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2021.09.23

메타버스를 만드는 기술, ‘확장현실'(eXtended Reality)

뭉게구름 가득한 푸른 하늘이 보이는 유리창이 있다. 한 아이가 다가가더니 그 위에 그림을 그린다. 무엇을 그리냐고 물었더니 “기차요.” 하고 답한다. 가만 보니 칙칙폭폭 수증기를 내뿜는 기차다. 왜 그렸냐고 물었더니 “이 기차가 저 구름 위로 날아갈 거예요!”라고 말한다. 맙소사, 이 아이에겐 벌써 XR 이란 개념이 탑재되어 있었다. 오래전 지하철 광고판을 계속 터치하며 조작하려는 아이를 본 이후 두 번째로 느끼는 새로운 신선함이었다. 꼬마에게 이미 탑재된 XR 이란 개념은 무엇일까? XR을 길게 풀어쓰면 eXtended Reality 확장현실로 뜻은 의외로 간단하다. 가상현실(Virtual Reality, VR)부터 혼합현실(Mixed Reality, MR),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AR)에 이르기까지 가상 현실 기술 전체를 통틀어서 일컫는 말이다. 처음에는 쓰지 않다가 2017년 3월 개방형 기술 표준을 연구하는 크로노스 그룹에서 VR과 AR을 통합하는 업계 표준 이름을 ‘오픈 XR’이라 붙이면서 널리 쓰이기 시작했다. 기술 구현 방법에 따라 VR, MR, AR 등 복잡하게 나뉜 명명법과 현실 공간/증강현실 공간/증강가상 공간/가상현실 공간 등 학술적 목적으로 이름이 분류되었다. 그렇지만 XR은 이건 왜 VR이고 저건 왜 AR 인지 굳이 설명할 필요 없이 ‘그거 모두 XR이야~’하면 되니 편하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서로 중첩/보완하며 나타날 여러 가지 모습에 굳이 새로운 이름을 붙일 필요도 없다. VR, AR, MR의 차이 그런데 이쯤에서 VR(Virtual Reality)과 AR(Augmented Reality), MR(Mixed Reality)이 정말 같은 기술이 맞는지 궁금할 사람이 있을 것 같다.  간단히 이야기하자면 그렇다. 셋 다 컴퓨터 그래픽과 디스플레이 기술에 기반한다. 다만 서로 작동하는 방법이 다를 뿐이다. VR은 내가 존재하는 환경과 다른, 가상 환경에 존재하는 듯한 느낌을 받게 하는 게 목적이다. 게임에서 현실로…
더보기
스토리 2021.09.17

와인이 눈물을 흘리는 이유? ‘마랑고니 효과’

체질적으로 알코올이 안 맞는지라 술을 거의 먹지 못하는 내가 1년에 한번 와인을 먹는 날이 있다. 그 날은 여름 휴가의 첫날밤에 온 가족이 서로 격려하며 행복한 휴가를 즐기자는 의미로 갖는 연중행사인데 아이들 은 먹지도 못하는 와인을 자기 잔에 받아서 영화에서 보던 것처럼 와인잔을 돌리며 온갖 포즈를 잡아보느라 신이 나는 시간이다. 어차피 와인 맛도 모르고 다 먹지도 못하니까 손에 잡히는 와인을 아무거나 샀었는데 올해는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와인 샵 직원에게 추천을 받아 좀 괜찮다는 레드와인을 준비했고 문제는 거기 서 시작되었다. 대충 집었던 예전의 와인들과는 다르게 올해의 레드와인은 아이들이 와인잔을 돌리면 와인잔 안쪽에 자국이 생겼다. 아이들이 “이게 뭐야?” 라고 신기해하는 그 순간 직업병이 발동하였다. “그건 마랑고니 효과의 한 예인데 와인의 눈물이라고 하는 현상이야” 라고 말하는 순간, 나를 향하는 짜증의 눈빛들… 또 TMI 시작이라며 무언의 구박이 시작되길래 얼른 사과하고 분위기 수습하느라 애를 먹었다. 마랑고니 효과란? 마랑고니 효과란 표면장력(액체의 표면이 스스로 수축하여 가능한 한 작은 면적을 취하려는 힘)의 변화에 따라 액체가 표면장력이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이동하는 효과를 말한다. 그리고 이 표면 장력의 변화는 액체의 농도나 온도 등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난다. 이탈리아 파비아 대학의 카를로 마랑고니(Carlo Marangoni)가 1865년 박사학위 논문에 와인의 눈물 현상을 물리적으로 설명한 이후 마랑고니 효과라고 불리게 되었으나 사실 이 현상을 먼저 언급한 건 삼중점(기체, 액체,…
더보기
트렌드 2021.09.09

연잎이 물에 젖지 않는 것엔 이유가 있다? 물에 젖지 않는 성질, ‘초소수성’

