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러&디스플레이 2021.12.28

[컬러 & 디스플레이] 제 12화: 색다른 미래의 컬러

한 해를 정리하면서 풍경 사진을 비교해보면 똑같은 장소에서 촬영한 사진도 겨울철의 색감이 더 어둡고 흐릿하다. 색상도 명암도 밋밋해 보인다. 대기 온도의 차이도 있겠지만 먼지 때문에 컬러 톤도 변한다. 겨울이 시작되면서 그동안 파랗던 하늘이 다시 뿌옇게 변했다. 심한 날이 이어지면 미세먼지 저감조치가 시행되며 화력발전소, 공장, 공사장뿐만 아니라 경유 차량에도 오염물질을 줄이는 제한이 따른다. 산업혁명 시기에 공해 문제를 자주 겪었던 유럽에서는 2025년부터 내연기관 자동차의 신차 판매가 중단되기 시작한다. 유럽 각국 정부는 이런 결정을 2016년부터 연쇄적으로 발표하고 있다. 석유 엔진의 퇴출은 전기차를 주축으로 교통수단을 재편한다는 의미다. 전기차는 움직이는 전자제품이다. 전기차도 스마트폰처럼 전자제품이라는 말이다. 자동차의 관점보다는 전자제품의 특성에서 보면 자율주행 자동차와 더 쉽게 연결될 수 있다. 지금도 수많은 자율주행 기능이 자동차에 옵션으로 들어가고 있고, 해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인간을 대신하는 기술이 발전하는 중이다. 자율주행이란 자동차 스스로 보고 판단하며 움직이는 것이다. 수백만 년 진화해온 인간의 신경망과 근육의 활동을 반도체와 모터 같은 전자장치가 대신한다. 자율주행차가 도로를 보는 방법 또한 인간의 시지각을 모방하는 일이다. 라이다(LiDAR)로 일컫는 레이더 센싱 장치가 3차원 공간 정보를 추적하며, 마치 인간이 시각적으로 재구성하듯, 좌표로 가득한 공간을 디지털 정보로 채운다. 그런데 자율주행 레벨 5의 기준점이라며 중요시하는 이 정보에는 컬러가 없다. 색채 없는 좌표 값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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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디스플레이 2021.11.26

[컬러 & 디스플레이] 제 11화: 빛의 컬러로 표현하는 미디어아트

얼마 전 우리나라 연구진이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주목받는 인공 태양 연구 성과에 대한 보도가 있었다. 인공 태양은 핵융합 발전 기술을 활용하여 초고온을 생성하는 기술이다. 지구에서 우리가 누리는 빛과 열의 원천인 태양은 핵융합 반응으로 에너지를 유지한다. 태양에서는 높은 압력 상태의 수소가 천오백만 도의 열과 만나서 헬륨으로 바뀌는데, 그 과정에서 엄청난 열과 빛이 방출된다. 그런 태양의 상태를 지구에서 똑같이 만들어 볼 수는 없다. 태양보다 압력이 낮기 때문에 1억 도에 가까운 온도를 유지해야만 수소 원소가 결합되는 핵융합 반응이 시작될 수 있다. 사실 인간이 지구에서 1억 도를 만드는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지표 밑의 마그마의 온도도 높아야 1,400도 정도이고, 철을 녹이는 용광로는 1,500도 수준이다. 1억 도의 열을 담고 유지하는 데는 지구상의 어떤 금속도 불가능하다. 다 녹아 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초전도자석으로 자기장을 발생시키고 고온의 불꽃을 자기장 안에 가두어서 외벽과 접촉하지 않게 띄우는 기술이 쓰인다. 다른 나라에서 겨우 7초 남짓 1억 도의 불꽃을 유지한 반면에 우리나라 연구팀은 처음으로 30초를 유지했다. 고온의 핵융합 발전 과정에서 생기는 불순물을 배출하는 다이버터를 그동안 탄소 물질로 만들었는데, 이것을 텅스텐 재질로 교체하여 성능을 더 높일 예정이라고 한다. 언젠가는 핵융합 기술의 인공 태양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인공 태양을 만드는 일이 과학기술자만의 몫은 아니다. 아이슬란드 출신의 세계적인 예술가 올라퍼 엘리아슨(Olafur Eliasson)은 2003년 영국 런던의 테이트 모던 갤러리에서 인공 태양을 만들어 띄우는 <기후 프로젝트(The weather project)>를 전시했다. 갤러리 내부에서 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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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디스플레이 2021.10.26

