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0일, 김자인 암벽등반선수가 국내에서 가장 높은 빌딩을 맨손으로 오르는 모습이 TV를 통해 생중계됐습니다. 여러분은 그 모습을 보며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그저 매달리고 오르는 것뿐인데 왜 하는거지?’ 싶으셨다면 아직 클라이밍의 진정한 매력을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일 겁니다.

중력이라는 거대한 장애물에 맞서 정상에 닿았을 때의 성취감, 그리고 비행하듯 추락할 때의 아찔한 공포와 스릴감까지. 마치 오름과 내림이 반복되는 우리 인생과도 닮아 있는, 그래서 한 번 시작하면 빠져들 수밖에 없는 스포츠가 바로 클라이밍입니다.

여기, 삼성디스플레이 사내에도 클라이밍의 매력에 푹 빠진 사람들이 있습니다. 5월의 화창한 주말, 하늘을 향해 거침없이 오르는 스포츠 클라이밍 동호회 ‘소오름’을 만나고 왔습니다.

 

동호회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한아로 프로: 안녕하세요, 삼성디스플레이 '소오름' 클라이밍 동호회 회장을 맡고 있는 한아로입니다. '소오름'에서는 총 30여명의 회원들이 함께 모여 운동도 하고 친목도 쌓고 있습니다. 1주일에 두 번 실내 클라이밍 짐에서 풋워크, 무브 등에 대한 강습을 받고, 2주에 한 번 정도 주말에 야외로 나가 암벽등반을 즐깁니다. 오늘 인터뷰에는 분위기 메이커 송하성 프로와 1년차 열정 클라이머 최해리 프로도 함께 나왔습니다.

(사진 왼쪽부터) 송하성 프로, 최해리 프로, 한아로 프로

 

사내에 다양한 동호회가 있는데 어떤 계기로 클라이밍 동호회에 가입하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최해리 프로: 평소 몸이 허약한 편이라 운동의 필요성을 느끼던 중 지인의 소개로 클라이밍 체험을 하게 되었는데 목표가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어서 가입하게 되었어요. ‘오늘은 저기까지 가보자!’고 마음 먹고 실제로 해내면 거기서 오는 성취감이 무척 크더라고요. 힘들 때 옆에서 항상 응원해 주는 동아리 회원들이 있어 지금까지 꾸준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클라이밍’은 어려운 스포츠라는 생각이 드는데, 실제로 해보면 어떤가요?

송하성 프로: 사실 저도 처음엔 ‘벽을 어떻게 타지? 좀 무서운데?’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직접 해보면 어렵지 않아요. 기본만 익히면 남녀노소 누구나 재밌고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스포츠입니다.

최 프로: 클라이밍 한다고 하면 ‘여자가 하기에 힘들지 않냐’고 묻는 분들이 많은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힘 센 남자보다는 몸이 가벼운 여자가 더 잘 할 수 있는 운동이 바로 클라이밍이거든요. 실제로 동호회 회원 중 40% 정도가 여성 회원입니다.

 

클라이밍은 어떤 방식으로 즐길 수 있는지 설명해주세요.

최 프로: 클라이밍은 경기 방식에 따라 리드(Lead)와 볼더링(Bouldering), 스피드(Speed)까지 세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리드가 누가 제일 높이 올라가는지를 겨루는 경기라면, 스피드는 빨리 올라가는 게 중요하죠. 볼더링은 낮은 벽을 적은 개수의 홀드를 사용해 문제를 풀어나가는 경기에요. 볼더링은 다이나믹한 무브를 필요로 하고 단시간에 힘을 많이 써야 하죠. 저는 보통 리드나 볼더링을 많이 합니다.

 

클라이밍만이 갖는 매력은 무엇일까요?

한 프로: 클라이밍은 벽을 오를 때 홀드를 잡고 오릅니다. 홀드의 모양이나 색깔, 위치에 따라 코스나 난이도가 달라집니다. 이처럼 서로 다른 코스를 등반하는 걸 ‘문제를 해결한다’라고 표현합니다. 바로 이 문제를 해결할 때의 쾌감이 클라이밍의 매력인 것 같습니다.

