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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정보디스플레이학회(SID)가 개최하는 ‘디스플레이 위크 2016’이 지난 5월 23일(현지시간)부터 27일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열렸다. SID는 지난 1962년 출발해 54년간 세계 디스플레이 기술 혁신을 이끌어온 전문가 집단이다. 세계 각국에서 약 5,000여명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위크 2016 전시회에는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샤프, 재팬디스플레이, BOE, 티안마를 비롯해 코닝, 아사히글라스, NEG, 나노시스, QD비전, DNP 등 디스플레이 분야 소재, 부품 기업들이 대거 참여했다. 상용 제품뿐만 아니라 연구개발 중인 첨단 기술 시제품을 한 곳에서 볼 수 있어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의 중장기 흐름을 짚을 수 있다.

 

최대 화두는 ‘AR•VR’ ‘자동차’ ‘고화질’

차량용 HUD와 룸미러에 활용되는 투명·미러 AMOLED

 

올해 전시 키워드를 꼽는다면 ‘증강(AR)•가상(VR)현실’ ‘자동차’ ‘고화질’로 압축할 수 있다. TV와 스마트폰 시장 성장세가 주춤하면서 새로운 응용 시장을 찾는 게 디스플레이 기업들의 숙제다. 1000ppi 이상급 성능이 필요한 AR•VR, 다양한 디스플레이 디자인이 요구되는 자동차는 기술 혁신과 맞물려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떠올랐다.
삼성디스플레이는 ‘AR•VR=AMOLED’라는 공식을 전면에 내세웠다. 삼성전자 기어VR을 시연하면서 AMOLED 강점을 직접 체험하도록 시연했다.

또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를 착용하면 사용자의 눈과 고해상도 디스플레이가 상당히 가까워져 쉽게 피로를 느끼고 시력 손상 우려까지 있는 것을 감안한 ‘바이오 블루(Bio Blue)’ 기술을 선보였다.
바이오 블루 기술은 디스플레이의 청색 화소가 파장이 짧아 눈의 피로와 수면장애를 일으키는 문제를 해소한다. 일반적으로 콘텐츠에서 직접 청색 파장을 조절하지만 바이오 블루를 적용한 패널은 패널 자체에서 파장을 조정하면서도 휘도 손실을 최소화한다. LCD보다 고해상도 콘텐츠를 즐길 수 있으면서 기존 AMOLED보다 눈 건강에 유리한 점을 강조했다.

Bio Blue기술이 적용된 VR용 AMOLED

 

새롭게 업그레이드한 ‘SEED 3.0(Samsung Enhanced Engine for Display 3.0)’ 기술도 공개했다. SEED 기술은 명암비, 색 온도, 선명도 등을 자동으로 조정하는 기술이다. 3.0 버전은 피부톤을 실제와 가깝게 최적화하고 야외 가독성과 동적 명암비를 보강해 전체 화질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한다.

디스플레이 명암비, 색온도, 선명도를 자동 조정해주는는 ‘SEED 3.0’

 

홀로그래픽 3D는 전체 전시장에서 유일하게 관람객이 줄을 선 공간이다. 아직은 시야각 제한 때문에 전면에서만 영상을 볼 수 있지만 영화에 등장하는 홀로그램 영상 시대가 가까워지고 있음을 실감케 한다.
5.7형 롤러블 디스플레이도 높은 관심을 받았는데 곡률 반경(10R) 등을 감안할 때 폴더블 기기 시대가 가까워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5.7형 롤러블 AMOLED

 

일본 샤프는 1000ppi 이상의 초고화질 패널로 화제를 모았다. 자사가 강점을 가진 IGZO 기반의 AR•VR용 1080ppi 2K 2.84형 패널을 내놨다.
프리폼디스플레이(FFD) 기술을 활용한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시스템도 전시했다. 12.2형 커브드 패널을 이용한 차량 내 멀티미디어 시스템, 룸미러에서 후방카메라와 뒷좌석용 카메라를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10.3형 스위처블 FFD다. 모두 OLED가 아닌 LCD 기반으로 고화질을 구현했다.

