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 디스플레이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최근 스마트카의 경우 헤드 유닛, 디지털 클러스터, 카메라 모니터 시스템(CMS, Camera Monitor System), 헤드업디스플레이 등 관련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차량들이 서서히 등장하고 있다. 또한, 앞으로 3D 디스플레이, 홀로그램 디스플레이, 투명 디스플레이를 활용한 차량용 미래디스플레이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차량용 디스플레이의 발전 방향은 아래와 같이 세 가지 측면에서 바라볼 수 있다.

차량용 디스플레이의 진화 세가지 측면

첫째, 스마트카의 빠른 발전으로 사용자에게 전달해 주어야 할 많은 정보가 생겨난다. 정보의 80%를 시각에 의존하는 사람에게 차량용 디스플레이의 발전은 필수적일 수밖에 없다.

둘째, 운전 시에 사이드 미러, 헤드 유닛, 계기판 등을 수시로 봐야 하는 운전자에게 시선 분산은 어쩔 수 없는 일이 된다. 시선 분산을 조금이라도 줄이려면 디스플레이 기술과 연계한 인체 공학적 설계가 필요하다.

셋째, 디스플레이 기술 자체의 발전도 중요하다. 정보 제공에 필수적인 시야각, 해상도 등의 관련 기술이 발전해 나가면서, 차량 적용 시의 이점도 늘어나게 된다.

 

디지털 클러스터의 진화

아날로그 계기판이 디지털 클러스터로 진화하면서 속도와 연료량뿐만 아니라, 누적 주행 거리, 앞 차량과의 거리 등 주행 관련 정보, LKAS, ACC 등 다양한 정보 제공이 가능해지고 있다. 특히, 운전할 때 가장 필요한 내비게이션 정보를 디지털 클러스터에서 제공하면, 헤드 유닛을 볼 때보다 머리의 회전각이 작아지기 때문에 운전자의 시선 분산을 줄일 수 있다.

지난 2014년 아우디는 TTS 쿠페에 디지털 클러스터를 처음 적용했다. 이후 디지털 클러스터는 고급 차종, 친환경 차량, 젊은 구매자 대상 차량을 중심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IHS 마킷은 올해 초 보고서에서 전체 클러스터 시장 규모가 지난 2016년 7.5조 원에서 2023년 약 11조 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보고서 따르면 2023년 전체 자동차 중 약 81%가 디지털 클러스터가 적용되며, 이에 따라 디지털 클러스터 시장 규모는 약 9조 원 이상 될 것으로 예측했다.

 

아우디 e-트론이 보여주는 차량용 디스플레이의 다양한 활용

이번 파리모터쇼에서 아우디는 자사 최초의 양산 전기차인 e-트론 55 콰트로를 전시했다. e-트론 55 콰트로에서는 차량용 디스플레이의 다양한 활용 사례를 엿볼 수 있다.

이 차량에는 헤드 유닛, 제어 패널, 디지털 클러스터와 함께 카메라 모니터 시스템(CMS, Camera Monitor System)이 장착되어 있다. 디지털 클러스터는 속도, 연료량, 차량 주행 정보, ADAS 정보 및 내비게이션 정보 등 다양한 정보를 운전자에게 제공하게 된다. 헤드 유닛과 제어 패널도 햅틱 디스플레이를 이용하여, 마치 버튼을 누르는 듯한 감성을 사용자에게 제공하고 있다.

아우디의 ‘버츄얼 익스테리어 미러’는 사이드 미러를 카메라와 디스플레이로 대체하는 카메라 모니터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공기저항을 줄여서 소음과 연비를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카메라와 디스플레이를 통해서 시야각을 넓게 보여줄 수 있는 장점도 있으며, 운전자의 고개 회전 각도를 줄여서 시선 분산을 줄이고, 운전 편의성과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