최 프로: 그런데 이 문제는 단순히 힘이 세거나 체력이 좋다고 해서 쉽게 풀 수 있는게 아닙니다. 끊임 없이 생각하고 고민해야 하죠. 문제를 못 푸는 날도 있어요. 하지만 나중에 와서 못 풀었던 문제를 풀면 엄청 짜릿한 희열을 느낍니다. 마치 몸으로 푸는 수학문제 같죠.

송 프로: 혼자서가 아닌 여럿이 함께하는 운동이라는 것도 매력적입니다. 벽을 오르기 위해선 밑에서 줄을 잡아주는 빌레이어가 반드시 필요하거든요. 등반하다가 중간에 넘어졌을 때 나를 믿고 지지해 주는 빌레이어의 응원은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큰 힘이 됩니다.

 

회사 생활이나 업무를 할 때, 동호회 활동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궁금합니다.

송 프로: 클라이밍을 하면서 자신감이 많이 생겼습니다. 어려운 고지를 힘들게 완등하고 나면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어요. 이런 경험이 회사 생활에도 영향을 줍니다. 힘든 일이 생겼을 때, ‘난 할 수 없어’가 아니라 ‘힘들지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된거죠. 운동한 뒤 땀 빼고 나면 스트레스가 싹 풀리면서 일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되고요.

한 프로: 다른 부서에 아는 사람이 많이 생겼다는 점도 사내 동호회의 장점입니다. 아는 사람도 많아지다보니 타 부서의 협조가 필요할 때 도움을 많이 받습니다. 회사에서 취미를 공유하면서 친목도 쌓고 업무 효율도 높일 수 있어 회사 생활이 즐거워져요. 회사에서도 동호회 활동을 장려하고 있어 활동비 등 다양한 부분을 지원해주고 있어요.

 

클라이밍을 통해 변화된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송 프로: 운동을 할수록 더 잘 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 마련이죠. 그래서 자연스럽게 자기 관리를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운동 가야지!’ 하는 생각에 술도 줄이게 되죠. 그러다 보니 몸무게도 10kg 가량 감량했고 근육도 많이 생겼습니다. 건강해졌어요.

최 프로: 전신을 활용한 운동이기 때문에 우락부락한 근육이 아닌 보기 좋은 잔근육들이 골고루 잡혔어요. 그리고 체력도 눈에 띄게 좋아졌습니다. 친구들 사이에서 '종합병원'으로 통했던 제가 클라이밍을 시작한 후엔 아픈 횟수가 확실히 줄었어요. 클라이밍은 제게 영양제 같은 존재입니다.

 

2020년 도쿄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되면서 클라이밍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힘든 스포츠’라는 선입관 때문에 선뜻 시작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클라이밍을 망설이는 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한 프로: 어떤 운동이든 직접 해 보는게 가장 좋습니다. 저 역시 처음부터 마음 먹고 시작한 건 아니었거든요. 일단 한번 해 보고 본인에게 맞다는 생각이 들면 주변 동호회나 클라이밍 센터를 찾아 본격적으로 시작하시면 될 것 같아요.

최 프로: 어떤 스포츠는 소위 장비발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이것저것 준비해야 할 것이 참 많죠.  그런데 클라이밍은 암벽화와 편안한 옷만 있으면 바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요즘엔 하루 이용권, 커플 이용권처럼 체험해 볼 수 있는 패키지도 많고 암벽화를 대여해 주기도 해요.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쉽게 체험해 볼 수 있는 스포츠이니 겁내지 말고 도전해 보셨으면 좋겠어요.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처럼 클라이밍으로 다져진 튼튼한 신체 덕분인지 인터뷰 내내 회원들에게서 유쾌하고 활력 넘치는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동료들과 함께하는 클라이밍 덕분에 더 즐거운 회사 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클라이밍 동호회원들, 삼성디스플레이 블로그가 항상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