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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일반적으로 약 10만 가지 이상의 색을 구분할 수 있다고 합니다. 때문에 수많은 색을 구분하고 이를 일정한 기준에 따라 배열하고 체계화 하는 것은 산업 분야를 가릴 것 없이 중요한 과제였습니다. 특히 색 표현이 중요한 디스플레이 산업에서도 색에 대한 연구와 표현 능력 향상을 위해 끊임 없는 노력을 해 왔습니다.

오늘은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가장 대표적으로 사용되는 색의 체계와 그 역사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고대부터 이어져 온 색에 대한 관심

색은 빛을 통해서 구현됩니다. 태양이나 전등, 디스플레이 처럼 자체적으로 발광하는 경우 또는 그 빛이 물체에 반사돼 우리 눈의 망막에 전달될 때 우리는 색을 인지하게 됩니다. 빛과 색에 대한 기본적인 내용은 앞서 포스팅 된 톺아보기 20회를 먼저 참고하면 조금 더 이해하기 수월할 것입니다.

※ [디스플레이 톺아보기] ⑳ 빛과 색 그리고 디스플레이

색에 대한 관심은 고대에도 활발했습니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색채는 빛과 눈과 관계가 있으며 광선이 물체로부터 나와 눈의 투명 성질이 있는 부분을 통하여 눈의 안쪽 부분과 접촉하게 된다.’고 추측했습니다.

17세기에 뉴턴은 프리즘으로 태양광을 분해(분광)함으로써 다양한 광선이 태양광 안에 섞여있음을 입증했습니다. 뉴턴은 스펙트럼을 7개의 색으로 나누고 각각의 색을 혼합해 새로운 색을 만들 수도 있고, 심지어 원래의 백색광(태양광)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도 발견했습니다. 또 프리즘으로 한번 나뉜 색은 다시 프리즘을 통과시켜도 더 이상 분광되지 않는다는 사실도 실험을 통해 입증했습니다. 뉴턴의 시도는 근대 광학 발전의 시초라고 볼 수 있습니다.

19세기에 이르러서는 빛과 색의 인식에 대해 생리학적 접근도 시작됐습니다. 토마스 영은 인간의 망막에 무수히 많은 입자가 있으며, 이 입자들을 통해 빨강, 노랑, 파랑색을 감지한다는 이론을 펼칩니다. 이른바 3원색 감지 이론이 주류로 등장하게 됩니다. 이러한 토마스 영의 이론을 발전시켜 1800년대 중반에 헬름홀츠는 물감의 모든 색은 빨강, 노랑, 파랑의 세개의 원색으로 구성될 수 있다고 주장했으며, ‘빛의 혼합은 더하기(가법 혼색), 물감의 혼합은 빼기(감법 혼색)’이라는 이론을 펼쳤습니다.


CIE 1931 : 현대적 색 체계의 등장

색의 체계를 다룬 학자들은 무척 많았으며, 이론도 그만큼 다양했습니다. 오늘 톺아보기에서는 디스플레이와 관련된 현대적 색 체계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색은 조명되는 빛과 물체, 그것을 보는 사람의 눈에 따라 정해집니다. 조명에서 나오는 빛이 물체에 부딪혀 반사 또는 투과되어 눈에 들어온 광자극이 색으로서 지각되는 것입니다. 이때 빛이 강하면 밝고, 약하면 어둡고, 또 적색광이 강하면 적색으로 보이는 등 물체의 색은 조명에 따라 변하거나 보는 사람의 개인 차이에 따라서도 변합니다. 이런 문제점들이 많아지자 표준으로 삼을 수 있는 기준이 필요하게 되었으며, 1931년 국제조명위원회 CIE가 그 기준을 발표하게 됩니다.

※ 국제조명위원회(CIE;프랑스어 Commission internationale de l’éclairage) : 빛, 조명, 빛깔, 색 공간을 관장하는 국제 위원회

CIE에서 개발한 색 체계는 색을 정량화해 수치로 나타내는 것이었습니다. 광원(조명)과 이를 보는 관찰자에 대한 정보를 표준화하고 표준 광원 환경에서 표준 관찰자에 의해 관찰하는 실험을 진행한 후 색을 계량화 하였습니다. CIE에서 1931년에 발표한 색 체계 ‘CIE 1931’은 전통적이면서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는 체계로 아래 그림과 같은 다이어그램을 정의합니다. 이 영역이 인간의 눈으로 볼 수 있는 가시광선의 영역입니다.