우리 일상은 좋든 싫든 물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일단 우리 몸 전체 질량의 70% 정도가 물이죠. 또 우리에게 필요한 여러 영양분은 물에 녹은 상태에서 운반됩니다. 만약 물이 없었다면 우린 이렇게 여러 개의 세포로 이루어진 다세포생물로 진화할 수도 없었겠지요. 그런데 대부분의 영양분은 물에 녹아 운반이 되지만 그렇지 못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산소와 이산화탄소 같은 기체지요. 그래서 우리 몸을 이루는 세포의 약 80%에 이르는 수의 적혈구가 혈관 속을 누빕니다. 세포로 갈 때는 산소를 가져가고 올 때는 이산화탄소를 운반하는 거죠. 그럼 왜 산소와 이산화탄소는 물에 잘 녹질 않는 걸까요? 물과 친하면 친수성, 물과 친하지 않으면 소수성! 물 분자는 다들 아시다시피 산소 원자 하나와 수소 원자 두 개가 모여 만들어집니다. 이때, 두 수소 원자는 아래 그림처럼 산소를 중심으로 104.5도의 각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렇게 굽은 구조를 가지다 보니 수소가 모여 있는 쪽은 부분적으로 플러스 전기를 띠게 되고, 반대쪽은 부분적으로 마이너스 전기를 띠는 거죠. 이렇게 분자 전체로는 중성이지만 부위에 따라 부분적인 전하를 가지는 분자를 극성분자라고 합니다. 이런 관계로 물 분자는 주로 극성을 띠는 분자나 이온과 결합을 더 잘합니다. 우리 몸에 필요한 다양한 영양분들, 아미노산, 포도당, 바타민, 무기염류들은 대부분 극성을 띠기 때문에 물에 잘 녹는 거지요. 하지만 이산화탄소와 산소 같은 분자들은 극성을 띠지 않는 무극성분자기 때문에 물에 잘 녹질 않습니다. 극성분자나 이온처럼 물과 친한 물질을 친수성 물질이라고 하고, 물과 친하지 않은…
더보기
스토리 2021.09.02

