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구글 알파고(AlphaGo)와 이세돌 9단의 대국 결과로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더욱 고조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예상과 달리 알파고가 5전 4승의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기 때문인데요.

이제는 인공지능이 SF영화속에만 등장하는 로봇에 머물지 않고, 우리 생활에 빠른 속도로 스며들 것이라는 전망이 많은 가운데, 인공지능이 우리 생활을 더욱 편리하게 해 줄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는 무엇인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 자율 주행차로 운전에서 해방되다

요즘 자동차 업계의 핫 이슈, 자율 주행차입니다. 무인자동차라고도 불리는데요. 자율주행 자동차는 말 그대로 자동차에 달린 여러 개의 센서가 도로 상황 정보를 파악해 컴퓨터의 지시에 따라 자동으로 운행하는 자동차입니다. 최대 장점은 말 그대로 사람이 운전에 들어가던 노력과 시간을 필요한 다른 곳에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인데요. 자율주행차에 가장 적극적인 구글은 이미 300만km 이상 시험주행을 했고, 세계적인 자동차 메이커들도 잇따라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무인자동차가 10년 안에 상용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만 아직까지는 가야할 길이 많이 남은 상황입니다. 인프라 구축과 제반 규정을 만들어야 하는 것 뿐만 아니라, 정밀한 차량 자동 제어 기술과 안전성 등에 대한 까다로운 검증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자동차 스스로 교통흐름을 분석하고, 사고 예방을 위한 사람/사물인식 시스템 및 빠르고 정확한 판단과 동작을 위해서는 보다 차원 높은 인공지능이 필수적이죠. 자율주행이 궁극적으로는 사고가 없는 교통문화를 만들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 된다는 점과, 노약자 등 운전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큰 편의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하나의 혁명적인 아이템이라는 것은 분명해 보이는데요. 차세대 인공지능과의 결합을 통해 더욱 발전이 기대되는 분야로 가장 먼저 손꼽히고 있습니다.

 

□ 번역은 손쉽게, 하지만 정확하게!

번역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고유의 영역이라는 인식이 큰 분야였습니다. 유사한 어족(영어와 프랑스어, 한국어와 일본어) 간에는 단순히 단어를 교체하는 것만으로도 간단한 문장의 번역은 가능했지만, 문장이 복잡해지거나, 어족이 다른 경우에는 엉뚱한 번역 결과로 어리둥절해지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2007년 구글이 글로벌 번역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일반인들의 번역서비스 접근은 무척 편리해졌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구글에 따르면 구글번역팀에 언어학자는 단 한 명도 없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구글이 사람을 통한 직접 번역이 아닌 기존 문서들을 활용한 통계적 방법을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동일한 문장에 대한 A언어, B언어, C언어가 함께 수록된 데이터를 검색엔진을 통해 DB화해 번역의 재료로 활용하는 것입니다. 동일 문서의 전문 번역본이라면 더할나위 없이 좋은 재료겠죠. 따라서 더 많고 정확한 재료들이 생산되고 발굴될수록 정확성은 높아지는 방향으로 가는 것입니다.

<구글 번역이 이루어지는 과정을 쉽게 볼 수 있는 동영상 (출처 : 구글블로그)>

 

그러나 언어라는 것은 맥락을 고려해야하고, 상황에 따른 반어적 표현이 존재하는 등 기계적으로만 접근하면 의도와 다른 번역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알파고(AlphaGo)와 같이 패턴 학습을 통해서 예측을 이끌어내는 딥러닝(Deep Learning) 알고리즘을 가진 인공지능의 힘을 가미한다면, 자동 번역의 품질은 급격하게 발전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됩니다.

 

□ 이제는 자산관리도 인공지능시대

금융계에도 인공지능 도입 바람이 거셉니다. 이미 증권투자 분야에서는 컴퓨터를 통한 프로그램 매매를 사용하고 있으며, 월스트리트의 75%정도의 주식매매는 인공지능 소프트웨어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전문가들은 방대한 정보를 소화하고 분석하는 능력과 속도가 애널리스트를 넘어서는 수준이라는 점이 금융인공지능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합니다. 현재는 단순 매매를 넘어 로봇 투자자문(Robo-advisor) 사업이 미국을 시작으로 정착되고 있고, 국내에서도 로보어드바이저 도입이 속속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한 국내 투자증권사는 지난해 말 국내 업계 최초로 자체 개발한 로보어드바이저 시스템을 통해 고객의 투자성향과 재무목표에 따라 전략을 제시하고 이를 안내하고 있다고 하며, 관련 업체들도 앞다투어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도입에 상당히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편 최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미쓰비시도쿄UFJ은행은 19개 언어 구사는 물론, 고객의 표정까지 분석해 업무 안내와 고객 응대를 진행하는 로봇 '나오(Nao)'를 개발해 일부 지점에 배치를 시작했고, 손해보험재팬은 인공지능을 콜센터에 접목해 고객 응대시간을 오분의 일로 줄였다고 합니다. 이제는 인공지능이 단순한 투자 가이드를 넘어, 투자자들에게 직접 자문을 받고 금융 컨설팅을 해주는 위치에 올라서는 데에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지는 않다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지금까지 인공지능이 우리 생활의 편의를 높여주는 대표적인 분야들을 살펴봤는데요. 이 밖에도 질병진단, 스마트 비서, 법률서비스는 물론, 심지어 창의력이 요구되는 기사 작성, 미술, 작곡까지 인공지능의 활용 분야는 인간만이 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성역을 두드리며 빠르게 진화하고 있습니다. 사람보다 더 빠르고 정확한 계산과 판단으로 우리의 생활을 한차원 업그레이드 시켜줄 것으로 기대되는 첨단 인공지능. 그 기대만큼 동시에 두려움의 대상으로 여겨지기도 하는 인공지능. 어쩌면 미래의 어느 순간에는 우리 인류가 인공지능과의 공존을 더 깊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 오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