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을 혁신할 이색 IT 기술들

생각만으로 로봇을 움직일 수 있다면 어떨까? 음식을 요리하지 않고 찍어낼 수 있다면 편하지 않을까? 슬리퍼나 신발이 알아서 정리정돈 된다면, 아침에 일어나 1초 만에 화장하는 방법이 있다면 또 어떨까? 이러한 것들은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장면 같지만, 곧 홈쇼핑에서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 가까운 미래에 일상에서 만날 수 있을 법한 이색 IT 기술을 지금부터 살펴보자.

 

초밥을 찍어내서 먹는다? 스시 싱귤러리티 도쿄

다양한 분야에 접목되어 편리함을 가져오는 IT 기술(출처: sushi singularity)

지난해 열린 SXSW(South by Southwest, 미국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콘텐츠 컨퍼런스) 2018에서는 세상에서 볼 수 없던 초밥이 선보였었다. 3D 프린터로 인쇄한 맞춤형 초밥을 선보이는 프로젝트 ‘스시 텔레포테이션’에서 만든 초밥이다. 초밥의 맛과 식감, 색, 영양소, 형태를 데이터로 만들어 저장한 다음, 푸드 프린터로 원하는 초밥을 출력해서 먹는다는 개념이다.

▲ SUSHI SINGULARITY TOKYO (출처: 3DP id.arts)

스타트업 오픈밀스(openmeals)는 올해 ‘스시 싱귤라리티 도쿄’를 선보이며 한 발 더 나아간 맞춤형 3D 프린팅 초밥 레스토랑을 선보였다. 2020년 도쿄에 오픈할 이 가게에서는, 검사 키트를 이용해 개인 건강 상태를 검사한 다음 그에 맞는 초밥을 제공할 예정이다.

출력 재료는 다양한 소재로 만든 식용 젤이 사용된다. 초밥을 찍는 ‘픽셀 푸드 프린터’는 로봇팔을 갖고 있어서, 다양한 형태의 초밥을 만들 수 있다. 음식 데이터는 공용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되기 때문에, 원하면 데이터를 수정해서 다른 맛이나 형태, 영양소를 담아서 만들 수도 있다. 이 프로젝트가 실용화되면, 앞으론 요리를 배달시키지 않고 요리 데이터를 사는 세상이 될지도 모른다. 유명 미국 요리사가 만든 요리를, 집에서 간단히 출력해서 먹는 일도 더 이상 꿈이 아니다.

 

AR를 이용해서 음식 맛을 낸다?

▲ GAN 기반의 실시간 음식 (출처: IEEE Virtual Reality Conference)

일본에서는 AR 기술을 이용해 음식 위에 다른 음식 모습을 보여주고, 마치 그 음식을 먹은 것처럼 느끼게 만드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예를 들어 밥 위에 카레가 있는 영상을 보여주고, 카레밥을 먹은 느낌을 나게 하는 방법이다. 플라시보 효과일 수도 있지만, 일부는 효과를 보였다고 한다. 이런 기술과 3D 프린터로 출력되는 음식이 만난다면 어떤 효과를 보이게 될까?

 

뇌파를 읽어서 뭘 할까?

뇌파 측정 센서가 저렴해지면서, 뇌파 측정 기능을 응용한 많은 제품이 나오고 있다. 집중력을 개선해준다는 장치부터 뇌파를 이용해 미니 헬기를 띄우는 장난감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 아이 마스크 (출처: Funded Today)

루나(LUUNA)는 수면 질 향상을 위해 사용하는 아이 마스크다. 작년 크라우드 펀딩에 성공한 제품으로, 뇌파 센서를 탑재해 수면 상태를 실시간으로 점검해 준다. 재미있는 것은, 뇌파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수면 상태에 따라 가장 적합한 음악을 자동으로 만들어내는 기능이다. 좋은 잠을 잘 수 있도록 음악을 만들어 들려주고, 깊은 수면에 들어가면 자동으로 꺼지며, 수면 상태에 맞춰서 알람을 울려주기도 한다. 최근 도쿄에 문을 연 ‘수면 카페’에도 채택되었다

 

뇌파 측정 기술의 미래는?