[호기심 과학] 맛있는 김치의 비결은 밀도에 있다?! 생활 속 밀도 이야기

“단위 부피에 대한 질량값 ‘밀도'” 과학에서 말하는 밀도의 정의다. 일상 생활 속 대화에서 ‘밀도’라는 말을 쓰는 일이 흔치는 않지만, 실제 우리의 삶과 가까이서 벌어지는 많은 일들은 밀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오늘은 생활 속 다양한 현상으로 나타나는 밀도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보고자 한다. 나무는 물보다 ‘가볍다’가 아니라 ‘밀도가 작다’ 뭔가가 물에 뜨면 보통은 그냥 물보다 가볍다고 표현하는 경우가 많은데, 가볍다 혹은 무겁다는 것은 단순히 질량 혹은 무게만 비교하는 것이므로 정확하지 않은 표현이다. 나무의 양이 많고 물의 양이 적은 경우라면, 가볍다고 표현했던 나무가 오히려 무게가 더 많이 나갈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같은 부피라는 전제가 필요하다. 같은 부피일 때의 질량, 즉 단위 부피에 대한 질량 값이 바로 ‘밀도’다. 그러므로 나무가 물보다 ‘가벼워서’가 아니라, 나무가 물보다 ‘밀도가 작아서’ 물에 뜬다고 하는 것이 과학적으로 정확한 표현이다. 밀도는 용해도, 녹는점(=어는점), 끓는점 등과 더불어 대표적인 물질의 특성 중 하나다. 물질마다 고유한 값을 지니기에 물질의 특성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대부분의 물질들은 기체 상태에서 입자들이 가장 멀리멀리 떨어져 있고, 액체와 고체가 되면 아주 가까워진다. 그러다 보니 밀도는 일반적으로 기체 상태에서 가장 작고, 액체, 고체 순으로 커지게 된다. 밀도가 작은 빈 페트병이 구명 튜브가 될 수 있다! 여름철에는 종종 안타까운 물놀이 사고 소식이 전해지는데, 구명 튜브 같은 것도 준비되지 않은 급박한 상황이다 보면, 직접 헤엄쳐 구하려다가 자칫 구하러 간 사람까지 위험해지기도 한다. 소방방재청에서는 물놀이 사고를 목격했을 때 주변에 마땅한 구조장비가 없을 때에는 뚜껑을 막은 빈 페트병이 유용한 장비가 될 수 있다고 소개했다. 공기가 들어 있는 빈 페트병은 물보다 밀도가 작기 때문에 물 위에 뜰 수 있어 물에 빠진 사람에게 일종의 작은 구명 튜브의 역할을 할 수가 있는 것이다. 빈 페트병을 구명 튜브로 사용하는데도 요령이 있다. 물놀이 사고가 났을 때 뚜껑을 막아 공기로만 가득 차 있는 빈 페트병을 던져주면 바람의 영향을 받아 물에 빠진 사람에게 닿기 어려울 수 있다. 이럴 때 물을 1/3 정도만 채워서 던져주면 바람의 영향을 훨씬 덜 받게 된다. 밀도가 너무 작은 공기 대신 밀도가 훨씬 더 큰 물을 어느 정도 채워서 페트병 전체의 밀도를 높이는 것이다.  ▲ 빈 페트병을 잘 이용하면 밀도가 작기 때문에 물 위에 뜨는 구명 튜브가 될 수 있다. 어머니의 맛있는 김치는 밀도를 정확히 측정한 덕분! 음식을 만들 때도 밀도를 이용할 수 있다. 필자의 어머니께서 정말 맛있는 김치를 담근다. 너무 짜지도 싱겁지도 않은, 간이 딱 맞는 김치를 담그는 비법이 있는데, 배추를 절이기 위한 소금물의 농도를 맞추기 위해 달걀을 이용하시는 것이다. 따뜻한 물에 신선한 달걀을 넣고, 달걀이 살짝 뜨는 정도까지 소금을 넣으면 배추를 절이기에 알맞은 농도의 소금물을 만들 수 있다. 달걀이 뜨는 것과 김치 맛이 무슨 상관? 이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이는 달걀이 떠 있는 정도를 통해 소금물의 농도를 측정하는 과학적인 방법이다. 이때 달걀은 바로 비중계의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갑자기 밀도계가 아니라 비중계가 왜 튀어나와?” 라고 생각하지는 독자가 계실지도 모르겠다. 과학 교과서에서는 항상 ‘밀도’를 얘기하지만, 사회에서는 ‘비중’이라는 표현을 많이 쓴다. ‘비중’은 같은 부피를 가진 표준물질과 비교한 질량을 말한다. 표준물질로 고체나 액체의 경우 1기압 상태에서 4℃의 ‘물‘을 기준값 1로 하는데, 물의 밀도가 1이니까 결국 비중은 소수점 이하 다섯째 자리까지 밀도와 같은 값을 가지므로 일상에서는 별 차이가 없다. 물론, 과학 분야에서는 항상 정확한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므로, 그 정의는 차이가 있다는 것 정도만 알아두자. ▲ 간이 딱 맞는 김치의 비법은 비중계의 역할을 하는 달걀!!! 신선한 달걀이 살짝 뜨는 정도까지 소금을 넣으면 염도가 딱 맞다. 농도가 높을수록, 즉 더욱 진할수록 밀도도 커진다. 소금과 물을 섞으면 질량은 이 둘을 더한 것만큼 증가하지만, 부피는 오히려 살짝 줄어든다. 소금이 이온화하여 생긴 염화이온과 나트륨이온이 물 분자 사이사이로 끼여 들어가기 때문에 부피가 줄어드는 것이다. 밀도는 부피와 반비례하므로 소금물의 밀도는 물의 밀도보다 크다. 소금을 많이 녹이면 녹일수록 질량과 부피의 상대적 차이가 점점 벌어지므로, 결국 소금물의 농도가 증가할수록, 즉, 염도가 높을수록 밀도가 더욱 커진다. 