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나는 자동차, 플라잉 택시의 현황과 전망

21세기에 산다는 건 도시에 산다는 말이다. 2018년 UN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55%의 인류가 도시에 살고 있으며, 2050년에는 68%의 사람이 도시에 살게 된다고 예상한다. 예상 인구를 고려하면 적어도 60억 명 이상이 도시에 사는 셈이다. 200년 전 도시에 사는 사람은 인류의 10% 정도에 불과했던 사실을 생각해보면, 지난 200년간 문명은 도시와 함께 자라났다고 해도 좋다. 도시가 커지면서 교통을 비롯해 여러 가지 문제도 함께 커졌다. 런던에 사는 운전자가 교통 체증으로 인해 1년간 길에서 허비하는 시간은 약 72시간에 달한다. 1년에 사흘을 길에서 날리는 셈이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 플라잉 택시의 현황과 전망

지난 10여 년간 크게 성장한 우버나 그랩 같은 승차 공유 서비스, 현재 개발되고 있는 자율주행차 등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태어났다. 도시 교통 시스템은 점차 MaaS(서비스형 교통, Mobility as a Service)로 변화하고 있다. 개개인이 차량을 소유할 필요 없이, 필요할 때 차량을 불러 이용하는 시스템으로 넘어가려는 것이다. 여기에 UAM(도시 항공 교통. Urban Air Mobility)이라 불리는 새로운 교통수단이 합류하면서 원하는 곳으로 날아서 갈 수 있는 이동 수단, 일명 ‘플라잉 택시’가 이슈화되고 있다.

 

느닷없이 등장한 플라잉 택시

플라잉 택시는 어떤 이동 수단일까? 딱 부러지게 정의할 수는 없지만, 크게 수직 이착륙(Vertical Take Off and Landing, VTOL)이 가능한 소형 전기 비행기이며, 스스로 이동하고 스마트폰을 통해 예약/탑승이 가능한 이동 수단이라 할 수 있다.

▲ Ehanh 184 AAV (출처: Ehang)

중국 드론 업체 ‘이항(EHang)’이 CES 2016에서 선보인 ‘EHang 184 AAV’가 사람을 태우고 이동하는 드론이란 개념으로 큰 화제를 모으면서, 플라잉 택시관련 프로젝트가 줄이어 발표되었다.

▲ 바하나(Vahana) 플라이 택시(출처: wcolby)

2016년 8월 세계 최대 항공기 제조업체인 에어버스는 자회사 A³를 통해 ‘바하나(Vahana)’란 이름으로 플라잉 택시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에어버스와 손잡고 온디맨드 헬기 사업을 확장할 궁리를 하고 있던 우버는, 같은해 10월 ‘엘리베이트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2023년에 ‘우버 에어’라는 비행 택시 서비스를 개시하겠다고 발표했다. 2017년 2월에는 두바이 정부에서 ‘드론 택시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이렇게 낯선 개념이었던 플라잉 택시는 순식간에 ‘상상의 영역’에서 ‘실현 가능한 미래’로 들어와 버렸다.

 

왜 지금 플라잉 택시일까?

개념은 낯설지만, 플라잉 택시가 하늘에서 뚝 떨어진 발명품은 아니다. 1926년엔 ‘자동차 왕’ 헨리 포드가 ‘스카이 플리버(Sky Flivver)’란 이름의 플라잉카를 구상했고, 1949년엔 ‘에어로카’라는 플라잉카가 발표되기도 했다. 1957년 군사용으로 개발된 ‘VZ-8 에어집’은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플라잉카였다. 1995년 나사가 개발한 무인 전기 항공기 ‘패스파인더’와 2009년 개발되어 2016년 세계 일주에 성공한 태양광 패널 비행기 ‘솔라 임펄스’도 있다. 다만 큰 성과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 팬윙 9Kg 프로토 타입 비행 테스트 (출처: Patrick peebles)

지난 2003년, 미 NASA에서 개인 항공 차량(Personal air vehicle, PAV) 사업을 시작하면서 플라잉카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가 시작되었다. 이때부터 다양한 플라잉카 스타트업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지상 주행형 플라잉카 회사들을 비롯해, 팬윙(Fanwing)이라 불리는 독특한 비행방식을 개발한 패트릭 피블스, 통근용 비행기란 개념으로 개발된 수직이착륙(VTOL) 플라잉 택시 젯팟 P-200(Jetpod P-200)도 이때 등장했다. 다만 이때까지는, 전기를 주동력으로 쓸 생각은 하지 못했다.

