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벽, 기다려라! 진짜 사나이들이 간다~ 삼성디스플레이 이연호 차장· 박효성 대리·김덕호 사원·김원용 사원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벽면과 사투를 벌이는 네 사람. 맏형 이연호 차장을 필두로 클라이밍에 첫 도전장을 내민 기흥환경안전파트의 진짜 사나이. 조용한 카리스마 박효성 대리, 만능 스포츠맨 김덕호 사원, 푸근한 귀요미 김원용 사원이다. 매일을 뜨겁고, 즐겁게 살아가는 열혈남아 4인방의 좌충우돌 클라이밍 도전기.

 

“좋아! 그렇지! 잘한다!” 거대한 크기의 벽면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있는 이들이 한 발짝씩 움직일 때마다 바닥에서 지켜보는 사람들의 가열찬 함성소리가 실내를 가득 채운다.

어떠한 장치도 없이 오로지 두 팔과 다리로 절벽에 대롱대롱 매달린 사람들을 숨죽인 자세로 지켜보는 네 남자.

“와, 다들 스파이더맨 같아. 어떻게 저 작은 돌멩이를 잡고 높은 곳에 올라가는 거지?”

뛰어난 운동신경을 자랑한다는 만능 스포츠맨 김덕호 사원마저도 그 광경에 눈을 떼지 못한다. 새가슴이 되어 걱정하고 있는 또 다른 도전자, 김원용 사원. 살짝 자신 없다는 듯 긴장한 표정이 역력하다.

“1초도 못 버티고 떨어질 것 같은데 괜찮을까?”

“원용 씨, 걱정 마 할 수 있어! 벽과 싸워서 이겨보자고. 다들 잘할 수 있어!”

늘 후배들에게 격려의 말을 아끼지 않는다는 팀의 맏형 이연호 차장이 긴장한 후배들을 위해 한껏 용기를 북돋운다.

“저희는 차장님만 믿습니다! 떨어지면 달려와서 잡아주셔야 해요.”

박효성 대리가 긴장을 풀려는지 가벼운 농담을 던져본다. 왠지 끈끈한 동료애가 기대되는 사나이들. 클라이밍의 한계점에서는 어떤 빛을 발휘하게 될지 넌지시 기대를 걸어본다.

 

우리는 스파이더 패밀리예요!

당장이라도 벽을 오르고 싶지만 그 전에 간단한 기초 운동은 필수! 김사만 센터장의 지시에 따라 몸풀기 전신 스트레칭을 시작한다.

“클라이밍은 전신을 움직이는 스포츠기 때문에 관절과 근육을 충분히 풀어줘야 합니다. 그래야 벽에 오르기 쉽고 부상 위험을 막을 수있지요.”

간단한 워밍업 동작으로 한 팔을 쭉 펴서 손목을 위아래로 부드럽게 꺾어주는 간단한 운동으로 시작하더니 점점 난이도가 높아지면서 저주받은 몸뚱이를 실감케 한다.

“쿡, 쿡”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실소. 접히지 않는 몸을 억지로 접어가며 땀을 비 오듯 쏟아낸다.

“자, 이제 스트레칭을 마무리하고 벽에 오를 텐데요. 그 전에 암벽화를 착용하겠습니다. 암벽에 매달려 발을 디뎠을 때 미끄러지지 않도록 하는 신발인데, 발에 작다 싶을 정도로 꼭 맞게 신는 게 좋아요.”

옛 중국 여성들의 전족처럼 앞발가락이 오그라들 정도로 꽉 죄는 느낌의 암벽화를 신고 벽 앞에 선 네 사람. 누가 먼저 도전할까 눈치 보는 가운데 김덕호 사원이 질문을 던진다.

“제가 보기보다 팔 힘이 약한데 괜찮을까요?”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는 부분인데 클라이밍은 팔 힘도 중요하지만 다리의 힘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하니까 안심하세요. 위치 이동 시 체중을 다리에 싣게 되니 다리 힘이 중요한 거죠. 질문을 던졌으니 먼저 도전해볼까요?”

센터장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스파이더맨 1호의 힘을 보여줘!”라며 박수로 응원하는 동료들. 긴장한 표정이지만 일단 잠재되어 있는 스포츠맨의 본능을 믿고 도전해보기로 한다. 그가 달라붙은 벽은 경사가 전혀 없는 왕초보 코스 90° 직벽.

“아무거나 잡고 올라가는 게 아니라 순서가 있어요. 자신이 갈 방향을 미리 계산하지 않으면 손도 꼬이고, 발도 꼬일 테니 조심해야 해요.

가장 기본은 몸이 삼각형이 되도록 하는 것. 지금부터 제가 잡으라는 것만 잡으세요. 어깨에 힘 빼고 왼손 잡고, 중심 이동하고, 오른손 잡고, 왼발 올리고, 오른발은 여기. 옳지! 소질이 있네.”

처음이지만 제법 폼이 나오는 그. 첫 도전이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부들부들 떨리는 팔로 마지막 지점까지 도착해 완벽한 모습을 보인다.

“역시 덕호 씨, 우리 팀 에이스답다! 평소에도 자주 모여서 풋살, 당구, 볼링 등 각종 운동을 즐겨 하는데 그때마다 덕호 씨가 큰 활약을 하거든요. 역시나 여기서도 빛이 나네요.”