소금물에 달걀을 넣고 실험을 하면 이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소금 즉, 염화나트륨의 용해도가 그렇게 큰 편이 아니기 때문에 달걀이 중간 정도 떠오르게는 할 수 있지만, 완전히 떠오르게 하기는 어렵다. 달걀을 완전히 떠오르게 하기 위해서는 더 용해도가 큰 물질인 염화칼슘을 이용하면 된다. 아무리 더 저어주어도 더 이상 소금이 녹아 들어 가지 않는 상태에서도 염화칼슘은 물에 아주 잘 녹아 들어가는 것을 관찰 할 수 있다. ▲ 비중계 : 아랫부분에 고체 알갱이를 넣어 액체에 넣었을 때 적절히 떠 있게 한다. 이 때 액체의 비중을 직접 눈금으로 표시해주는 진짜 비중계를 이용하면 그 수치를 정확히 알 수 있다. 달걀이 완전히 떠오른 상태인 [염화나트륨 + 염화칼슘] 수용액의 비중은 약 ‘1.1’ 정도 되는 것을 비중계를 이용한 측정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비중계를 이용하면, 농도가 진해질수록 용액의 밀도가 커지고, 비중계 자체가 점점 떠오르면서 비중계에 나타나는 수치가 점점 커지게 되는 것 또한 관찰 할 수 있다. ▲ 신선한 달걀은 밀도가 1g/㎤인 물보다 커서 아래로 가라앉는다. (순수한 물의 비중은 딱 ‘1.0’이다 .) ▲ 소금에 염화칼슘을 더하여 용해시키면 밀도가 커지면서 왼쪽 비커와 같이 달걀이 완전히 떠오르게 된다. (용액의 농도가 증가하면서 비중계가 더욱 떠오르게 되고, 값이 1.11로 증가하였다.) 얼음이 물 위에 뜨는 건 일반적인 현상이 아니다! 여름에는 시원한 얼음물을 찾는 것이 인지상정. 이때 우리는 항상 물 위에 얼음이 떠 있는 것을 본다.  늘 보는 익숙한 현상이다 보니, 같은 물질로 이루어진 고체가 액체 위에 떠 있는 현상이 사실은 일반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의 물질은 액체 상태에서 고체일 때에 비해 입자들이 조금 더 자유롭게 움직이고 입자 간 거리가 약간 더 멀기 때문에, 같은 질량의 액체 상태가 부피가 약간 더 크다. 밀도는 부피와 반비례하므로, 밀도는 고체 상태일 때가 더 크다. 즉 고체가 액체 속에 가라앉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물은 고체 상태가 될 때 물 분자들 사이에 수소결합을 형성하면서 육각형의 공간이 생기기 때문에 오히려 부피가 약 10% 정도 증가하게 된다. 그 결과 밀도는 더 감소하면서 상대적으로 밀도가 큰 물 위에 얼음이 뜨게 되는 독특한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필자는 오래전에 벤젠(C6H6)의 일부가 얼어서 고체 상태의 벤젠이 액체 벤젠 속에 가라앉아 있는 것을 관찰한 적이 있었다. 벤젠의 어는점이 5.5℃밖에 안 되기 때문에 물에 비해서는 더 쉽게 얼게 되는데, 고체 상태의 벤젠이 더 밀도가 크기 때문에 아래로 가라앉는 것이다. 사실 대부분의 물질은 고체가 되면서 밀도가 커지기 때문에 벤젠처럼 고체가 액체 속에 가라앉아 있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그런데, 지구상에서 가장 흔한 액체가 물이고, 또 늘 얼음이 물 위에 떠 있는 것을 보다 보니 고체가 가라앉아 있는 것이 오히려 생소하고 신기하기까지 했다. ▲ 밀도가 큰 고체 상태인 벤젠이 상대적으로 밀도가 작은 액체 벤젠 속에 가라앉아 있다. 얼음이 물보다 밀도가 작기에 물고기는 겨울에도 살 수 있다. 액체 상태인 물보다 고체 상태인 얼음이 밀도가 더 작다는 특성은 자연계에 아주 큰 영향을 미친다. 만약 물이 벤젠처럼 고체 상태의 밀도가 액체보다 더 크다면 겨울철에 찬 대기와 접촉하는 호수 표면의 물이 얼어서 가라앉게 될 것이다. 그러면 호수의 물은 바닥부터 얼음이 쌓여, 결국은 표면까지 호수 전체가 얼어버리게 된다. 호수의 물속 물고기도 모두 얼어 죽을 수밖에 없는 참담한 사태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다행히 얼음의 밀도가 물보다 작기 덕분에 호수의 물은 표면부터 얼어, 추운 겨울철에도 호수 아래에서는 물고기들이 물 속에서 지내며 겨울을 날 수 있는 것이다. ▲ 액체 상태인 물보다 고체 상태인 얼음이 밀도가 더 작기에 추운 겨울철에도 호수의 물속 물고기는 얼어 죽지 않고 겨울을 날 수 있다. 밀도가 다르고 서로 섞이지 않는 액체들로 만든 멋진 장식품들! 물은 극성, 벤젠은 무극성 물질이므로, 성질이 완전히 달라 서로 섞이지 않는 화합물이다. 둘을 한 비커에 따르면 마치 물과 기름처럼 섞이지 않고 밀도가 작은 벤젠이 위층을 이루게 된다. 이렇게 서로 섞이지 않는 액체들을 이용해 만든 멋진 장식품들도 있다. 뒤집으면 마치 모래시계처럼 좁은 구멍을 통해 밀도가 큰 액체가 빠져나오면서 멋진 모습을 연출한다. 또한 필자가 가진 이런 종류의 장식품 중에는 역시 두 가지 액체가 들어 있고, 그 사이에 플라스틱 오리가 떠 있는 모양의 것도 있다. 플라스틱 오리가 이 두 가지 액체의 밀도 값의 중간쯤 되도록 조절된 장식품인 것이다. ▲ 밀도가 다르고 서로 섞이지 않는 액체로 만든 장식품 이 밖에도 밀도가 다른 에탄올을 사용해 여러 층으로 구성된 예쁜 칵테일을…
더보기
스토리 2021.08.11

