제 사용 여부가 표시되지 않았더라도 휴지에 ‘화장실용으로만 사용할 것식당이나 가정에서 냅킨으로 사용하지 마시오라고 표기된 휴지는 대부분 형광증백제가 포함되어 있었다반면 곽티슈는 서비스 개념의 저렴한 제품도 대부분 형광증백제가 들어가 있지 않아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다양한 제품들 속에는 다 과학 원리가 숨어 있다.

내열유리잔으로 커피를 마시면서도 그 속의 과학 원리를 한 번 더 상기해보고, 또 두루마리 휴지를 구매하더라도 형광물질이 들어 있지 않은 것을 선택하도록 하자. 보다 건강하고 과학적인 생활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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