 

중국, 아직 부족하지만 추격 속도 빨라

이번 전시회에서 중국 BOE와 티안마도 LCD와 OLED 기반의 다양한 패널을 선보였다. 과거 대형 TV용 패널 기술력을 입증하는데 주력했다면 국내 기업과 마찬가지로 플렉시블, OLED, 자동차, AR•VR 기술까지 포괄했다.

BOE는 10K급 82형 커브드 TV, 98형 8K UHD TV, 베젤 두께 3.8㎜의 65형 8K UHD TV를 부스 전면에 내세웠다. 실제 관람객이 몰린 공간은 4.35형 폴더블•벤더블 디스플레이 등 첨단 기술 기반의 중소형 패널 전시다. BOE는 OLED 기반으로 무안경 3D 10.1형 UHD 패널도 전시했다. 2.8형 UHD AR•VR 패널도 선보였다.

중국 BOE와 티안마의 부스와 제품

 

티안마는 LTPS, IGZO, 퀀텀닷 등 다양한 LCD 기반 기술의 고해상도 패널을 선보였다. 자동차용 12.3형 커브드 패널, LTPS 기반의 10.4형 8K 패널(840ppi급), 저렴한 공정 비용이 강점인 10.1형 FHD 모듈 기술을 전시했다. 퀀텀닷 기반 21.3형 고해상도 패널도 내놨다. 5.5형 플렉시블 AMOLED 기반의 벤더블 디스플레이도 시연했다. 720×1280 해상도, 270ppi, 20㎜ 곡률을 구현한다.

중국 제조사 부스를 방문한 국내 전문가들은 대체로 중국의 중소형 AMOLED 기술 현황에 대해 ‘아직 격차가 크다’고 평가했다. 최소 5년, 최대 10년 수준으로 봤다. 다만 매해 빠르게 기술력을 높이고 있어 절대 안심하면 안된다는 조언도 대다수였다.
이 외에 퀀텀닷 기업들이 대형 TV서 OLED와 더 치열한 화질 경쟁을 예고한 것도 전시기간 동안 화제였다.
퀀텀닷 소재기업 나노시스와 QD비전은 퀀텀닷 TV와 OLED TV를 정면 비교하며 고화질 TV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특히 OLED TV의 유기물 소재 수명, 번인 현상 등 기존 제기된 기술 문제뿐만 아니라 높은 비용 문제까지 지적하며 합리적인 소비자 구매를 유도하는 전략을 펼쳤다. 이는 앞으로 OLED TV 업계가 풀어나가야 할 숙제이기도 하다.

 

‘디스플레이 한국’을 위해 우리만의 ‘필살 기술’ 육성해야

5.7형 QHD 플렉서블 AMOLED

 

노트 PC용 13.3형 QHD AMOLED

 

SID 디스플레이 위크 2016은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의 경쟁력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한국 기업의 우수한 기술력, 대학과 연구소의 수준 높은 연구 결과가 SID에서 입증받았다.

하지만 안심할 수는 없다. 올해 SID가 채택한 논문 수 1위는 한국(97건), 2위는 중국(96건)으로 단 한 건 차이에 불과하다. 총 제출 논문 수는 중국이 월등히 많다. 중국에서 디스플레이를 연구하는 대학이 제한적이고 주로 기업이 제출한 논문이 많은 것을 감안하면 기본적인 연구 인력 풀은 한국이 훨씬 폭넓고 탄탄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실제로 논문의 질 면에서도 한국이 상당히 우수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한국도 처음부터 우수한 연구결과를 낸 것은 아니다. 과거 일본 디스플레이 산업을 숨가쁘게 추격하던 시절, 논문 제출 수는 많았지만 질적으로 터무니없이 부족해 전문가들 사이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컸다고 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양적 질적으로 균형 있게 성장해 지금의 ‘디스플레이 코리아’를 완성했다.

결국 중국도 같은 전철을 밟고 있는 셈이다. 그럼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경쟁국이 추격하기 힘든 ‘필살’ 기술을 전략적으로 키우는 게 답이다. 현재 중국 기업들이 쉽사리 AMOLED 시장에 진입하지 못하는 것에서 해답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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