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 찍고 부산으로…즐거운 ‘귀성여행’

Story On Display 지구별 여행자 ~~

모든 건 마음에 달려 있다는 깨달음을 얻은 건 원효대사만이 아니다. 중간중간 쉬고 즐기며 간다면 고향으로 향하는 먼 길도 즐거울 수 있다는 걸 깨달은 순간, 귀성길은 ‘여행’ 으로 변했다.

근무지인 천안을 출발해 청도 ‘찍고’ 부산에서 마무리하는 즐거운 귀성여행. 마음도 가볍게 출발~

 

감의 이유 있는 변신, 청도 감 와인터널

천안을 출발해 부산을 향해 가는 길, 아름다운 풍경도 슬슬 지겹게 느껴질 즈음, 감의 고장 청도를 지나게 됩니다. 청도 감이 유명한 것은 워낙 감이 많이 나고 맛이 뛰어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바로 ‘청도 감 와인터널’이 존재한다는 게 가장 큰 이유입니다.

감 와인터널은 오직 청도에서만 만날 수 있는 곳으로 오크통처럼 생긴 입구가 그 자신의 정체성을 확연히 드러내며 관광객을 맞이합니다. 발을 한 발 내딛으면 철길로 이어진 터널이 시작되는데요. 이는 원래 일제에 의해 만들어진 것으로 1937년 남성현터널이 생길 때까지 경부선 열차를 운행하던 철도였답니다.

운행이 중단된 지 100년이 지났는데도 내부가 잘 보존돼 있는데다 와인을 숙성시키는 데 필요한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어 2006년부터 와인 숙성고이자 시음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죠. 처음에는 방문객이 겨우 3명에 불과할 만큼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지만 지금은 주말이면 약 3,000명의 국내외 관광객이 몰리는 자타공인 명소입니다.  벽면을 가득 채운 빈 와인병, 대형 와인 구조물과 숙성고, 그리고 여유롭게 와인을 즐길 수 있는 카페까지 이곳에는 감 와인과 관련된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가득하답니다.

이 밖에도 터널 곳곳에 마련된 테마별 구간에서 전시회와 음악회 등의 행사를 진행하기도 하니 미리 확인해뒀다 즐겨보세요.

15인 이상 예약 신청(www.gamwine.com)을하면 와인 시음, 감 따기 등도 체험할 수 있다는 사실!

청도 반시로 만들어 부드럽고 감칠맛 나는 황금빛 ‘신의 물방울’의 맛, 궁금하지 않나요?

 

해안절벽 위 그림 한 점, 용궁사

철썩철썩 파도소리를 들을 수 있는 사찰이 있다?

바로 용궁사라는 곳인데요. ‘부산’ 하면 남포동, 서면, 해운대, 달맞이고개, 자갈치시장, 태종대, 광안리 등은 알면서도 용궁사에 대해서는 모르는 분이 꽤 많기에 이렇게 두 번째 여행지로 소개하고자 합니다.

용궁사는 양양 낙산사, 남해 보리암과 함께 우리나라 삼대 관음성지 중 한 곳이자, 절실한 마음으로 기도하면 한 가지 현몽을 얻고 소원을 이룰 수 있다는 영험한 곳으로 유명한데요. 특히 득남불의 코와 배를 만지면 아들을 낳는다는 이야기가 있어 많은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런 종교적인 이야기를 떠나 이곳이 큰 사랑을 받는 이유는, 바로 해안절벽 위에 위치해 있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있는 그대로 충분히 아름다운 부산의 바다, 그것을 둘러싼 섬세하고 웅장하며 아름다운 해안절벽. 그 위에 고즈넉이 앉아 있는 전통 건축 양식의 사찰이라니요. 듣기만 해도 엄청난 절경일 거라 상상되지 않나요? 풍경 소리를 들으며 가만히 바닷바람을 맞고 있노라면 도시에서 쌓인 스트레스나 불안감의 찌꺼기가 깨끗이 씻겨져나가는 듯한 기분마저 듭니다.

입구에서는 이곳의 상징물을 만날 수 있는데, 다름 아닌 용입니다.

저~기 멀리서 용궁사를 바라봐도 황금빛 용 두 마리는 보일 만큼 무척 거대한 모습을 지난 탓에, 이곳의 포토존으로서도 톡톡히 역할 하고 있답니다. 과연 ‘용궁사’라는 이름답죠? 입구를 지나니 마치 바다로 향하는 길인 양 아래쪽으로 뻗은 108계단이 나타나네요.

한 계단 한 계단 조심히 내려가니 드디어 용궁사가 그 위용을 드러냅니다.

바로 앞에서 보니 멀리서 볼 때보다 훨씬 압도적인 모습. 그때, 어디선가 ‘쨍그랑’ 하는 소리가 들려 돌아보니 사람들이 동전을 던지고 있네요. 작은 불상의 손에 들린 시주함에 동전을 골인시키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소원성취 연못입니다. 저도 한 번 던져봤는데요. 이게 웬 일! 동전이 들어갔습니다. 야호~! 새해 출발이 아주 좋은데요. 이렇게 모아진 동전은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쓰인다고 하니 더 기분이 좋습니다.

 

여러분도 이번 귀성길은 귀성여행으로 만들어보세요. 그냥 스쳐지나던 곳에 숨어 있는 재미를 찾아 내 것으로 만든다면 고향으로 가는 우리 가족의 걸음이 훨씬 즐겁고 가벼워지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