유체역학 분야의 혁신적인 발견, ‘코안다 효과’란?

루마니아의 수도인 부쿠레슈티 북쪽으로 가면 헨리 코안다 국제공항이 있다. 원래 도시의 이름을 따서 오토페니 국제공항으로 불렸으나 유체역학의 선구자로 불리는 ‘헨리 코안다(Henri Coandă)’의 이름을 따서 명칭을 변경했다. 보통 사람의 이름을 주요 시설에 활용하는 경우는 생전에 남긴 위대한 업적을 기리기 위한 것인데, 헨리 코안다는 유체역학 분야에서 활용도가 굉장히 높은 코안다 효과(Coandă effect)를 발견했기에 충분히 자격이 있다. 유체역학은 액체와 기체 등 유체의 운동에 대해 연구하는 학문인데, 항공기나 선박과 같은 운송수단뿐만 아니라 펌프나 팬, 배관 등 생활 속에서 찾아볼 수 있는 수많은 기계나 장비들에 응용되는 중요한 분야다. 이미 인류는 비행기의 날개라든지 잠수함에 유체역학을 충분히 활용하고 있지만, 워낙 해석하기 어려워 유체역학은 여전히 가장 난해한 학문으로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하다. 이렇게 쉽지 않은 유체역학 분야에서 혁신적인 발견을 통해 인류를 한 차례 도약시킨 코안다 효과란 무엇일까? 코안다 효과는 간단하게 말해서, 유체가 곡면과 접촉한 상태로 흐를 때, 직선으로 흐르는 대신 곡면의 곡률을 따라서 흐르는 현상을 말한다. 이 효과는 다른 과학적 실험과 달리 매우 간단하게 시연을 해볼 수가 있는데, 우선 싱크대로 가보자. 빠르게 흘러내리는 싱크대의 물줄기에 가느다란 실이 달린 둥근 공을 가져다 대면, 당초 공을 물줄기가 밀어내어야 정상인데 오히려 물줄기가 공을 당겨서 공은 물줄기 쪽으로 달라붙게 된다. 이 경우는…
더보기
스토리 2021.08.10

[호기심 과학] 지나치게 시원한 액체 질소! -196℃! 극저온의 세상은?

연일 폭염에 시달리다 보니 더위에 지쳐 뭔가 자꾸 시원한 것을 찾게 된다. 그래서 이번 칼럼에서는 아주 심하게, 지나치게 시원한 극저온의 세계로 독자 여러분들을 초대하도록 하겠다. 오늘의 주인공은 액체 질소! 보글보글 끓고 있는 데다 주변에 김까지 서리는 액체 질소를 보고 있으면 뜨거울 것이라고 착각하기도 한다. 우리가 지구상에서 가장 흔하게 보는 액체는 바로 ‘물’이고, 물이 끓는 온도는 100℃이므로, 역시나 투명한 액체인 질소가 끓는 것을 보면서 이것도 역시 뜨거울 것이라고 예상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질소가 액체에서 기체 상태로 변하는 온도인 끓는점은 -195.79°C!!! 그러니 액체 질소는 약 -196℃ 이하의 온도를 유지하고 있다. 만약 사물이 액체 질소와 만난다면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상상할 수 없는 극저온의 액체 질소 세상이 지금부터 펼쳐지게 될 테니 기대하시라~ 강력한 흡열반응으로 생기는 -196℃의 극저온 ▲ -78.5℃에서 승화하는 드라이아이스, 드라이아이스 속에 온도계를 넣으면 -75℃ 이하로 온도가 낮아지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필자는 지난 칼럼을 통해 [얼음+소금], 그리고 [드라이아이스+에탄올]의 조합으로 냉장고 없이 온도를 낮출 수 있는 반응에 대해서 소개한 적이 있다. 얼음이나 드라이아이스가 주변의 열을 흡수하는 ‘흡열반응’을 이용해 각각 약 -10℃, 약 -75℃ 이하로 온도를 낮출 수 있는 방법이다. 만약 이보다 더 낮은 온도에서 실험해야 하는 상황이 필요하다면 [액체 질소]를 활용하면 된다.…
더보기
트렌드 2021.08.09

세상에 없는 물질이 만드는 혁신~! ‘메타물질’

