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워드 증후군'을 아시나요? 온라인 상에서 사이트마다 설정한 비밀번호가 달라 혼란에 빠지는 증상입니다. 다양한 사이트에 가입하다 보면 비밀번호 등록 방식이 서로 달라, 각각의 패스워드를 기억하지 못할 때가 종종 발생합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생체인식 기술은 간편하게 본인 인증이 가능해 최근 몇 년 사이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사실 지문인식 기술이 지금처럼 스마트폰에 적용되기 전, 개인이 사용하는 IT기기에 생체인식 정보가 탑재된다는 것은 아직 먼 미래의 이야기로 여겨졌습니다. 더 이상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닌 우리 일상의 기술로 자리잡은 ‘생체인식’. 생체인식 기술에 대한 소개와 그 미래를 한번 짚어보겠습니다.

 

이제는 일상화된 생체인식 기술

현재 널리 사용되는 생체인식 기술에는 지문, 홍채, 얼굴인식이 있습니다. 지문인식은 피부 표피 밑층인 진피 부분이 손상되지 않는 한 평생 변하지 않기 때문에 생체인식 기술로 가장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최근 출시된 갤럭시 S8, S8+에도 지문인식을 포함해 홍채인식, 얼굴인식 기능이 모두 탑재되어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 www.samsung.com

홍채인식은 사람마다 고유한 특성을 가진 안구의 홍채 패턴을 이용해 본인 인증 과정을 거칩니다. 데이터의 정확성, 안정성, 사용 편리성, 처리 속도 면에서 가장 진일보한 생체인식 기술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얼굴인식은 얼굴 형태를 3차원으로 파악하거나 열분포 분석 및 얼굴 전체 윤곽, 눈, 코, 입의 위치 정보와 해당 특징을 추출 한 후 개개인을 인증하는 기술입니다. 위조가 불가능하고, 근거리에서만 작동하는 홍채인식보다 편리하기 때문에 사용자 친화적 인증 방법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생체인식은 ID카드나 비밀번호가 필요 없고, 도난이나 분실 염려가 없어 앞으로 점점 확대 될 전망입니다. 디지털도어록, 무인자동화기기(공항출입국, 주빈등록등본 발급 등)부터, 금융·결제 분야에서 새로운 인증수단으로 대체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삼성페이를 필두로 한 지문인식은 카드 결제 서비스 분야에서 상용화되고 있는 상태입니다. 금융감독원에서 공인인증서 외에 대체 인증 수단 도입이 권고되면서 향후 금융권에서의 활약도 기대되지요.

 

대중화를 기다리는 새로운 기술들

우리에게 많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차세대 개인 인증방법으로 떠오르는 생체인식 기술들도 있습니다.

1) 정맥인식

손등이나 손목 혈관 형태를 인식하는 기술로 적외선을 사용해 혈관을 투시한 후 잔영을 이용해 아이덴티티를 확인합니다. 복제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보안성이 매우 높습니다. 국내에서 최초로 개발된 손등 정맥인식기술은 1999년 국방부의 전산소출입통제시스템에 도입되기도 했습니다.

국내에서도 정맥인증이 조금씩 사용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신한은행은 2015년 정맥인증 기능을 갖춘 스마트 ATM을 도입, 국내 최초로 손바닥 정맥인증 기술을 적용한 무인 점포인 ‘Your Smart Lounge(구 디지털 키오스크)’를 개설해 현재까지 활발하게 운영 중입니다. 참고로 일본에서는 생체인증을 사용하는 ATM 기기의 80% 이상에 정맥인식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다만 미세한 손 떨림이나 외부 온도에 의한 혈관 수축, 팽창으로 인식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고 기기의 소형화가 어렵고 비싸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때문에 앞으로의 기술적 발전이 더욱 기대되는 분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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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음성인식

사람은 말하는 습관과 억양에 따른 고유한 음의 높낮이 정보를 갖고 있는데 이를 분석해 본인을 인증하는 방법입니다. 다른 생체인식 분야와 달리 원거리에서도 전화를 이용해 확인을 할 수 있고, 별도의 교육이 필요하지 않으며 시스템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사물인터넷과 연관되어 IT기기에 간단한 명령을 내리는 수준으로 사용되고 있는데요.음성인식이 보안 영역에 도입되기 위해서는 주변 환경의 잡음, 악의적 성대모사 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습니다.

3) 걸음걸이 인식

사람의 걸음걸이 형태를 분석, 그 특징을 추출해 인증하는 방법입니다. 이미 의학계에서 치료를 목적으로 오래 전부터 연구해 온 기술로 신경이나 근육, 뼈 등에 이상이 있으면 비정상적인 걸음걸이가 나타난다는 데서 착안되었습니다. 다른 생체인식에 비해 개인 인증을 위한 데이터베이스 작업 과정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이 여전히 많은 기술 발전이 필요한 분야입니다.

이 밖에도 사람의 손바닥에 분포되어 있는 손금을 이용하는 손금인식, 체취, 귀 모양, 유전자정보,서명 습관 등을 이용한 생체인식도 한창 연구 중에 있습니다.

 

연평균 25%로 빠르게 성장하는 생체인식 시장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트랙티카(Tractica)에 따르면 세계 생체인증 시장은 2015년 20억 달러에서 25.3%의 연평균 성장률을 보이며 2024년까지 149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라고 합니다. 또한 국내 생체인증 제품 매출액 규모는 2013년부터 5년간의 추세를 보았을 때 연평균 9.2%씩 증가하여 2018년에는 4,147억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생체인식 기술이 각광받는 큰 이유는 보안성과 편리성입니다. 그러나 저장된 생체 정보가 유출된다면 일반적인 개인 정보가 유출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각 기술의 단점을 보완하고 보다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서로를 조합해서 사용되기도 합니다.

향후 생체인식 기술은 점점 발전하여 더 많이 활용 될 겁니다. 앞으로는 패스워드를 잊어버려 머리를 쥐어싸는 일이 없는 세상에서 살아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