[컬러 & 디스플레이] 제 10화: 컬러의 재현과 확장!

갑자기 가을이 찾아왔다. 지구 온난화의 영향인지 여름은 늘어나고 가을은 짧아지는 현상이 매년 증폭되고 있다. 서리가 내린 초록 이파리들은 갑작스러운 계절의 변화를 보여준다. 풍성한 색채의 풍경은 곧 회색의 계절로 바뀔 것이다. 가을의 색채에서 겨울의 흑백으로, 다시 봄의 색채로 변하는 흐름은 자연의 순리이지만, 색채를 향한 인간의 노력은 치열한 과정을 거쳤다. 자연의 안료를 사용한 그림에서 나타나는 색상 수는 많지 않았다. 흑백이 중심이 된 색상은 문자(文字)의 시대를 상징한다. 검은색 문자의 시대는 길었다. 고대 이집트 문자처럼 컬러로 새겨진 경우도 간혹 있지만, 20세기 초까지 문자는 검은 글씨였다. 특히 인쇄술의 발명 이후 글자는 검은색으로 찍혔고, 바탕의 종이는 아이보리 빛을 띈 흰색이었다. 수천 년간 이어진 문자 중심의 문명에서 컬러는 지식이나 이성이 아닌 감성의 표현이었다. 19세기 후반 컬러 사진 기술의 발명과 인쇄 기술의 발전은 흑백의 세계에 조금씩 색채를 깃들게 했다. <위대한 개츠비>로 표상되는 19세기 말의 신분 변화도 컬러와 함께 시작되었다. 그와 비슷한 시기에 조선의 선비들도 한동안 흑백의 수묵화에서 벗어나 조금씩 컬러를 수용하기 시작했다. 흑백에서 컬러로 넘어가는 변화는 텍스트 시대에서 이미지나 영상 시대로 전환됨을 의미한다. 믿는 대로 보인다?! 컬러에 대한 인식과 재현 자연의 컬러를 재현하는 인류의 과제는 구석기 동굴벽화부터 지금의 메타버스 시대까지 계속되고 있다. 컬러 재현은 근본적으로 컬러 인식에 기반을 둔 문제이다. 사실 광학적이고 과학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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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디스플레이 2021.09.28

[컬러 & 디스플레이] 제 9화: 컬러의 질서를 찾는 ‘색체계의 여정’

