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me & Talk Celebrity Interview 선행구동개발팀 진자경 사원

<무한도전(이하 무도)> <화수분> <배우들> <여보세요> <미라클 스토리, 탄생> <마이턴> <기막힌 남편스쿨> <식신로드> 등 그가 이렇게나 대중과 자주 만나고 있다는 사실을 이번 인터뷰 준비 과정에서 처음 알았다. 아무리 건강 체질에 한 덩치 하는 식신 정준하라지만 도대체 어떻게 버티고 있나,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인터뷰 직전까지도 스케줄을 소화했고 이후에는 또 다시 <무도>를 촬영하러 가야 한다는 그는 정작, 끄떡없다며 순하디 순한 미소를 지어 보인다. 지금 이 순간이 자신은 정말 행복하다며.

●진자경 사원( 이하 진)● 정준하 씨~ 완전 팬이에요. 근데 생각보다 날씬하세요. 이~따만큼 클 줄 알았는데.

●정준하( 이하 정) ● 하하. 원래 이~따만큼 컸어요. 근데 요즘 <무도>때문에 다이어트 중이거든요. 식단조절이랑 운동으로 한 달 만에 15kg을 뺐어요. 어제부터는 탄수화물을 끊었고, 내일부터는 물도 끊어야 돼요. 매니저, 도시락 좀 가지고 와봐.

●진 ● (도시락 세 통 등장) 헉. 이게 뭐예요? 이것만 드시는 거예요?

●정 ● 네에. 방울토마토, 콜라비, 브로콜리, 닭가슴살… 다 제가 직접 손질해서 싼 거예요. 이걸 세 시간에 한 번씩 먹어야 돼. 방울토마토는 15개씩, 닭가슴살은 100g씩, 하는 식으로. 죽겠어요~ 먹어도 먹어도 배가 고파(웃음). 아, 혹시 그거 아세요? 오징어가 닭가슴살 3배 분량의 단백질을 포함하고 있다는 거. 물에 데쳐서 껍질 싹 벗기고 양념 없이 드세요. 단, 몸통만. 그래서 우리 집 냉동실에는 오징어 다리만 잔뜩이야. 하하.

●진 ● 와~ 대단하시네요. 그럼 <식신로드>는 어떻게 촬영하셨어요?

●정 ● 다~ 방법이 있답니다. 운동을 몇 배로 더 한다든가. 아시잖아요. <무도>는 정말 노력형이에요. 실제로 밀라노를 가고 말고는 상관없어. 그냥 노력하는 거예요. 저 고대 응원전 할 때 어땠는지 아세요?

방송 분량 미리 찍어놔서 처음으로 9박 10일 스케줄이 비었었거든요. 그래서 LA 여행 겸 사인회도 잡아놓고. 그런데 그 응원전 때문에 다 취소하고 매일매일 연습했어요. <무도>는 단언컨대 절 가장 고생시키는 프로그램입니다.

●진 ● <무도> 관상 특집에서 ‘눈치가 없다’는 말을 들은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눈치가 없는데 이렇게 다작을 할 수는 없잖아요. 방송국에서 정준하 씨를 찾을 수밖에 없는 치명적인 매력, 뭘까요?

●정 ● 풉. 정말 치명적인 질문이네요(웃음). 그냥 사람과의 관계인 것 같아요. 프로그램이 끝났다고 해서 쌩하니 돌아서는 게 아니라 꾸준히 연락하고 만나며 지내요. 몇달, 몇 년을 함께 작업하면서 정든 사람들인데 당연히 보고 싶지 않겠어요? 얼마 전에는 <무도> 작가들이랑 오사카로 여행도 다녀왔어요. 제가 표 끊어서. 근데 그때 작가들이 다 교체된다는 걸 알았어요. 전 정말 까맣게 모르고 있었는데 <무도> 동료로서는 이별여행이 된 셈이죠.

●진 ● 이야~ 정준하 씨가 여행 쏘신 거예요? 엄청 통이 크시네요! 가정에서는 어떠세요? 눈코 뜰 새 없이 바빠 가족과 함께할 시간도 별로 없을 텐데. 가장으로서 점수 따는 방법이 있다면?

●정 ● 사실 와이프가 음식을 잘 못해요. 일본 사람이다 보니 특히 한국 요리에는 더욱 서툴고. 그래서 요리는 웬만하면 제가 다 하는 편이죠. 밥 먹고 나면 설거지도 하고, 청소도 하고, 쓰레기도 내다 버리고, 또 와이프 친구들 오면 먹고 싶다는 것도 만들어 주고.

저도 놀란 게 <기막힌 남편스쿨>에 출연하는 동료 연예인들을 보니 죄다 불량남편인 거예요. 그렇다 보니 같이 출연하는 사람들한테 괜히 제가 구박을 받아요. 넌 그렇게 살면 안 된다느니, 너 같은 남편 때문에 우리처럼 평범한 대한민국 남편들이 비교를 당한다느니 하면서. 방송 직접 보시면 알아요. 하하.

●진 ● 박준규, 이창훈, 홍록기, 윤형빈 씨랑 함께 출연하시죠? 도대체 어떤 남편들이길래…. 요리하는 걸 원래 좋아하세요? 먹는 걸 넘어서?

