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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인공지능이나 로봇을 개발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인간의 부족한 역량을 높이고 약점을 보완하는데 있다.

인간의 지적인 약점은 소프트웨어인 인공지능을 통해서 보완하고, 신체적 약점은 하드웨어인 로봇기술을 통해서 강화시키고자 한다. 일부 사람들은 인공지능,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고 인간을 지배할 ‘적’이 될 것으로 우려하지만, 일의 효율성을 높이고 새로운 기능을 보강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도 믿는다.

사람들은 모든 로봇이 인공지능에 의해 작동되고 있다고 생각하기 쉬우나, 대부분의 로봇은 사전에 입력된 논리회로에 의해 작동되는 자동화 장치 수준에 머물러 있다. 공장 로봇을 비롯해 가정용 청소 로봇도 일정한 논리회로에 따라서 작동되므로 자율로봇이 아니다. 스스로 주변의 새로운 변화를 실시간으로 학습하고 바로 대응할 줄 아는 자율로봇이 실용화되기까지는 많은 장애물이 남아 있다.

인공지능은 같은 일만 반복해서 처리하는 논리회로와 달리, 스스로 데이터를 학습해서 일처리 방식이나 내용을 바꾸는 능력을 갖는다. 인공지능이란 표현이 마치 인간의 두뇌를 대신해서 일처리 한다는 의미로 해석되지만, 실제론 작업환경이 빠르게 변하거나 처리해야할 데이터가 많은 경우 두뇌를 보완하는 기능으로 활용하면 좋다.

로봇 역시 인체의 허약함을 보완하는 기계장치로서 더 활용가치가 높다. 인체가 견디기 어려운 환경, 인간이 감당하기 힘든 일을 대신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방사능 오염지역이나 화재지역에서 임무를 수행하고, 공장에서 인체가 감당키 어려운 고속 반복 작업이나 매우 정교하고 미세한 작업들을 대신하는 게 바람직하다. 로봇이 인간의 모습을 빼닮을 필요는 없다. 인간의 오감능력과 인체의 힘을 능가하는 하드웨어로 인간의 단점을 보강한다면 투자해서 개발할 가치가 있다. 반면, 단순히 인간의 모습으로 인간을 행동을 모방하는 로봇이라면 투자대비 실용가치가 낮다고 본다

 

인공지능의 현재와 미래

최근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분류해 주는 신경망 기계학습법 덕분에 인공지능이 크게 발달하고 있다. 신경망 학습법은 수백 계층의 필터링 질문을 통해 데이터의 패턴을 인식하는 인간의 추리능력을 모방한다. 다양한 사례에 관한 학습량이 많을수록 인공지능의 판단오류가 줄어든다.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급속히 발전하면서 누구나 실생활 속에서 인공지능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인공지능은 대화형 채팅, 안면인식, 언어 통역, 정보검색, 투자자문, 이미지 편집, 음성 모방 또는 재현, 음악 작곡과 편곡, 문체 편집 및 작성, 스포츠나 게임전략 수립 그리고 자율 운전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활용되고 있으며, 이미 인간 역량을 넘나들 정도의 성능을 보여주고 있다. 인공지능 기술을 잘 활용하면 일반인도 숙련가나 전문가처럼 높은 실력을 과시할 수 있다.

게임 분야에선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이미 인간을 역량을 뛰어 넘었다. 알파고(AlphaGo)는 바둑을, 딥스택(DeepStack)은 포커를, 그리고 오픈AI 봇(OpenAI Bot)은 e-스포츠인 도타 2 (Dota 2)에서 프로선수들을 제압하는 괴력을 보여줬다. 막강한 계산 능력을 가진 컴퓨터가 충분한 데이터와 적합한 분석 알고리즘만 있다면 인간의 직관적인 판단능력까지도 대신할 수 있다.

인간의 두뇌만이 가능하다고 주장할 수 있는 영역이 차츰 좁아지고 있다. 인공지능이 어디까지 발전할 지에 대해선 장담할 수 없다. 인공지능이 모든 영역에서 인간의 지적 수준을 초월한다는 특이점 현상을 믿는 주장이 있는 반면, 컴퓨터 학습을 통한 지적 판단능력은 범용성을 갖기 힘들기 때문에 결코 두뇌처럼 모든 영역으로 확장될 수 없고 특정영역에 한정될 수밖에 없다는 현실론적인 주장이 공존한다.