독일의 문필가 요한 볼프강 폰 괴테(J. W. Goethe)는 문학과 철학의 대가였을 뿐만 아니라 색채학 연구에도 심취한 전인적 학자였다. 1780년대부터 20년간 지속된 그의 색채 연구는 뉴턴(I. Newton)의 과학적 접근과는 다르게 컬러의 심리적 기능에 집중되었다. 1792년 <광학에 관한 기고>에서 괴테는 밝음과 어둠의 이원론적인 구분을 뼈대로 노랑과 파랑의 2원색 체계로 전체 색채를 파악하자고 제안했다. 더 나아가 1812년에 발간한 <색채론> 제3권의 “논쟁” 단원에서는 뉴턴의 광학 실험과 컬러 스펙트럼의 연구에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했다. 뉴턴이 실험한 조건이 너무 이상적이라고 비판했다. 뉴턴은 암실의 벽에 작은 구멍을 뚫어놓고 태양광이 가늘게 들어와서 생기는 광선에 프리즘을 투과시켜 얻은 무지개색 스펙트럼을 관찰한 광학적 색체계를 1704년 <광학(Opticks)> 저술에서 제안한 바 있다. 뉴턴의 실험 조건이 지나치게 한정적이라고 평가한 괴테는, 우리의 일상에서 보이는 색채와 상황에 따라 달리 인식되는 컬러 배색의 문제를 탐구했다. 언뜻 비과학적인 입장에서 뉴턴을 공격했다고 오해할 수도 있지만, 괴테의 색채 연구는 당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그의 색체계는 이후 현상학 계열의 철학자들과 인상주의 화가들에게도 영향을 주었다. 뉴턴과 라이프니츠(W. Leibniz)의 수학 논쟁에서도 드러났던 것처럼 당시 유럽에서는 국가 간의 군사적 대결뿐만 아니라 학술적 다툼도 치열했다. 컬러의 질서를 찾아 체계를 정립하는 문제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서로 경쟁했다. 뉴턴과 괴테의 서로 다른 입장은 결국 색채의 원리로 향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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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디스플레이 2021.09.03

[컬러 & 디스플레이] 제 8화: 빛나는 컬러를 향한 여정 ‘색채 인식’

여름에는 미세먼지 걱정 없이 푸른 하늘과 하얀 뭉게구름을 볼 수 있다. 매미 소리를 배경으로 짙은 녹색의 나무들 사이에서 진득하게 보이는 파란 하늘에는 구름 떼가 공연처럼 변화무쌍한 장관을 만들어 보여준다. 소나기가 그친 뒤 행운처럼 무지개를 본 사람은 재빨리 휴대폰을 들고 사진으로 남기기 바쁘다. 더위가 가시지 않은 여름 저녁의 핑크빛 노을은 윌리엄 터너(William Turner)의 그림보다 더 그림 같다. 터너는 영국의 미술을 대표하는 낭만주의 화가였다. 낭만주의라는 말처럼 그의 그림에는 정확한 형태보다는 감성과 분위기가 충만하다. 그의 그림에서 독특한 낭만적 분위기를 자아내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컬러다. 터너의 그림에는 색채가 넘실댄다. 이리저리 나부끼는 환한 색의 붓 자국은 유동적인 분위기를 끌어올리며 형태와 컬러가 서로를 탐하는 격정적인 순간을 느끼게 해준다. 컬러가 춤추는 터너의 그림은 훗날 인상주의의 탄생에도 영향을 주었다. 인상주의를 창시한 화가 클로드 모네(Claude Monet)가 바다 위로 떠 오르는 태양을 그린 그림과 터너의 해돋이 그림을 비교해보면 형태보다는 컬러가 주는 인상을 포착했던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그들은 빛바랜 관념의 색채를 버리고 빛나는 컬러를 추구했다. 그림이 밝아지기 시작했다. ▲ 윌리엄 터너가 그린 노햄 성(Norham Castle)의 일출 풍경과 터너의 그림에 감명받은 모네가 해돋이 풍경의 인상을 그린 그림. 대상을 아는 대로 그리기보다 순간적인 빛의 변화를 포착하려는 시도는 인상주의 창시자 클로드 모네에게 큰 영감을 주었다. 지금은 빛나는 컬러가 어디든 있다. 작은 스마트폰 화면에서도 눈부신 컬러가 쏟아져 나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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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디스플레이 2021.07.22

[컬러 & 디스플레이] 제 7화: 빛과 그림자 사이의 무한한 간극 ‘HDR’