최근 눈에 띄는 건 ‘뇌파를 이용해 움직이는 의수’다. 이미 로봇 의수 제어에는 생체 신호를 조사하는 방법이 쓰이고 있지만, 뇌파 제어가 더해진다면 더 쉽게 로봇 의수를 사용할 수 있다. 평범한 사람들에게 팔 하나를 더 달거나, 위험한 작업을 할 때 정밀하게 로봇팔을 제어하는 일도 가능하다. 2017년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는 ‘뉴럴 레이스’라 불리는 작은 칩을 뇌에 심어서 컴퓨터를 직접 제어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 이런 일이 정말 가능하게 된다면, 인류는 신체 확장성이라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게 될 수도 있다.

 

30초 만에 할 수 있는 메이크업

▲ 디지털 메이크업 아티스트 ‘MODA’ (출처: FOREO)

바쁜 일상 속, 화장하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다. 남녀를 가리지 않고 화장하는 이들이 점점 늘어나는 지금, 원하는 화장을 순식간에 끝낼 수 있게 된다면 어떨까? FOREO가 개발하고 있는 MODA는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얼굴에 화장을 해주는 기기다. 스마트폰 앱에서 화장을 선택하고, 장치에 얼굴을 넣기만 하면 된다. 미세입자를 쏠 수 있는 노즐이 2000개 이상 내장되어 있어서, 기초화장 및 파운데이션, 눈화장 등을 차례차례 처리한다.

▲ O’2 Nails 3D 디지털 네일 프린트 (출처: UR Beauty)

네일봇은 간단하게 집에서도 손톱을 가꿀 수 있는 제품이다. 스마트폰으로 디자인을 선택하고, 손가락을 기계에 넣으면 간단하게 네일 아트를 해준다. 전용 잉크가 들어간 카트리지 1개로 약 500개의 손톱에 인쇄할 수 있다고 한다.

 

뷰티테크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기술은 안면인식과 증강현실

프린팅 기술 위주로 소개를 했지만, 실제로 많이 쓰는 뷰티 테크는 안면인식과 증강현실 기술이다. Modiface 같은 앱은 유명 화장품을 써서 가상으로 화장을 해볼 수 있게 해준다. Soda 같은 새로 나온 셀카 앱에서는 자동으로 화장한 모습으로 사진을 찍어주기도 한다.

 

VR 공간의 움직임 한계를 넘을 수 있을까

가상현실 게임을 즐길 때 가장 큰 문제는, 내가 이동하는 방법이다. 시야에는 ‘공간’이 보이는데 현실에 있는 나의 움직임에는 제한이 있는 탓이다. 내 움직임을 감지하는 VR 기기는 값도 비싸고, 넓고 텅 빈 방이 있어야 쓸만하다. 보통 게임 컨트롤러로 조작하지만, 가상으로 움직이는 순간 VR 공간에 있다는 맛이 떨어진다.

▲ Step into VR (출처: Cybershoes)

사이버슈즈는 이런 가상현실 공간에서 정말 ‘걷게’ 해주는 신발이다. 신발 바닥에 롤러가 달려서 의자에 앉아 걸으면, 진짜 걷는 느낌으로 VR 공간을 돌아다닐 수 있다. 또 다른 한편으론 ‘Omni’나 ‘Cat Walk’처럼 러닝머신처럼 움직이는 길 위에 올라가 이동하는 장치도 있다. 구글에서는 신발에 모터를 내장한 장치의 특허를 출원하기도 했다. 조만간 가상 공간에서 뛰어다니며 게임을 하는 날도 머지않았다. 실제로 VR 게임으로 다이어트를 하게 해준다는 회사도 이미 등장했다.

 

더 이상 물건 정리로 스트레스 받지 않을 기술

▲ ProPILOT Park Ryokan (출처: Nissan)

가상 공간에서 가짜로 사람이 움직이는 기술이 있다면, 현실 공간에서 진짜로 사물이 스스로 움직이는 기술도 있다. 닛산에서 자동 주차 기술을 홍보하기 위해 문을 연 ‘프로파일럿 파크 여관’에서는 스위치 조작만으로 여관 비품이 스스로 움직이며 자동 정리된다. 숙박 시설에 설치한 카메라가 사물을 파악하고, 실시간 영상 처리 기술과 음파 탐지 기술을 접목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여기에 슬리퍼, 방석, 리모컨, 테이블 등에 자동 주행 기능을 달았다. 가까운 미래에는 VR 게임을 즐기고 있으면 방에 있는 가구가 알아서 피하거나 VR 공간에서 보이는 모습으로 위치를 이동하는 일이 가능할지도 모른다.

이처럼 다양한 분야에 IT 기술이 접목되고 일상생활 속으로 스며들고 있다. 미래에는 어떠한 분야 IT 기술이 접목되고, 얼마나 많은 편리함을 줄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