사피리나(Sapphirina)라는 동물플랑크톤이 있다. 몇 mm도 안 되는 아주 작은 갑각류다. 이름처럼 바다의 사파이어라 불린다. 현미경으로 봐야 제대로 보이긴 하지만, 정말 다양하고 아름다운 빛을 낸다. 판타지 소설에 나오는 생물도 아닌데, 투명하게 변하는 능력도 갖추고 있다. 빛이 45도 각도로 비치는 순간, 사피리나에 반사된 빛이 가시광선에서 자외선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우리 눈은 자외선을 볼 수 없기에, 그 순간 사피리나는 눈앞에서 사라진다. 이런 현상을 인위적으로 만들어낼 수는 없을까? 가능하다면, 그동안 상상만 했던 많은 일이 현실이 된다. 영화 원더우먼에 나오는 투명 비행기, 해리포터에 나오는 투명 망토, 공각기동대에서 볼 수 있는 광학미채 슈트까지 정말 많다. 투명해지고 싶다는 욕망은, 철학자 플라톤의 책에 나오는 ‘기게스의 반지’까지 거슬러 올라갈 만큼 오래된 욕망이니까. 굉장히 어려워 보이는데, 이 어려운 일을 할 수 있다고 나선 기술이 있다. 바로 오늘 소개할 메타물질(Metamaterial)이다. 메타물질이 보여준 투명 망토 제작 가능성 메타물질은 자연에 없거나, 쉽게 찾을 수 없는 특성을 가지도록 사람이 만든 물질을 말한다. 인공적인 새로운 물질, 대안 물질이란 뜻이다. 주로 빛, 그러니까 전자기파와 관련된 광학적 특성을 가진 물질을 많이 만들지만, 음파나 열전도 등 다른 여러 가지 파동에 대응하거나, 특수한 물리적 특성을 가진 메타물질도 연구하고 있다. 크기는 정말 작다. 메타물질이 제어하려는 파장보다 작아야 하기 때문이다. 가시광선 파장이 400~700nm 정도라면, 가시광선을 제어하기 위한 메타물질은 그보다 작은 100nm 정도가 돼야 한다. 앞서 말한 투명화와 메타물질은 무슨 관계일까? 메타물질은 주로 파동을 다루기 위해 만든다. 제대로 만들면 빛을 비롯해 음파, 전자파, 지진파 등 여러 가지 파동을, 자연적인 특성과는 다르게 우리 뜻대로 컨트롤 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빛이 우리에게 닿았을 때, 반사되지 않고 뒤로 흘러간다면 어떨까? 소리가 들리기 전에 다른 곳으로 새어버린다면 어떨까? 다른 사람은 우리를 보지 못하고, 다른 소리를 우리는 듣지 못하게 된다. 메타물질은 그런 일을 가능하게 만든다. 실제로 지난 2006년, 미 듀크대학 데이비드 스미스 교수 연구팀이 이를 증명했다. 지름 5cm, 높이 1cm의 작은 구리관을 메타물질로 만든 고리로 둘러싸고 마이크로파를 쐈더니, 레이더에서 감지하지 못했다. 마이크로파는 구리관에 부딪히지 않고 그냥 흘러가 버렸다. 특정 조건에서만 작동한다는 한계는 분명했지만, 투명 망토를 만들 가능성이 엿보였다. 이때부터 메타물질에 관한 관심이 커졌다. 2015년에는 미국 UC 버클리대학 연구팀이 3차원 입체 물체를 가시광선 영역에서 사라지게 만들기도 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보통 빛이 물체에 닿으면 반사되거나(그래서 우리가 볼 수 있다), 흡수되거나(까맣게 보인다), 통과하면서 꺾인다(굴절이라고 부른다). 여기까진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메타물질을 이용하면 빛을 엉뚱한 방향으로도 꺾을 수 있다. 거울을 이용해 햇빛을 다른 곳에 비추는 것처럼, 특정 각도로 빛을 제어한다. 이런 메타물질을 물체 주변에 여러 개 설치해 길을 만들면, 그 길을 따라 빛이 다른 곳으로 흘러버린다. 이러면 반사가 되지 않으니 우리가 볼 수 없다. 이런 일이 가능하다고 처음 생각한 사람은, 러시아 물리학자 빅토르 베셀라고(Victor Veselago)였다. 그는 1967년에 발표한 논문에서, 자연과는 반대되는 특징을 가진 물질이 있다면, 어떤 물리적 특성을 가지게 되고, 어떤 분야에 응용하면 좋을지 제시했다. 볼록 렌즈인데 빛이 흩어진다면? 오목 렌즈인데 빛이 모인다면? 재미있는 생각이지만, 이런 개념이 구체성을 가지게 된 것은 한참 나중 일이다. 그런 물질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물질이니까. 1990년대에 영국 임페리얼 대학 물리학자 존 펜드리 교수는 군용 스텔스 기술을 조사하다가, 방사선을 흡수하는 재료 특성이 물질의 분자나 화학 구조가 아니라, 물리적 형태에서 왔다는 걸 알게 된다. 여기서 물질 내부 구조를 아주 미세하게 변화시키면 물성이 바뀐다는 걸 알게 되고, 앞으로 이렇게 만들어지는 물질은 기존 물질을 뛰어넘을 거라는 의미로 ‘메타물질’이라 불렀다. 이후 펜드리는 일반 물질의 결정 구조와 비슷하게, 특정 형태가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인공 구조물-메타물질을 고안하게 된다. 21세기 들어와 메타물질 연구가 활발해진 데에는 반도체 공정 기술 발달도 빼놓을 수 없다. 수십 나노미터 이하 미세 패턴을 형성할 수 있는 제작 기술이 없다면, 메타물질도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메타물질은 수학과 물리학에 기반해 구조를 만들고 설계한다. 화학적으로 특성이 결정되는 기존 물질과는 다르게, 기계적인 구조물에 더 가깝다. 메타원자로 불리는 인공 원자로 구조를 만들고, 만들어진 구조를 주기적으로 배열해 물질을 만든다. 여기서 원자의 형태, 구조, 크기, 배열 등을 조정해 빛이나 음파의 움직임에 영향을 끼친다. 다양하게 활용될 메타물질 메타물질이 가지고 온, 파동을 인공적으로 제어한다는 개념은 정말 매력적인 아이디어다. 하지만 정말 쓸 곳이 있을까? 아직 상용화된 메타물질은 드물다. 다만 연구되고 있는 응용 및 활용 분야는 정말 넓다. 층간 소음을 비롯해 생활 소음을 줄이거나, 음파 탐지기에 잡히지 않는 스텔스 잠수함을 만들 수 있다. 전자기파를 제어할 수 있다면 IT 기기나 전자 제품 초소형화에 응용할 수 있으며, 고성능 통신 부품, 센서와 검출기, 태양광 발전, 의료 진단 영상 장치 등 다양한 분야에 쓸 수 있다. 음향을 제어하는 용도로 쓸 수도 있다. 초음파 영역 대에서 사람 뼈를 찍거나 금속을 투과할 수 있어서, 의료용이나 비파괴 검사에 쓰는 방법도 찾고 있다. 지진파 제어가 가능하다면, 대형 지진에서 사람과 건물을 지킬 수도 있다. 포항공대 노준석/김영기 교수 연구팀은 메타물질에 액정기술을 붙여, 외부자극에 반응하는 초소형 홀로그램 장치를 개발했다. 이 장치를 이용하면 가시광선 영역에서 매우 선명한 홀로그램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다. 한번 만들면 광학적 특성을 바꾸기 힘든 메타물질의 단점을, 액정기술로 보완했다. 앞으로 미생물이나 화학물질 검출 센서에 이 장치를 접목할 예정이다. 영국 글래스고 대학 연구팀은 3D 프린팅이 가능한 판 격자 구조의 플라스틱 메타물질을 만들었다. 비정상적으로 높은 강성과 강도를 가지고 있지만 매우 가벼운 이 물질은, 해양, 자동차, 항공기 및 다양한 용도로 쓰이기 위해 프린팅될 수 있다. ▲ 국내 연구진, 초박막 메타렌즈 개발 (출처: YTN 사이언스) 포항공대 노준석 교수팀과 고려대 이헌 교수팀,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한승훈 마스터팀은 메타물질을 활용해, 적외선 초박막 메타렌즈와 이를 대량생산 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렌즈는 기존 렌즈의 성능을 유지하면서 두께는 머리카락 1/100에 불과하다. 실제 상용화가 이뤄지면 기존 적외선 카메라 장치의 크기를 크게 줄일 수가 있다. 투명 망토에서 시작된 메타물질 연구는 이제 다양한 분야로 뻗어 나갔다. 아직 상용화가 되려면 많은 어려움이 남아있지만, 빠르게 열매를 맺기를 기대해 본다.
더보기
트렌드 2021.08.06