“어둠이 깊을수록 별은 더 밝게 빛난다”와 같은 표현은 여러 가지로 변용되어 강연에서, 수필에서, 노래에서도 자주 인용되었다. 원래 러시아의 문필가 표도르 도스토옙스키(Fyodor Dostoevsky)가 <죄와 벌>에서 언급한 명언이라는 설도 있었지만, 동시대 시인 아폴론 마이코프(Apollon Maykov)의 시 한 구절이라는 주장도 있다. 어둠은 죄를 뜻하고 별빛은 신의 은총으로 해석되지만, 색채 연구자들에게는 명암 대비와 휘도(輝度, luminance)의 관계를 연상시킨다. 밝은 정도를 뜻하는 휘도는 일반적인 밝기(明度, brightness)와 약간 다르다. 휘도는 빛을 발하는 밝음의 상태를 구분하는 말이다. 그런데 밝음의 정도는 상대적이다. 촛불 하나를 켜면 어두운 방을 은은하게 밝힐 수 있지만, 전등 아래에서는 환하게 보이지 않는다. 환한 조명도 햇볕 아래에서는 밋밋하다. 그러니 깜깜한 밤의 벌판에서는 작은 불빛도 구원의 계시처럼 보일 수 있다. 도스토옙스키는 험한 시베리아의 유배 생활을 등잔불 아래에서 성경과 함께 이겨냈다고 한다. 허름한 교도소의 침침한 불빛 속에서 손가락을 짚어가며 읽은 성경의 구절구절은 대문호로 가는 먼 길을 환히 밝힌 빛이었을 것이다. 빛의 세기, 즉 광도(光度)를 측정하는 단위는 촛불 하나의 밝기 정도인 칸델라(candela)인데, 줄여서 cd라고 쓴다. 원래 포르투갈어로 양초를 뜻하던 칸델라는 네덜란드 상인들을 통해 전 세계로 보급된 이동식 조명기구 칸델라르(Kandelaar)를 지칭하기도 했다. 광물질 카바이드(carbide)에 물을 섞으면 아세틸렌 가스로 바뀌어 잘 연소하는 원리를 이용한 이 조명 장치는 실제로 약 5cd의 빛을 발했다. 촛불보다 더 밝고 한번 불을 붙이면 7시간 정도 지속하여 19세기 노동 현장부터 초기 자동차 전조등까지 두루 쓰였다. 1950년대 독일 뮌헨에서 유학했던 수필가 전혜린은 안개 자욱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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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디스플레이 2021.06.22

[컬러 & 디스플레이] 제 6화: 빛으로 세상을 기록하다! ‘컬러와 영상’

세상은 빛으로 가득 차 있다. 여름 하늘의 푸른 하늘색도 눈부시게 빛나고, 뙤약볕의 태양은 눈을 뜨고 바라볼 수 없을 정도로 하얗게 빛난다. 태양의 가시광선 아래에서 우리는 세상의 모든 컬러를 바라보고 인식할 수 있다. 만약 태양이 없다면 세상의 컬러는 어떻게 보일까? 모든 색의 기준은 근본적으로 정오의 햇빛을 기준으로 삼았기 때문에 태양이 없는 세상에는 컬러도 없다고 가정할 수 있다. 흑체(黑體)와 같은 암흑 그 자체일 것이다. 밤에 방안의 불을 끄고 어둠에 눈이 적응하기 전에 주변을 둘러보면 모든 색이 다 검정에 가까운 무채색의 공간으로 보인다. 컬러는 그래서 항상 빛을 전제로 한다. 빛이 없으면 컬러도 없다. 뉴턴의 발견 이전부터 사람들은 색이 빛에 종속되어 있다는 사실을 생활에서 이미 체득했다. 다만 어떤 빛인가에 따라 대상과 공간의 컬러도 다르게 보인다는 사실은 오랜 논쟁을 야기했다. 사물의 고유색 논쟁부터 인상주의 그림까지 컬러는 항상 수수께끼와 같았다. 햇빛은 지구 전체를 고루 비추고 있지만, 땅 위의 볕은 시시각각 변하는 것처럼 보인다. 날씨와 계정에 따라 빛이 다르게 느껴지고, 하루 종일 빛깔이 변한다. 아침의 햇빛은 푸르스름하지만 저녁의 볕은 노르스름하다. 똑같은 나뭇잎도 시간에 따라 다른 녹색으로 변한다. 같은 시간의 햇빛이라도 산 위에서 보는지 바다에서 내리쬐는지 또 다르다. 지구로 들어오는 태양광이 동일하다고 할지라도, 이 모든 다름은 지구의 대기 변화에 따른 변덕이다. 전 세계의 모든 슈퍼컴퓨터로도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복잡미묘한 지구 대기의 변화는 인간이 감지하는 빛의 변화를 끊임없이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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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디스플레이 2021.06.02