CIE 1931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CIE는 우선 ‘표준 관찰자’라는 기준을 만들었습니다. ‘표준 관찰자’란 관찰자의 눈에서 50cm 떨어진 곳에 지름 1.74cm의 원을 바라보는 환경을 의미합니다. 1.74cm의 원을 50cm의 거리에서 볼 때 눈으로 들어오는 물체의 각도가 2도이기 때문에 ‘2도 표준 관찰자’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각도를 2도로 둔 것은 우리 눈의 구조와 시야각을 고려했기 때문입니다.

CIE는 이러한 실험 환경을 갖춰놓고 ‘조건 등색’ 실험을 합니다. ‘조건 등색’이란 두 색채 자극에 대해 시세포가 동일하게 반응을 하는 한, 우리가 두 색을 동일하게 간주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예를 들면, 똑같은 바나나를 맑은 날 야외에서 눈으로 볼 때와, 스마트폰 화면 속의 사진으로 볼 때에 그 색은 극명하게 다르게 측정됩니다. 즉, 서로 다른 빛의 파장을 갖지만 인간은 같은 색으로 인지한다는 현상입니다.

CIE는 색을 계량화 하고 적절한 배합을 실현하기 위한 방법으로 빛의 삼원색 이론에 기반해, 가시광선 스펙트럼 영역에서 파랑(435.8nm), 초록(546.1nm), 빨강(700nm)을 두고 10nm마다 기준색을 설정 한 후 표준 관측자로 하여금 기준색과 동일한지 여부를 묻는 실험을 했습니다. 10nm 파장마다 나뉜 기준색을 놓고, 실험자는 파랑, 초록, 빨강의 단색광(원색)의 강도를 조절해 색을 조합, 기준색과 조합된 색이 같은 색으로 느껴지는지 확인해 나가는 방식입니다. 이런 방식으로 삼원색의 적절한 조합으로 모든 가시광선 영역의 색을 구현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했습니다. 이것을 ‘삼자극치’ 값이라고 하며, 이 실험 결과를 토대로, 수학적인 과정을 거쳐 아래와 같은 1931 표준 관측자 함수가 만들어집니다.

하지만 삼자극치는 색을 정의하는 데 유용하지만 결과물이 쉽게 시각화되지 않았으므로 CIE는 1931년 명도와는 독립적인 2차원으로 색을 그래프화하는 색공간을 하나 더 정의하게 됩니다. 그것이 바로 위에서 소개한 CIE 1931이라 불리는 색도도입니다.

x,y,z는 함수이므로 표준 관측자 함수, x(γ), y(γ), z(γ)에 측정한 색의 가시광선 영역대 에너지 분포를 곱한 후 적분하게 되면 대문자 X,Y,Z라고 하는 값을 산출할 수 있습니다.

1931년에 제안된 이 색도도는 현재까지도 조명 광원의 색채적 속성을 표현하는 데 가장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색 체계입니다.


CIE 1976 : 보다 발전된 색 체계

CIE는 CIE 1976을 발표하면서 시각적으로 조금 더 구별이 쉬운 색공간을 제안했습니다. 색도도 측면에서 본다면 기존의 CIE 1931이 초록색 영역이 지나치가 넓고, 실제 각각의 색과의 거리(차이)가 색도도 상에서는 왜곡이 큰 경우가 많아 개선이 필요했습니다. 아래 그림에서 타원형들은 사람이 그 타원 안의 색은 같은 색으로 느끼는 영역을 의미합니다. ‘등색 영역’이라고 하는데, 초록색으로 갈수록 그 크기가 파란색에 비해 무려 10배가 차이나기도 합니다.

CIE는 이러한 문제 등을 해결하고자 1976년에 수학적 계산을 거쳐 기존의 CIE 1931을 새롭게 변형해 CIE 1976이라는 새로운 색 체계를 개발하고 색도도 또한 발표했습니다. CIE 1976은 기존에 비해 빨간색과 파란색의 비중이 늘어나 실제로 인간의 시각 특성에 더욱 가까워졌습니다.

오늘은 CIE 가 발표한 색 체계를 중심으로 그 배경과 역사 그리고 개념을 살펴봤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색 체계 안에서 디스플레이가 색을 표현하는 여러가지 색역(Color Gamut)의 기준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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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낭인 says:

    조건 등색 실험 그림 Green과 Blue wavelength value가 바뀌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