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넓게 펼쳐진 바다에서 물고기를 벗 삼아 자유롭게 유영하는 것. 누구나 한 번쯤 꿈꿔보는 그림입니다. 그런데 그림 속 주인공이 된다는 게 상상 속에서만 가능한 일일까요? 적어도 ‘이들’에게는 아닙니다.

단 한 번의 호흡으로 수중 세계의 황홀함을 만끽하는 사람들, 삼성디스플레이 프리다이빙 동호회 ‘숨’ 회원들을 만나고 왔습니다.

 

Q. 프리다이빙 동호회라고 하니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는 지금, 더 흥미가 생기는데요. 동호회 소개부터 부탁드립니다.

이규철 프로: ‘숨’은 프리다이빙을 즐기는 삼성디스플레이人들이 모인 동호회입니다. 현재 총 35명의 회원들이 다이빙을 즐기고 있습니다. 한 달에 한 번 수영장 정기모임을 통해 호흡법과 다이빙 기술, 자세 등에 대해 배우고. 제주도, 필리핀 등지로 해양 투어를 떠나기도 합니다. 오늘 인터뷰에는 분위기 메이커 김성현 프로, 자타가 인정하는 4년 차 베테랑 다이버 조현확 프로, 환한 미소가 매력적인 홍기호 프로 그리고 당찬 막내 전종기 프로가 함께 나왔습니다.

 

Q. 사람들에게는 스킨스쿠버, 스쿠버다이빙이라는 용어가 더 친숙할 것 같은데, 프리다이빙과는 다른 것인가요?

전종기 프로: 호흡 장치의 도움 없이 자신의 호흡만으로 잠수해 깊이나 거리로 실력을 겨루는 수중 스포츠가 바로 프리다이빙입니다. 공기통과 같은 기구의 도움을 받지 않는다는 점에서 스쿠버다이빙과 다르죠. 오직 자기 자신의 몸에 의존해 비교적 자유롭게 바다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무척 매력적입니다.

조현확 프로: 수영처럼 프리다이빙 안에도 개별 종목이 있는데요. 크게 수영장 종목과 해양 종목으로 나뉩니다. 수영장 종목으로는 수면에 떠서 가장 편안한 상태로 숨을 참는 스태틱, 핀(오리발)을 신고 잠영하는 다이나믹과 핀 없이 잠영하는 다이나믹 노핀이 있습니다. 해양 종목에는 핀을 이용해 최대 수심까지 하강 후 핀킥으로 상승하는 CWT와 핀 없이 맨몸으로 상승하는 CNF, 핀 없이 라인을 잡고 하강하는 FIM 등이 있습니다. 영화 ‘그랑블루’를 보신 분이라면 더 쉽게 이해하실 것 같아요.

 

Q. 물속에서 맨몸으로 느끼는 자유로움이 어떨지 경험하지 않고는 짐작이 잘 안 가는데요. 프리다이빙만이 가지는 매력은 무엇인가요?

홍기호 프로: 공기통 대여, 충전 등 장비와 관련된 문제가 없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든 편리하게 다이빙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죠. 입·출수에 대한 번거로움도 없어 자유롭게 온몸으로 바다를 만끽할 수 있습니다.

김성현 프로: 장비를 착용하고 들어갈 때와 맨몸으로 들어갈 때 몸에 와닿는 바다의 모습이 굉장히 다른데요. 스쿠버다이빙은 물속에서 호흡하는 반면 프리다이빙은 숨을 참고 있기 때문에 사방이 정말 고요합니다. 자신의 심장소리만 들리죠. 그 고요함 속에 있으면 마음이 저절로 편안해집니다. 솔직히 맨 처음에는 많이 무서워요. 근데 시간이 지나면 그 상황을 점점 즐기게 됩니다.

조현확 프로: 웨이트 벨트를 착용하고 중성부력을 맞추면 물속에서 뜨지도, 가라앉지도 않아요. 몸에 어떠한 힘도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엄마 뱃속에 있을 때 이런 기분이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편하고 자유롭습니다. 천천히 호흡하면 정신적으로도 많이 안정됩니다.

전종기 프로: 물 아래에서 햇살이 내리쬐는 물 밖을 바라볼 때 느껴지는 쾌감 역시 겪어보지 않았다면 결코 알 수 없는 프리다이빙만의 매력입니다.

 

Q. 김성현 프로님이 “처음에는 무서웠다”는 말씀도 하셨는데요.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들도 대부분 장비 없이 맨몸으로 물속에 들어간다고 하면 ‘위험하진 않을까?’라는 걱정을 할 것 같습니다.

조현확 프로: 본격적인 다이빙에 앞서 안전을 위해 철저하게 준비합니다. 기본적인 준비 운동을 비롯해 줄을 잡고 천천히 오르내리며 자신의 몸 상태를 확인하는 과정을 반드시 거치죠. 교육을 받을 때도 위험 대처법 등 안전에 대해 제일 많이 배웁니다. 해양 투어 때도 강사님이 안전 책임자로 함께 동행하고요.

홍기호 프로: 그리고 버디 시스템으로 반드시 2인 1조로 짝을 지어 다이빙을 합니다. 한 사람이 다이빙을 하는 동안 다른 한 사람은 혹시 모를 사고나 위급 상황에 대비하는 거죠.