[컬러 & 디스플레이] 제 5화: 현실을 더 실감나게 재현하는 디지털 컬러의 마법!

봄기운이 완연하던 5월 초, 마법 같은 소식이 들렸다. KAIST의 연구팀이 입을 수 있는 OLED 디스플레이를 개발했다는 뉴스였다. 30 마이크로미터 굵기의 미세 섬유 속에 OLED 소자를 넣고 코팅하여 평면 디스플레이와 같은 수준의 전자 섬유를 개발한 것이다. 기존의 실험적인 샘플들보다 훨씬 발전한 성능을 보여주었으며, 높은 휘도와 낮은 전력 소비율로 실용화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는 평가를 받고, 인지도 높은 국제 저널에도 실렸다. 입는 디스플레이(wearable display)는 입는 로봇(wearable robots)처럼 인간의 능력과 상상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장치다. 카멜레온처럼 환경에 따라 옷 색깔을 쉽게 바꿀 수 있다면, 기분에 따라 스타일을 자주 변화시킬 수 있다면 우리의 생활 자체가 달라질 것이다. 오래전 <해리 포터>의 투명 망토 기술이 화제가 되었던 것처럼, 그럴듯하게 상상해온 아이디어는 아주 늦을 수는 있지만 대부분 현실화되었다. 하늘을 날며 외계의 적을 무찌르는 로봇이 아직 상상 속에 남은 것처럼, 옷 전체를 시시각각 변화하는 디스플레이로 사용하는 기술도 당분간은 마법 같은 상상에 머물 것이다. 마법과 같은 컬러 세상 ▲ 1954년 미국에서 출시된 RCA TV는 둥근 튜브 형태의 화면에 컬러 방송을 보여준 최초의 제품이었다 (출처: 위키피디아) 컬러는 마법과 같다. 지금 우리나라의 50대 이상 계층은 1981년 컬러 방송이 처음 시작되던 새해 첫날을 기억한다. 한적한 농촌과 도서에 전기가 들어간 지 채 몇 년 지나지 않아서 컬러 방송이 시작되었으니, 무척 놀라운 경험이었다고들 말한다. 전기가 없던 시절은 너무도 어두웠다. 집마다 켜 놓은 남포등과 촛불이 전부였다. 밝은 달이 뜨지 않은 날에는 칠흑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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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디스플레이 2021.04.23

