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대해 거의 아는 것 없던 호주인 대학생이, 한국 음주 문화에 푹~ 빠져 성적 불량으로 본국 소환까지 될 뻔한 대학생이 오히려 그 덕분에 한국 사람보다 한국말을 더 잘하는 외국인이 되었다.

놀라운 건 이제 온 국민의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구멍 호주형’으로 온 국민의 귀여움을 독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이 남자, ‘대세’라는 말이 조금은 부담스럽단다.

도대체 Why?!

인기가 치솟다 못해 뜨겁기까지 한 그를 만나기 위해 삼성디스플레이 김다미 사원이 나섰다. 푸근하고 달달~했던, 그와의 휴식 같던 만남.

 

●김다미 사원(이하 김)● 샘~~~ 만나기 정말 힘들었어요~ ‘대세’라는 말 별로 안 좋아한다는 건 알지만 요즘 완전 대세예요. ‘Hot’ 그 자체!

●샘 해밍턴(이하 샘)● 아유~ 무슨… 솔직히 진짜 부담스러워요. 이렇게 확 올라가다 다음에 어떻게 될지 모르잖아요, 연예인 인기라는 게. <진짜 사나이>에서 구멍 캐릭터로 사랑받고 있지만 계속 변화를 줘야 한다는 부담도 있고. 저 무서워요. 조금씩 꾸준히 올라가는 게 좋아요.

●김● 그래도 성적 불량으로 호주로 돌아갈 뻔했을 때를 생각하면 그야말로 출세한 거잖아요. 멀리 갈 것도 없이 30대 초반이랑만 비교해봐도 무척 많은 게 달라졌을 것 같아요.

●샘 아무래도 그렇죠. 지금은 꼬맹이부터 할머니까지 다 알아보니까. 아까도 보셨잖아요. 이동 중에 사람들이 “샘~” 하고 인사 건네는 거. 그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밥 먹는 게 불편해졌어요. 식사 중에 사진 찍자 그러고…. 예전에는 하고 싶은 거 아무렇지 않게 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작은 것 하나도 너무 많이 생각하고 행동해야 해요. 머리가 막~ 복잡해요.

●김● 하하. 스타의 비애죠. 엄청 바쁜데 힘들지는 않으세요? 더구나 요즘은 군 생활까지 하느라 체력 소모가 이만저만이 아닐 텐데.

●샘● 어제도 곧 방송되는 MBC <스타 다이빙쇼 스플래시> 때문에 12시까지 다이빙 연습했어요. 5일은 군대에 있었고, 갔다 와서는 바로 다이빙하고…. 자는 시간은 줄어들었는데 몸으로 하는 건 많으니 솔직히 힘들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죠. 하지만 무슨 일이든 쉽게 하면 그 일은 진짜 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무슨 재미 있어요. 몸을 써도 분명 머리 쓰는 부분이 존재하거든요. <진짜 사나이> 청룡대대 편에서 남한강에 부교 엮는 게 있었는데, 그것도 무작정 로프만 당기는 게 아니라 계산을 하고 머리를 써야 해요. 몸과 머리를 동시에 계속 써야 하니 늘 전쟁터에 서 있는 느낌이에요.

●김● 보기에도 엄청 힘들어 보였어요. 근데 <진짜 사나이>, 어느 정도가 연출이라고 보면 되나요? 설마 그 힘든 훈련을 다 받는 건 아니죠?

●샘● 어휴~ 말도 마세요. 다~ 받아요, 다. 다들 하루 이틀 촬영하고 마는 거 아니냐고 하는데 절~대 아니에요. 5일 동안 리얼 체험하고, 출입이 엄격히 통제돼 있어서 매니저는 같이 들어가지도 못해요. 스태프도 촬영 감독 정도로 최소한의 인원만 허용되고. 그러니까 너~무 힘들어요.

몇 주일 분량을 5일 만에 찍어야 하니까 쉬는 시간도 없고. 진짜 군인들보다 우리가 더 힘들어. 그리고 안 해도 될 힘든 훈련들을 촬영 때문에 굳이 앞당겨서 해요. 어차피 연간 계획에 잡혀 있긴 한 거지만 왜 우리 훈련받을 때 해야 하는 거냐고요~! ㅜㅜ

●김● 그랬쪄요 ㅎㅎ? 근데 힘들기는 군인들이 더한 거 아닌가? 당장 받지 않아도 될 힘든 훈련을 방송 때문에 받는 거잖아요. 그쪽이 더 손해보는 거 같은데요?

●샘● 아…, 아… 그건 생각을 못했는데… 흠… 미안해요  ㅡㅡ.

●김● 하하. 하지만 그들도 좋은 추억 만들고 있으니 이해할 거예요. 근데 샘, 오라버니께 이런 말 실례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귀여워요. 이렇게 큰 덩치로 입 비죽이 내밀고 울상 지으며 부루퉁해 있는 모습을 보면 막 볼을 잡아 죽죽 늘리고 싶을 만큼 귀엽고 모성본능이 자극돼요. 하지만 서른일곱. 이제 슬슬 ‘멋있다’는 말도 듣고 싶을 것 같은데….