 

Q. 듣기만 해도 짜릿한데요. 주로 어디서 다이빙을 즐기시나요?

김성현 프로: 동해나 남해에 주로 많이 가는 편입니다. 서해는 비교적 수심도 낮고 뻘이 많아서 시야가 좋지 않거든요. 바다마다 저마다 특색과 매력이 있어서 한 군데만 정해서 가지 않고 여러 군데 다니고 있습니다. 국내 다이빙이 힘든 겨울에는 해외로 나가기도 합니다. 지난 1월에 필리핀 모알보알에 다녀왔는데 수온이 따뜻해 국내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수중 산호나 물고기들을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Q. 동호회 활동, 특히 ‘숨’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즐거움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홍기호 프로: 뭐니 뭐니 해도 동료들과 물속을 누빌 수 있다는 점이죠. 우리 동호회 특유의 가족 같은 친근한 분위기도 자랑거리입니다. 가족 여행 같은 화목한 분위기 덕분에 늘 다음 투어가 기다려집니다.

김성현 프로: 다양한 해양 생물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직접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죠. 전날 횟집에서 먹었던 물고기도 종종 만나고요.(웃음) 어촌마을 시스템을 갖춘 곳에서는 비용을 지불하고 채집도 가능합니다. 무조건 수심 기록을 경신하는 것뿐만 아니라 새로운 세상을 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이규철 프로: 해양 투어를 다니다 보면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종종 발생하는데요. 삼척 장호항으로 떠났던 첫 번째 해양 투어에서 어민 분들이 불법 채집을 의심해 배를 타고 오셔서 다이빙을 못하게 하신 적이 있었습니다. 아니라고 거듭 말씀드려도 믿지 않으시더라고요. (웃음)

 

Q. 환상적인 수중 풍경을 직접 보는 것만으로도 힘이 될 것 같습니다. 프리다이빙이 회사생활에도 활력을 주는 부분이 있나요?

조현확 프로: 물속에 들어가면 불필요한 생각이 없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스트레스도 해소되죠.

이규철 프로: 다이빙 자체가 주는 쾌감도 있지만 한 달에 한 번 도시를 벗어나 자연과 마주하면 기분 전환에도 최고입니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기 때문에 다녀오고 나면 회사 생활에도 활력이 돕니다.

김성현 프로: 개인이 동호회를 만들고 활동하려고 하면 무척 힘든데 회사에서 직원들의 건강한 여가활동을 위해 모집에서부터 홍보, 운영 전반에 걸쳐 지원해 주니 그런 점에서 무척 편합니다.

 

Q. 이 인터뷰로 인해 프리다이빙에 관심을 갖게 되는 분들이 많을 것 같은데요. 프리다이빙을 즐기기 위해서는 어떤 것들이 필요한가요?

홍기호 프로: 자신감과 자기 믿음만 있으면 누구나 시작할 수 있습니다. ‘난 수영을 못하는데 괜찮을까?’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저도 프리다이빙 시작 전까지만 해도 수영을 못했어요. 프리다이빙을 좀 더 재미있게 즐기기 위해 수영을 따로 배웠죠. 스스로 업그레이드된다는 느낌이 무척 짜릿합니다.

조현확 프로: 자신감과 믿음을 갖고 프리다이빙의 세계로 들어오셨다면 다음으로 라이선스를 취득해야 합니다. 수영장이든 바다든 다이빙을 즐기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라이선스가 필수죠. 동호회 회원이 되시면 라이선스 취득에 필요한 다양한 교육도 받으실 수 있으니 관심이 있다면 언제든 ‘숨’의 문을 두드려 주세요.

김성현 프로: 함께 다이빙을 즐길 좋은 동료도 빠질 수 없겠죠. 라이선스는 있는데 투어를 함께할 동료가 없다면 ‘숨’으로 오세요. 즐겁고 신나는 투어! 저희가 책임집니다.

 

Q. 마지막으로 여러분께 다이빙은 어떤 의미인가요?

홍기호 프로: 가족입니다. 물속에서 사랑하는 아내를 만나 지금의 예쁜 가정을 꾸렸기 때문이죠. 온 가족이 함께 다이빙을 즐길 날을 늘 꿈꿉니다.

이규철 프로: 스스로의 한계에 도전하는 스포츠라는 점에서 저에게 프리다이빙은 도전입니다.

전종기 프로: 워킹데이 끝에 찾아오는 달콤한 치유인 것 같습니다. 생각을 하면 뇌가 산소를 쓰기 때문에 물 속에선 머리를 깨끗이 비워야 해요. 자연스레 걱정 고민 스트레스도 모두 날아간답니다.

김성현 프로: 심신을 튼튼하게 만들어주는 효과 만점의 보약입니다. 건강한 제 회사 생활의 비결이죠.

조현확 프로: 설렘입니다. 바다는 저에게 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거든요. 오늘은 어떤 모습으로 반겨줄까 늘 기대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오늘도 물속으로 들어갑니다!

 

물속을 유유히 헤엄치며 다이빙의 매력을 만끽하는 숨 회원들의 모습에서 진정한 자유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미지의 세계에 도전하는 탐험가들답게 호기심과 열정, 그리고 긍정적인 생각으로 가득했습니다. 이번 여름, 특별한 도전을 해보시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