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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전문은행 1호 케이뱅크가 2017년 4월 3일 0시부터 영업을 개시한지 48시간도 지나지 않아 신설 계좌가 6만 건을 훌쩍 넘겼다는 소식이 들렸다. 이어 2017년 7월에 출범한 카카오뱅크는 단 5일 만에 100만 개의 신규 계좌를 확보했다는 뉴스가 언론을 통해 크게 보도되었다. ‘모바일 온리(mobile only)’로 365일 24시간 서비스 이용이 가능한 은행의 등장은 기존 금융권에 일종의 사건이 되고 있다.

 

인터넷 전문은행의 등장

인터넷 전문은행(Direct Bank, Internet Primary Bank)의 개념에 대해서는 다양한 견해가 있으나, 은행법 개정안에 따르면 “전자금융거래의 방법으로 업무를 영위하는 은행”으로 정의된다. 즉, 인터넷 전문은행은 “물리적인 점포 없이 혹은 극소수의 영업점을 가지고 업무의 대부분을 비대면 거래 방식, 예를 들어 ATM, 인터넷 등의 전자매체를 통해 영위하는 은행”을 말한다. 해외의 경우 설립 초기에는 완전 무점포 형태의 인터넷 전문은행이 설립되었으나, 이후 오프라인 시설을 보완적으로 이용해 영업력을 강화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이는 인터넷을 통해 은행서비스를 제공하는 영업형태인 인터넷 뱅킹과는 법적 실체에 있어서 구별되는 개념이다.

인터넷 전문은행은 무점포 영업을 통한 획기적인 비용 절감, 지역적 제한이 없는 넓은 영업 영역, 소비자의 직접적인 점포 방문 불필요로 인한 효용 증대 등의 장점이 있다. 그러나 초기 투자비용이 높아 적정규모 이상의 고객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수익성 저하에 따른 부실화 우려도 상존한다. 최초의 인터넷 전문은행은 1995년 미국에서 설립된 시큐리티 퍼스트 네트워크 은행(Security First Network Bank: SFNB)으로 현재의 인터넷뱅킹 체계를 만들었다. 이어 1998년에는 유럽 최초의 인터넷 전문은행인 에그 뱅크(Egg Bank)가 영국에서 설립됐고, 2000년에는 일본에서 재팬 넷 뱅크(Japan Net Bank)가, 중국에서는 2016년 위뱅크(WeBank)가 출범하면서 인터넷 전문은행 시대의 시작을 알렸다. 이처럼 해외의 경우 다수의 인터넷 전문은행이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2001년과 2008년 각각 인터넷 전문은행의 도입이 추진된 바 있다. 그러나 2001년의 경우 은산분리 규제와 대기업 중심의 추진 방식에 대한 논란 및 자금 조달 실패로, 2008년의 경우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은행업 전반의 자산 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과당경쟁 및 수익모델의 취약성에 대한 우려로 인해 도입이 중단되었다.

 