이젠 창문도 똑똑해졌다? 에너지 절약과 전력 생산까지 가능한 ‘스마트 윈도’

동화 속 유리궁전을 꿈꾸는 것일까?언제부터인가 건물에서 창(窓)이 차지하는 면적이 점점 늘어나더니 아예 외벽이 전부 유리창으로 뒤덮인 건물까지 등장하고 있다.공공청사부터 사무용 빌딩, 주상복합 아파트까지 현대판 유리건물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건물 외벽을 유리창으로 장식하면 내부에서는 탁 트인 조망을 확보할 수 있고 바깥쪽에서는햇빛이 반사돼 번쩍이며 빛이 난다.하지만 실제 건물 내에서 생활해 보면 화려한 겉모습만큼 만족스러운 건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냉난방이 취약하다는 점인데, 요즘같이 무더운 여름날 에어컨을 틀면  전기료에 놀라게 된다. 유리창이 갖고 있는 이와 같은 문제를 극복한 똑똑한 창 ‘스마트 윈도(Smart Window)’가 뜨고 있다.스마트 윈도란 바깥의 태양광이 실내로 얼마만큼 들어올지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유리창으로,에너지 손실을 줄이고 냉난방 효율을 높여 쾌적한 실내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 외부 환경에 따라 스스로 실내 온도를 조절하는 수동형 스마트 윈도 스마트 윈도가 태양광을 얼마만큼 통과시킬지 조절하는 방식은 크게 수동형(Passive)과 능동형(Active)으로 구분할 수 있다. 수동형 스마트 윈도는 유리창이 주변 환경 조건에 따라 자기 스스로 알아서 변하는 방식이다. 쉽게 설명하자면 스마트 윈도가 작동할 때 전원을 넣을 필요가 없다고 이해하면 된다. 수동형 스마트 윈도는 외부 환경에 따라 스스로 투광도를 제어하기 때문에 에너지 절감에 제격이라는 장점이 있다. 광변색과 열변색, 열방성 등의 방식이 대표적이다. 광변색(Photochromic)은 태양광의 세기에 따라, 열변색(Thermochromic)은 외부 기온의 변화에 따라 투광도가 조절되는 방식이다. 태양광의 세기와…
더보기
트렌드 2021.07.16

종이접기 원리를 로봇에 도입하면 어떤 일이?

