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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플레이에서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본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요? 천연의 색을 그대로 표현하거나, 사물의 디테일을 선명하게 보여주면 아주 사실감이 느껴지는 장면이 될 것입니다. 여기에 또 한가지 중요한 것이 바로 밝기와 명암입니다. 아무리 표현할 수 있는 색이 많고, 해상도가 높은 디스플레이라고 하더라도 화면이 어둡거나, 명암비가 낮으면 사물이 제대로 보이지 않고, 색상도 본연의 빛깔을 표현하지 못합니다.

과거에는 화질의 좋고 나쁨에 대해 이야기할 때 주로 Full HD나 UHD와 같은 해상도를 놓고 비교를 했다면, 최근에는 해상도는 기본적인 성능으로 두고 여기에 더해 색과 명암에 대해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몇년 전부터 고화질 영상을 위한 기술로 밝기와 명암을 다루는 HDR(High Dynamic Range)이 디스플레이를 비롯한 영상 콘텐츠 시장에서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오늘은 디스플레이에서의 HDR 기술에 대해 톺아보겠습니다.

 

HDR(High Dynamic Range)이란?

자연에는 빛이 전혀 없는 완전한 어둠부터 태양 빛에 준하는 엄청나게 밝은 범위가 동시에 공존합니다. 하지만 일반 TV나 극장의 디스플레이는 우리 눈이 볼 수 있는 밝기의 범위보다 무척 제한적인 영역만 표현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실제로 우리 눈이 보는 풍경과 TV로 접하는 동일한 풍경의 밝기에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HDR은 명암(화면의 밝고 어두운 정도)의 범위를 넓혀, 밝은 부분은 더 밝고 세밀하게 보여주고, 어두운 부분은 더 어둡게 표현하되 사물이 또렷하게 보이도록 하는 이미지 표현 기술입니다.

 

사진 촬영 분야에서 주로 사용되던 HDR

전통적으로 HDR이 주로 사용되던 분야는 영상이 아닌 사진 촬영의 영역이었습니다. 밝음과 어두움을 한눈에 폭넓게 볼 수 있는 범위를 가진 사람의 눈과 달리, 카메라는 한번에 소화할 수 있는 영역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명암의 대비가 큰 장면을 찍을 때 사람이 눈으로 볼 때와는 다른 모습으로 촬영이 됩니다. 예를 들어, 너무 밝은 피사체를 찍기 위해 카메라의 조리개를 좁히면 노출이 줄어들어 주변이 지나치게 어둡게 촬영되고, 반대로 너무 어두운 피사체를 찍기 위해 조리개를 열면 노출이 과다해져서 주변이 너무 밝게 촬영돼 백지처럼 하얗게 되며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등장한 개념이 HDR 촬영 기술로, 촬영시 노출을 높고 낮은 장면을 순간적으로 동시에 각각 찍은 후 이 2개의 이미지를 합성함으로서 밝은 곳과 어두운 곳이 모두 잘 보이게끔 적절히 담아내는 이미지 후처리 방식입니다.

 

영상 분야에서 각광받기 시작한 HDR

사진 촬영 분야에서 사용되는 HDR의 목적이 ‘명암과 관련해 눈으로 보는 실제 그대로의 화면 재현’이라면, 영상 분야에서도 그 목적은 같습니다. 다만, 영상은 전송기술과 디스플레이 기술이 연관되기 때문에 사진보다는 복합적인 구현 프로세스가 존재하며, 관련 규격과 기관도 다양합니다.

기존의 일반적인 디스플레이가 SDR(Standard Dynamic Range) 수준의 좁은 범위의 영상정보를 제공했다면, HDR은 이보다 상당히 폭넓은 영상정보를 전달해 보다 사실적인 화면을 보여주는 것이 목적입니다. HDR이 추구하는 방향은 바로 ‘실제로 눈에 보이는 화면 = TV로 보이는 화면’에 이르도록 하는 것입니다.