(이미지 출처 : 구글딥마인드 알파고 소개 영상)

지금까지 인공지능 학습을 위해선 충분한 데이터가 존재해야 한다고 믿었다. 하지만 딥마인드(DeepMind)가 최근에 개발한 ‘알파 제로’(AlphaZero)는 알고리즘이 스스로 게임을 익히는 과정에서 데이터를 생성하고 이를 강화학습한다. 게임 종류에 상관없이 게임 방법만 입력하면 인간의 아이디어나 데이터를 참조하지 않고 단기간에 체스, 쇼기(일본 장기), 바둑 경기에서 프로선수들을 능가하는 실력을 익혔다. 일처리 방법의 기본 원리만 알려주면 스스로 해법을 터득하는 범용 인공지능 알고리즘이라 할 수 있다. 슈퍼컴퓨터의 강력한 컴퓨팅 능력을 활용해 단기간 내 최고의 해법을 마련해 낼 수 있다.

문제는 세상 일이 게임처럼 뚜렷한 정답이 없다는 점에서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갖는 한계가 있다. 컴퓨터 학습은 데이터를 분석해서 납득할 만한 추정치를 얻을 때까지 학습변수를 조정해 주는데, 학습결과에 대해서 개발자가 옳고 그름을 가려서 판정해 주는 감독학습 방법을 주로 사용해 왔다. 하지만 인공지능의 판단을 인간이 납득할 수 없다면 그 알고리즘이 옳다고 단정할 수 없다. 인공지능의 알고리즘이 블랙박스(black box)가 되어선 안 되며, 인공지능의 판단이 어떤 근거에서 이뤄진 것인지 인간이 납득할 수 있도록 설명해 주는 알고리즘이 개발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

 

로봇의 현재와 미래

한동안 장난감으로만 여겼던 로봇도 산업현장에선 이미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자리 잡았다. 산업용 로봇은 대상 작업을 입력된 논리구조에 따라서 빠르고 정확하게 작업하는데 목적이 있으며, 생산성과 정확성 면에서 인간을 월등히 초월한다. 최근엔 로봇이 인간과 역할을 분담하는 코봇(Cobot)이 산업현장에 확산되고 있다. BMW조립라인의 사례에선 로봇-인간 공동작업으로 생산성이 85%나 증가했다는 보고가 있다.

위치가 고정된 산업용 로봇과 달리 다른 장소로 물품과 사람을 옮기는 이동 로봇이 앞으로 크게 관심을 받게 된다. 이동 로봇은 물류창고에서 활용되는 키바(KIVA) 로봇이나 일정 지역에서 운행하는 무인주행자동차가 대표적이다. 인공지능보다 주로 논리구조에 따라서 작동된다는 점에서 부분자율로봇이다. 궁극적으로는 완전 자율주행자동차와 같이 인공지능에 의해 작동하는 진정한 자율로봇 시대가 10년 내에 가능할 것이란 주장도 있다.

자율로봇의 핵심은 이동과 동작의 안전성에 있다. 예를 들면 평창 동계올림픽 개 · 폐막식 현장의 상공에서 천여 대의 드론이 오륜기와 수호랑 마스코트 형상을 멋지게 그려냈다. 만약 일부 드론들이 실수로 제 위치를 이탈한다 해도 특별히 문제될 것은 없다. 하지만 얼마 전 우버 자동차 사고처럼 자율 주행차가 주행 중 갑자기 나타난 보행자를 인식하지 못할 경우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인공지능 기술이 발달하고 있지만 자율로봇을 작동시킬 만큼 인공지능 기술이 충분히 발달했다고 아직은 단정하기 힘들다. 특히 로봇의 시각감지능력이나 3차원 이미지 분석속도는 자율로봇시대를 단기간 내에 모방하기 어렵다. 혼다가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한 지 20년이 더 지났지만 아시모(Asimo)는 아직도 미지의 복잡한 공간을 자율보행하지 못한다. 최근에 보스톤다이나믹스(Boston Dynamics)가 공개한 네 발로 걷는 스팟미니(Spotmini)로봇은 사람의 방해를 무릅쓰고도 방문을 열고 들어가는 연기를 보여줬다. 하지만 이런 연기는 다 충분히 준비된 연출의 결과일 뿐이다.