●정 ● 네, 저 요리학원도 다녔어요. 예전부터 관심이 많았거든요. 농담처럼 “우리 와이프는 계란을 잘 까요” “우리 와이프는 식빵을 정말 잘 구워요” 하는데, 뭐 어때요. 제가 잘하는데. 제가 해주면 되잖아요. 특히 떡국은 기가 막히게 끓여요. 예쁘게 지단까지 착~ 부쳐서.

●진 ● 그 맛, 정말 궁금하네요. 대중에게 각인된 이미지에 불만은 없으세요? ‘먹방계의 전설’ ‘바보 형’ 이런 거 말고. 자신이 원하는 건 다른 이미지일 수도 있잖아요.

●정 ● 예전에는 그런 이미지를 벗고 싶다 생각할 때도 많았는데 이젠 그런 거 없어요. 그냥 흘러가는 대로… 다만, 연예인들은 공인이라는 이유로 이런저런 구설수에 휘말리는 경우가 종종 있잖아요. 얼마 전에 제가 그런 일을 겪고 보니까 너무 속상하더라고요.

혹시 내 캐릭터 때문에 그런 말도 안 되는 오해를 받은 건 아닌가, 내가 좀 더 세고 강한 캐릭터였어도 그런 오해가 불거졌을까 싶은. 다 성장통이라고 생각해요. 얻는 것만큼 잃는 것도 있는 직업이니까 그런 데 연연하지 않고 밝게, 열심히 살려고 항상 노력한답니다.

●진 ● 긍정적이라고 들었는데 정말 그러시네요. 전 항상 정준하 씨를 응원한답니다(웃음)! 방송을 하는 데 있어 정준하 씨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뭔가요?

●정 ● 사람과의 유대관계나 정. 사실 일하면서 상처받은 적도 많아요. 하지만 그럼에도 계속 이 일을 하는 건 역시 사람 때문이에요. 6개월을 작업했어도 보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는 반면 5, 6회로 조기종영 됐어도 계속 연락하게 되는 작가나 연기자들이 있어요. 그건 그들에게, 그리고 그들과 제 관계에 사람 냄새가 묻어나기 때문이죠.

●진 ● 요즘처럼 각박한 세상에는 더욱 그렇죠. 공감되네요. 20대에는 매니저를 했고, 30대에는 개그맨이자 연기자, 방송인으로 활동했어요. 그렇다면 50대, 60대의 정준하는 어떤 모습이었으면 좋겠나요?

●정 ● 바란다기보다 기대가 돼요. 10년, 20년 후에는 내가 어떤 모습일까…. 전 목표의식 없이 사춘기를 보낸 데 대해 무척 후회가 많아요. 어떤 대학 무슨 과에 가서 어떤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도 없었고, 4대 독자라는 이유로 군대도 면제받았어요.

가고 싶어도 갈 수가 없던 차에 ‘내 앞에 펼쳐진 인생을 경험해보자’ 하는 생각에 사서 고생하며 온갖 알바를 전전했어요. 매니저와 방송일도 그러다 하게 된 거고요. 근데 얼마 전 만난 고등학교 동창들이 그러더라고요. 넌 개그맨 될 줄 알았다고. 이게 내 길이었는데 나만 꿈에도 몰랐던 거예요. 그래서 전 일, 결혼, 아기에 이르기까지의 제 모든 삶이 신기하고 앞으로가 기대돼요.

●진 ● 건강 관리는 어떻게 하나요? 왜 그런 말 있잖아요. 30대까지는 몸을 만들고 즐기기 위해 운동하지만 40대부터는 살기 위해 해야 한다고.

●정 ● 하하. 요즘 들어서야 건강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어요. 연예인의 생활이란 게 불규칙하잖아요. 21세부터 담배를 시작해서 끊었다 피우다를 반복하다 4년 전에 완전히 끊었어요. 남에게 절대 폐를 안 끼치는 성향의 와이프를 보면서 흡연이 타인에게 주는 피해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됐고, 어느 날 당시의 매니저에게서 홱 끼쳐오는 역한 담배 냄새가 쐐기를 박았죠. 그 순간부터 끊었어요. 지금 매니저도 제 계도(?)에 힘입어 금연 4일째랍니다. 한때 ‘담배는 기호식품’이라 주장하고 다녔는데 절대, 그건 완벽히 백해무익한 존재예요. 당장 끊으세요~

●진 ● 2013년은 어떻게 마무리될 것 같나요? 그 어느 때보다 바빴는데.

●정 ● 상 말씀하시는 건가요? 에이~ 전혀 기대 안 해요. 오히려 전 시상식 가는 걸 정말 안 좋아해요. 몇 시간 동안 앉아 있는 것도 힘들고 관심도 없어요. 전 그냥 이 각박한 세상, 사람들이 저를 통해 조금이나마 웃을 수 있고, 정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언제까지가 될진 모르지만, 최소한 제가 이 일을 하는 동안은.

●진 ● 저희 독자들에게 연말 인사 한마디 부탁드려요.

●정 ● 제게 2013년은 전반적으로 참 행복한 한 해였어요. 와이프를 만나 결혼하면서 일이 잘 풀렸고, 아기가 태어나면서 그 밝은 에너지가 더 힘을 실어준 것 같고요. 그 에너지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어요. 살얼음판을 걷듯 하루하루 불안한 시대지만 아무 일 없이 보다 나은 내일을 맞이할 수 있길, 더

빛나는 삼성디스플레이가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