HDR 기술은 영상의 명암을 더 세밀하게 표현해 주기 때문에 명암에 따른 디테일한 부분들도 한 가지 색으로 뭉쳐지지 않고 또렷하게 나누어 보여주는데, 이로 인해 영상에서 느끼는 입체감이 더 커지는 효과도 함께 나타납니다.

 

HDR 구현을 위한 생태계와 핵심 요소들

HDR 영상은 ‘HDR 콘텐츠’, ‘HDR 프로세싱 디스플레이’의 2가지 요소가 갖춰져야 제대로 구현된 화면을 볼 수 있습니다.

HDR 콘텐츠는 일반적으로 HDR 전용 영상 카메라로 촬영을 합니다. HDR 전용 카메라는 일반적인 영상 카메라보다 폭넓은 범위의 명암을 담을 수 있는 감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한 장면 안에 밝기 차이가 심한 경우에도 필요한 영상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습니다.

HDR 규격은 영상콘텐츠 안에 컬러, 밝기, 명암 정보 등을 담은 별도의 메타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도록 했고 이 작업은 보통 편집 과정에서 이루어집니다. 그리고 디스플레이에서 재생할 때 이 데이터를 참고해 화면에 반영하도록 했습니다. 또한 HDR 규격에서는 영상을 재생할 때 서로 다른 각각의 디스플레이에서도 최고의 화질을 보여줄 수 있도록 약속된 처리 규약이 있고, 디스플레이에서 이 규약에 따라 콘텐츠를 HDR 효과를 살려 올바로 재현해 내도록 하는데, 이러한 과정을 톤매핑(Tone Mapping)이라고 부릅니다.

따라서 고화질의 HDR 콘텐츠를 시청자에게 제대로 보여주기 위해서는 결국 디스플레이 기기에서도 이를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성능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영상 기술과 관련된 여러 기관이 HDR 재생에 필요한 디스플레이가 갖춰야 할 일정한 기준을 각각 마련해 놓았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규격이 ‘HDR10’과 ‘돌비비전(Dolby Vision)’입니다. HDR10은 ‘UHD 얼라이언스’에서 정한 규격으로, 1000nits(1제곱미터에 촛불 1천개의 밝기 수준)의 밝기와 10bit(약 10억 가지의 색상)의 색심도를 구현해야 한다고 정했습니다. 반면 돌비비전에서는 10000nits의 밝기와 12bit(약 68억 가지의 색상)의 색심도를 구현해야 한다고 보다 높은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두 규격 모두 BT.2020(톺아보기 색체계 2편의 UHDTV 색공간)이라는 색역(Color Gamut)을 표현해야 한다는 점은 동일하지만, HDR10이 하나의 콘텐츠에 일률적인 HDR 메타데이터만 담을 수 있는 반면, 돌비비전은 각 장면(프레임)마다 별도의 메타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도록 해 보다 세밀한 HDR 구현이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고해상도에 이어 HDR로 색과 명암의 표현력까지 높아지며 자연에 가까운 고화질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되자, HDR은 TV뿐만 아니라 모바일 기기에서도 채택되는 추세입니다. 작년에 출시된 삼성 갤럭시S8이 UHD 얼라이언스로부터 세계 최초로 ‘모바일 HDR 프리미엄’인증을 받으며 고화질 HDR 영상을 플레이 할 수 있게 됐고, 그 이후 주요 플래그십 모델들도 모바일 HDR 기능을 탑재했습니다. 디스플레이의 발전과 동시에 HDR 콘텐츠도 몇년 전부터 헐리웃 영화사들을 중심으로 제작되기 시작했으며, 아마존과 넷플릭스 등에서는 HDR 콘텐츠 제공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앞으로 HDR 콘텐츠와 디스플레이가 더욱 확산되고 보편화 되면 더욱 생생한 영상 경험을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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