어린 시절 교육 방송을 보면 종이로 무엇이든 만들어내는 ‘종이접기 아저씨’가 있었다. 그는 마치 마술사같이 강아지, 박쥐와 같은 동물은 물론 집, 로봇 등 형태가 큰 조형물도 뚝딱뚝딱 종이를 접어 창조해냈다. 그런데 이 종이접기를 우주과학에 응용할 수 있을까? 최근 미 항공우주국(NASA)이 종이접기 원리를 이용해 초대형 우주 태양 전지 패널을 개발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나사 제트추진연구소에서는 종이접기 원리를 이용해 접었다 펼쳤다 할 수 있는 초대형 우주 태양 전지 패널, 접을 수 있는 몸을 가진 탐사로봇 ‘퍼퍼(PUFFER, ‘Pop-Up Flat Folding Explorer Robots)’를 만들었다. 우주공학뿐이 아니다. 수술용 나노로봇, 등 종이접기에서 영감을 받은 로봇들이 속속 개발되면서 누구나 할 수 있었던 종이접기가 우주, 의료, 수중 로봇공학 분야에 혁신을 불러오고 있다. ▲ 종이접기 원리로 만든 우주 탐사로봇 ‘퍼퍼’(PUFFER, ‘Pop-Up Flat Folding Explorer Robots), (출처: Rajamanickam Antonimuthu) 크고 무거운 태양전지패널을 종이처럼 간단하게 접어 운반한다! 종이접기의 매력은 가위나 칼, 접착제 없이도 거대한 조형물을 만들 수 있다는 데 있다. 간단히 접기만 해도 도형은 2차원에서 3차원으로 변한다. 또한 형태 변화가 용이하기 때문에 접어서 작은 형태로 제작할 수 있다. 미 항공우주국 제트추진연구소에서 개발한 거대한 태양 전지 패널은 접었을 땐 지름이 2.7m에 불과하지만 펼치면 무려 9배나 커진다. 이들이 태양 전지 패널을 만들 때 종이접기 원리를 적용한 것에는 부피를 줄여 작고 가벼운 상태로 만들어야 우주로 운반하기 쉽기 때문이다. 우주선에 실을 물건의 무게와 부피를 줄이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재료에 따라 내구성 또한 단단하게 만들…
더보기
트렌드 2021.07.13

인간 증강 기술, 차세대 웨어러블의 도전

영화가 꿈을 꾸면, 과학기술은 그걸 만들어야 하는 의무라도 있는 걸까? 자율주행차, 스마트폰, 홀로그램, 플라잉카를 비롯해 최근 연구되는 많은 기술이 그렇다. 예전에 상상만 했던 물건들이 우리 눈앞에 등장하고 있다. 웨어러블 로봇이나 강화 외골격(Powered exoskeleton)이라 불리는 웨어러블도 그중 하나다. 영화 ‘아이언맨’이나 ‘엣지오브투모로우’, ‘에일리언2’ 등에서 봤던 착용형 로봇이 점점 널리 쓰이고 있다. ▲적은 힘으로 무거운 짐을 옮길 수 있는 웨어러블 (출처: YTN 사이언스) 우주여행에서 출발한 웨어러블 꿈은 영화가 꿨지만, 사실 웨어러블은 2차 세계 대전을 거치면서 발전한 로켓 기술을 바탕으로, 꿈과 희망이 만발했던 1950년대 미국 우주 산업에서 태어났다. 아직 지구 바깥으로 나가본 사람이 한 명도 없던 시절, 다른 행성으로 탐험을 떠날 때 어떤 복장을 갖춰야 좋을지 연구하다 나온 아이디어가 외골격이다. 딱딱한 하드 형태 우주복을 입고 움직일 때를 가정해, 우주복 외부에 외골격을 붙여 근력을 늘리는 방법을 고안했지만, 나중에 우주복이 소프트 형태로 결정되면서 사장됐다. 연구는 멈췄지만, SF 소설 작가들은 이런 아이디어에서 영감을 받았다. 곧 외골격 우주복을 입은 군인들이 싸우는 SF 소설이 나왔다. 특히 로버트 A. 하인라인의 ‘스타십 트루퍼스’가 큰 인기를 얻었다. 이런 인기는 기계를 사용한 인간 증강(Man Amplifier)이라는 개념에 영향을 끼쳤고, GE에서 ‘하디맨(Hardiman)’이라는 머니퓰레이터를 장착한 입는 형태 로봇을 만드는 계기가 된다. 프로젝트 엔지니어였던 랠프 모셔가 작성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