핀테크의 발전과 국내 현황

최근 핀테크(Fintech)의 발전으로 성장성 및 수익성 둔화에 직면한 은행업의 경쟁력 강화 및 소비자 편의성 제고 차원에서 인터넷 전문은행의 중요성이 재차 부각되었다. 가장 보수적인 금융(Finance)과 혁신을 선도하는 기술(Technology)의 결합으로 탄생한 핀테크가 전통적인 금융 산업 전반에 걸쳐 혁명적인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그러나 핀테크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공감대를 찾기 어렵다. 답하는 사람에 따라 인터넷 은행이나 애플페이 등의 결제 서비스 또는 비트코인(Bitcoin)을 핀테크라고 답한다. 그런데 핀테크에 대한 정의가 무엇이든 간에 공통점이 있다. 핀테크가 ‘기술을 이용해 금융 시스템을 보다 효율적으로 만드는 기업들로 이루어진 산업’이라는 것이다. 금융과 기술의 결합이라고 단순히 기술 혁명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폭넓게는 정보 혁명, 그리고 더 나아가 네트워크 혁명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이를 종합하면 핀테크는 “정보기술을 이용하여 금융 산업을 해체하고 금융 서비스를 네트워크화(化) 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단지 기존 금융 시스템의 효율성을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보다 편리하고 저렴하며 안전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2017년 9월 말 기준으로 카카오뱅크에 총 390만 명이 신규 계좌를 개설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수신(예 · 적금)과 여신은 각각 3조 1200억 원과 2조 5700억 원에 달했고, 체크카드 발급 건수도 280만 장에 이르렀다. 케이뱅크는 신규 계좌 51만 좌와 체크카드 47만 장을 발급했고, 여 · 수신은 각각 6600억 원과 8400억 원에 달한다. 카카오뱅크는 현재 거래 수수료가 면제되는 ATM을 11만 6000개 확보하고 있다. 전국에 12만 개의 ATM이 운영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이는 전국 단위에서 ATM을 활용할 수 있는 규모로 판단된다. 케이뱅크는 현재 1만 6000개의 ATM을 운용 중이고, 연내 1500개의 ATM을 추가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뱅크는 시중은행의 10분의 1수준의 수수료만으로 이용할 수 있는 해외송금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서비스 개시 한 달 동안 7600여건(1540만 달러)의 해외송금이 발생했다. 케이뱅크는 최근 개인사업자를 겨냥한 여신상품을 내놓은 데 이어, 조만간 주택담보대출도 선보일 계획이다. 아울러 방카슈랑스 영업도 개시하는 등 사업 범위를 점차 확대하고 있다. 이처럼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돌풍을 일으키면서 제3인터넷 전문은행의 사업자로 누가 뛰어들지도 업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현재 인터넷전문은행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은행은 물론 저축은행 · 증권사 · 보험사 등 제2금융권이 적극 참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인터넷전문은행에 참여하지 않은 KEB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은 물론 중금리 대출 시장에서 인터넷전문은행과 직접 경쟁해야 하는 저축은행 업계도 인터넷전문은행 참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지난 2015년 예비인가에 도전했다 탈락한 인터파크 컨소시엄 소속 기업도 유력 후보군으로 꼽힌다.

※ 방카슈랑스: 은행과 보험사가 협력해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인터넷 전문은행의 성공 조건은?

이러한 인터넷 전문은행의 열풍에도 불구하고 현재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급증하는 대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증자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향후 은산분리 규제 등과 관련해 규제 당국과 사업자들 사이에 갈등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당장 급증하는 대출의 건전성에 대한 우려도 만만찮다. 케이뱅크는 6월 말에 직장인 신용대출 상품 판매를 중단했고, 카카오뱅크는 영업개시 2주 만에 대출한도를 수시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우선 대출 속도를 조절하려는 측면도 있지만, 업계에선 두 은행이 대출 건전성에 대한 고민도 상당하다고 보고 있다.

국내 인터넷 전문은행들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규모의 경제 달성이 가능한 고객 기반 확보와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차별화된 고객 서비스 중의 하나로 인터넷 전문은행이 제시하고 있는 것은 신속성과 편의성이다. 최초 가입 시 비대면 인증 방식(non-face-to-face identification)으로 최소한의 소요시간을 제외하면 약 5~7분 내 계좌개설이 가능하다. 이후 접속 시 공인인증서가 필요 없는 간편 로그인 방식을 이용해 사용 편의성을 강조한다. 다양한 기능과 많은 콘텐츠를 가진 기존 은행의 모바일 뱅킹과는 속도감이 다르다. 친근하고 접근하기 편리한 UI(User Interface) ∙ UX(User Experience) 역시 소비자의 거부감을 경감시킨다. 그 외에 시중은행에 비해 예 · 적금 금리는 높게, 대출 금리는 낮게 설정하여 고객들의 니즈에 부응하는 가격 경쟁력 역시 중요한 요소이다. 그러나 가격 의존형 비즈니스 모델에서는 경계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1990년대 미국에 설립된 넷뱅크(NetBank)와 넥스트뱅크(NextBank)는 시중은행보다 3배나 높은 예금 금리 등 공격적인 가격경쟁을 벌였으나 수익성은 저조했다. 특히 넷뱅크는 전산설비 등 시스템 구축에 따른 초기 투자비용을 회수하지 못해 결국 부실화됐다. 반면, 2000년대 중반에 설립된 일본의 지분뱅크(Jibun Bank)와 독일 피도르뱅크(Fidor Bank)는 모바일에 최적화된 상품 등 서비스 경쟁 전략으로 시중은행과 차별화에 성공했다. 미국 자동차 회사인 제너럴 모터스(General Motors, GM)가 세운 앨리뱅크(Ally Bank)는 오토론, 리스, 카드 등에 특화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가격경쟁력 대신 소비자 편의성 중심의 영업 전략을 구사한 인터넷 전문은행들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성을 거두고 있는 것이다.

