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는 오는 2025년부터 서울과 인천공항 등 수도권 지역을 이동할 때 하늘길을 날아다닐 수 있는 ‘드론 택시’ 서비스를 시작하겠다고 발표했다정부는 드론 택시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교통 정체로 인한 이동 효율성 저하와 물류 운송 등 사회적 비용을 70%까지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놀라운 점은 드론 택시처럼 사람이 드론에 탑승해서 이동을 한다는 것이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먼 미래 같아 보였다는 점이다사람을 태울 수 있을 만큼 크고 안전한 드론이 개발되지 못했다는 점이 첫 번째 이유이고물건을 배송하더라도 반드시 드론을 활용해야만 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 두 번째 이유다그랬던 드론의 위상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크게 주목받고 있다. 전염병 유행으로 인해 격리되는 가정이나 지역이 늘어나고 있고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비대면 접촉이 우선시 되면서 드론이 배송 시스템으로 각광받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현재 운행 중인 중소형 드론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고, 멀리 비행할 수 있는 형태의 드론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세계적 물류 운송 업체인 UPS는 독일 드론 개발 전문 스타트업인 독일의 윙콥터(Wingcopter)’ 와의 제휴를 통해 새로운 형태의 운송 및 배송 전문 드론을 개발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주목받는 드론 산업

아프리카 르완다가나 등 에서 의약품 드론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집라인’ (출처집라인)

미국에서는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으로 격리 중인 사람들을 위해 드론을 이용하여 다양한 생필품 및 약품을 전달하면서 호평을 받은 바 있다대표적으로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드론 배달 서비스 업체인 집라인(Zipline)을 꼽을 수 있다이 업체는 노슬캐롤라이나 주에 위치한 메디컬 센터에 의료용품 및 개인보호 장비를 성공적으로 전달하면서 드론의 역할이 재조명 받는데 많은 기여를 했다.

집라인은 지난 2016년 국제 드론 배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아프리카 르완다에 혈액을 배송하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기술적으로 드론 배송이 문제가 없음을 증명한 집라인은 풀어야 할 규제문제만 해결되면 18개월 안에 병원에서 가정까지 미국 전역을 누빌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후베이성 호숫가 마을에 투입되었던 징둥 드론’, 인도네시아 상공에서도 활약 (출처징둥닷컴 유튜브 채널)

또한 중국에서도 지난 2월 초에 감염 위험성이 높았던 후베이성의 호숫가 마을에 드론을 투입하여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생필품을 전달한 사례가 있다육로로 가면 100km가 넘는 거리를 돌아가야 하지만호수를 가로지르면 불과 2km 정도 거리에 불과하기 때문에 드론을 이용하여 10분 만에 배송하는 성과를 거두면서 화제를 모은 것이다.

이와 같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드론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지만그렇다고 드론 배송에 문제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현재 사용 중인 드론은 가벼운 화물만 전달할 수 있고가까운 거리만 배송이 가능하기 때문이다또한 수직 이착륙에는 뛰어나지만장거리 고속 비행은 어렵다는 단점도 갖고 있다.

구조적 문제 때문에 장거리 고속 비행이 어려웠던 드론이젠 장거리 비행 가능!

회전 익기 형태의 헬리콥터 (왼쪽), 고정 익기 형태의 여객기 (오른쪽)

드론이 수직 이착륙에는 뛰어나지만장거리 고속 비행이 어려운 데에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바로 대부분의 드론이 회전 익기(rotary wing aircraft) 형태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인데회전 익기란 헬리콥터처럼 날개가 회전하는 방식의 비행체를 가리킨다.

반면에 여객기처럼 양쪽 날개가 동체에 붙어있는 비행체는 고정 익기(fixed wing aircraft)라고 부르는데속도가 빠르고 항속 거리가 길다는 장점은 갖고 있지만 넓은 면적의 활주로를 필요로 한다.

헬리콥터와 같은 회전 익기와 일반 항공기와 같은 고정 익기의 장점을 합친 윙콥터 (출처: UPS 공식 홈페이지)

이 같은 장단점 때문에 드론 제조업계에서는 오래전부터 두 비행체의 장점을 하나로 합친 융합형 드론 개발을 여러 차례 시도해 왔다. UPS와 윙콥터가 공동 개발한 배송 전문 드론은 바로 그런 시도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윙콥터는 일종의 틸트로터(tilt rotor) 형태 비행체인데 틸트로터란고정 익기와 회전익 기의 장점만을 따서 만든 비행체다회전 익기처럼 수직으로 이·착륙을 한 뒤에 일정 고도에 이르면 고정 익기처럼 빠르게 전진하며 비행할 수 있다.

따라서 틸트로터 형태의 윙콥터는 현재 운행되고 있는 드론이 가진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신개념 비행체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특히 윙콥터는 전기만을 동력으로 사용하여 비행하므로 환경 오염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 전혀 없다는 점도 기대감을 더해주고 있다.

기존 드론 비행의 취약점을 보완한 틸트로터 방식의 윙콥터

틸트로터 방식의 윙콥터’ (출처윙콥터 유튜브 채널)

윙콥터는 틸트로터 방식의 비행체답게 이륙하거나 착륙할 때는 프로펠러를 하늘로 향한 채 수직으로 비행하다가앞으로 전진할 때는 일반적인 항공기처럼 프로펠러 방향을 앞으로 향하고 비행한다이 같은 방식으로 비행할 때 윙콥터는 약 240km의 속도로 최대 약 120km 정도의 거리를 날아갈 수 있다기존 드론이 약 70km의 속도로 2km 남짓한 거리를 비행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성능을 자랑한다.

또한 윙콥터는 제자리에서 정지 비행을 하는 호버링(hovering)이 가능하고 비행 시 소음이 적은 게 특징이다따라서 인구가 밀접한 지역이라도 배달하는 데 있어 별다른 문제가 없다이 외에도 윙콥터는 웬만한 빗줄기나 강풍 속에서도 정상적인 비행이 가능할 정도로 강한 구조와 균형감각을 자랑하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윙콥터의 상용화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실제로 윙콥터는 시범 테스트에서 글로벌 제약회사인 머크(Merck)와 협력하여 상당한 무게의 약품을 배송하는 작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여 호평을 받았다또한 북아일랜드 지역의 외딴섬에 인슐린을 공급하고남태평양 바누아투에 의약품을 긴급 운송하는데 투입되어 성공적으로 임무를 완수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UPS는 건강 및 의료용품은 물론 유통 분야에서 다루는 일반 생필품 등을 취급하는 서비스에도 장거리 배송 드론인 윙콥터를 투입하여 급격하게 커질 미래 시장을 선점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영국의 유력 일간지인 인디펜던트(The Independent)의 보도에 따르면 드론 배송은 지금까지 제한된 규모로만 사용됐지만향후 4년 이내의 드론 시장은 50조 원이 넘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배송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고 보니 2025년 까지는 불과 5년도 남지 않았다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봤음직한 하늘을 나는 택시나 화물차를 5년 후면 직접 이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드론 택시나 윙콥터가 당초 계획대로 상용화에 성공한다면 5년 후에는 교통 체증이라는 말이 사라지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 이 칼럼은 해당 필진의 개인적 소견이며 삼성디스플레이 뉴스룸의 입장이나 전략을 담고 있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