●샘● 그게, 저는 나름대로 진지한데 방송에서는 자꾸 그런 모습만 나와요. 이래 봬도 혼자 있는 거, 생각하는 거, 책 읽는 거 좋아하는 진중한 남자란 말이에요! 하지만 뭐, 지금 모습도 나쁘지 않아요. 제 또 다른 면과 앞으로 변화되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김● 참, 음반도 낸다면서요? 깜짝 놀랐어요. 갑자기 웬 음반? 이왕 이렇게 된 거 비밀이고 뭐고 살짝만 들려주세요.

●샘● 에이~ 안 돼요 안 돼. 곧 나올 테니 조금만 기다려요. 갑자기는 아니고 원래 음악에 관심이 많았는데, 이상하게 ‘아다리’가 안 맞더라고요. 그래서 기회가 없었는데, 개그맨 조원석이랑 일하고 친해지면서 “한번 해보자” 이렇게 된 거죠. 좋아서 하는 거니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즐기려고요. 참고로 장르는 일렉트로닉입니다!

●김● 우하하하하. 아다리, 아다리래. 우와, 외국인이 어떻게 그런 표현을 사용해요? 샘 정말 최고! 하하하. 쉴 때는 주로 뭐 해요? 술?

●샘● 아뇨. 요즘에는 술 거의 못 먹어요. 바쁘기도 하고, 몸도 관리해야 해서. 대신 책 보고, 미드 보고 그래요. 개인 시간이 별로 없으니까 잠깐의 휴식이 더 소중해요. 재충전을 통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는 시간이죠.

●김● 여자친구와 데이트도 할 것 아녜요. 주로 뭐 하세요?

●샘● 영화도 보고, 맛있는 것도 먹고 여러분과 똑같아요. 와이프(혼인신고를 한 까닭인지 샘은 여자친구를 ‘와이프’라 부름)랑 일주일에 한 번은 데이트하려고 하는데 잘 안 돼요. 그래서 가끔은 짜증나요(ㅜ.ㅜ)

●김● 그 마음, 충분히 이해됩니다, 암요(웃음). 데이트를 자주 못하면서도 여자친구의 사랑을 얻는 비법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우리 회사에도 장거리 연애 중인 커플들이 꽤 되거든요.

●샘● 대화가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다 터놓고 솔직하게 얘기하는 것. 작은, 혹은 좋은 의도의 거짓말이라도 오해의 불씨가 될 수 있으니까 가능한 한 대화를 많이 하세요, 진솔하게. 그리고 한국 살면서 느낀 게 남친 없는 여자분들은 대체적으로 외롭고 힘들어하는 것 같은데, 그러지 말고 혼자 사는 재미를 느꼈으면 좋겠어요. 사람도 많이 만나고, 가고 싶은 곳도 가고… 솔로이기에 가능한 것들을 마음껏 즐기세요!

●김● 여기저기서 가슴 부여잡는 소리가…ㅎㅎㅎ. 그럼 샘은 이제 한국인으로 사는 건가요? 한국에서 살면서 가장 좋은 점과 싫은 점 하나씩만 꼽는다면?

●샘● 한국인으로 계속 살지는 잘 모르겠어요. 사람 일은 알 수 없는 거니까. 확실한 건 한국에서 살게 된다면 언젠가는 좀 더 공기가 좋고 조용한 곳에서 살고 싶어요. 도시는 너무 정신 없어. 한국이 좋은 건 특유의 ‘정(情)’. 그리고 문화, 역사, 전통. 호주는 역사 200년 조금 넘어서 전통문화가 별로 없거든요.

예전에는 24시간 술, 밥 먹고 놀 수 있다는 것도 좋았어요. 완전 신기해! 그런데 나이 드니 별로예요. 술자리에서 한국말 배우고 학점 미달로 본국 소환될 뻔할 정도로 술 좋아했는데, 이제는 만취하기 위해 먹는 문화 싫어요. 다들 술 조금씩만, 즐기면서 드세요~

●김● 그렇지 않아도 우리 회사도 음주문화 개선 캠페인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는데, 좋은 메시지 전해주셔서 감사해요! 자, 이제 마지막. 샘은 한국 대중에게 어떤 존재가 되고 싶나요?

●샘● 음… 전 웃음을 주고 싶어요. 사람들이 절 보면서 즐거워하고, 그래서 늘 휴식을 취하는 것처럼 편안해했으면 좋겠어요. 그런 제 모습이 오랫동안 여러분 기억에 남는다면 더욱 좋겠고요. 저 때문에 조금이라도 가치와 시선, 태도가 변해 좀 더 나은 삶을 살게 된다면 정말 행복할 거예요. 개인적으로는 행복한 샘의 가정을 꾸리는 게 목표고요^^. 저도, 여러분도 늘 즐겁고 여유롭게, 매일 조금씩 더 나은 삶을 살게 되기를 빌어요.

여러분의 호주형이 응원합니다.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