▲ 보스턴 다이나믹스가 개발한 4족 로봇 스팟미니(이미지 출처 : 보스턴 다이나믹스 홈페이지)

로봇기술은 아직 예측 못한 공간에서 뛰거나 달릴 만큼 실시간으로 3차원 공간을 인식하는 수준까지는 발전하지 못했다. 자율자동차들도 충분히 정교한 지도가 확보된 도시에서만 안심하고 고속주행이 가능하다. 드론이 고속으로 날면서 각종 연기를 하는 것도 충분히 공간을 인식하는 훈련을 거친 결과다. 인공지능이 로봇의 자율동작을 보증할 만큼 충분한 공간인식 능력을 갖추려면 로봇의 컴퓨팅 능력이 지금보다 수천 배 이상 강화되야 하며 자체 인공지능 학습 칩이 실시간으로 공간데이터를 해석해서 처리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산업용 로봇을 제외하고는 로봇의 시장성은 매우 협소하다. 더욱이 로봇은 활용가치에 비해 제작비가 너무 많이 든다. 다양한 동작을 할 수 있도록 로봇이 개발되지만 특별한 소재, 센서, 모터들이 많이 필요하다. 인체엔 움직이는 관절이 300여개 이상 되지만 로봇의 움직이는 관절은 수십 개에 불과하다. 물리적으로 인체의 움직임을 로봇이 재현할 수는 없다. 따라서 로봇은 인체가 감당할 수 없는 특수 용도로 제작되야 하며, 우주탐험 로봇처럼 제작비가 걸림돌이 돼선 안 된다.

▲ 일본 소프트뱅크의 로봇 페퍼 (이미지 출처 : 소프트뱅크 홈페이지)

간단한 일반용 로봇이라도 부품 수명이 길지 않기 때문에 로봇 수명은 짧다. 또 부품 수명이 다하기 전 소프트웨어가 갱신되어야 하는 상황에 쉽게 직면한다. 따라서 고가 로봇을 일반이 구매하기는 적합하지 않고, 일본 소프트뱅크가 판매한 페퍼로봇처럼 소프트웨어 사용료 형식이나 로봇 임대형식으로 시장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면 감성로봇이나 대화형 서비스 로봇처럼 단순한 움직임만을 구사하는 로봇이라면 단기간 내에 실용적인 시장을 열 수도 있다.

 

인공지능은 실용성, 로봇은 특수성

미국, 중국, 영국, 캐나다, 일본, 독일, 싱가포르, UAE 등 전세계 국가들은 인공지능 기술을 통치 행위에 활용하는 전략을 수립하고 실용기술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민간 기업들도 기업운영과 상품의 차별화 그리고 고객 서비스에 인공지능기술을 적극 활용하고자 한다. 인공지능은 실용성이 무궁무진하다는 점에 장점이 있다. 인간의 힘만으론 해결하지 못했던 수많은 과제들을 해결해 주는 마법의 도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와 달리 로봇은 다양한 동작을 구사하는 로봇들이 개발되고 있지만 가격이나 기능면에서 대중적으로 실용성을 찾기가 매우 어렵다고 본다. 간호로봇이나 재활로봇 등이 일부 시장을 형성할 수 있다고 거론되지만 경제성이 문제이며, 지능형 자율로봇이 실생활 공간에서 활용된다면 대화형 소형 서비스 로봇이 중심이 될 것이다. 당장은 우주탐험, 심해탐험, 방사능 지역이나 재해지역 탐사 등 인체가 감당할 수 없는 특수용도용 로봇에 대한 기술개발이 관심 대상이 될 것이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휴머노이드 형 자율지능로봇은 당분간 잊어도 좋다고 나는 생각한다.

※이 칼럼은 해당 필진의 개인적 소견이며 삼성디스플레이 뉴스룸의 입장이나 전략을 담고 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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