국내 인터넷 전문은행들의 경우 지점 설립에 제한이 있어 대면 영업을 기반으로 하는 기업이나 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거액의 법인 대출 규모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금리 대출 시장을 중심으로 한 소매금융에 주력할 것으로 보여, 여신 측면에서 기존 은행들의 시장 지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측된다. 주요 고객 집단이 상이한 여신과 달리 수신 측면에서는 인터넷 전문은행과 기존 은행들의 경쟁이 불가피할 것인데, 금리 경쟁력을 보유한 인터넷 전문은행의 파급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온라인으로만 운영되는 인터넷 전문은행은 비용 효율성이 우수함으로 이를 활용해 기존 은행들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높은 예금 금리와 낮은 대출 금리를 적용할 수 있다. 이러한 금리 및 수수료 경쟁은 기존 은행들의 가격 경쟁력 약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고, 향후 수익성 저하 압력이 가중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세대 은행’의 등장?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은행의 미래

은행의 미래에 대해서는 다양한 예측이 있다. 미래학자 브렛 킹(Brett King)은 더 이상 은행 지점에 사람이 필요 없게 될 것이며, 인공지능(AI)같은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새로운 기술이 은행업의 본질을 모두 바꿀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브렛 킹은 가까운 미래에 알리페이(Alipay)나 우버(Uber)와 같은 기술 기업들이 기존 은행을 대체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많은 전문가들은 미래의 기술에 의해 은행산업이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맞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씨티(Citi)그룹은 ‘디지털 붕괴(Digital Disruption)’라는 보고서에서 금융 기능이 스마트폰 속으로 들어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리고 가상화폐가 현금을 대체하며 은행 없이 개인 간(P2P) 거래가 증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러한 일이 발생할 경우 향후 10년 동안에 미국과 유럽의 은행 직원이 3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실제 2015년 현재 약 260만 명인 미국 내 은행원은 2025년경이면 180만 명으로 감소하고, 같은 기간 유럽은 37%의 인원이 줄어들 전망이다.

또한 은행, 증권, 보험, 카드 등으로 나뉘어 있는 금융이 하나로 연결될 전망이다. 미래에 등장할 2세대 은행은 금융, 통신, 유통,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 등이 하나로 결합해 기존 금융회사를 대체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일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존 은행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술 발전의 속도에 맞추어 자신이 가지고 있던 강점을 버리고 새로운 강점을 발굴 할 수 있어야 한다. 제이피 니콜스(JP Nicols) 핀테크포지(Fintech Forge) 매니징디렉터는 “미래는 인간의 속도로는 충분하지 않은 시대”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는 기존 은행들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성공할 수 있던 방법으로 한다고 해서 미래의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성공에 대한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조언한다. 니콜스는 과거의 방식을 개선하는 방식은 더 이상 작동하지 않을 것이기에 자신을 와해시키고 파괴적 혁신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칼럼은 해당 필진의 개인적 소견이며 삼성디스플레이 뉴스룸의 입장이나 전략을 담고 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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