아우디의 버츄얼 익스테리어 미러는 7인치 OLED 디스플레이를 사용하며, 차량 문에 탑재되어 있다. 카메라 모니터 시스템용 디스플레이는 빠른 응답성, 고화질, 저전력, 시야각 등 차량 내 다른 디스플레이 제품에 비해서 까다로운 특성을 요구한다. 버츄얼 익스테리어 미러에 장착된 7인치 OLED 디스플레이는 삼성디스플레이의 제품이다. 카메라 모니터 시스템은 10월 말에 렉서스 ES에서 최초로 상용화될 예정이다. 이번 파리모터쇼에서 아우디 e-트론의 카메라 모니터 시스템은 렉서스 적용 시스템보다, 차량과 일체화된 자연스러운 디자인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2018 파리모터쇼에서 만난 디지털 클러스터

▲ 2018 아우디 e-트론(출처: Mondial Paris Motor Show 2018)

2018 파리모터쇼에서는 디지털 클러스터를 다양하게 응용하는 모습을 만나 볼 수 있었다. 특히, 헤드 유닛-디지털 클러스터와 인공지능, 사용자 환경과 융합하여 더 편리한 운전환경을 제공하는 데에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벤츠는 CES 2018에서 발표한 MBUX(Mercedes-Benz UX)를 여러 차종으로 확대 적용하고 있다. MBUX의 하드웨어는 디지털 클러스터와 헤드 유닛, 터치 버튼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도 제공한다. BMW도 지난 9월 발표한 인공지능 비서 IPA(Intelligent Personal Assistant)를 이번 파리모터쇼에 공개한 신차에 적용할 예정이다. IPA는 라이브칵핏이라는 하드웨어 환경과 동시에 제공되는데, 이 라이브칵핏에는 디지털 클러스터가 포함되어 있다. 이외에도 푸조, 혼다 등 여러 업체가 다양한 차종에서 디지털 클러스터를 적용하고 있다.

 

디지털 클러스터의 미래 진화 방향은?

지난 2017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는 디지털 클러스터를 위한 2D 및 3D 그래픽스 기술, 하이퍼바이저 기술, 3D 디스플레이 기술이 다양하게 선보였다. 디스플레이 자체 기술과 더불어, 가격 절감을 위한 임베디드 그래픽스 기술과 하이퍼바이저 기술 등이 이슈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의 마이컴(마이크로 컨트롤 유닛)으로 헤드 유닛과 디지털 디스플레이를 동시에 제어하는 하이퍼바이저 기술도 여러 업체가 제시한 바 있다. 국내업체인 페르세우스도 관련 하이퍼바이저 기술을 선보이기도 했다. 3D 디스플레이 기술도 다양하게 제시되고 있다. 이 기술은 사용자에게 조금 더 직관적으로 정보를 보여 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 2016 파리모터쇼 벤츠 투명 디스플레이 컨셉(출처: 벤츠)

더 먼 미래에는 홀로그램 디스플레이, 인공지능 시스템 연계, 투명 디스플레이를 활용한 전면 디스플레이 등의 컨셉이 제시되고 있다. 지난 2016 파리모터쇼의 벤츠 비전 메르세데스-마이바흐 6 컨셉카에서는 차량 전면 유리창에 장착된 투명 디스플레이를 이용한 정보 제공 컨셉을 선보였다. 지난 9월 영국의 CPI(Center for Process Innovation)는 비행기의 벽을 디스플레이로 바꾸는 컨셉을 선보인 바 있다. 앞으로, 디스플레이는 자동차뿐만 아니라 건축물, 가구 등과 융합하면서, 정보 제공을 위한 다양한 진화를 거듭할 것으로 예상된다.

▲ 영국 CPI 비행기용 디스플레이 컨셉(출처: CPI)

최근 차량용 디스플레이는 기존의 헤드 유닛에 더불어 디지털 클러스터, 카메라 모니터 시스템, 헤드업 디스플레이, 보조석 및 뒷좌석 디스플레이 등 다양하게 진화해 나가고 있다. 앞으로, 자율주행의 발전과 맞물려 빠르게 진화해 나갈 차량용 디스플레이의 모습이 기대된다.

 

※이 칼럼은 해당 필진의 개인적 소견이며 삼성디스플레이 뉴스룸의 입장이나 전략을 담고 있지 않습니다.