[컬러 & 디스플레이] 제 4화: 디스플레이 색공간과 해상도 디스플레이 화질, 현실의 색을 넘어서다

올림픽이나 월드컵 경기의 개최는 건설, 관광, 컨벤션, 서비스, 전자 등 모든 산업이 성장하는 계기가 되어왔다. 일본의 전자 산업계는 이번 도쿄올림픽을 재도약의 발판으로 삼으려 했다. 특히 전 세계로 송출되는 중계방송을 통해 자신들의 영상 관련 기술을 홍보할 기회로 보았다. TV 시청자들의 눈에는 경쟁하는 선수들이 보이지만, 올림픽과 같은 글로벌 이벤트의 이면에는 전자업계의 시장확보를 위한 치열한 전쟁도 숨어 있다.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전자업계가 갈고 닦은 무기는 초고화질 8K 영상 시스템이다. 아직 세계적으로 4K UHD 해상도의 방송도 완전히 정착되지 않은 상황에서 그 4배의 화질을 가진 8K 영상은 오버 스펙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기술 발전 추세를 볼 때 초고화질 영상 시스템은 머지않아 대량으로 파급될 것이다. 사람의 감각은 더 높은 품질에 잘 감응하고 몰입한다. 그래서 우리의 시각도 더 좋은 화질을 보면 다시 낮은 화질로 되돌아가기 어렵다. 스크린이 크고 고화질일수록 임장감(臨場感)과 현장감(現場感)이 높다. 임장감(presence)은 그 장소에 들어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의미고, 현장감(reality)은 그 장소가 눈앞에 실재하는 것처럼 펼쳐진다는 느낌이다. 초고화질은 구석기 동굴벽화 이래 사실적인 재현(representation)을 향한 노력의 정점이다. 아날로그부터 디지털까지, 해상도의 변천사 영상 품질에 가장 중요한 요소인 해상도는 지난 20년간 드라마틱한 발전을 보여주었다. 20년 전 아날로그 영상을 디지털로 전환할 때의 기준 해상도는 세로 방향으로 480픽셀이었다. 영상 가전제품의 광고에 ‘수평 해상도 360선 고화질 영상’ 같은 문구도 있던 상황이었으므로 480선의 해상도는 분명한 발전이었다. 게다가 여러 번 복사하거나 편집해도 화질의 손상이나 노이즈가 생기지 않으니 디지털 영상의 장점은 큰 가치를 지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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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디스플레이 2021.03.22

[컬러 & 디스플레이] 제 3화: 빛의 생성과 색채 관계, 우주의 빛으로 시작해 세상의 색으로 남다!

인간의 세상이 속해 있는 이 광대한 우주는 약 138억 년 전에 하나의 작은 점에서 비롯되었다. 엄청난 에너지가 압축된 점에 특이점(singularity)이 생겨 갑자기 폭발하면서 계속 팽창하는 우주를 형성하게 되었다고 빅뱅이론은 설명한다. 부피도 없는 작은 점이 어떻게 발산하여 백억 년을 넘게 지나면서 크기의 우주를 만들었는지 아직도 풀리지 않는 의문점이 많다. 이런 미스터리에 대해 구약 성경의 창세기에는 만물의 시작을 언급하며 ‘태초에 빛이 있으라 이르시니 빛이 있었다’는 표현이 나온다. 실제로 태초의 우주는 빅뱅 직후 플라즈마 상태를 거쳐 서서히 빛을 발했을 것으로 알려졌다. 마치 폭탄이 터지기 직전의 순간처럼 원자핵과 전자 같은 소립자들이 뒤엉킨 상태에서는 빛을 낼 수 없었다. 화약에 충격 에너지가 가해져 불씨를 만들고 폭발을 일으키듯, 흩어졌던 전자와 핵이 결합하여 중성의 원자 구조를 갖추면서 비로소 광자(photon)들이 빛을 발할 수 있었다. 이러한 최초의 빛은 빅뱅의 뜨거운 순간으로부터 대략 38만 년이 지나서 빛의 분리기(decoupling era)에 나타났다고 한다. 우주의 기나긴 역사에서 보면 최초의 순간에 속한다. 태초의 빛은 우주배경복사(Cosmic Background Radiation)로 남아 여전히 팽창하는 우주를 가득 채우고 있다. 세상은 빛으로 시작되었다. 세상 모든 빛은 암흑 속에서 피어난다. ▲ 가시광선의 색도도(chromacity scale diagram)에서 흑체궤적(black body locus) 또는 플랑크 궤적(Planckian locus)은 아치 형태로 가운데를 가로지르고 있다. 절대온도에 맞춘 색온도에 따라 눈금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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