“오우! 완전 짜릿해! 손이랑 팔은 아프지만 한 발짝씩 나갈 때 짜릿함이 있네요. 더 높은 곳도 올라갈 수 있을 거 같아요. 대리님, 차장님도 얼른 해보세요. 자자, 스파이더맨 2, 3호 출동!”

단 한 번의 도전이었지만 클라이밍의 매력에 푹 빠진 김덕호 사원. “도대체 말만 들어서는 모르겠다”며 박효성 대리와 이연호 차장도 부푼 기대를 안고 도전한다.

센터장에게 도움을 받으며 벽에 찰싹 달라붙어 한발 한발 움직이는 두 사람.

“운동 좀 했나 봐요. 처음 할 때는 손이 꼬여서 매달려 움직이는 것 자체가 어려울 때가 많은데 시키는 대로 척척 움직이니 초보치고는 잘하는 편이에요. 특히 차장님은 제일 나이가 많아 보이는데 몸이 정말 가볍네. 쭉~ 하셔도 되겠어!”

어느새 산 하나를 정복할 듯 진지한 표정으로 클라이밍에 푹빠진 사우들. 센터장의 칭찬세례가 이어지자 분위기도 더욱 달아오른다. 이 여세 몰아서 김원용 사원의 도전에도 기를 불어넣

어볼까? 스파이더맨 4호, 바짝 긴장하세요!

 

암벽 위에서 완벽한 팀워크를 정복하다!

“하나, 둘, 셋! 파이팅! 김원용 할 수 있다!”

움직이지도 못하고 매달렸다 그 자리에서 떨어지기를 몇 번. 계속되는 실패에 위축된 김원용 사원을 위해 팀원들이 응원의 파이팅을 외친다.

그 기를 받아 다시 한 번 힘차게 도전해보지만 역시, 벽의 높이만큼이나 쉽지 않은 클라이밍.

“괜찮아, 그럴 수도 있지 뭐. 원용이 파이팅!”

점점 힘이 빠져 자신감을 잃어가는 그에게 들려온 한 마디. ‘그럴 수도 있지 뭐….’

“차장님이 정말 잘 하시는 말이에요. 어쩌다 실수라도 하면 안좋은 말을 많이 들을 수 있는데, 차장님은 오히려 그럴 수도 있다며 그걸 기회 삼아 더 잘해보라고 다독거려주세요.

사내 폭언 때문에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는 회사도 많다는데, 저희 팀은 그와는 정반대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지내고 있죠. 그 말을 들으면 정말 힘이 나거든요. 그래서 차장님께 늘 감사해요.”

서로를 배려하는 것이야말로 진짜 사나이다운 모습 아니겠는가. 이연호 차장의 외침을 들은 후 한참을 벽 앞에서 고개 숙인 채 호흡을 고르던 김원용 사원. 정말 신기하게도 그가 성큼성

큼 벽 위에서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러던 중 갑자기 “붙잡아!” 하며 그에게 우르르 세 남자가 달려든다. 마치 포박하듯 그의 두 다리와 몸통을 붙잡고 더 높은 벽으로 올리면서 아이들처럼 신이 난 네 남자.

“업무가 끝나고 오랜만에 같이 운동을 즐기니까 좋네요. 일할 때는 서로 말 못할 스트레스가 쌓이기도 하고, 보이지 않는 어려움도 있는데 이렇게 땀 흘리며 함께 운동하니까 스트레스가다 날아가는 것 같아요. 부장님도 함께 오셨으면 좋았을 텐데 많이 아쉽네요.”

그들이 함께 오지 못한 동료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는 사이 김사만 센터장이 다음 난이도를 경험케 하려고 네 남자를 한 장소에 모은다.

“직벽은 모두 가볍(?)게 성공했으니 이번에는 살짝 지면 쪽으로 기울어진 벽을 오르고, 이쪽 벽에서 천장을 다리 삼아 건너 편 벽으로 넘어가는 동작에 도전해봅시다.”

센터장의 간단한 시범이 이어지고 눈앞에서 순식간에 벌어진 상황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네 사람. 이때, 김덕호 사원이 자신 있게 나서기로 한다. 짜릿한 맛 한 번 느껴보더니 어느새 두려움보다 자신감을 찾게 된 그. 천장에 대롱대롱 위태롭게 매달려 있는가 싶더니 순간 반동을 이용해 날렵하게 반대편 암벽으로 몸을 옮긴다. 아래에서 지켜보고 있던 동료들도 과감하게 몸을 던진 김덕호 사원에게 짜릿한 박수를 보낸다.

“오늘 너무 재미있었어요. 저희의 팀워크를 재확인하는 시간이었고요. 나중에 한번 제대로 배워보고 싶어요. 다음 기회에는 더 많은 부서원들이랑 오려고요. 요즘 회사에서 1차로 한 가지 술만 2시간 이내에 마시고 간단하게 회식을 마치자는 ‘112 캠페인’을 펼치고 있는데, 간단한 회식 후 이런 건강한 스포츠도 함께 즐기는 건 어떨까요?”

“맞아요!”라며 격하게 공감하는 그들. 눈만 깜박여도 서로의 감정을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로 친형제 같은 우애를 자랑하는 사총사 때문에 오늘 이 시간이 더 빛나지 않았을까.

그들이 오른 어려운 벽을 이겨낸 것처럼 앞으로는 또 어떤 것에 도전해 정복할지 내심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