 

플라잉 택시, 누가 준비할까

개인 항공기는 그동안 조종이 어렵고, 비싸고, 관련 규제나 법규가 복잡해 사용하기 어렵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플라잉카나 유인 드론은 이런 한계를 넘으려고 시도했다. 우버나 에어버스 같은 회사는 도시 교통 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수단을 찾고 있었다. 이들은 다른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얻은 노하우를 토대로 새로운 시장에 진입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플라잉 택시 사업은 그렇게 태어났다. 이들은 중동과 멕시코에서 온-디맨드 헬기 사업을 운영하며 플라잉 택시를 필요로 하는 수요가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관련 산업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참여하는 기업이 늘어나면서, 도시 교통 문제 해결을 위해 우리가 먼저 시도해보겠다고 나서는 도시도 많아졌다.

▲ 우버 플라잉택시 (출처: Uber)

우버는 2018년 5월에 열린 ‘2018 엘리베이트 서밋’에서 2020년부터 ‘우버 에어’ 시범 프로그램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미 항공청(FAA)과 협력해 시험 기체 200대가 이착륙할 수 있는 ‘스카이포트’를 만들 예정이다. 실험 도시 주요 지역을 우버 에어로 연결하게 된다면 90분 거리를 6분 안에 갈 수 있다고 주장한다.

▲ 시티에어버스 (출처: Airvus Helicopters)

에어버스는 다양한 전기 항공기를 동시에 개발하고 있다. 1인용 기체 ‘바하나’는 시험 비행에 성공했고, ‘시티에어버스(CityAirbus)’는 2019년 시험 비행 예정이다. 4개의 프로펠러를 장착한 4인승 eVTOL 기체로, 쿼드콥터 드론을 닮았다. 폭스바겐 그룹의 아우디와 공동 개발 중인 ‘팝.업 넥스트(Pop.Up Next)’를 ‘암스테르담 드론 위크’에서 공개하기도 했다. 승객이 탑승한 캡슐을 비행 모듈이나 주행 모듈과 뗐다 붙였다 하는 특이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데, 1/4 치수 모델을 이용해 실제 작동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 볼로콥터 시험 비행 (출처: Volocopter)

미 인텔과 독일 다임러에서 투자받은 독일 볼로콥터(Volocopter)는 2019년 하반기부터 싱가포르 정부와 협력해 비행 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볼로콥터는 단순한 전기 비행기 제작업체가 아니라 관련 기반을 제공할 수 있는 회사가 되기를 꿈꾼다. 2019년 봄에는 볼로콥터를 ‘닥터헬기’로 이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실증 테스트도 거칠 예정이다.

 

플라잉카의 미래

다양한 기업에서 목표를 갖고 플라잉 택시 상용화를 위해 한참 개발 중이지만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 안전이 정말 중요한만큼 관계 기관이나 규제를 무시하고 진행할 수도 없다. 또한, 무인 자율비행을 꿈꾸지만 런칭 초기엔 조종사도 부족하다. 그 때문에 우버는 2023년에 정식 개시를 꿈꾸지만, 실제론 10년에서 30년 정도 걸릴 것이란 예상이 다수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 플라잉 택시의 현황과 전망

재난 대책이나 의료용으로 사용되길 기대하기도 한다. 꽉 막힌 교통 체증 때 가장 힘들어할 사람은 구급차 운전사다. 플라잉 택시 관련 분야가 발전하면 이런 상황에서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 한번 도입되면 철도나 차, 비행기가 도입되었을 때와 그 영향력이 같을 거라 말하는 사람도 있다. 구글 등에서 추진하고 있는 자율주행 차량 서비스와 ‘우버 에어’ 같은 플라잉 택시, 전기 자전거 공유 서비스 같은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가 함께 어우러지는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그 미래가 매우 궁금해진다.

 

※이 칼럼은 해당 필진의 개인적 소견이며 삼성디스플레이 뉴스룸의 입장이나 전략을 담고 있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