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음의 향취가 한층 짙어가던 여름 초입의 어느날.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가족봉사단이 자연의 소중함을 온몸으로 느껴보겠다며 충남 아산시 영인산에 올랐다. 환경정화활동과 더불어 미처 몰랐던 자연의 속살까지 느껴보겠다는 것이 이번 활동의 취지. 오감으로 교감한 후, 그들에게 ‘자연’의 의미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들어보기 위해 그 걸음에 함께했다.

 

보물 찾기보다 신 나는 쓰레기 찾기

“아빠, 우리 보물찾기 하는거야?”

“응. 제일 많이 찾은 사람이 1등 하는 거야. 잘할 수 있지?”

갑작스러운 무더위에 나무가 울창한 숲도 뜨겁게 달궈진 지난 6월 11일. 영인산 등산로 환경정화활동을 앞둔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쓰레기줍기를 ‘보물찾기’에 비교하며 오늘의 할 일을 설명 중이다.

참가한 가족들 대부분이 평소 건강을 위해 산에 올랐었기에, 비닐봉투를 손에 든 오늘은 기분이 조금 새로운 게 사실이다. 사람들의 발길이 미치지 않을 법한 곳에까지 버려져 있는 쓰레기를 보니 그동안 ‘나부터 자연에 무관심했던 것은 아닌가’ 반성도하게된다.

1시간쯤 걸었을까. 어느새 비닐봉투가 쓰레기로 두둑해졌다. 열아홉 가족 손길이 한데 모인 덕분인가. 등산로가 비질을 한 듯 깨끗해진 모습이다. 폴짝폴짝 뛰어가며 쓰레기를 줍던 아이들도 정말 한움큼의 보물이라도 찾은 양 신나고 득의양양한 표정이다.

5월 가족봉사활동에도 참가했다는 재무팀 정희태 차장의 딸 정종희 양은 “처음에는 학교봉사 점수를 채우기 위해 나오기 시작했는데, 지금은 봉사 점수를 다 채웠는데도 꾸준히 나오게 된다”고 수줍게 고백한다. “매번 빈틈없이 꽉 채운 느낌으로 봉사하는 탓에 육체적으로 힘들기는 하지만 그 이상으로 얻는 것이 많아 보람이 크다”는 게 그 이유. 아마 다른 참가자들도 같은 이유로 가족봉사활동을 ‘끊지 못하는’것아닐까. 몸과 정신이 좋은 기운으로 채워지는 중독성 때문에 말이다.

걸음마다 스며드는 대지의 숨결

이왕 자연 속으로 들어온 것, 제대로 교감해 보기로 한다. 그래서 마련한 것이 숲 해설사와 함께하는 숲 체험 프로그램. 사실 이번 봉사활동은 공지된 지 하루 만에 신청자가 마감될 정도로 그 인기가 폭발적이었는데, 그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숲 체험이다. 자연을 가까이할 기회가 별로 없는 도시의 아이들에게 자연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주고픈 부모들의 마음이 작용한 것.

실제 이날의 프로그램은 그런 바람을 충족시킬 만큼 무척 알차게 구성됐다.

숲길을 걷는 동안 만나게 되는 풀과 나무에 얽힌 사연을 듣는것은 물론, 냄새를 맡고 심지어 맛도 봐가며 자연을 온몸으로 교감할 수 있었다. 까치수염이라는 풀잎에서 사과 맛이 난다는 사실도, 꽃에서 꿀을 빨아 먹을 수 있다는 사실도, 비목 잎을 비비면 향수보다 좋은 냄새가 난다는 사실도, 애기똥풀을 으깨면 천연 매니큐어가 된다는 사실도, 1급수에서만 산다는 가재를 직접 잡아보는 체험도 아이들에게는 신기하기만 한 일이었다.

“엄마~ 여기 딸기 있어, 딸기.”

“그거 뱀딸기래. 먹으면 안돼!”

한 모자의 대화에 옆에 있던 부모들이 “우리 어릴 때는 그런 것 모르고 보이는 대로 다 따먹었다. 그래도 멀쩡했다”며 웃음 짓는 소리가 들린다. 아이들에게는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는 통로가되어주고, 어른들에게는 추억을 회상하는 매개체가 되어 준 경험인 것이다.

“아이들이 초등학생, 중학생인데 벌써부터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별로 없어요. 그런데 오늘은 오랜만에 산에 올라 자연 공부도 하고, 아이들과 대화하는 시간도 가질 수 있어 무척 뜻깊었습니다. 앞으로는 더욱 열심히 가족봉사단 활동에 참여해야겠어요.”

제조혁신그룹 황승진 과장이 자연은 물론 가족과도 탁 트인 마음으로 소통할 수 있었던 시간에 대해 만족감을 표했다. 내딛는 걸음마다 스며드는 자연의 숨결로 세포 구석구석을 충만한 기운으로 채울 수 있었던 하루. 오늘을 계기로 그들은 더이상 나 자신만이 아닌 우리, 그리고 자연이 함께 행복을 나누는 삶을 꿈꿔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